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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파의 장로 진영주는 바깥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가는 길에 상단 한곳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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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진영주의 친척이 운영하는 곳으로, 문파 밖으로 나왔을 때마다 한 번씩 들리고는 해서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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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곳에서 한 소녀를 만난 일은 특별한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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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충만한 영력이라니, 몇 달 전에 봤을 때는 이렇지 않았거늘 언제 영력이 이렇게 충만해졌단 말인가? 알 수 없는 속성이 섞여 있긴 하지만 원래 영력의 속성은 다양한 법이니 문제 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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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주는 소녀, 진은선에게 캐물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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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선아, 혹시 몇 달 사이에 무슨 큰일이 있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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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모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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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니 네 몸에 영력이 넘치는구나. 분명 큰일이 있었을 것이다. 정말 기억나는 일이 없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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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선은 곧 그녀가 죽다 살아난 일과 신비한 존재를 만난 일에 대해 대충 털어놓았으나 진영주가 큰 관심을 보였기에 상세히 고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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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정말 큰 고비를 넘겼구나. 네가 만난 영적인 존재는 살아 있는 일반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아마 죽다 살아난 일이 네게 대단한 기연이 된 모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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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좋은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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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 너는 그 일로 무림인들이 꿈에도 이루길 원한다는 상단전을 개방한 것이다. 네 충만한 영력이 상단전 개방의 증거다. 아마 조금만 늦었으면 죽을 뻔했던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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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아마 조금만 늦었다면 죽거나 죽는 것만 못한 상황이 되었을 거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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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은선아, 그럼 혹시 너는 날 따라 모산파로 갈 생각이 있느냐? 네 재능이라면 너는 몇 년만 지나도 대단한 영술사가 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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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제가 무공을 배우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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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과는 조금 다르다. 내공을 쌓아 무술을 수련하는 것과는 달리 영술사는 영력을 키워 술법을 익히고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몸담은 모산파가 바로 천하의 영술사들이 모여 있는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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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술사는 흔한 무림인과 달리 아무나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영력을 수련으로 쌓는 속도는 매우 느리기 때문에 타고나지 않으면 불가능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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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주는 진은선이 곧 그러겠다고 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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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신기한 술법들을 보여주면 진은선은 진영주를 대단하다고 치켜세우며 좋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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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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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고모님을 따라가는 건 어렵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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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유가 있느냐? 이 좋은 기회를 마다하다니. 네 아버지도 흔쾌히 그러라고 할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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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주는 진은선의 재능이 아까워 거듭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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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백의원님께 물어보고 결정해도 될까요? 며칠 후에 진료 예약이 되어 있으니 그때 가서 물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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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원이 누구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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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명의 은인이세요. 그분께서 제게 무공을 익히는 게 좋을 거라고 하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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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명의 은인이라도 그렇지 영술을 배울지 무공을 배울지도 그의 허락을 맡아야 한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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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제게는 그분의 말씀이 제일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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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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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주는 진은선이 고집을 부리자 함께 백유성을 만나러 가기로 하고 며칠간 진은선의 집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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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매일 진은선의 영력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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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으로 늘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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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주가 알기로 영술사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한다. 모산파에서 다루는 것은 주로 타고난 영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으로, 후천적으로 영력을 늘리는 것은 너무 효율이 나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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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은선이의 영력은 대단한 수준이지만 매일 이 정도로 영력이 늘어난다면 전대미문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반드시 은선이를 모산파로 데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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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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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이 매일 만나는 무림맹 사람은 이제 두 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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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모종의 일로 생긴 두통을 치료하고 가는 제갈영영, 그리고 암을 치료 중인 척마대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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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신성력을 쏟아 부으면 보름 안에 척마대주의 암을 치료할 수 있었으나 굳이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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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척마대주의 치료를 성공하면 신성력이 확 늘어날 것이지만 그동안 다른 환자들을 보는데 지장이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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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완치가 아니더라도 척마대주는 조금씩 호전되는 몸 상태를 느끼고 유성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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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척마대주를 치료한 후, 다음으로 들어 온 환자는 바로 진은선이었다. 그녀는 평소 보호자로 함께 오던 아버지 대신 모르는 중년 여인과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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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은 제 목숨을 구해주신 백유성 의원님이시고 여기는 제 고모님이세요. 모산파의 장로직을 맡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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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진영주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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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은 인사를 나눈 후, 왜 진영주를 자신에게 소개하는지 어리둥절했으나 먼저 할 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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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선아, 진맥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구나. 이제 그만 지켜봐도 될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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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은공. 그런데 무공을 배우는 일로 고모님께서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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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주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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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로 은선이에게 건강을 위해 무공을 배우라고 했다던데 꼭 무공일 필요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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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무공을 배우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한번 사고가 있었으니 건강을 위해 무공을 배우면 좋겠다고 권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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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주가 진은선을 한번 흘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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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보니 유성이 강력하게 권한 것 도 아니었건만 진은선이 고집을 부린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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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시집도 백의원님이 정해주는 상대에게 갈 기세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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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집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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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원님이 시집오라고 하시면 난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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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선이 망상에 젖어 고개를 푹 숙였고 유성은 진영주와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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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무공이 아니라면 무엇을 익히게 할 생각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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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파의 영술입니다. 이 또한 몸을 건강하게 해주니 은선이게도 좋은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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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술이요? 제가 견문이 짧아 모산파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혹시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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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주는 신비문파인 모산파의 영술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그와 동시에 진은선이 갑자기 영력이 생긴 점, 그리고 혹시 몰라 영력이 크게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도 유성의 생각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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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선이 크게 믿고 있는 의원인데다 직접 비법이라는 것을 통해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무언가 알고 있는 바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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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은 영력이 크게 늘어난다는 설명을 듣고 진은선이 매일 그에게 축원을 올린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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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선이는 축원을 올린 후 충만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혹시 그건 신성력이 몸에 쌓이는 현상이 아닐까? 나 역시 처음 가이아 여신에게 기도를 드린 후 신성력이 쌓일 때 충만감을 느낀 적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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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은 다시 진은선을 진맥해 보았다.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맥박을 파악한 것이 아니라 신성력을 흘려보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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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문을 통해 거슬러 올라간 유성의 신성력은 마침내 진은선의 가슴부근에 도착했다. 진영주가 상단전이라고 칭하는 그 위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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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설정인지, 이 세계의 상단전은 가슴에 위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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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정말 신성력이 있구나! 영력의 존재는 모르겠지만 분명 신성력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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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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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은 신성을 얻었으나 이를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정도로 받아들였지 자신이 신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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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선은 그에게 기도를 올린 후 약간의 신성력을 되돌려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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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고 신성력이 쌓이는 건 아닌 듯하다. 매일 신성력으로 척마대주의 가슴 부근을 살폈지만 그에게서 신성력이 발견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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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는 신과 소통하는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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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상단전이 열릴 정도로 영력이 큰 자들이 바로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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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저에게도 영력이 느껴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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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니겠습니까?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영력을 타고납니다. 백의원님도 남들보다 많은 영력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영술사가 되기에는 부족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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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영력이 미미했던 유성은 신성력을 쌓고 있음에도 아직 진영주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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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은선이와 독대하고 싶으니 잠시만 시간을 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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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대기실에 있을 테니 의원님과 이야기 나누고 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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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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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주가 멀리 사라진 후, 유성은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진은선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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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선아, 고모님께는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영력이 크게 늘어나는 부분이 네가 나에게 축원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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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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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말인데, 네가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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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선의 눈이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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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맡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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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은 진은선에게 몇 가지를 알려 준 후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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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선이가 잘해주겠지. 어쩌면 신성력을 쌓는 속도가 비약적으로 늘어날지도 모른다. 대신 확실해 지기 전에는 은선이의 고모에게 비밀로 해야겠다.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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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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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성이 자리에 없을 때, 여러 의원들이 모여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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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원은 매일 척마대주가 유성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를 꺼내며 코웃음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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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원님은 말이 된다 생각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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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마대주를 치료하는 일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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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소, 의선께서도 가슴과 배를 갈라 온몸의 악성종양이 전이 된 장기를 절제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백의원이 아무리 난다긴다 해도 절대 치료하지 못할 것이오. 듣기로 이번에도 침이나 놓는다고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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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원도 조의원의 말에 동의하는 바다. 이번에는 방법을 알면 따라 할 수 있는 심장 압박과는 그 결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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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척마대주가 이미 유성을 선택했으니 왈가왈부하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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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니 그쯤 하는 게 좋겠소. 백의원도 다 생각이 있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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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생각은 무슨. 요즘 사람들이 좀 칭찬해주니 거만해져 제대로 된 판단을 못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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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성에게 친한 척 달라붙어 있는 차의원이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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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듣기로는 치료가 순조롭게 되고 있다고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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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원의 눈이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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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런 말을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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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원이 그러더군요. 척마대주님을 치료하는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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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소리! 자네도 그런 헛소리에 속는단 말인가? 가만... 혹시 이거 백의원이 척마대주를 속여 기만하는 것이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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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렇지 않소? 생각들 해 보시오. 저 남쪽 지방에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먹는 종교가 창궐한 적이 있다지 않소? 척마대주님이 아무리 무공 고수라도 죽음 앞에선 판단력이 흐려질 수밖에 없을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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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원은 유성이 그런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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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리 있겠소? 백의원이 무엇을 얻기 위해 그런 위험한 짓을 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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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모르지요. 척마대주님은 초절정 고수니 뭔가 이용해 먹을 곳이 있다고 생각했다던지. 얼마 남지도 않은 귀한 시간을 여기서 허비하고 계시는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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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원은 선동을 거듭했으나 생각보다 다른 의원들의 호응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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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양의원 다음가는 자기 말에 대부분 귀를 귀울였을 텐데 요즘에 그의 위상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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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척마대주는 유성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조의원 자신을 무서운 눈빛으로 바라볼 뿐 대화에도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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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이번에는 그놈이 악수를 둔 것이다. 척마대주가 죽기만 해 봐라. 무림맹에 조사를 의뢰해서라도 기필코 낙양 의방에서 쫓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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