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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는 암흑 학파 마법사 아홉 명과 함께 드림랜드의 입구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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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던전이 확실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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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명이서 오길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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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스무 명이서 왔다면 던전에 들어가기도 전에 싸웠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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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공통된 이익을 위해 임시로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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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값어치를 지닌 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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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얻게 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지금까지의 인생과 크게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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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들어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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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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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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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서로를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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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죽여서 마법을 사용하고 연구하는 놈들을 어떻게 믿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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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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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를 죽여서 괴물이 된 범죄자가 마석을 가지러 가자고 꼬드기자마자, 양심의 가책도 없이 한걸음에 달려온 녀석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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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자기객관화가 확실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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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탐욕과 욕망으로 눈이 번들거리는 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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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석을 획득하게 될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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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확률로 싸움이 일어날 걸 확정적으로 염두한 이들이 대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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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도 이를 모르는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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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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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취할 수 있는 방법 중에서 이게 가장 마석을 획득할 확률이 높았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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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자도 인력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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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석은 따놓은 당상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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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해야 할 건 이후에 벌어질 마석 쟁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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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는 기본적으로 수많은 주문들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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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문들은 대부분 던전 탐색의 유용한 것들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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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가 이끄는 무리는 드림랜드에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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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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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탐색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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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풍경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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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는 눈 앞에 펼쳐진 새하얀 복도를 바라보며 한마디의 감상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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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과 고블린들이 애를 먹은 이유를 알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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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린은 최약체니까 그렇다고 해도, 트롤과 상성이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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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고블린을 세뇌시켰을 때는 보지 못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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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는 미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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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 멍청한 두뇌로는 이 거대한 문제를 풀 수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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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물자도 식량도 식수도 가지고 오지 않았을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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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걸리는 점은 홉고블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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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그들도 그렇게 똑똑한 종족은 아니지만, 달랑 미로 하나 때문에 모두 몰살당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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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말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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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뭔가 더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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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는 그렇게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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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탐지를 끝냈다. 다들 멍 때리지말고 이리로 모여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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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던전에 입장한 열 명 중에서 가장 연로한 제코가 그리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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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코가 지도를 그리고 있는 종이를 중심으로 모두가 둥글게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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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하지만 풀 수 없을 정도는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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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통로의 길이를 보았을 때 사흘 정도면 충분히 코어룸에 도달할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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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몰라서 식량과 식수를 보름분을 준비해 왔는데, 이거 영 짜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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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말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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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는 크고 난해하지만 풀 수 없는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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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남기고 정직하게 걸어간다면 실수가 있더라도 언젠가 코어룸에 도달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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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은 따로 필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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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코가 만티코어를 향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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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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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반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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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스크롤 없이 던전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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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스크롤은 어마무시하게 값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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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에서 탈출 스크롤을 가지고 있는 건 돈과 나이가 가장 많은 제코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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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자고, 어차피 코어룸에서 이틀 밖에 안 걸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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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의 의견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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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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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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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지 마법을 사용할 때 따로 특별한 건 발견하지 못했나? 예를 들어서 함정이라던가 하수인이라던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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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코는 턱을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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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신생 던전이라고 했지? 마나 은폐를 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걸 가정한다면, 탐지 마법에 따로 걸리는 건 없었어. 적어도 하수인은 없는 게 분명하고, 함정이 있다고 한들 마법 함정처럼 강력하지는 않을 테야,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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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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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마스터의 마나가 느껴지지 않는 게 조금 기이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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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는 생명의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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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물이 가지고 있는 게 바로 피와 마나일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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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는 고블린의 시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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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가운을 입고 있는 던전마스터의 모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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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을 알 수 없는 놈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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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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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아니다. 슬슬 출발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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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이 어떤 능력을 가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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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막을 수는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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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탐색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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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웅덩이가 생겼는데, 저 괴상한 장치에서 액체가 떨어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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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물처럼 보인다. 독성과 산성은 느껴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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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아무리 용을 써도 파괴할 수가 없는데?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돼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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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는 스프링클러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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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물방울을 뚝뚝 떨어트리고 있을 뿐인데, 뭐가 이렇게 섬뜩하게 느껴지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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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침번은 누가 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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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이랑 제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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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상은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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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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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좆만하게 물을 떨어트리는 것외에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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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감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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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이 저 장치가 위험하다고 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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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하고 가는 게 분명 베스트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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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가지고 있는 그 어떤 수단으로든 스프링클러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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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조차 파괴할 수 없는 장치라니…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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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의 구조물은 원래 파괴할 수 없다고 그러잖아. 함정이 아니라 구조물일 가능성도 생각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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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를 기이하게 여긴다고 한들,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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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돌아갈 길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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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이틀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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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가지. 어차피 코어룸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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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페이스면 하루 안에는 무조건 도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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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의 의견에 남은 아홉 명 모두가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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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반절이나 넘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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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석이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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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보물이 눈 앞에 있다는 사실이 용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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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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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탐색 3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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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웅덩이가 많아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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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돼. 어차피 거의 다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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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의 말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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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코가 그린 미로 지도를 보았을 때 일행들이 위치한 지점은 거의 끝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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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 흐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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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코어룸으로 향하는 통로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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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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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환희에 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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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랜드는 기본적으로 으스스하고 불쾌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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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게 앞으로 나아가도 나아가는 느낌이 들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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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없는 풍경은 자칫 공간이 무한하다고 착각하게 만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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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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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긋지긋한 하얀 통로를 드디어 탈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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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들 전원이 어떻게 해야 던전의 마석을 기똥차게 가져갈 수 있을까 생각하던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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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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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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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과 함께 던전의 벽들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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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홉고블린 때와 마찬가지로 출구가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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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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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룸으로 향하는 길이 완전히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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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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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탐색 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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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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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진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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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코어룸으로 향하는 통로를 고생해서 발견하면 벽이 움직이고, 빌어먹을 물웅덩이들은 계속해서 많아지는데! 매일매일 똑같은 복도만 보는 것도 이제 정신병 걸릴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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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 중에서 가장 참을성 없는 헤르만이 분노를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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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의 말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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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랜드의 미로는 도저히 흑마법사들을 코어룸에 가게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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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힘들고 발아프게 겨우 목적지에 도착해도 벽을 움직여서 아예 길을 막아버리니,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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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식량과 식수는 이제 9일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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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애초에 9일을 버틸 수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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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늘어나는 물웅덩이가 신경쓰여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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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분명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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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는 일행을 진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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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던전이라는 건 하수인과 함정들이 있고 그것을 돌파하면 클리어되는 단순한 구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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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림랜드라는 던전은 일반적인 던전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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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일반적인 생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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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는 인내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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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 속에서도 최대한 이성적인 판단을 노력하려고 애를 쓰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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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그가 흉악한 범죄자이자 괴물로 낙인찍혔음에도 살아 있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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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달리해보자. 우리는 지금까지 '코어룸으로 향하는 것'에만 집착했다. 그 덕분에 주위를 신경쓰지 않고 걷기를 반복했지. 지금 이 상황을 던전의 함정에 걸렸다고 가정하면, 이대로 계속해서 나아가거나 우리끼리 싸우는 건 던전 마스터의 계략에 놀아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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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는 결코 마구잡이로 변화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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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는 일행이 코어룸 앞 통로에 도착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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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미로를 변화시키는 규칙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타당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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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의 추론은 공포를 잠시 종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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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녀석은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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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전체적으로 미로를 살펴봐야하는 게 내 생각이다. 조사하다보면 분명 허점이 드러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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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만티코어의 의견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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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그래.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우리는 마석을 가지고 가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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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당한 의견이다. 어서 빨리 움직이자, 그렇게 여유로운 편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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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를 기점으로 흑마법사들은 본격적으로 드림랜드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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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탐색 6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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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물웅덩이들이 계속해서 생기는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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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법사들은 뭉쳐서 조사하는 게 아니라, 개별적으로 던전을 탐사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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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가 세운 탐사룰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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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절대로 코어룸 통로 쪽으로 가지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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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식량과 식수와 같은 물자는 합류 포인트에 보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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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사를 시작하고 10시간 후에는 전원 합류 포인트에 도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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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변이나 특이사항이 생기면 통신 수정구로 보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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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한 룰이지만, 의외로 잘 지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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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를 동서남북으로 사등분해서 조사하면 나흘이면 모두 돌아볼 수 있을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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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북쪽을 중점으로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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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성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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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조사를 끝마치고 도착한 건 만티코어, 그 다음은 제코, 그 다음은 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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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5명,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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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 8명, 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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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를 끝마친 순서대로 차례차례 합류포인트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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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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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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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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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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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성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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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빌어먹을 정도로 넓네,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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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진짜 마석을 가지고 나갈 수야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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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마석이고 뭐고 무사히 나갔으면 좋겠다. 혹시 탈출스크롤 가지고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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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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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들은 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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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를 뒤집어 쓰고 있었기에 서로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은 상태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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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문제를 같이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을 때 안정감을 가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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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하고 으스스한 장소였지만 그들은 사람의 목소리로 불안한 마음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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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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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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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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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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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티코어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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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11명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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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명이서 오길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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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스무 명이서 왔다면 던전에 들어가기도 전에 싸웠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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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을 가장 먼저 눈치챈 건 만티코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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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다른 이들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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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던전을 탐사하던 건 열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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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난지 얼마 안 되는 신생 던전이라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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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만티코어는 쓸만한 흑마법사 아홉 명에게 연락을 취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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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부름을 받고 로우진라트에 도착해 드림랜드에 함께 입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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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모두가 기억하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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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성질 급한 헤르만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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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은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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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놀란 건 시선이 주목됐기 때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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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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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한 녀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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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자기가 진짜라는 듯,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처다보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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