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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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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몰락 귀족이 정치를 잘함] [현재 12화 연재]
[역사적 고증: 부합함] [완성도 평가: -]
[세간의 평가: 매우 긍정적] [일일 독자 수: 591명]
[다음 스킬 획득까지 앞으로 일일 독자 수 409명]
[1주일 이상 유지해야 합니다. (현재 0일)]
[예상 획득 스킬: [B급] 카■■■의 ■사■]
몰귀정…… 카이사르 일대기는 나름대로 순항하고 있었다.
그리고 예측한 부분이었지만, 일일 연재에 돌입하자 상태창이 소설을 인식하는 메커니즘 또한 미묘하게 바뀌었다.
내심 신문 판매 부수와 연동되길 바랐으나, 일일 독자 수라는 PTSD 돋는 지표가 튀어나온 것은 조금 아쉽지만.
일단 60일이라는 시간 제약이 사라진 건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길포드 씨도 이대로만 갑시다 하면서 싱글벙글 원숭이를 닮은 미소를 내게 지어주었다.
이름값 없는 처녀작의 작가치고는, 벌써 꽤 신문 판매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하니까.
잘하고 있는 거겠지.
게다가, 연재 1주 차를 넘어선 순간부터 조금씩 독자 반응이 생기기 시작했다.
[에스쟝: 작가는 하루 4편씩 글 써라! 진짜 미친 거냐!]
[(●'◡'●): 잘 봤어요! 근데 시작부터 이혼 이야기 나온 것 치고, 아내와의 교감이 조금 적은 게 아쉬워요!]
[익명의 독자: 정치 언제 함?]
신문에 실리는 거다 보니까, 아무래도 다른 연재 작품들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양은…… 조금 적었다.
그래도 종일 이 도시의 살롱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어봤자, 신문 연재 시장의 거대한 규모에 비하면 아직 내 소설은 조족지혈인지라.
편집자의 의견 외, 독자의 의견 또한 수렴할 수 있는 창구가 이렇게라도 열려 있으니 다행이었다.
……에스쟝, 저 친구는 근데.
다른 소설에도 소위 ‘연참해 연참’ 콘을 달거나, 아니면 거의 작가 하나 절필시키듯이 물어뜯는 친구던데.
조금 두렵다.
나중에 흑화하면 어쩌지?
“뭐, 그건 그때 생각할 일이고.”
자기 합리화를 마친 후.
오늘 자 에스프레소에 물을 잘 섞고, 얼음 정수기의 위엄을 한껏 살려서 유사=아메리카노를 제조해서 꼴딱.
몸 안에 카페인이 감도는 충만함을 만끽하면서, 다른 고민으로 생각을 이어갔다.
여전히 나는 얼마 전 획득한 스킬, ‘피그말리온의 집념’의 용처를 결정하지 못했다.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간에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능력.
원전에서 피그말리온은 그가 너무나도 사랑한 나머지, 잘 때도 껴안고 잘 정도의 리얼돌Real Stone, 갈라테아를 인간으로 바꿔냈다.
그 원전을 생각하자마자, 나는 곧바로 히스토리에를 연상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빡통 AI.
사이버=피규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외모.
근데, 음, 뭐라고 해야 하지.
이상하게 내 머릿속에서는 원숭이 손이 떠나질 않았다.
과연 히스토리에가 사람으로 바뀐다고 했을 때, 지금의 LLM 성능이 그대로 이식될 수 있을 것인가?
스킬 사용으로 인해 성능에 문제라도 생긴다면, 나는 역사를 논의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를 잃어버리는 셈이다.
바로 그 지점 때문에.
아직 고민하고 있었다.
게다가 성공한다 치더라도 먹는 입이 1개 더 늘어났을 때.
지금 당장은 감당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어찌 될지는 모를 일이다.
솔직히 신문 연재만으로는 대박 난 이후면 모를까, 지금 당장은 아슬아슬한 편이기도 했으니까. 나도 그래서 음식은 최대한 저렴한 걸로 떼우고 있었고.
먹고사는 일만 해결됐다면,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질러봤을 텐데.
“어디 하늘에서 기연 안 떨어지나.”
돈벼락도 좋고, 스킬벼락도 좋고.
* * *
“후…… 여기는 또 오랜만이군.”
용사 세레핀은 거의 1년 만에 인간의 도시, 카멜리아에 발을 디뎠다.
물론 마경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이곳으로 향하지는 않았다.
가장 최근, 마경에서 귀환했을 때.
- 용사님! 인터뷰! 잠깐이라도 괜찮으니까!
- 곧 A급 용사 파티로 승격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던데요, 사실입니까!
- 어어! 용사가 도망간다! 잡아! 무조건 인터뷰 따내!
기자들에게 붙잡혀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가.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여러 가지 축복이 깃들어서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장비들은 모두 인벤토리에 수납해 두고, 가장 자연스럽게, 평민처럼 보일 수 있는 옷을 입고서.
용사 길드에 따로 통보하지도 않고 외유를 나왔다.
이유는 하나.
“분명히, 새싹과 가지 출판사였지.”
족히 3번 정도는 자신들의 목숨을 구해주었던 작가, 김율을 찾아 나선 참이었다.
감사 인사도 전할 겸.
그리고…….
다시 자신들을 가로막은 미지의 괴수들과 관련하여, 일말의 단서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그래서 길드와 제국에는 잠시 1달간의 휴가를 요청한 후, 짐꾼에게도 동선을 숨긴 채 이 도시에 가장 먼저 들렀다.
아마 나머지 용사 파티원들은 쏟아지는 질문 세례에 시달리고 있으리라.
“흐흐.”
곤란함을 겪고 있을 동료들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난 세레핀은, 이윽고 여기저기 수소문하며 출판사 새싹과 가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떠나셨다구요?”
한쪽 눈에 멍이 든 채, 짙은 다크 서클을 드리운 편집자가 간단하게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을 때.
잠깐이나마 동료들의 불행에 기뻐해 버린 아주 사악한 마음을 먹은 것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
“으음…… 근데 어떻게 오셨습니까?”
흘긋.
세레핀은 자신도 모르게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그곳에는, 마치 출판사 직원이 보란 듯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김율을 돌려내라! 올림푸스를 석방하라!]
[차기작을 희망한다! 출판사는 각성하라!]
안 봐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눈앞의 출판사 직원 또한, 경계의 눈초리를 계속 해서 쏘아 보내고 있었으니까.
어쩔 수 없지.
세레핀은 인벤토리를 열어, 자신의 성검을 꺼냈다.
그리고 용사의 힘을 아주 살짝 개방했다.
“……용사님? 용사님이십니까?”
“하하…….”
스스로를 과시하는 것을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던 세레핀이었지만,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는 이 정도의 설득력이 필요하리라.
“김율 작가님이 집필하신 헤라클레스 이야기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와 관련하여 조금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왔는데, 한발 늦었군요.”
세레핀의 말에, 경직되어 있었던 출판사 직원의 입꼬리가 한결 느슨해졌다.
“용사님이니까…… 말씀드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출판사에도 은인이시기도 하니…….”
“예?”
당연하게도, 세레핀은 자신의 인터뷰가 헤라클레스 영웅담 및 일리아드의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닙니다. 김율 작가님께서는, 제국 수도로 떠나셨습니다.”
“아…….”
세레핀은 또다시 후회했다.
자기 동료들이 향한 곳이 바로 제국 수도였기 때문.
그래도 출판사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마도 진리일보……로 가셨을 겁니다. 제가 작품을 읽어봤는데 여전히 흥미롭더군요. 율리시스라는 필명이 아마 김율 작가님이실 겁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레핀은 김율의 행방을 알아낼 수 있었다.
물론 대가가 없는 건 아니었다.
“실례지만, 여기 서명 한 번만 부탁드려도 될지.”
“……예.”
그 대가는.
너무나도 미려한 필체로 새겨진 김율의 서명 옆에, 자신의 서명을 하나 더 적어놓는 것이었다.
* * *
- 어머! 우연이네요, 작가님! 저도 마침 우연하게도 이 도시에 볼일이 있어서 들렀답니다! 신작을 쓰고 계시더라고요? 근데, 음, 정치, 정치 참 좋은 소재인데…… 혹시 로맨스 요소도 있겠죠? 아하하! 당연한 걸 물었네요!
“……하.”
저번에, 먼발치에서 스쳐 지나가듯 만났을 때는 우연인 줄 알았는데.
로젤린이 또다시 이 도시까지 따라왔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물론…….
그녀는 꽤 쾌활하고 밝다.
괜히 성녀가 아닌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인 기운이 마구마구 뿜어져 나오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근데.
무겁다.
로맨스에 대한 집착이 무겁다……!
마음속으로 원래 안배되어 있었던 클레오파트라와 관련된 분량을 3배 정도 늘려놓은 후.
오늘의 일용할 양식을 입에 쑤셔 넣었다.
햄버거 먹고 싶다…….
피자도 먹고 싶다…….
언젠가 이렇게 성장을 거듭한다면 내게 요리 스킬도 생기겠지.
그러면 내가 이세계 요식업자가 되어서 온 세상에 현대적 음식을 전파하고 다니리라.
슬픔을 애써 참으며, 밍밍한 수프를 한 숟갈, 그리고 딱딱한 빵을 입에 꾸깃꾸깃 쑤셔 넣고 있자니.
딸랑──
가게의 문이 열리는 소리와 더불어.
“허억, 허억, 자, 작가님……!”
“어? 길포드 씨?”
여기에 있는 줄은 어찌 알았는지, 길포드 씨가 식당의 문을 열고 헐레벌떡 달려 들어왔다.
“잠시, 출판사로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뭔데.
갑자기 왜 이러는데.
.
.
.
길포드 씨에게 질질 끌려서 당장 오늘 아침에도 원고를 전달해 주었던 진리일보 사의 응접실에 발을 디딘 순간.
드르륵─!
동시다발적으로 의자 끌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혹시, 김율 작가님?”
실명을 그대로 썼던 과거 필명을 입에 담는 근육질의 사내가 마치 오래된 친구를 재회하는 것처럼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네가 율리시스인가 하는 인간이더냐?”
그리고, 신문 연재로 들어서면서 세탁기를 탈탈 돌린 내 필명을 언급한 금발의 말랑해 보이는 소녀도 있었다.
그 직후.
그 둘이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내게 가까이 오면서 두서없이 용건을 소리쳤다.
“작가님, 혹시 마물과 관련된 이야기는 더 없습니까!”
“미천한 작가여. 고귀한 이 몸의 종복이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