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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근 팀 스크림은 생각보다 금방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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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밖에 없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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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하는 팀은 총 6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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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을 한다 해도 6팀끼리 돌아가면서 해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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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기간도 이틀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 모이는 순간 그냥 바로 연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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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과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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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바텀 코치 진짜 오랜만에 해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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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근 팀에 전프로 전진수가 바텀 코치로 붙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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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생활을 할 때도 바텀, 그것도 원딜 역할을 맡았던 전진수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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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뭉기와 진유정의 개인 화면을 띄우며 진지한 얼굴로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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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수야 이거 근데 진지하게 할 필요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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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티어여서 피드백 해도 다 못 알아들을텐데 살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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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래요, 이분들 표정 보면 다 굉장히 진심인 것 같은데. 근데 아직 게임 시작 안 해서 하는 이야긴데, 뭉기 님 이분... 어깨 너무 넓다. 캠에 다 안 들어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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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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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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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저런 사람들 가까이서 보면 진짜 ㅈㄴ 크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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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근 피셜) 진짜 말도 안 된다 너무 위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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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런 애들이 웃고 있으니까 다행이지 정색 빨고 뭐라고 하면 좀 무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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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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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압감 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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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PTSD 살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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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저런 애들이 착하긴 함 왜냐면 아무도 자기한테 적대적인 적이 없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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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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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진짜 손 ㅈㄴ 크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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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창 반응을 확인하며 전진수는 다시금 바텀 프로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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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기 님은 2000판 실버고, 진유정 님은 500판 플레티넘, 다들 롤에 진심이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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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판수도 이미 꽤 쌓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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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을 한다고 해서 이틀 만에 바뀌는 건 엄청 큰 무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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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혼자서 오래 한 시간이 많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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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적으로 안 좋은 습관이 계속 튀어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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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걸 이틀 만에 바꾼다? 절대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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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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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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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한다. 근데 뭉기 님은 정화 드셨네? 실버 원딜의 정화... 이거 어떻게 쓸 지 궁금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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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다 맞고 쓰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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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효과는 남잖아 한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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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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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포터는 그래도 챔프폭 다양하네 상대방한테 시비 거는 것도 있고, 아군 보호해주는 것도 할 줄 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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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니까 작은 육각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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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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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스크림이 시작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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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수는 아무 말 없이 보기 좀 그러니 가볍게 말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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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롤이 어떻게 보면 저티어는... 되게 단순하지, 라인은 3개. 그리고 그 라인 사이사이에 있는 정글, 가장 윗 라인은 1명, 중앙에 1명, 정글에 1명, 바텀에 2명... 그렇게 서로 대치하고, 싸우면 끝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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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ㅋㅋ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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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티어는 걍 라인전 끝나면 무조건 미드 모이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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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이 3개지만 그냥 미드에서 싸우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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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바람 같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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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선프드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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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움은 무조건 오브젝트 위주로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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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티어 특성상 게임을 끝내는 법을 모르니까, 게임이 길게 가긴 하는데... 그렇다고 라인전이 중요하지 않냐? 그것도 아냐. 게임은 라인전에서 끝나, 근데 그냥 그 상태로 질질 끌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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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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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전 변수 너무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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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다른 의미로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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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걍 우리 팀이 나간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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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혼자서 급발진하고 죽는 우리 팀을 본 나 :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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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수는 그리 말을 중얼거리며 양측 바텀 선수들의 픽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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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탑이니 정글이니, 미드니 그런 라인은 관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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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바텀 라인전과 후반 원딜의 집중력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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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은 그냥 양 팀 다 무난하네, 라인전 강하게 가서 게임 초반에 끝나는 거 방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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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기가 잡고 있는 원딜은 미포,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엄청난 원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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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마유시, 뭉마유시 하더니 챔프 선택부터 확실히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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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어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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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이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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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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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처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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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이상한 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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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이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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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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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처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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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아니, 이거 뭉기 님 그냥... 진짜 이런 말하면 좀 뭐한데... 미친 개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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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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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근데 진짜 걍 킬각 잡히면 앞점멸 박아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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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 조절 ㅈ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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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각 진짜 아름답게 잘 봄, 딜각 완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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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딱 거기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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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지컬만 보면 진짜 ㅈㄴ 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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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타겟은 진짜 완전 억까 아니면 싹 다 피하네 ㄹㅈ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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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게임을 하든, 일단 PVP 게임을 한다고 하면 그걸 잘하는 방법은 말로는 굉장히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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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상대방 공격은 피하고, 내 공격은 맞추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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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게 말이 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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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끼리 하는데, 어떻게 상대방의 모든 스킬을 피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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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예측을 한다 하더라도 명백한 한계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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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한계를 극한까지 깎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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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을 수밖에 없는 스킬은 맞아, 근데 피할 수 있는 건 무조건 피해. 아니, 뭐 프로야? 전 프로? 실버 2000판인데 전 프로일 수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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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들을 프로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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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수는 지금 뭉기의 플레이에서 강렬한 프로의 향기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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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스킬을 피할 순 없지, 그러려면 저 뒤에 쭉 빠져 있어야 되니까. 근데 원딜이 그렇게 겁 먹으면 5:5 싸움을 못 이기잖아, 그러니까 포지션 선정이 중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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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에 있어서 뭉기는 완벽함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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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렇다고 진짜 모든 게 다 완벽하냐? 하고 물어본다면 그건 또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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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지컬은 진짜 실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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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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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시야 아무것도 없는 곳 걍 뚜벅뚜벅 걸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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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가 갑자기 스킬 날아오면 그건 또 반응해서 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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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여포임? 육체도, 지능도 여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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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전체적인 판을 읽는 능력은 굉장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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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히려 더 기괴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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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앞에 있으면 반드시 죽이도록 설계된 기계 같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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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 앞에 보이면 일단 때린다 > 적이 때리려고 하면 그건 피한다 > 최선을 다해서 적을 죽인다 > 뒷일은 생각 안 하다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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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이 게임 내내 무한 반복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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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진짜 약간 원시인 같아. 앞에 있으니까 가서 죽이고, 뒤에 적이 오면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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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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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ㅈㄴ 단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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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걸 극한까지 깎은 느낌? 뭔지 알아요? 그니까 이게... 이해가 돼, 왜 실버인지. 이 플레이를 저티어에서 하면 당연히 아무도 못 받쳐주지, 진유정 님 서포터 하는 거 봐. 원딜 템포가 그냥 너무 과하게 빠르잖아. 남들 다 마차 타고 다니는데 혼자 F1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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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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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걍 교전에 미쳐 있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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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박감을 안 느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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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고 있음 ㅋㅋ 걍 겜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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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되게 웃긴 말인데, 교전 템포를 원딜이 주도해서... 자연스레 팀이 원딜에 그냥 맞춰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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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하는 게임과 단체로 하는 게임은 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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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단체로 하는 게임에서 여러 사람이 보고 있다고 하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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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하면 욕 먹을 수 있다는 부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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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다수에게 손가락질을 당할 거란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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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의식하는 순간 원래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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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근 방송의 현재 시청자 수는 약 3만 명 남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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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인원이 5명의 게임을 지켜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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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처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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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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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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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라 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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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펜타펜타펜타펜타펜타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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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기 님! 제가 몸 댈게요! 펜타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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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진짜 펜타 무조건... 악! 아아! 포탑 왜 이렇게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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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게임 보이스부터 심상치 않은 티를 팍팍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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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죽었네. 까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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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이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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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미친 사람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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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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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지, 이건 진짜 그냥 사람이 이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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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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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사람은 대회 때도 똑같이 이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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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피드백을 다르게 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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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공격성, 교전에 미친 자, 이런 사람을 교정하는 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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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어떻게 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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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덜 죽으세요... 이런 건 피드백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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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원딜이 통나무를 든 상태로 탭댄스를 추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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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무슨 피드백을 넣는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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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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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적인 K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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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골이 먹혀도 100골을 넣으면 이긴다는 생각을 가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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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바로 뭉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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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딜이 저러면 따라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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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자님 비위 맞춰드려야지 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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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솔직히 다들 좀 좋을 걸? 뭉기가 어느 정도 부담감 덜어주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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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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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대 대놓고 매고 있는 사람 있으면 플레이 편해지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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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교전 때만 빼고 잔 오더는 없음, 뇌지컬 안 되는 거 스스로도 아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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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 플 돌 때마다 꼬박꼬박 "저 플 있는데 미드 모이죠" < 이 말 ㅈㄴ하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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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진짜 싸움에 미친 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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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전 각을 정말 미친 듯이 잘 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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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팀 게임은 혼자서 모든 걸 할 수 없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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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짤린 같은 팀 정글과 미드로 인해 뭉기 팀은 급속도로 불리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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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결정하는 주요 오브젝트, 바론과 용을 전부 뺏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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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빡할 사이에 넥서스가 터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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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아쉽네. 강타 싸움 좀 이기거나, 침착하게 해서 상대방 기습한 줄 모르고 죽은 거 아니면 이겼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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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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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럴 땐 원딜 감수성 터지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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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서 5만딜 넣었는데 져야 되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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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다는 채팅창이 올라는 전진수의 방송과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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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근 방송의 채팅창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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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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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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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포 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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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 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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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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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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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뭘 위해서 게임을 했는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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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답하다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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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뭐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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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 나대다가 다 이긴 게임 말아 먹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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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첫 판이어서 그냥 눈 감아주려고 했는데 솔직히 좀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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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겨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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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권 맞음? 방송 각 안 잡고 우승 보려고 팀 짰다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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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애가 실버 원딜을 샀겠음? 걍 킬딸만 ㅈㄴ 치고 결정력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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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짤린 건 정글 미드인데 욕 먹는 건 원딜 ㅋㅋㅋ 육수 형님들 지들이 빠는 여캠 욕 먹을까 봐 후다닥 실드 ㅈㄴ추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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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 미포가 그럼 3:5를 어케 하는데, 애들이 궁극기 다 맞게 가만히 일자로 서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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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명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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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잠깐만 여러분... 이제 첫 판인데 너무 그러지 마시고... 오늘 그래도 스크림 여러 판 할 예정이니까 일단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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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근의 빠른 진화에 채팅창 분위기는 금방 사그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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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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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돌을 던질 타이밍이어서 돌을 던진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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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도 이게 첫 판인 걸 잘 알고 있고, 이제 합을 맞추는 과정이란 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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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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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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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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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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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리고 보니 4연패가 쌓일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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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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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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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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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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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뭐 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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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미드 정글 왜 이렇게 처 던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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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가 제일 잘하는 게 말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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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전은 실버가 한다 해도 오더 자체는 더 높은 티어가 해야 되는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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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값을 못 하네, 값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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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진짜 완벽하게 돌을 던질 자리가 마련되자 시청자들이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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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한 판하고, 피드백하고, 다시 게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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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판 당 약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을 때 그렇게 4시간 정도 계속 지는 모습을 보여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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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달근 입장에서도 마냥 커버를 쳐주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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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근데 대체... 왜 이렇게... 피드백을 계속 하는 게 소용이 없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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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날 수밖에 없는 입장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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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티어 게임은 단순하기 때문에 승리에 영향을 주는 오브젝트 위주로 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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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관리도 중요하긴 하지만 결국 교전에서 승부가 난다, 이걸 몇 번이나 말해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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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을 하기 전에 정글은 항상 오브젝트가 생성 되지 않는 곳에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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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는 혼자 아무렇게 다니다가 짤리는 걸 반복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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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옺주랑 로로팜... 둘 다 진짜 왜 그러는 거야? 아니, 4시간 전이랑 똑같으면 피드백한 의미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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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를 하기 싫지만 결국 할 수밖에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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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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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신경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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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사과를 뒤로 하고 스크림을 연달아 2판 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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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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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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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 6전 0승 6패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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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스 전승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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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뭉기는 계속 교전 보려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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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 교전 템포가 너무 빠른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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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빠른 애한테 맞춰 ㅋㅋ 교전 열리면 다 따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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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뭉기 잘하는 거 알아서 애들 다 뭉기 노리는데 왜 서폿 말고 케어를 안 해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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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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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딜 좀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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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시청자들도 이젠 돌을 던지는 게 아닌 훈수가 담긴 말들을 던지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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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뭐가 문제지... 내 말이 우스운 건 아닐 거잖아,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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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근 또한 진심으로 이해가 가지 않아서 푸념 섞인 말을 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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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게 아니라.. 흑... 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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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말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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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뭔 선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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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즙필승 미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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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걍 뭐만 하면 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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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보면 인격 모독이라도 당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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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걍 지고 있고, 딱 봐도 지가 범인이니까 < 울기? 이거 ㅈㄴ 괘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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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부터 살살 울 각이 보였던 정글 성주와 미드 로로팜의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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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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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방송을 했지만 여자가 울면 렉 먹는 습관을 갖고 있던 달근은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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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커버를 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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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쳐야 가장 깔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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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에 당혹감을 느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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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방송을 했음에도 '여자의 눈물' 분야는 달근의 전문 분야가 아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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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만 질질 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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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근아 일단 쟤네 내보내고 다시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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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서 울라고 해 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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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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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눈물' 전문가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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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나니까 우는 건 진짜... 그냥 상황을 종결하고 싶어서 우는 건가? 울음으로 피드백을 끝내려는... 샹크스 같은 움직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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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튀어나온 뭉기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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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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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뭉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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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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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무슨 소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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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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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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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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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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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발언에 시청자를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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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기를 제외하고 합숙하고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 뭉기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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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판 동안 제가 게임을 묵묵히 지켜본 건... 이 팀의 뭐랄까... 알고리즘? 그런 걸 파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달근 감독님, 저 결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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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갑자기 결론을 내면 어떻게 해요. 근데 내신 김에 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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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초리 좀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거 팀 기강이... 제가 서열 정리까진 끝내놨는데, 아무래도 기강이 덜 잡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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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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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데 풀캠 3분할도 안 하고... 이 모든 게 기본이 안 되어 있어요, 제 서폿 진유정 님은 그런 게 하나도 없는데 참! 레몬 물도 진짜 가져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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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진짜 가져왔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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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몬 물 < 이거 대체 뭔데 집착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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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새낀 걍 레몬 물이 좋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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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은 딱딱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풀리는 신비한 상황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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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여자들이 울 때까지만 해도 축 처져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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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기가 몇 마디 뱉자마자 분위기가 계속 살아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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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봤을 땐 진짜 저를 뭉마유시라고 생각 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 같습니다. 실버여서 그런가? 원딜 왕자를 대하는 게 좀... 굉장히 불만족스럽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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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기 님, 그래서 결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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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간이 딱 새벽 2시잖습니까? 야식 먹을 시간? 그래서 이거 벌칙으로, 정글 미드... 그니까 성옺주 님이랑 로로팜 님이 제육이랑 그... 큼, 수육 좀 해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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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갑자기 밥 해오라는 말에 정글과 미드의 눈이 크게 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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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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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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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도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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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육은 앞다리살, 그 너튜브 보면 좋은 거 많으니까... 음, 수육은 가브리살 수육이 맛있다 그러거든요? 해서... 치즈폭탄 계란찜이랑 같이... 현미밥으로 한 상 차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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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기는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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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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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봤을 때 이거 다 배고파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시청자들 좀 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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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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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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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ㅋㅋㅋㅅ11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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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왜 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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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 유지로임? 테토가 너무 넘쳐서 자기 제외 다 여자로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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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뭉먹어버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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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뭉따먹이 뭉기한테 따먹이었냐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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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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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나 무섭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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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가 저희가 결국 우승하면 또 엄청 좋아할 거 아닙니까? 약간 처음엔 틱틱 거리다가 나중엔 그냥 발그레 해져서 좋아 죽는... 츤데레 히로인 같다고 해야 할까요, 음탕하게 그냥 어흐. 패배하고 있을 땐 누구보다 날 매도하지만... 결국 그러다가 이기고 있으면 방긋 웃으면서 날 반겨주는... 말하다가 침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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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흐는 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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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뭉기뭉기야 그게 대체 무슨 소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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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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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하나하나 진짜 걍 범상치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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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그럼 우리가 나락 나락 이러는 걸 걍 귀엽게 보고 있단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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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가뭉기 걍 또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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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발언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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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해도 커버 되는 얼굴과 몸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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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근은 그냥 계속해서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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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풉... 큭... 아니, 그거 진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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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지금 나락 이런 거 치고... 아무튼 시청자들의 그 비웃음, 제가 전부 다 환호로 바꿔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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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까 여자 분들은 안심하고 앞다리살 제육, 가브리살 수육, 치즈폭탄 계란찜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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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유정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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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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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물 리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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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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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 든든한 탑 싼묵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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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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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사내들은 왕처럼 있으면 됩니다. 두 다리 쭉 뻗고 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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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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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친 새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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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이게 정녕 사람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발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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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근데 여자애들 욕 먹을 수도 있었는데 바로 분위기 환기 ㅆㅅㅌ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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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뭉탁기 성능 걍 또라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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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새끼가 분위기 잡으면 그냥 말이 안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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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뭉기다 희망편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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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럴 때 필요한 건 뭉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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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뭉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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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딥뭉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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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근은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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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은 무조건 뭉기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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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니면 답이 없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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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가 그냥 한 명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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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달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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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러면 진짜 뭉기 님 계속 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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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기를 애착 인형처럼 느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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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방송감 있는 사람이, 여태 숨어 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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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랑만 계속 방송해주면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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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창 분위기가 실시간으로 좋아지고 있는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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씰룩씰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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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입꼬리가 진정이 안 되는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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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때 정말 즐거워서 미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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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있거나 시청자들 분위기를 바꿔서? 아니, 그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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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비환을 내가 직접 말하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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씰룩씰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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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꼬리가 진정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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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 먹고... 마지막으로 피드백 하면, 새벽 네 시쯤에 끝나는 건가? 그러면 자고 일어나서... 운동 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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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가다듬으며 남은 일정을 확인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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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그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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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 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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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기 님, 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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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물이 도착하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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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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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레몬 물을 들이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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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원딜 왕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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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진흙전의 원딜 왕자가 누릴 수 있는 삶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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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나락 보내지 않고... 다들 웃으면서 경기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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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게임이기에 당연히 범인은 존재하고, 특정 누군가가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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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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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가 캐리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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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아직 숨겨 놓은 비장의 한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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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에게도 말하지 않은 숨겨둔 조커 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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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 때 들리는 이 비명을, 순식간에 바꾸기 위한 주머니 속 송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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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대회 때 꺼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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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대회에서 활약하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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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기강 좀 제대로 잡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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