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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391 lines
12 KiB
Markdown

13:05
교실에 얼굴 없는 선생님이 나타났다.
막스는 선생님의 규칙을 어겼고 그 대가로 한쪽 팔이 골절됐다.
"……."
막스는 식은땀을 흘린다.
고통은 끔찍했다.
상황 또한 끔찍하다.
하지만.
비명을 지르고 절규할 수는 없었다.
유벤의 공략서를 떠올린다.
규칙을 지키면 해를 입지 않는다.
규칙을 지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마하라우바라 때를 생각하자.
그때는 규칙이고 뭐고 없었다.
그냥 일방적으로 당해야했다.
적어도 이 던전은 숨 쉴 수 있는 틈을 주고 있지 않는가.
살 길은 있다고 이리도 주장하고 있지 않는가.
생각을 멈추지 말자.
어떻게든 규칙을 밝혀서 이 시간을 무사히 넘겨야한다.
"흐으, 후우, 흐으……."
옆자리에 앉아 있는 루카의 표정이 좋지 않다.
겁에 질린 걸까, 상당히 동요한 모습이다.
그럴 만도 하다.
제 2 구역에 도착하자마자 팔이 부러졌으니까.
뼈가 부러지는 고통은 막스조차도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이미 그 고통을 알고 있는 그녀는 저 존재가 더더욱 두렵게 다가왔으리라.
한가지 다행인 점은.
-막스. 통신 마법이 유지되고 있으니까 일단은 생존 중으로 간주하겠습니다. 혹시 지금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면 헛기침을 한 번 해주세요. 그마저도 할 수 없다면 목젖을 한 번 눌러주세요.
눈치 빠른 덴리드가 계속해서 말을 걸어주고 있었다는 것.
"오늘은 결석한 사람이 많네. 출석한 인원은 막스와 루카 뿐인가…."
다행히 선생은 통신 마법에 대한 존재를 모르는 듯 했다.
막스는 목젖을 지긋이 누른다.
-지금부터 YES는 목젖을 누르시고. NO는 누르지마세요. 대답을 기다리는 시간은 10초로… 동의하신다면 목젖을 한 번 눌러주세요. 동의 확인했습니다.
-혹시 교실에 나타난 하수인이 학생인가요? 아니군요. 그렇다면 교수입니까? 정답이군요.
물론.
덴리드에게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할 수 없어 유의미한 결과값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말이다.
-높은 확률로 수업중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정답인가요? 확인했습니다. 고작 YES or NO로 그쪽 상황을 판단하기 힘들지만, 막스의 목소리로 어떻게든 파악해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침착함을 유지하세요.
.
.
.
.
.
13:20
선생은 칠판에 무언가를 적는다.
【■◈@◆□◎●】
유감스럽게도 글씨를 읽을 수는 없었다.
선생이 적는 글씨는 일종의 낙서처럼 보이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이 문제는 말이야. 살인마 수컷은 식칼 하나가 매우 큰데 큰 칼의 길이는 죽은 피해자의 폭에 '상대 성장'을 한다는 거야. 알아들어? 식칼의 폭을 이용해 큰 피해자의 길이를 추정하기 위해 다양한 크기의 식칼과 큰 두개골의 길이를 측정하여 다수의 순서내장을 확보했어. 그리고 asdfjlkasdjfoia그래프와 같은 방식으로 그래프의 가로축과 세로축에 각각 육편의 폭과 큰 뼈들의 길이에 해당하는 값을 놓고 분석을 실시하면……."
도대체 뭐라고 하는 걸까?
꿈을 꾸면 볼 수 있는 현실성 없는 장면을 지켜보는 느낌이다.
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리고 그건 루카도 마찬가지였다.
"흐으, 후우, 흐으……."
루카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아까부터 숨소리가 불규칙적이다.
불안에 의해 과호흡이 왔던 것이다.
계속해서 심호흡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제대로 진정될 리가 없었다.
'지금 내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경고를 받지 않기 위해.
모범생처럼 수업을 열심히 듣는 척.
연기하는 것 뿐이었다.
"루카?"
루카의 몸이 움찔거렸다.
호흡이 불안정한 그녀는 덜덜 떨리는 손을 무릎 위에 모으고 간신히 고개를 끄덕인다.
"선생님의 질문에는 대답으로."
"네, 서, 선생님, 후으……."
"방금 전에 선생님이 풀이했던 문제 말인데, 루카가 일어나서 정답을 말해볼까?"
"저, 정답이요?"
루카는 그대로 굳었다.
'정답이라니?'
방금 전에 저 새끼가 뱉은 해괴망측한 말에.
정답이라는 게 존재할 리가 없잖아.
루카는 가만히 있는다.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다.
머리가 새하얗게 된 듯 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말해야할까?
어떻게 해야지 뼈가 안 부러질 수 있을까?
그건 막스도 모른다.
"설마 루카는 선생님의 수업에 집중하지 않은 걸까?"
적어도 지금 루카가 취한 '아무 것도 안하기'는 정답이 아닌 듯 하다.
"이개씨발좆같은년이앞에서열심히설명을해도알아처듣지를않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뿌드득!
루카의 부러진 팔이 한 번 더 부러졌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내가얼마나우스우면그럴까내수업이그렇게재미가없나나는너희들을위해항상열심히노력하는선생님인데너희가그러면씨발진짜나보고어쩌라는건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아아아아악!!"
비명과 괴성이 뒤섞인다.
끔찍한 고통에 실성한 루카는 바닥을 구른다.
바닥에 붙어 있는 먼지가 그녀의 몸에 달라붙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고야."
"아으으으어으으으아……."
"지금 당장 자리에 앉지 않으면 또 다시 경고다. 10, 9, 8, 7…."
눈물을 흘리면서 알 수 없는 옹알이를 뱉던 루카는.
간신히 정신을 붙잡고 의자에 겨우 착석했다.
막스는 차마 잔인한 이 상황을 뜬 눈으로 보기 힘들었다.
"수업을 다시 시작할게. 이번에는 부디 내 목소리에 집중하길바라."
알 수 없는 선생의 질문은 그 이후로도 이어졌다.
.
.
.
.
.
13:40
『♪─♪─♪』
『딩—동—댕─♪동—딩—♪』
『딩—동—댕… 댕… 댕….』
선생은 다음에 또 보자는 말과 함께 사라졌다.
막스가 받은 경고는 1회.
루카가 받은 경고는 3회.
루카의 오른팔은 이제 더 이상 원래의 형태로 돌아갈 수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기괴하게 꺾이고 부어 있었다.
루카는 의자에서 바닥으로 힘없이 주르륵 쓰러진다.
막스는 루카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의식은 있었다.
"아아아아아아파아아……."
"루카."
루카의 멘탈도 완전히 박살난 듯 보였다.
막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막스, 살아계십니까!?
"그래."
-죄송합니다. 마땅히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것이…
"잠시 모일까, 모여서 휴식을 취하고 방금 전 일에 대해 의논하자. 등장한 시간을 보면 지금 당장은 선생이 다시 나타나지는 않을 것 같다."
.
.
.
.
.
14:40
4층 교실.
일행들은 무사히 합류했다.
"아이고 팔이……. 서둘러서 치유 포션을 구해야할 텐데."
"으으……."
덴리드가 루카의 몸상태를 확인하는 사이에 잭과 막스는 선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우리 소지품을 압수한 년과 똑같아. 다만, 양복을 입고 있고, 키가 더 크고, 그 뭐야,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걸 뭐라고 하더라."
"조증?"
"그래. 조증에 걸린 사람처럼 좀 감정 기복이 상당히 심하더라. 물론 그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 선생에게 감정 기복이라는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잭은 팔짱을 낀다.
"시끄럽게 하면 신체 중 어디 하나를 부러트린 후 경고, 수업 중 질문에 대답을 못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그래. 수업은 아예 이해할 수 없는 느낌이었어. 무슨 학문을 가르치고 이런 느낌이 아니라 그냥 개소리를 장황하게 펼치는 그런……."
"흠."
잭은 미심쩍은 눈으로 막스를 바라본다.
뭐냐 그 눈은.
"내가 아무리 학벌이 안 좋다지만 이게 정상적인 교육인지 아닌지는 알 수 있어."
"오해해서 미안하군. 팔은 괜찮냐?"
"쓸데 없는 걱정하지마라. 일단은 그 선생의 규칙부터 알아내야해. 뭔가 떠오르는 건 없냐?"
규칙.
던전 전문가에게 조금 더 어울리는 단어로 바꾸자면 공략.
"흠… 대마법사 데려오기?"
"이유는?"
"…그 정도로 머리 좋은 양반이면 어떻게든 알아내주지 않을까?"
"지식과 지혜는 별개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는 쓸 수 없는 방법이야."
"진짜 잘 모르겠는데. 일단은 수업 시간에 떠들지 않기. 수업에 집중하기. 자리에 앉기? 경고 누적 스택이 일정 이상 쌓이면 죽는다?"
덴리드가 잭과 막스에게 넌지시 이야기한다.
"그냥 다음에 만나고 또 질문을 받으면 아무거나 이야기해봐요."
"응?"
"그 선생이라는 작자는 아예 풀이가 불가능한 문제를 질문으로 냈잖아요. 그 말은 즉슨 역으로 생각하면 문제의 답을 말하는 게 정답이 아니라는 거지. 수업 시간에 선생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 봅시다. 오답도 일종의 답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일리가 있다.
막스는 턱을 쓰다듬으며 감탄했다.
"천재냐?"
"괜히 마법사가 아니야."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큰일이네요. 벌써부터 목이 마르기 시작했는데…."
"마석만 얻으면 시원한 맥주 사줄 테니까. 좀 참아라."
"어이 막스. 맥주 말고 와인 사라."
"나한테 돈 맡겨 놨어?"
"원래 슬럼에선 남의 돈이 내 돈이야."
"어이가 없네."
분위기는 아직까지 평범했다.
하지만.
루카는 아까부터 신음 이외에 말 한마디도 뱉지 않고 있다.
식수도 식량도 지금 당장은 불투명한 상태.
이 이상 지체할 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교무실에 가야한다.'
막스 뿐만이 아니다.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으리라.
***
정신병원수석환자 : 장애인으로 살기 vs 죽기
ㄴ고래고래그래 : 나는 전자가 좋은데 육체 노동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후자가 나을 수도.
ㄴ고래고래그래 : 점마 이제 어떡하냐 앞으로 괴물 사냥은 못하겠네...
ㄴ정신병원수석환자 : 지가 선택한 던전인데 악으로 깡으로 버텨야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데 ㅇㅇ
ㄴ정신병원수석환자 : 던전 마스터가 무슨 사람 봐가면서 봐주냐 들어온 이상 똑같은 침입자죠
익명의도살자 : 침입자들이 부상자를 어떻게 대하는 건지가 관건이겠네...
익명의도살자 : 만약 신경쓴다면 탐사 속도가 더더욱 느려질 테고 판은 뉴비에게 넘어오겠지.
ㄴ해골뼈다귀 : 근데 지금은 식수도 식량도 없는 상황이라 글쎄다... 홀로 내버려두지 않을까?
ㄴ해골뼈다귀 : 이렇게 보면 솔직히 살려두는 쪽이 던전 마스터 입장에서는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긴함 ㅋㅋㅋ
ㄴ해골뼈다귀 : 멘탈도 터진 모양인데 그러면 사고칠 확률도 높아진다 ㅇㅇ
나는 말랑이 위에 누운 채로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팀워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내 던전에서는 이 녀석들이 거의 처음인 느낌.
오렌지★ : 이상한 생각 하고 있는 거 아니지?
ㄴ뉴비: : 설마요 ㅎㅎ;;
뭐, 그렇게 됐다.
유감이지만.
저 녀석들이 악의를 가지고 내 목숨을 강탈하려고 온 침입자인 이상.
전력으로 지옥으로 인도하는 게 던전 마스터의 도리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