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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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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하게 털린 채 기절한 클라펜이 ‘우리 가문은 암살 명가…… 크큭…….’하면서 살짝 저능한 꿈을 꾸고 있을 때.
암살 명가라는 역설적 표현으로는 채 담아낼 수 없는 평범한 암살자.
그렇기에 아이사츠라는 이단적 행위를 하지 않고 얌전히 사람의 목을 그림자 속에서 쓱싹할 수 있는 사람들 또한 밤의 거리를 누비고 있었다.
비록 클라펜처럼 검기를 다룰 수 있는 정도의 강자들은 아니었으나, 애초에 암살이란 징징이를 노리는 집게 사장처럼 빈틈을 노리는 것.
그들은 각자의 전공 분야를 살려 요인들의 암살에 착수했다.
“크큭, 이 독은 코끼리도 죽일 수 있지.”
미리 준비한 독을 공기 중에 살포함으로써, 자는 중에 평온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한 배려심 넘치는 암살자도 있었고.
“폭발은…… 예술이다……!”
퍼펑!
중동식 전통 예절을 답습하며, 알라 후 아크바르를 외치면서 도심 속에서 즐기는 불꽃놀이를 선사한 암살자도 있었다.
그렇듯 각자의 독문무공을 마음껏 활용하는 미친놈들 천국에서.
작전명에 충실하게, 단검 한 자루만을 들고 고독하게 그림자 속을 암약하는 신토불이 암살자도 있었다.
그의 표적은 알렌 남작.
작위 자체는 높은 편이 아니었으나, 특유의 마당발로 인해 상위 귀족 적대적인 어록을 마구마구 양산한 바람에 미운털이 박힌 사내였다.
이미 몇 번이고 사전답사를 마치고, 당장 오늘 낮에도 우유 배달 업자를 가장해 방문했었던 남작가의 담장을 너무나도 쉽게 스르륵 넘어.
타닥, 탁──
느낌표가 붙지도 않을 정도의 기민한 발놀림으로, 손쉽게 자택에 잠입했다.
사용인이 코를 고는 소리 외에는 아무런 소음이 나지 않는 집 안을 유유히 타고 가서.
벽난로 속 잿더미에 파묻힌 비상 열쇠를 유유히 꺼낸 후, 침소로 직행했다.
스르륵.
창문을 타고 아련하게 들어오는 달빛을 낭만 삼아, 그는 곧장 침대에 단검을 찔러넣었다.
비명조차 내지 않는 깔끔한 죽음…….
“……?”
손맛이 이상했다.
그는 황급히 이불을 살짝 들춰서 안쪽을 확인했다.
이불 속에는.
아무도 없었다.
.
.
.
그와 같은 일들이 수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독이 흘러넘친 방 안에서도.
폭탄이 터져버린 저택 안에서도.
동이 떠오를 때까지, 그 누구도 목숨을 잃지 않았다.
외려 암살자 중 몇몇은 행동 수칙을 위반하고 목표를 찾아다니다가 체포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으니.
시작은 창대하였던 단검의 밤이.
미약하고도 허망한 종언으로 막을 내렸다.
* * *
“성국 입장에서는, 본 제국에 소란을 일어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이 더 국익에 도움이 되었을 텐데.”
아직 누렇게 물들지 않은 제국의 푸른 하늘.
황제가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야기하자, 청량한 웃음소리가 낮게 퍼졌다.
“놀랍게도, 저는 성국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괴물 성녀, 로젤린의 말에.
황제의 눈에 이채가 감겼다.
“지금 우리가 사적인 공간에 있다고 한들, 성녀가 그런 말을 스스럼없이 입에 담아도 괜찮은 것인가?”
“그럼요. 여신의 뜻을 어찌 일개 국가가 결정할까요?”
당돌한 말이었지만, 로젤린은 그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손에서 눈부시도록 찬란한 광채를 피워올렸다.
여신의 힘을 나눠 받았다는 증거이자, 신앙심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한 그 동작에.
황제는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내가 교황이었으면 자네 때문에 속이 좀 쓰렸겠군.”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하시나이까.”
대화를 나누면서, 황제는 문득 고개를 들어서 정면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있는 곳은 가면무도회장.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시며 웃고 떠드는 사람들의 입꼬리에는 활기가 넘쳤다.
당연한 일이었다.
피곤한 내색을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으니까.
아무리 상·하원의 견제가 황제에게 쏟아진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국에서 황제의 직인이 찍힌 초대장을 무시할 수 있는 간 큰 사람은 없었다.
있었다면?
지금쯤 자택에서 암살자에게 모가지를 대롱대롱당했을 것이다.
사인 또한 자연사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았다.
.
.
.
닭 가면을 쓴 육감적인 여인, 로젤린을 떠나보낸 후.
“일부 흉수들의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폐하.”
오리 가면을 쓴 시종이 조심스레 다가와서 보고를 올리는 것을 듣고서,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은 채 술을 한 모금 들이마시며 생각을 정리했다.
언제고 이빨을 드러낼 줄은 알았지만, 생각보다 시기가 빨랐다.
그가 알던 베르투스답지 않았다.
전장에서 철혈이라고 불리던 그 완벽한 주도면밀함은 어디로 가고, 심지어 잠재적 적성국의 주요 인물에게까지 정보를 흘렸단 말인가.
뭐…….
그래도 그의 계획 중 한 가지는 완벽할 것이다.
잡아들인 암살자들을 아무리 캐보아도, 꼬리가 나오지는 않으리라.
그의 계획은 항상 그랬으니까.
“그렇다면, 내 역공을 기다렸던 것일지도.”
공공연하게 지금의 황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껄여 대는 북부대공부터 출발해서, 제국에는 아직 황제의 정적이 다수 남아 있었다.
이건 일부러 ‘탄압당하는 충신’의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드러낸 틈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신 또한 직접적으로 경고하기보다, 가면무도회라는 미끼를 던진 것이기도 했다.
물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
이미 일어난 암살 미수 또한 가만히 내버려 두면 분명히 말이 나오리라.
뭐.
그건 베르투스 공작이 알아서 처리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도 아직은.
아직은, 제국에 균열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그런 생각을 하며, 황제는 다시 술을 마셨다.
혀끝에 쓴맛이 감돌았다.
* * *
집까지 얌전하게 에스테아 쉴드를 켠 채 귀가한 후.
감히 은혜를 내려준 주제에 원수까지 입힌 베르투스 공작을 엿 먹일 계획을 수립한 다음 날.
내 비장의 무기, 이대호 사인 배트를 쥐고서 방 밖으로 나섰다.
작가로 대성하기 위해선.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어떻게든 오늘 연재해야 할 1편을 써내야 하니까.
물론.
- 으갸갹──!
누렁이를 잘 꼬드겨 한 장 더 뜯어낸 비늘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앞으로 두고두고 문제가 생길 것 같을 때마다 응애 누렁에몽 도와줘 하고 불러낼 예정이었다.
……근데 이게 맞나?
드래곤이면 뭐 좀 고고하고, 도도하고 그런 존재여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얘는 크르랑누르랑 농농하지?
근데 그 부분에 태클을 걸자니, 김율 친화적인 태도에 굳이 기름을 붓는 것 같아서 언급하진 않기로 했다.
좋은 게 좋은 거다.
“평화롭네…….”
만반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내게 아이사츠를 걸어오는 멍청한 암살자 같은 존재는 나타나지 않았다.
여전히 제국 수도는 아름답게 빛나고 거리에는 환한 미소가 넘치는, 아주 일상적인 상황.
……나만 위험했었던 건가? 라고 생각하기엔.
“진리일보요.”
“감삼다!”
오늘도 일일 독자 수 1을 늘리려고 시도하면서 신문의 사회면을 살펴보니, 과연 무언가 음모가 온 도시를 한 번 휘몰아치긴 했나 보다.
의문의 폭발 사고. 사상자 없음.
가스 누출 사고. 경상 1명.
불법 찌라시 목격으로 인한 시각 손상. 이건 뭐야.
어쨌든 사람만 죽지 않았다 뿐이지, 사람이 죽어 나갈 수도 있었던 사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정황을 살펴보면서.
분명히 이 사고들 또한 베르투스 공작의 소행일 거라 확신할 수 있었다.
근거?
심증이다.
나 같은 존재감 없는 선량한 작가를 해치려 들었던 놈이, 다른 사고도 동시에 쳤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어머어! 작가니이임!”
마침 오늘따라 조금 더 반갑고 이쁘고 가슴도 웅장해 보이는 우리의 훌륭한 성녀님이 손을 흔들고 계셨다.
.
.
.
“……그런 일이 있으셨어요? 그래서 그런 괴상한 걸 들고나오셨구나.”
“이건 괴상한 게 아니라 사직의 혼이 담긴 영물입니다.”
“사직의 혼?”
당연히 야알못일 수밖에 없는 로젤린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뭐, 용서했다.
사실 진짜 S급 보구라고 할 수 있는 오타니 사인 배트는 여전히 연구실에 모셔둔 상태지만.
……차마 그건 내가 쥐고 휘두를 엄두가 안 나더라.
“베르투스 공작이라…… 으음…….”
“심증입니다. 물증은 없어요.”
랩틸리언이 세뇌파를 쏴서 자백을 받아냈다는 말은 할 수 없으니, 증거는 없는 셈.
“확실히, 그럴 사람이긴 하네요.”
“……믿어주시는 겁니까?”
“그럼요! 유비에게 슬슬 로맨스 서사를 부여해 주신 작가님을 믿지 않으면 누굴 믿겠어요?”
“……흠.”
고작 그런 이유였나.
뭐, 사실은 살짝 로젤린을 의식하고 넣은 전개긴 했다.
서주 불꽃 대효도를 가볍게 넘겼지만, 그 불꽃 대효도로 인해 도겸이 혈압 올라 수명이 단축되었으며 그 자리를 귀 큰 놈이 날름 먹기 직전이었고.
그 과정에서 서주의 대빵 부자.
간손미 브라더스로 묶이기에는 너무나도 위대한 미축과의 만남을 담아냈었다.
간옹은 부랄친구였도르.
손건은 존재감없다도르를 수상했지만.
미축은 이른바 유비 코인 저점 매수의 달인.
하이엘프의 매혹이라도 써서 홀린 것인진 모르겠지만, 가진 건 관우와 장비밖에 없는 유비에게 전 재산을 투자할 정도로 야수의 심장을 가진 사내였다.
……관우랑 장비 정도의 라인업이면 그럴 만한 것 같기도 한데.
어쨌든.
그래도 투자를 위해 팔려 간 여동생, 이라는 느낌을 담아냈다간 로젤린이 진짜 날 죽일 수도 있을 것 같아 미 부인을 메인 히로인 포지션으로 떡상시켰으니.
“앞으로도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꺅!”
기뻐서 출렁거리는 걸 보니 내 마음도 온화해지네.
…….
…….
장판파…….
스킵해야 하나?
* * *
김율이 진지하게 미 부인 대신 감 부인을 우물에 집어 던지는 연의 개변을 해야 하나 고민하며 밤을 지새운 다음 날.
[두 영웅 특집 3편 연속 수록]
“끼얏호!”
에스테아는 약속된 연참의 검을 손에 쥐고 환호성을 터트렸다.
최근 김율의 소설 양쪽의 전개가 다 만족스러웠기 때문.
만약 어느 하나가 조금 아쉬웠다면, 그날, 잘 돋지도 않는 비늘을 낑낑대며 떼서 한 개 더 주지도 않았으리라.
조조는 과연 악당이지만 마음속에는 따스함을 간직한 사내답게, 아버지의 복수를 달리는 그 과격함이 마음에 들었고.
유비는 한때는 자신을 인정해 준 사내였던 조조의 만행을 과시하지 않은 채 정의로운 면모를 한껏 뽐내고 있었으니.
이 얼마나 가슴 뛰는 낭만!
이거거든!
그렇게 두근두근, 다른 신문들은 옆으로 홱 밀어버리고 오늘도 벤치에 앉아서 다리를 동동 휘두르며 진리일보를 펼쳤다.
그리고.
“……여기서 여포가 왜 나와? 장막이 배신했다고? 아니, 장막, 조조 친구잖아? 심지어 원소가 죽이라는 거 조조가 도와줘서 살려줬잖아?”
진류태수이자 조조의 동맹이었던 장막의 충격적인 배신에.
누렁이의 뿔이 뜨거워졌다.
에스테아가 화가 난 이유는 단 하나.
“여기서, 여기서 끊으면 어떡해애애애──!”
조조는 왜 악당의 운명인가? 모름.
여포는 왜 저 지랄로 다니는가? 모름.
장막은 왜 저러는가? 모름.
진궁은 누구인가? 모름.
연주 사람들은 왜 배신했나? 모름.
순욱은 왜 말을 곧바로 하지 않는가? 모름.
유비가 가진 혈통의 의미? 모름.
손견은 왜 옥새를 쓰자고 안 하는가?
그 모든 의문을 품고.
“Spatium! te ipsum dilacera et mihi viam para──!”
쿠구구……!
도심 한복판에서 그녀의 뿔과 꼬리를 드러낸 채, 용언을 읊조렸다.
공간이동을 하고 나면 항상 멀미가 나서 브웨에했었기에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고 뚜방뚜방 뛰어다니거나 팔랑팔랑 날아다녔지만.
오늘의 에스테아는 그럴 인내심이 부족했다.
목표는 자기 비늘이 있는 곳.
4연참이 아니라 고작 3연참밖에 하지 못한 김율의 머리 위에 곧장 떨어져서 다리로 목을 조를 생각이었지만.
“으게겍!”
그녀를 빨아들였던 공간의 균열이, 아무런 전조도 없이 그녀를 원래 있던 벤치로 확 뱉어냈다.
“뭐임……?”
절대 짧지 않은 그녀의 인생 속에서.
공간이동이 방해받은 적은 거의 없었다.
딱 두 번.
8위계 대마도사의 비밀금고를 털기 위한 목적으로 시전했다가, 강력한 차원 보호 마법으로 막혔을 때.
그리고 여신의 이야기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그거 실화에용?’하고 물어보려고 신계에 이동하려고 했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