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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용림의 무위 수준은 초절정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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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가 가장 자신 있는 것은 무공이 아니라 정치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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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릴 때는 사리고 상대의 약점을 발견하면 사정 없이 물어뜯을 수 있는 준비가 된 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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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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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세력도 만들지 않고 오로지 무공에만 전념해 온 화경의 고수가 쏟아 내는 적의에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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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갑자기 나를 이렇게 핍박하시는 이유가 뭐,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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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내 병은 못 고친다고 했소. 하지만 백의원님만이 죽어 가던 나를 치료해주셨소. 이래도 그분의 실력이 없다고 생각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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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가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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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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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척마대주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헤아려보았고, 그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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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그의 앞에서 백유성을 깎아내려서는 안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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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미안하오 척마대주. 내가 실언을 했소. 절대 백유성 의원을 모욕할 의도는 없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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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용림이 결국 사과하자 척마대주의 시선이 이번에는 제갈영영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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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군사, 모용 장로가 말한 소문이 모두 사실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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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아니에요. 헛소문이에요. 제가 주기적으로 백의원님을 찾아가는 것은 치료 목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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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됐소. 모용림 장로, 더 이상 헛소문을 입에 올리지 마시오. 이건 마지막 경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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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알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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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조용 하다가 꼭 필요할 때 한번 힘을 폭발시키는 사람이 가장 무서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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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용림은 순식간에 제갈영영을 공격하기 위해 준비했던 무기 하나를 잃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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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내린 모용림을 보고 제갈영영은 머리가 아픈 와중에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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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좋다. 어쩌면 오늘 푹 잘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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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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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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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사의 예비 약초밭 옆 바위 위에 걸터앉아 있던 유성은 귀를 후비며 구시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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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가렵구나. 누가 내 욕을 하나... 아무리 봐도 조의원이 유력해. 너무한 거 아닌가? 다 자업자득인 것을 내 탓으로 돌리고 해코지하려고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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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을 회복하고 말겠다는 사심이 섞였으나 유성은 억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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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할 수 있는 환자가 있어 치료했고, 먼저 자기 환자라고 억지를 부린 조의원에게 좀 들이댔다고 앙심을 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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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람을 고용해 뒤를 캐고 있는 자가 조의원이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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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사건건 시비를 걸던 그도 썩 맘에 들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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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머무는 동안은 괜찮지만 밖에 나가면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겠구나. 만약 그자가 살수라면 마음 편히 화장실도 못 가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거야. 아니, 차라리 기회를 보아 함정을 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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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빵필승이라는 만고 불변의 진리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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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무슨 생각하고 있더라도, 유성은 일정 시간이 흐를 때마다 기계적으로 화령초에 촉진 스킬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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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 사제 시절, 신전의 수입을 충당하기 위해 수없이 반복했던 노가다였기에 익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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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유성의 손이 황금빛으로 빛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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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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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화령초가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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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세로 보아 기한을 아슬아슬하게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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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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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각주의 요청으로 소림사 방장과 장로들이 모인 회의가 소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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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오, 연단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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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 대사의 물음에 연단각주가 살짝 흥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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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장님, 지금 연단중인 대환단의 약효 일부를 건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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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게 정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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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는 정해 대사를 향했으나 옆의 장로가 놀라 질문한 것이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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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사의 장로들은 모두 사형제 관계였고, 정해 대사가 권위적이지 않은 자였기에 가능한 회의 문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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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단을 만들고 남은 미량의 재료로 실험을 끝마쳤으니 틀림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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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약효 일부라면 얼마나 되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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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지 마시오. 무려 삼할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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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각주가 자랑스럽게 손가락 세 개를 펴자 장로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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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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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어찌 그런 놀라운 성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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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십 년의 내공이라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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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일이면 화령초가 투입되어야 하건만 아직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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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간 찾지 못했던 화령초가 갑자기 땅에서 솟아오를 확률은 극히 낮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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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장로들은 모두 직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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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환단 연단은 실패로 끝나리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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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 실패한 대환단을 폐기할 필요 없이 약효의 일부나마 건질 수 있다는 말에 모든 장로들이 흥분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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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들인 공을 무로 되돌리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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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각주가 가슴을 주욱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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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대환단 제조가 실패한 역사가 없었기에 아무도 떠올리지 못한 방법을 소승이 찾아냈을 뿐 별거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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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드름을 피우는 듯 아닌 듯한 화법에도 장로들은 연단각주의 성과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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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 대사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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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뛰어난 성과요. 연단각주가 아니었다면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오. 그런데 일부의 약효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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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오늘 안에 대환단의 연단을 중단하고 제가 찾은 방법을 적용해야 합니다. 허락해주십시오, 방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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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장로들이 앞다투어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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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당장 중단해야지요. 당연한 것 아니겠소? 화령초를 구하는 건 늦었소. 요즘 다른 약초들도 씨가 말라 화령초를 구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하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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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소. 소승의 수양이 부족한지 한번 밑바닥에 내동댕이 당해 보니 삼할도 정말 감사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소. 이 또한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내려주시기 위한 시련이 아니었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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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두의 시선이 정해 대사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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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사는 다수결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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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 대사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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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게 가능한 것이란 말인가? 나는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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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고뇌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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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해 대사는 자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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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환단 연단도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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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항상 같은 방식으로 대환단을 제조해 왔기에 소림사 모두가 자만한 것이지만 자신은 당대의 방장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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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피할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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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패에 낙담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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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실패를 통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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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가 아니면 어떤가? 후대를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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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는 어제 새로 조성중인 약초밭을 직접 점검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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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령초를 비롯한 대환단 연단에 필요한 약초들을 직접 재배하기 위한 장소로 아직은 흙만 잘 준비해 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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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준한 산에서 자연히 피어난 약초들에 비해 약효는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제때 약초가 구해지지 않는다면 대체품 정도로는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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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해 대사는 그곳에서 무언가 하는 유성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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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백 시주가 아닌가? 뭘 하고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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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발치였으나 초절정 고수에게는 지근거리나 다름없었고, 정해 대사는 약초밭 한가운데 홀로 심겨 있는 화령초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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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 간 화령초를 밭에 심어두고 초산의 넋을 기리기 위함인가? 독특한 사람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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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초산과 친분이 있어 보였으니 그만의 추모 방법이 있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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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나쁜 짓도 저지르지 않은 듯하여 몸을 돌리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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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손이 황금빛으로 빛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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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 대사는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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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낌새도 없었거늘 백 시주가 내 눈을 속일 정도의 무공을 익혔었단 말인가? 게다가 저건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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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 고수는 되어야 사용할 수 있는 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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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것을 검 없이 맨손으로 펼쳐 내는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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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성의 젊은 나이를 고려해 볼 때 놀라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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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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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 대사는 곧 백유성의 손에서 펼쳐지는 황금빛에서 아무런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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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은 아닌 듯한데 신기한 일이구나. 혹시 백 의원이 그곳 출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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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마음의 동요를 가라앉힌 정해 대사는 다음에 벌어진 현상 때문에 이번에는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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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초절정 고수가 아니었더라면 균형을 잃고 쓰러졌을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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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놀라운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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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령초가 갑자기 자라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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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저것 때문에 화령초를 달라고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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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진 머릿속을 정리할 겸, 유성을 방해하지 않기로 한 정해 대사는 자리를 떠났고 이튿날 연단각주의 요청으로 회의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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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의 고민은 두 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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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이 정말 대환단 연단을 위해, 화령초를 키울 생각으로 사흘간 내어달라 요청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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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렇다면 유성이 신비한 방법으로 키운 화령초가 대환단을 만드는데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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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고민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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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 모든 장로들이 자기 입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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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소승에게 시간을 주시오. 오후에 다시 회의를 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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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은 신성을 깨우친 후, 계속 치유 스킬을 사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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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동시에, 아직 스스로 몸을 지킬 힘이 부족한 유성은 최대한 신성력의 존재를 들키지 않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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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과 같은 치료 효과로 신성력을 쌓아 나가면서 정체는 감추어야 하는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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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의술에 무지한 자들을 속여 넘기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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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싶은 자들도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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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환자에게 내부는 다 치유 스킬로 치료하고 겉 상처만 남기는 것, 실시간으로 치유되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기 위해 시선을 돌리고 치유 스킬을 사용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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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이런 고민 끝에 얻게 된 잡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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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유성은 지금 상황이 몹시 당혹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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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시주, 중요한 일이니 솔직히 말해주시오.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화령초를 자라나게 한 것이오? 손에서 황금빛이 나오던데 그것과 연관이 있는 것이오? 그리고 그걸로 키운 화령초가 약효도 멀쩡한지 궁금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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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시선이 약초밭 한가운데 심겨 있는 화령초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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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 대사에게 받아왔을 때보다 눈에 띄게 자라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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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함을 열어 보았던 정해 대사가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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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목표만큼 다 키우기도 전에 그걸 들켜 버린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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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키운 후에 둘러대려고 했던 여러 핑계들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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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란한데. 중간에 걸려 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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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표정을 본 정해 대사가 황급히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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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안하오. 사실 어제 약초밭을 찾아왔다가 우연히 백 시주의 모습을 보고 말았소.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떴으나 사정이 생겨 묻지 않을 수 없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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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 대사는 연단각주에게 들은 방법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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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자발적인 협조를 구하려면 솔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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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막을 다 들은 유성이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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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무공을 잃으니 여러 가지로 불편하구나. 그렇게 주위를 경계했으나 경지에 오른 무림인이 지켜보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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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 점은 정해 대사가 무척 호의적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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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나쁜 마음을 품은 자에게 들켰다면 이런 반응이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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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력을 사용할 때 조금 더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한 유성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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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는 방법은 저만의 비법으로, 공개하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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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해하오. 그럼 몇 가지만 묻겠소. 혹시 시주는 신비문파인 모산파와 어떤 연관이 있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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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 대사는 아마 황금빛이 나오며 화령초가 자라는 광경을 보고 모산파의 영술로 추측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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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지 않고도 둘러대기가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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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산파와 인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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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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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얼굴에 서린 흡족한 표정을 보아하니 스스로 속아넘어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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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들려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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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하시겠지만 저는 내일까지 화령초를 키우기 위해 이곳에 남은 것입니다. 약효는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아마 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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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버츄얼 판타지 리얼모드의 경험이 다른 결과를 가져온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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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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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력으로 키운 약초를 사용해 단약을 만들어 본 적은 처음이지만 어쩌면 더 좋은 성과가 나타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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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 대사가 유성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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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소, 정말 고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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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력이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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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이럴진대 정말 화령초를 키워내는 데 성공하여 대환단 연단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면 얼마나 더 많은 신성력이 들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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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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