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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화 – 파티 타임 (6) - 거짓으로 가득 찬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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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티타임 2일 차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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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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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을 강화하자마자 발생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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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상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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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리(???) - ???. 혼돈재난관리국 1급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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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내 정보와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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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20) - 지혜. K 대학교 신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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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는 나이, 두 번째 ???는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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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아리의 나이와 축복이 미지수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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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이에 대해선 놀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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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견상 나이가 실제 나이와 다르리라는 추측은 진작부터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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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내부는 시공간이 마구잡이로 비틀린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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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소에 오래 있었다면, 나이를 몇 살이라고 단정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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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놀라운 점은 두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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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축복이 ‘암시’가 아니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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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여러 차례 최면과 비슷한 능력을 보여줬는데, 이게 축복의 힘이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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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별도의 초능력인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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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축복은 또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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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상태창을 속일 수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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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첫 번째 보다도 더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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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은 호텔이 만들어낸 권능인데, 이걸 속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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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엔 아예 대놓고 다른 정보를 보여줬고, 지금도 진짜 정보를 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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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는 없지만 막연한 추측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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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바깥에서 얻은 초능력 따위로 상태창을 속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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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믿기에는 호텔 내부에서 겪은 일이 너무나 초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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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게 아리의 ‘진짜 축복’의 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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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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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가서 물어봐? 의미 없다. 아리가 거짓말을 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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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까지 데려가서 추궁해봐? 그건 완전히 싸우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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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차례 갈등을 빚은 후, 우리는 관리국 팀을 추궁하지 않기로 암묵적인 합의를 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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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관문의 방’이라는 매우 큰 도전을 앞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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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도전을 앞두고 싸울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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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들이 숨기는 목적이 내게 해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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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속에서 나는 결국 조언을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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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을 피하면서 의문을 풀 방법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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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 3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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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심리적으로 지고 들어가는가? 상대가 고민하게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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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한참을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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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들었을 때는 뭔 소리인가 했는데, 생각해 보니 의외로 유용한 조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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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을 피하고 싶은 건 나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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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초기라면 몰라도 지금은 내 능력이 아리에 비해 모자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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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시련을 앞두고 갈등을 피하고 싶은 심리 역시 아리도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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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등한 상황에서 나 혼자 전전긍긍하며 상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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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아리에게 떠넘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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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씹을수록 정말 ‘현자의 조언’을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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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방문을 열고 식탁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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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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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자마자 떠들썩한 환영을 받으며 식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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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의 주제는 역시 새롭게 얻은 강화된 축복의 효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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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성 할아버지는 맥주를 마시며 계속 대화창에 영상을 올리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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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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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대체 왜 자꾸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사진을 올리시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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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알면 알수록 처음에 가졌던 묵직하고 신비한 이미지는 다 깨진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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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무슨 인터넷에 혐짤 테러하는 걸 보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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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창에 뜨는 영상이나 이미지는 피할 방법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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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는 그에 대항해서 페로의 사진만 열심히 올려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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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0분간 지렁이와 앵무새 사진 속에서 밥 한술 뜨지 못하고 멍하니 시간을 보낸 후에야 대화창의 용량 제한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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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아리는 밥 잘 먹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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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창 용량도 꽤 늘어난 기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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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 같다. 이렇게 오래 장난칠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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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할아버님. 이젠 이런 짓은 그만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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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을 쉰 은솔 누나는 이번엔 자신이 얻은 힘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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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잘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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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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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가 거짓말 탐지 같은 명쾌한 명칭이 아니라 ‘탐욕의 손’이라 애매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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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시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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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게 문제야. 나도 이 힘을 얻은 후로 가인이처럼 처음으로 ‘상태창’ 비슷한 나만 보이는 홀로그램이 나타났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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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손 : 1] 이렇게 쓰여 있어. 써보려고 하니 이런 알림이 떴어. [네가 원하는 것을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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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을 얻는 힘?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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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있던 승엽이가 바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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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탈출! 그런 걸 원한다고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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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해봤는데, 바로 [불가]라고 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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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능력의 한계는 당연히 있겠죠.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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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인이 너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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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내 축복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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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바로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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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쓸 수 없는 것 같긴 한데, 한번 시험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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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손을 올려서 뭔가 건드리는 시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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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 눈에만 보이는 상태창이니 다들 눈치챌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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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평소와 내용이 좀 달라진 것 같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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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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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말한 후, 나는 눈을 크게 뜨며 순간적으로 아리 쪽을 쳐다보고, 바로 시선을 원래대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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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는 장면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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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뭐 바뀐 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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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닙니다. 딱히 변화는 없습니다. 저주의 방 내에서만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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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방 내부라 혹시나 하는 말인데, 설마 관문의 방에선 쓸 수 없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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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요. 관문의 방도 저주의 방 강화판 아닙니까? 당연히 써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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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이 묵성 할아버지 한 명뿐이다 보니, 축복에 관한 이야기는 금방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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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시간이 끝나자, 자연스레 누나가 노트에 적은 질문리스트를 들고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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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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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이라면 주저 없이 썼겠지만, 올빼미에게 충고를 들은 후라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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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방 진행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질문은 내 기여도를 소모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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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 번째 조언은 내 축복에 대해 알아보려고 썼다고 둘러댔다. 쓴 건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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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적은 질문리스트를 보는 순간 숨이 탁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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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에 적힌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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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루트 2가 정문이라면, 1도 어딘가 있을 것이다. 힌트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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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시 말문을 잃은 사이, 옆에서 진철 형이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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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도 든 생각인데, 이건 ‘모르는 사실에 대한 정보를 달라’는 질문 아닙니까? 이상한 대답이 나올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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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솔 누나는 무언가 미묘한 표정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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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모른다는 보장은 없지. 어쩌면 알면서도 놓쳤을 수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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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내가 엘리베이터에 관한 정보를 숨긴다는 걸 알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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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해서 은솔 누나를 유심히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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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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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솔 누나는 내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관리국 팀을 살짝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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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대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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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조언을 쓰길 바라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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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고민 후,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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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엘리베이터에 대한 정보를 영영 숨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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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엘리베이터 쪽 탈출 루트는 그냥 계기판 하단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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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엘리베이터를 뒤진다는 생각 자체를 나만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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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비밀번호’, ‘방호복’ 없이는 무의미한 루트. 이쯤 해서 위치는 알려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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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처럼 상태창을 쓰는 시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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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친 장소를 살펴보라는 조언이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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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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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게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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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고개를 갸웃갸웃했다. 어차피 곧 떠올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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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은 이미 뒤졌으니, 남은 장소가 엘리베이터라는 점은 금방 떠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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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엘리베이터 탈출 루트를 떠올려보니 나도 ‘진짜 의문’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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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루트 1은 엘리베이터에서 방호복을 입고 비밀번호를 누르면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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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복은 HP마켓에서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아차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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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 ‘87439124’도 과거 데스크를 뒤져서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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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탈출 조건이 다 충족된 상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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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에서 구한 방호복을 입고 비밀번호를 누르면 탈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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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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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이 아깝지 않다면 실험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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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과 관련된 질문을 했을 때와 같은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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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작이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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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루트 1 엘리베이터, 탈출 루트 2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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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루트 모두 ‘정식 탈출 도구’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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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의 탈출 도구는 ‘윙 부츠’, 엘리베이터의 탈출 도구는 ‘방호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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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구들은 호텔 내에서 얻어내야 하며, 아마도 초자연적인 도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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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마켓을 통해 얻어낸 일반적인 물건으로도 탈출 시도는 할 수 있지만 성공률이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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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진철 형처럼 극도로 강한 신체 능력을 갖췄거나, 아리처럼 자체적인 비행 능력을 갖춘 사람만 저런 일반적인 물건을 통한 탈출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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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고민을 끝낸 후, 프런트 데스크 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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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근처에서 서성거리며 다소 우울한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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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점점 거짓말쟁이가 되어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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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탈출 루트도 숨겼고, 이젠 내 조언의 특성도 숨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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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이 동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가짜 조언을 쓰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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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거짓의 비가 내 마음을 서서히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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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다시 한번.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또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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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점점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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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야 진짜 동료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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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감정적인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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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강해지는 만큼, 호텔 동료들도 여러 가지 초능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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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들이 내 거짓말을 알아차린다면, 그때는 또 무슨 일이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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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마음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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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고민이라도 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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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 누구 – 아리네. 아니, 넌 무슨 발걸음 소리도 안 내고 다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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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걸어왔는데? 네가 너무 생각을 깊게 해서 알아차리지 못한 것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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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나한테 뭔가 할 말이라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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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역시 어딘가 피로한 표정으로 내 옆에 서서 정문 밖의 밤하늘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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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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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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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런저런 옛날이야기나 좀 해볼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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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대현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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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아리가 스스로 대답하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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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에 대한 존경심이 피어나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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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호텔의 불이 번쩍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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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대체 무슨 일이지? 하필 이 타이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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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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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다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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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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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놈의 ‘탐욕의 손’은 뭐 하는 능력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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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굉장히 자신만만하게 결코 실망하게 하지 않을 강력한 힘이라고 말했는데, 그런 힘이면 좀 설명이라도 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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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려봐도 설명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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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원하는 것을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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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는 거야? 그런 것 치고는 유산, 탈출같이 진짜 바라는 건 또 [불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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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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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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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떠올랐다. 무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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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험한 장소는 결국 개인의 전투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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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좀 쓸만한 무기를 얻고 싶다고! 가능하면 좀 쉽게 쓸 수 있으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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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손 : 1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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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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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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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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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체 뭐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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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애애애애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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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거대한 알림 소리가 호텔 전체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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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해서 일어서는 순간, 105호 내부의 디스플레이에서 알림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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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의 요청으로, 파티 타임이지만 깜짝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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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이벤트 : 악몽(惡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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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내 책임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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