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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693 lines
21 KiB
Markdown

콘서트 앵콜곡까지 부르고 내려온 시점.
내 방 시청자는 무려 3천 명을 돌파한 상태였다.
금방 빠질 시청자긴 했지만.
[현재 시청자 수 : 3112명]
보기만 해도 뿌듯해지는 숫자였다.
'지금 12만 명 정도가 주목하고 있고... 그중 3천 명이면, 대충 4%가 날 주목하는 건가?'
말도 안 되는 수치였다.
- 이분 원래부터 노래 불렀나요?
- 노래 부르는 거 정기 콘텐츠인가요?
- 혹시 가능하시다면 박효신 눈의 꽃 가능할까요
- 어디에도 ㄱㄴ???
보통 노래를 잘 부른다고 해도 자신이 보던 사람들의 리액션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실제로 노래를 부르는 당사자의 방에는 잘 안 오는데.
'효과 확실하구만.'
진짜 가끔 노래 컨텐츠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사이.
난 환호 속에서 마무리 멘트를 치고 곧바로 무대 뒤로 내 캐릭터를 이동 시켰다.
-"와, 뭉기 님 뭐예요?"
-"미친 거 아니예요? 이렇게 잘 불렀다고요?"
-"제가 여태 들었던 드라우닝이랑 메리 미 커버 곡 중 압도적 원탑인데요...?"
-"저 진짜 죄송한데, 혹시 축가 같은 것도 가능하세요? 메리 미... 축가로 들으면 너무 달콤할 것 같은데."
이동 시키자마자 쏟아지는 칭찬 세례.
"이 정도는 해야 요란가든의 겨울이라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대표의 증명이죠. 칭찬 감사합니다."
난 겸손은 집어치우고 사람 좋게 웃으면서 칭찬을 감사히 받았다.
- 다 가졌구나 다 가졌어
- 따란따† 뭉스닥 잠깐 4천 돌파 ㅋㅋㅋㅋㅋㅋㅋㅋ
- ㄹㅈㄷ
- 근데 여기 노래 방송 하는 곳 아닌데?
- ㅋㅋ 노래 유입들 이제 걍 굶어 뒤질 일만 남았네 ㅇㅇ
- 3년 동안 뭉기 이 새끼 노래 나도 처음 들어본다
- 십새끼야 이런 재능이 있으면 진작 했어야지, 닥치고 슬더스 20승천 무한 뺑뺑이가 맞냐?
- 이 새끼 존나 괘씸한 점ㅋㅋ노래 이렇게 부르는데 안 부름
- 그래서 패고 싶은데 못 팸 킹짱 까면 무조건 질 거 뻔하니까
-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바로 방구석 짱포 ㅇㅇ 내 뜨거운 키보드를 맛 봐라
- 으럇으럇 으럇으럇 타자 받아랏 타자 받아랏
- 이 새끼 진짜 소통 안 할 때마다 빛나는구나
- 딱 알았다 너까진 게이가 아니다
- 뭉옵 마음 이해해버림 ㅇㅇ
- 걍 딥뭉뽀 마렵네 이 새끼
- 드라우닝 나중에 또 불러주는 거지?? 맞지???
- YB 가능??? YB 가능???
- 눈의 꽃 가능한 거지?
채팅창 반응 또한 말할 것도 없이 최고였다.
- 난 걍 게이임 ㅋㅋㅋ 난 걍 게이임 ㅋㅋㅋ 난 걍 게이임 ㅋㅋㅋ 난 걍 게이임 ㅋㅋㅋ 난 걍 게이임 ㅋㅋㅋ 난 걍 게이임 ㅋㅋㅋ 난 걍 게이임 ㅋㅋㅋ
- 뭉옵 << 이 좋은 걸 혼자 하고 있었네 ㅋㅋㅋ 뭉옵 << 이 좋은 걸 혼자 하고 있었네 ㅋㅋㅋ 뭉옵 << 이 좋은 걸 혼자 하고 있었네 ㅋㅋㅋ 뭉옵 << 이 좋은 걸 혼자 하고 있었네
- 왜 여기서 끝냄? 미쳤음? 네가 나보다 강한 건 알아 하지만 죽을 각오를 한 나라면 너 성대 정도는 벌릴 수 있지 않을까?
- 하 이럴 때 구독티콘이 있어야 하는데 이 십새끼는 걍 감이 없음 ㅇㅇ
- 따란따† 빨리 구독티콘 만들고 구독 열어 진심으로 ㅇㅇ 전용 응원봉이 없으니까 빨아줄 맛이 덜하잖아
- 뭉옵† 이건 진짜 공감해요 ㅠㅠ 뭉옵 빨리 어떻게든 해봐요 ㅠㅠ
- 뭉옵은 언제 칼 들었냐
- 그럼 공식 편집자가 칼을 안 든단 말이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무튼 이 새끼 노래는 이거이거 bb
"노래 컨텐츠는... 긍정적으로 고려해볼게, 다들 좋아해주니 나도 좋네."
당연하지만 이게 정기적으로 이루어질 일은 없었기에.
난 최대한 좋게 좋게 말하려고 했지만.
- 다들 좋아한다면서 결론이 긍정적 고려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우리 거래처가 저 말하면 항상 안 한다는 소리던데
- 십쌔끼가 사회적 언어 쓰네, 취업했던 적 있냐? 갑자기 열 받네
- 일한 거 티 내지 마라
- 그래도 네가 먼저 꼬신 거잖아 그래도 네가 먼저 꼬신 거잖아 그래도 네가 먼저 꼬신 거잖아 그래도 네가 먼저 꼬신 거잖아 그래도 네가 먼저 꼬신 거잖아
- 그래봤자 이 새끼 뭐 뻔하지 미션 펀딩으로 노래 부르라고 하면 걍 시원하게 성대 벌릴 거잖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응 돈 들어간다 성대 벌려 ㅇㅇ
- 성X대창남 ㄷㄷ
- 성(대)파는 남자 ㅇㅇ
- 제대로 창X놈이네요잉~
시청자들은 바로 내 속내를 알아차렸다.
어떻게 알아차렸지? 이 정도로 날카로울 줄이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 목성현 님 100,000원 후원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뭉기 님, 가든에서 방송하고 있는 목성현이라고 합니다. 혹시 콘서트 다 끝나고 눈의 꽃 한 곡 부탁드려도 될까요? 뭉기 님 버전으로 너무 듣고 싶습니다. ]
- 대 성 현
- 킹 짱 목
- ㅋㅋㅋㅋㅋㅋㅋㅋ
- 대 대 대
- 킹 킹 킹
- 목 목 목
- 왔구나 왔구나 왔구나
- 너 뜬 거야 너 뜬 거야 너 뜬 거야 너 뜬 거야 너 뜬 거야 너 뜬 거야 너 뜬 거야 너 뜬 거야
"아이고! 목성현 님! 저 예전에 방송 자주 봤었는데, 진짜 너무 감사합니다! 콘서트 끝나고 뭉의 꽃 바로 가겠습니다!'
- 이 남X창 새끼야
- 돈 주면 걍 쉽게 성대 벌리는 년 ㅇㅇ
- 그런 너라도 사랑하마
- 오 야 지
- 그 와중에 뭉의 꽃 ㅇㅈㄹ하네
- 그래도 들을 뭉붕이면 뭉추 ㅋㅋㅋㅋㅋㅋㅋ
- ㅁㅊ
- ㅁㅊ
- ㅁㅊ
- 비겁하게 뭉추 유도를???
- 진짜 이런 뭉추 유도를 당해야만 하는 내가 싫다
- 내 뭉추가 멈추지 않는 탓일까
- 익명의 후원자 님 10,000원 감사합니다.
[ 제가 금붕어 먹이 사느라 돈이 없는데 ㅠ 혹시 이걸로 카더가든 - 나무 가능할까요? ㅠㅠ ]
- 익명의 후원자 님 10,000원 감사합니다.
[ 저도 돈이 없어서 그런데,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 영케이 커버로 가능할까요? ㅠㅠ ]
- 스텐딩에그_오래된노래 님 50,000원 후원 감사합니다.
[ 제가 진짜 급해서 그런데 선예약 걸게요 10만원 다음 바로 제 거 해주세요, 스탠딩 에그 - 오래된 노래 부탁드립니다. ]
콘서트의 열기를 식히는 와중에도 후원이 쏟아졌고.
난 노래방 예약곡 목록을 쌓아두는 것처럼 차곡차곡 노래 목록을 쌓아 올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돈에 눈이 멀어 노래를 계속 쌓아두진 않았다.
'처음부터 너무 많이 보여주면 안 돼, 애초에 난 종합 게임 스트리머로 갈 거고... 노래는 부차적인 거니까.'
적당히 딱 감질날 정도만.
해서 곡이 약 10개 정도 쌓였을 때 노래 예약을 그만 받았다.
이것만 해도 부르다가 쉬다가 하면 대충 1시간을 채울 텐데.
그 정도만 해도 꽤 많이 하는 거라 볼 수 있었다.
'처음에 10만원 후원해주셔서 단가가 자연스레 곡 당 만원으로 잡힌 것도 너무 좋네.'
노래 한 곡에 만원이면 미친, 이게 얼마나 남는 장사야.
그리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난 채팅창 분위기를 어느 정도 진정 시키고.
"나한테 반응해주는 건 그만하고, 이제 다시 콘서트 보자."
- ㅇㅈ
- 너 끝나고 좀 쉬었어
- 개그 노래 타이밍이라 ㄱㅊ
- 개그 노래 끝나고 바로 레라 노래 부르고 끝일 듯
- 레라도 노래 말도 안 되긴 하지
난 다시금 콘서트에 집중했다.
개그 노래는 확실히 임팩트 위주여서 그런지 짧게 지나갔고.
거의 바로 레라 님 차례로 이어졌다.
'무슨 노래 부르시려나.'
그런 궁금증도 잠시.
♬♪
반주가 나오자마자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 게.
- 엥?
- 이게 된다고?
- 레라 이 정도였어?
"골든 원키...? 진짜 이거 맞아?"
말도 안 되는 선곡이었기 때문이다.
열과 성을 다한 골든.
끝을 모르고 올라가는 고음.
그리고 완벽하게 소화하는 저음을 통해 증명하는 믿을 수 없는 음역대.
그 모든 걸 끝낸 후.
-"와, 와아... 아니, 골든 원키... 저 진짜 이거 너튜브 영상이나 그런 거 말고 생으로 듣는 거 처음이에요."
-"헤헤, 감사합니다!"
노래가 끝나자 적당히 마무리 멘트를 치기 위한 빌드업이 차곡차곡 이어졌고.
직후 뒤풀이 느낌으로 사람들끼리 모여서 또 따로 게임을 하자는 말이 나왔다.
근데.
"저... 전 그만 가보겠습니다."
난 더 이상 기가 빨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일단 하꼬로 지낸 세월이 너무 길어서 그런지 이런 단체 활동이 익숙치 않았을 뿐더러.
이미 예약곡을 받아둔 게 있어, 그것부터 불러야 하는 것도 있었다.
해서.
"즐거웠습니다! 다음 뒤풀이 땐 꼭 참여하겠습니다!"
마무리 멘트를 치고 방종 각까지 같이 잡으려고 했고.
바로 그 순간.
-"뭉기 님, 저희 한버데. 내일모레 2시에 해요."
"...네."
-"카톡 아이디는 디코 갠톡으로 보내 드릴 테니까, 만나는 위치는 차차 거기서 같이 조율해요."
"넵...."
한버데 약속 날짜가 칼 같이 잡혔다.
++++++
한강 버튜버 데이트 혹은 한강 버추얼 데이트.
앞 글자랑 중간 글자가 어떤지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데이트... 결국 그것도 데이트란 말이지."
마지막에 붙어 있는 단어인 데이트가 따란따의 신경을 굉장히 거슬리게 만들었다.
자신이 알기론 뭉기가 본격적인 야외 방송을 한 경우는 없었다.
에브이 때도 그렇고 배그 뒤풀이 때도 그렇고.
전부 다 밤에 진행했었고, 일반인들에게 노출되는 것도 아닌 지라.
그냥 평소에 입던 옷 입고 가도 별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근데.
"점심 때 만나서 한강 라면도 먹고 그럴 거란 말이지."
이번엔 그 경우가 달랐다.
가을, 한강, 점심부터 데이트.
이 세 가지가 겹치게 되면 일반인들에게 노출되는 건 피할 수 없었다.
아니, 애초에 한버데가 일반인에게 수치 당하는 컨텐츠였다.
그렇기에.
< 야 너 한버데 때 뭐 입고 나갈 거야
따란따는 즉시 뭉기에게 카톡을 넣었고.
> ㅇㅇ?
< ㅡㅡ 데이트잖아 착장 안 정했어?
> 정했지 나 츄리닝 긴 바지에 운동화랑 티셔츠
< 설마 그 테디베어?
> ㅇㅇ
< 그거 반팔이잖아
> ㅇㅇ
< 미 친 새 끼 야
이놈이 얼마나 감이 없는지 깨달았다.
데이트인데 그냥 평소처럼 입고 나간다고?
그래, 물론 진짜 데이트는 아니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
근데 사람들이랑 마주치잖아, 그건 신경 안 쓰나?
'오히려 지 답다고 해야 되나... 아니, 어떻게 그렇게 생겨 놓고 그걸 안 쓸 수 있지?'
이건 범죄였다.
< 야 너 지금 나한테 옷장 사진 찍어서 보내 봐
> 왜 코디 해주게?
< ㅇ
> 오 게쌤 코디 ㅋ
"이 새낀 진짜 내가 아직도 남자... 그것도 게쌤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물론 카톡 배경 화면부터 프로필 사진 등.
개인 정보를 나타낼 만한 게 모두 기본 설정이긴 하다만.
그냥 어떻게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단정 지을 수 있는 건지.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3년 내내 보고 있는 거긴 한데.
'아... 됐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손해야.'
따란따는 현기증을 느끼며 카톡에 집중했다.
> (사진)
> 어때 죽이지
< 뭐가 죽여 죄다 츄리닝에 반팔인데
< 긴팔 같은 거 없어?
> ㅇㅇ 걍 패딩 입으면 되잖아
< 아
왜 이렇게 말 하나하나가 열 받지?
따란따는 짜증을 느끼는 것도 잠시.
긴 머리를 배배 꼬며 잠시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다가.
'잠깐만 이거... 이거 기회 아냐?'
< 너 그럼 내가 지금 퀵으로 택배 쏴줄 테니까 옷 보내주는 대로 입을 거야?
< 빨리 말해
> ㅇㅇ
> 근데 뭐 비싼 거 보내는 거 아니지? 그런 건 너무 부담인데
> 그리고 나 집 주소 알려줘도 돼? 음ㅋ 우리 너무 가까워지는 거 아냐?
< ㅡㅡ
> ㅈㅅㅈㅅ ㅎㅎㅋ 농담
< ㅇ
< 암튼 위아래 맞춰서 몇 세트 보낼 거니까, 그거 입은 거 찍어서 차례대로 보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엄지 손가락이 움직이며.
빠르게 결론을 향해 나아갔다.
> 게쌤에게 노출되어버렷
< ㄷㅊ
< 30분 뒤면 도착할 거니까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넌 괘씸해서 안 되겠어
>
그니까 지금 얘가 내가 보내주는 옷 그대로 입고 외출을 한다는 거지?
"으흫... 으흐흫...."
아, 이렇게 웃으면 안 되는데.
왜 이렇게 음습하게 웃어지는 거지.
따란따는 자신의 무의식 속에 나오는 웃음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
한강 버튜버 컨텐츠 당일.
레라의 소속사 PD 김일경은 방송 장비를 부랴부랴 싸 들고 집합 장소에 도착했다.
"후, 꽤 무겁네."
태블릿 PC, 블루투스 스피커, 보조 배터리, 방송용 카메라 등.
4개 밖에 없지만 다 사이즈가 있어서 그런지 모아 놓고 보면 꽤 그럴 듯한 방송 같았다.
"뭉기 님도 슬슬 오신다고 했는데."
방송 진행 방식은 굉장히 간단했다.
만나서 장비를 착용해 드리고, 벌칙 수행자는 미션을 수행하고 자신은 옆에서 그냥 찍기만 하면 끝.
정말 어떻게 보면 쉬웠다.
문제는 가슴팍에 태블릿 PC를 달고 버튜버와 소통을 해야 한다는 건데.
'뭐... 그건 내가 하는 거 아니니까.'
김일경은 핸드폰을 확인하며 거의 다 도착했다는 뭉기의 메시지를 확인.
장비 세팅을 깔끔하게 끝내고 고개를 들어 두리번거렸고.
"뭉기 님!"
"뭉기 왔습니다!"
저 멀리 있는 뭉기를 단박에 눈치챌 수 있었다.
사실 모를 수가 없었다.
왜냐면 혼자서 그림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아니, 와... 키, 얼굴, 몸... 걍 다 가졌구나.'
거기에 더 놀란 건 바로 착장이었다.
몇 번 야외 방송을 한 모습을 봤을 땐 크게 꾸밈이 없었는데.
'청바지 진한 거에... 운동화, 흰티에 카디건만 입었다고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나?'
진짜 저렇게만 입고 와도 혼자 화보를 찍는 것 같았다.
그냥 혼자서만 영화를 찍고 있다고 해도 믿을 수 있는 수준.
- 와 뭐야
- 미친 거 아냐?
- ㄷㄷㄷㄷ
- 이 정도는 해야 레라를 영부인으로 만들 수 있구나
- 진짜 생긴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 뭉기 왔습니다는 진짜 항상 하는구나
- 말 안 해도 알겠다 너처럼 생기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ㅇㅈ
한버데 벌칙 전용 방송에 몰린 시청자들 또한 뭉기의 외모를 보자마자 바로 감탄을 토해낼 정도였다.
"그럼 바로 장비 착용하면 될까요?"
"네, 장비 착용시켜 드리겠습니다... 근데 그 오늘 혹시 미션 알고 계신가요?"
"일단 좀 걷다가... 한강 라면 서로 오붓하게 먹고... 돗자리 깔면서 피크닉 즐기다가... 이후엔 좀 변동 되지만 일단 그런 흐름 아닌가요?"
"맞습니다! 맞습니다! 그럼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몇 번 움직이자마자 뭉기의 몸에 태블릿 PC와 블루투스 스피커 그리고 보조 배터리가 부착된다.
근데 문제는 그러고 있어도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러니까 이것조차 패션으로 소화시키려고 한다고 해야 하나?
진짜 얼굴과 말도 안 되는 피지컬로 그냥 다 무마시키려는 느낌?
뭉기의 표정은 천천히 현실을 알고 죽어가는 가운데.
뭉기의 몸은 뭐라고 해야 할까, 이것조차 자연스럽게 만들겠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아무튼.
"그러면 레라 님 디코 영통... 시작하겠습니다! 네, 됐습니다! 그럼 이제 시작해주시면 됩니다!"
그렇게 한버데가 시작 됐고.
"자기야! 그럼 시작하자!"
레라 또한 태블릿 PC에 얼굴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즉시 과시했다.
말을 하자마자 블루투스 스피커로 확 퍼지는 소리.
"아...."
사회적 죽음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자기, 나 자기가 오늘 어떻게 입었는지 보고 싶은데, 보여줄 수 있어?"
레라는 뭉기의 착장을 보길 원했고.
"안 될 거 없지."
뭉기는 즉시 태블릿 PC를 들어 자신의 차림새를 보여줬다.
그리고 그걸 보자마자 레라는 깨달았다.
'아... 이거 누가 입혀준 거네? 그것도 여자가?'
뭉기의 지금 스타일에 여자가 관여했단 걸 말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 뭉기가 입고 있는 건 거진 다 명품이었다.
잘 알려져 있지 않거나 티를 내지 않아서 그렇지.
다 최소 수십은 가볍게 넘어가는 옷들이다.
그래서 가볍게 입어도 귀티가 나고 태가 더 사는 거였다.
"...자기 오늘 옷 누가 골라줬어?"
"아, 이거? 우리 매니저! 센스 좋지? 남자애가 무슨 이런 센스가 있는지 몰라."
"아, 남자야?"
"아마 그럴 걸?"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니 매니저 성별 물어보는데 아마 그럴 걸은 뭐야
- 근데 보통 매니저가 남자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
- 하긴 여자일 가능성은 진짜 극히 드물긴 하다 편집자도 아니고 ㅇㅇㅋ
- ㅇㅈ
- 남자 특 그런 거 별로 안 궁금해 함
- ㅇㄱ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그럴 걸? 이라는 대답을 듣자마자 레라는 직감했다.
'무조건 여자다.'
같은 여자이기에 알 수 있었다.
여자의 손길이 닿은 코디라는 걸.
'...하.'
달갑지 않은 여자의 손길이 느껴진다.
게다가.
"혹시 향수도 뿌렸어?"
"어떻게 알았어? 맡아져...? 아, 아니 맡아지겠지, 응!"
향수가 필요 없는 데이트임에도 불구하고 향수까지 줘서 입혔다?
이건 뭐 말할 필요도 없었다.
'재밌네?'
본격적으로 데이트를 하기 전부터 이런 기분을 느낄 줄이야.
레라는 최대한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버츄얼 캐릭터가 있어서 다행이라 느꼈다.
이게 아니었으면 표정이 오묘하게 일그러지는 게 바로 잡혔을 테니 말이다.
아무튼.
"자 가보자! 한강 산책부터!"
레라는 어차피 이젠 자기랑 데이트를 할 테니 큰 상관이 없다 느꼈고.
"그래, 가보자!"
그렇게 힘차게 한강 산책을 하기 위해 움직이고 약 10분 정도 지난 시점.
"...저기 죄송한데, 아까부터 계속 멀리서 지켜봤는데 혹시 촬영 같은 거 하시는 거예요?"
어디서 나타난 건지.
"이거 혹시 너튜브 같은 거예요? 저도 나와도 돼요?"
왜 나타나는 건지.
"너무 잘생기셔서... 저 진짜 너무너무 제 이상형이라... 저 이런 거 안 하는 사람인데, 이거 제 번호인데 받아주실 수 있나요?"
태블릿 PC에 버튜버를 박아 놓고 한강을 산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뭉기 님 맞죠! 저 진짜 너무 팬이에요! 저 이거 집에서 쿠키 좀 구워왔는데 제발! 받아주세요!"
계속 어디서 여자들이 꼬였다.
불에 뛰어드는 나방떼를 보는 수준.
- 이러고도 번호를 달라는 여자애들이 있구나
- 어? 보통 이러면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면서 다 피하던데?
- 쿠키까지 구워서 줄 정도냐고
- 근데 오늘 뭉옵 착장 미치긴 했다 ㅇㅇ
"...뭉기야, 너 지금 나 두고 다른 여자들이랑 계속 말 섞는 거야? 데이트 중에?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먼저 다가와서... 막 내가 내칠 수도 없는 입장인지라..."
- 미 친 새 끼
- 부럽다
- 너로 살아가고 싶다
레라는 이를 참을 수 없었고.
그렇기에 바로 필살기를 꺼내기로 했다.
"당장 하던 거 멈추고, 택시 타고 가장 가까운 메이드 카페 가자."
"으, 응?"
"메이드 카페로 가자고."
왜 벌칙인데, 번호를 따이고 있냐고.
말이 돼?
'일정 변경이다.'
절대 번호를 따이지 않고,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을 수 있는 장소.
메이드 카페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