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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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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수도에는 신문사가 많다.

……많아도 너무 많았다.

대형 신문사만 해도 일곱 곳이었으며, 중소규모 신문사까지 모두 합치면 스무 곳을 훌쩍 넘겼다.

신문사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사실성과 공익성.

대형 신문사는 기본적으로 황궁이나 마탑, 용사 아카데미, 혹은 마경 공략대 등의 소위 인맥을 통한 정보를 적절히 수집할 수 있었기에 그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결국 사실이라는 것은 언젠가 입소문을 타고 오르내리기 마련.

가장 중요한 마지막 원칙은.

문학성이었다.

발행되는 일간지의 절반 정도의 지면을 여러 소설이 잡아먹고 있었고, 그 소설들의 흥행 여부에 따라 매출량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왜 소식이 없어! 1주일 후면 아카데미의 분홍 머리 격투가가 완결이 난다고! 그 지면을 대체해야 할 거 아냐!”

진리일보의 문학부장 길포드는 오늘도 편집국장에게 타박을 당하고 있었다.

“……곧 좋은 작품을 발굴해서…….”

“곧이 언젠데, 곧이! 지금부터 집필에 들어가도 한세월인데, 남들 먹다 남은 쓰레기 같은 작품이나 받아올 생각인가!”

“……이틀 내로 확정 짓겠습니다.”

편집국장은 지팡이로 길포드의 가슴을 쿡 찔렀다.

“똑바로 처신해. 너 같은 거, 다른 부품으로 갈아 끼우는 것 일도 아냐!”

모멸적인 처우였지만.

길포드는 아무런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야.

최근 진리일보의 매출은 날로 급감 중이었으니까.

간판 작품 ‘아카데미의 분홍 머리 격투가’ 외에는 죄다 흥행이 부진한 게 그 원인이었다.

쾅──!

화를 못 이긴 편집국장이 국장실의 문을 닫고 들어가자마자.

“휴, 시발.”

길포드의 입에서 절로 욕설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가 좋아서 시작한 일인 것을.

“저어, 부장님……?”

“아, 네. 뭔가 문제라도?”

아까부터 눈치만 계속 보고 있었던 부하 직원의 말에, 길포드는 억지로 웃음을 입꼬리에 담았다.

자신은 저런 나쁜 상사가 되지 않겠다.

그러한 심산이었으니까.

“그, 손님 한 분이 부장님 명함을 들고…….”

“아, 제가 직접 가보겠습니다.”

또 한 명이 찾아왔나.

최근 한 달 동안 그가 스카웃하러 다녔던 작가만 백 명이 넘었고, 그중 여덟 명과 만났다.

하지만 모두 결과가 돌아오지 않고 있었고, 지금부터 쓴다고 해봐야 원고의 마감을 맞추긴 힘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일은 일.

길포드는 응접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

그리고, 한눈에 상대를 알아보았다.

아무래도 이 나라에서 검은 머리와 검은 눈이라면 기억에 강렬하게 남을 수밖에 없는 인상이었으니까.

“그, 실례지만 이름이……?”

“아, 김율입니다. 다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맞아, 이름도 이상했지.

마족 같은 외모는 아니었지만, 마족과 유사한 형태의 작명.

혼혈이라도 되는 걸까.

그런 단상을 살짝 갈무리하며, 길포드는 김율의 맞은편에 편하게 걸터앉았다.

어차피 결과물이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만남.

그래도 찾아와 주었으니, 최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꼼꼼히 설명해 줄 생각이었던 길버트였지만.

“일단, 이걸 먼저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김율이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설마, 하는 생각을 삼키며 덤덤한 표정으로 받아 든 길버트가 이내 내용물을 확인했다.

안에 든 것은 여러 장의 종이.

첫 번째 장은 소설의 시놉시스였다.

꽤 꼼꼼하게 준비해 왔군, 하는 생각을 가지며 길버트는 가볍게 읽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

그 뒤에 동봉된 1화의 원고를 읽자마자, 이내 그의 허리가 곧게 펴졌다.

“허어…….”

유년기를 과감히 생략하고 청년기부터 흡입감 있게 다뤄내는 완급 조절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흘렸으며.

“이혼하지, 않겠습니다……?”

마지막 문장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그리고, 2화, 3화, 4화까지.

숨도 쉬지 않고서 쭈우욱 읽어나간 후.

“아…….”

5화가 없다는 충격적인 현실에, 미처 숨기지 못한 아쉬움이 명백하게 길포드의 얼굴에 내려앉았다.

직후, 확신에 찬 어조가 응접실을 울렸다.

“오늘 당장, 공식적으로 작품 계약합시다. 바로 계약서 가져오죠.”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로마 공화국을 위대한 제국으로 이끈 장본인이며, 집정관을 넘어서 임기 무제한의 종신독재관이라는 전무후무한 지위를 거머쥔 야망가.

몽테스키외가 평하길, 어떤 군대를 지휘했어도 승리자가 되었을 것이며, 어떤 나라에서 태어났더라도 지도자가 되었을 인물.

막상 그의 일대기를 소설 형식을 빌려 빚어내려니…….

사소한 것 같으면서도 중차대한 문제 두 가지가 내 발목을 잡았다.

먼저.

“흠…….”

그의 인생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조망할 것인가.

특히 소설적으로.

아무리 훌륭한 영웅의 일대기라 할지언정, 전체 인생의 굴곡에서 노잼 구간이 반드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카이사르의 예를 보더라도, 사실 그의 업적 중 대중적인 것들은 다 장년기 이후에 몰려있지 않은가.

삼두 정치, 갈리아 정복, 루비콘강 도하.

그리고 브루투스, 너마저로 대변되는 최후까지.

하지만 인물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배경 서사 없이는 이후의 화려한 행적을 개연성 있게 풀어나갈 수 없으니, 이를 최대한 매력적으로 포장하는 것이 난제였다.

게다가…….

고증, 빌어먹을 역사적 고증.

그리스·로마 신화를 쓸 때는, 아무래도 원전 자체가 신화적 과장을 허용하는 형태라서 그런지 역사적 고증 또한 (신화) 부합함’과 같이 앞에 접두사를 단 형태였다.

하지만 실제 역사적 인물을 다루기 시작한 순간, 고증은 꽤 번거롭게 느껴졌으니.

그 인물에 직접 빙의해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소한 대사, 행동, 감정 표현 등은 내가 창작해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로 확실하게 사서에 기록된 부분을 내가 전개를 위해 뒤틀려고 하면, 바로 고증 에러가 뿜뿜 터져버린다.

그 때문에 원고를 쓰기 위해 문헌을 뒤지고, 논문을 찾고, 히스토리에와 머리를 맞대고 끙끙거린 것만 해도 몇 번인지.

『율 님께서 지시하신 Branch of 카이사르의 인생을 취사선택하여 소설 플롯 구성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몰락 귀족이 정치를 잘함’은 인간의 욕망, 정치적 암투──』

“스땁. 내가 직접 읽어볼게.”

『TTS를 중단합니다.』

일단 초반부의 전개를 정리해 보자.

카이사르의 인생 전반기는 행운아Felix,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와의 끊임없는 투쟁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에 소설의 도입부 자체를 술라와의 대립부터 잡았으니까.

군홧발을 앞세워 민중들을 핍박하는 독재자.

그리고 그에 대항하고자 하는 정의로운 젊은 청년.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아내와의 이혼 명령을 거부하고, 척살령을 피해 피신하며 점차 자신의 세를 불려 나가는 부분까지 담아낼 것이다.

즉, 명확한 악역을 제시하고 이에 맞서는 구도.

하지만.

그 뒤에 구르는 파트가 고구마로 느껴지는 일은 피해야 했다.

특히 군대 시절.

카이사르는…….

“기합 찬 사내였지.”

물론 내가 당대를 살아본 것은 아니라 그게 과연 진짜였는진 확인할 수 없지만, 카이사르의 인간적 약점은 두 가지였다.

M자 탈모.

그리고…… 동성애.

주변국 비티니아에서 체류한 시절, 그 국왕 니코메데스 4세와 아주 그냥 그렇고 그런…… 관계로 소문이 파다했으며, 그의 평생에 꼬리표로 따라붙었다.

물론 현대적으로야 기합이라는 두 단어로 퉁 쳐서 풍자할 순 있었지만.

여기는 원시 중세 판타지 랜드.

……당연히 동성애는 죄악으로 취급받는다.

이걸 그대로 담아냈다간 로젤린이 어느새 나타나서 내 목을 잡고 ‘이딴 건 순애가 아니에요!’하고 흔들 수도 있었으니까, 이런 파트는 검열…… 아니, 생략하자.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

묘사하지 않고 생략하는 것은, 고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대충 군 복무 시절은 빠르게 생략하고, 전역 이후 경력을 쌓는 것부터 이어가면 될 것 같은데.”

『율. 당신은 핵심을 찔렀어요. 너무나도 현명하고 완벽한 전개가 되어──』

“저번에도 얘기했지만, 앞으로 모든 대화에 마크다운 문법을 사용하지 말아줘.”

『이해했습니다. 마크다운 문법 사용을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LLM 특유의 장기 기억력 문제로 종종 터져 나오는 히스토리에의 핵심을 찌르는 화법에 제동을 건 후.

그녀가 뱉어낸 글줄을 보면서 생각을 조금 더 정리하고, 다음 이야기의 구성에 집중했다.

.

.

.

“이 정도면 되겠지…….”

초반부 연재분과 더불어, 내용 정리를 끝마친 후.

기지개를 켜며 뻐근해진 몸을 자유롭게 했다.

이제 밖에 나가서 더럽게 맛없는 판타지식 식사를 한 끼 하고, 신문사에 원고를 갖다주고, 집에 와서 운동 좀 하다가 외장 하드에 잔뜩 쌓인 영상매체 좀 봐주고.

그러면 오늘도 평화롭고 평범한 하루가 끝난다.

[‘올림포스 이야기 일리아스’의 판매량이 5,000권을 돌파했습니다! 특전 스킬이 부여됩니다!]

“벌써 그럴 때가 됐나.”

오래간만에, 평화로운 하루에 행복감이 한 줄 덧대어졌다.

가장 최근에 집필한 출간 서적, 일리아스의 판매량이 목표치에 도달했다는 기분 좋은 알림.

심지어 이번에는, 완성도도 수작으로 평가받고, 세간의 평가도 아주 좋았던 나머지.

판매량 목표가 원래의 2,000권이 아니라 5,000권.

즉 두 배 이상으로 설정되었지만, 반대로 보상도 화끈했다.

무려 B급 스킬.

헥토르의 용맹!

“으흐흐.”

처음 맛보는 B급의 성능을 확인해 볼 생각에 군침이 싹 돌았지만.

“어……?”

메시지가 떠오른 것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장착할 수 있는 스킬의 개수가 한계(현재: 3개)를 넘어섰습니다!]

[스킬을 교체하여 필요한 스킬을 장착하거나, 합성하여 새로운 스킬을 획득해 보세요!]

한계가 있어……?

합성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