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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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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파의 장로 진영주는 바깥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가는 길에 상단 한곳을 방문했다.
그곳은 진영주의 친척이 운영하는 곳으로, 문파 밖으로 나왔을 때마다 한 번씩 들리고는 해서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한 소녀를 만난 일은 특별한 일이 되었다.
'이렇게 충만한 영력이라니, 몇 달 전에 봤을 때는 이렇지 않았거늘 언제 영력이 이렇게 충만해졌단 말인가? 알 수 없는 속성이 섞여 있긴 하지만 원래 영력의 속성은 다양한 법이니 문제 될 것도 없고.'
진영주는 소녀, 진은선에게 캐물을 수밖에 없었다.
"은선아, 혹시 몇 달 사이에 무슨 큰일이 있었느냐?"
"네? 고모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지금 보니 네 몸에 영력이 넘치는구나. 분명 큰일이 있었을 것이다. 정말 기억나는 일이 없느냐?"
진은선은 곧 그녀가 죽다 살아난 일과 신비한 존재를 만난 일에 대해 대충 털어놓았으나 진영주가 큰 관심을 보였기에 상세히 고할 수밖에 없었다.
"넌 정말 큰 고비를 넘겼구나. 네가 만난 영적인 존재는 살아 있는 일반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아마 죽다 살아난 일이 네게 대단한 기연이 된 모양이구나."
"그게 좋은 건가요?"
"당연하다. 너는 그 일로 무림인들이 꿈에도 이루길 원한다는 상단전을 개방한 것이다. 네 충만한 영력이 상단전 개방의 증거다. 아마 조금만 늦었으면 죽을 뻔했던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음이 틀림없다."
"의원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아마 조금만 늦었다면 죽거나 죽는 것만 못한 상황이 되었을 거라구요."
"그렇구나. 은선아, 그럼 혹시 너는 날 따라 모산파로 갈 생각이 있느냐? 네 재능이라면 너는 몇 년만 지나도 대단한 영술사가 될 수 있을 거다."
"그럼 제가 무공을 배우는 건가요?"
"무공과는 조금 다르다. 내공을 쌓아 무술을 수련하는 것과는 달리 영술사는 영력을 키워 술법을 익히고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몸담은 모산파가 바로 천하의 영술사들이 모여 있는 곳이란다."
그리고 영술사는 흔한 무림인과 달리 아무나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영력을 수련으로 쌓는 속도는 매우 느리기 때문에 타고나지 않으면 불가능 했으니까.
진영주는 진은선이 곧 그러겠다고 할 줄 알았다.
어렸을 때부터 신기한 술법들을 보여주면 진은선은 진영주를 대단하다고 치켜세우며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 고모님을 따라가는 건 어렵겠어요."
"무슨 이유가 있느냐? 이 좋은 기회를 마다하다니. 네 아버지도 흔쾌히 그러라고 할 것인데."
진영주는 진은선의 재능이 아까워 거듭 권유했다.
"그럼 백의원님께 물어보고 결정해도 될까요? 며칠 후에 진료 예약이 되어 있으니 그때 가서 물어볼게요."
"...백의원이 누구길래?"
"제 생명의 은인이세요. 그분께서 제게 무공을 익히는 게 좋을 거라고 하셨거든요."
"아무리 생명의 은인이라도 그렇지 영술을 배울지 무공을 배울지도 그의 허락을 맡아야 한단 말이냐?"
"죄송하지만 제게는 그분의 말씀이 제일 중요해요."
"할 수 없구나."
진영주는 진은선이 고집을 부리자 함께 백유성을 만나러 가기로 하고 며칠간 진은선의 집에 머물렀다.
그리고 매일 진은선의 영력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수련으로 늘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진영주가 알기로 영술사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한다. 모산파에서 다루는 것은 주로 타고난 영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으로, 후천적으로 영력을 늘리는 것은 너무 효율이 나빴다.
'지금도 은선이의 영력은 대단한 수준이지만 매일 이 정도로 영력이 늘어난다면 전대미문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반드시 은선이를 모산파로 데려가야 한다.'
***
유성이 매일 만나는 무림맹 사람은 이제 두 명이 되었다.
아침마다 모종의 일로 생긴 두통을 치료하고 가는 제갈영영, 그리고 암을 치료 중인 척마대주였다.
모든 신성력을 쏟아 부으면 보름 안에 척마대주의 암을 치료할 수 있었으나 굳이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비록 척마대주의 치료를 성공하면 신성력이 확 늘어날 것이지만 그동안 다른 환자들을 보는데 지장이 생기게 된다.
게다가 완치가 아니더라도 척마대주는 조금씩 호전되는 몸 상태를 느끼고 유성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오늘도 척마대주를 치료한 후, 다음으로 들어 온 환자는 바로 진은선이었다. 그녀는 평소 보호자로 함께 오던 아버지 대신 모르는 중년 여인과 함께였다.
"이분은 제 목숨을 구해주신 백유성 의원님이시고 여기는 제 고모님이세요. 모산파의 장로직을 맡고 계세요."
"반갑습니다. 진영주라고 합니다."
유성은 인사를 나눈 후, 왜 진영주를 자신에게 소개하는지 어리둥절했으나 먼저 할 일 했다.
"은선아, 진맥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구나. 이제 그만 지켜봐도 될 것 같구나."
"감사합니다, 은공. 그런데 무공을 배우는 일로 고모님께서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하세요."
진영주가 나섰다.
"듣기로 은선이에게 건강을 위해 무공을 배우라고 했다던데 꼭 무공일 필요가 있습니까?"
"무조건 무공을 배우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한번 사고가 있었으니 건강을 위해 무공을 배우면 좋겠다고 권했을 뿐입니다."
진영주가 진은선을 한번 흘겨보았다.
들어 보니 유성이 강력하게 권한 것 도 아니었건만 진은선이 고집을 부린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아주 시집도 백의원님이 정해주는 상대에게 갈 기세로구나."
"시, 시집이요?"
'백의원님이 시집오라고 하시면 난 어쩌지?'
진은선이 망상에 젖어 고개를 푹 숙였고 유성은 진영주와 대화를 나눴다.
"다만 무공이 아니라면 무엇을 익히게 할 생각이십니까?"
"모산파의 영술입니다. 이 또한 몸을 건강하게 해주니 은선이게도 좋은 일일 것입니다."
"영술이요? 제가 견문이 짧아 모산파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혹시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진영주는 신비문파인 모산파의 영술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그와 동시에 진은선이 갑자기 영력이 생긴 점, 그리고 혹시 몰라 영력이 크게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도 유성의 생각을 물었다.
진은선이 크게 믿고 있는 의원인데다 직접 비법이라는 것을 통해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무언가 알고 있는 바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성은 영력이 크게 늘어난다는 설명을 듣고 진은선이 매일 그에게 축원을 올린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은선이는 축원을 올린 후 충만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혹시 그건 신성력이 몸에 쌓이는 현상이 아닐까? 나 역시 처음 가이아 여신에게 기도를 드린 후 신성력이 쌓일 때 충만감을 느낀 적이 있으니까.'
유성은 다시 진은선을 진맥해 보았다.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맥박을 파악한 것이 아니라 신성력을 흘려보냈다는 것이다.
맥문을 통해 거슬러 올라간 유성의 신성력은 마침내 진은선의 가슴부근에 도착했다. 진영주가 상단전이라고 칭하는 그 위치였다.
게임 속 설정인지, 이 세계의 상단전은 가슴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럴 수가, 정말 신성력이 있구나! 영력의 존재는 모르겠지만 분명 신성력이 느껴진다!'
놀라운 발견이다.
유성은 신성을 얻었으나 이를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정도로 받아들였지 자신이 신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진은선은 그에게 기도를 올린 후 약간의 신성력을 되돌려 받고 있었다.
'단순히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고 신성력이 쌓이는 건 아닌 듯하다. 매일 신성력으로 척마대주의 가슴 부근을 살폈지만 그에게서 신성력이 발견된 적이 없다.'
사제는 신과 소통하는 자다.
그렇다면 상단전이 열릴 정도로 영력이 큰 자들이 바로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혹시 저에게도 영력이 느껴집니까?"
"왜 아니겠습니까?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영력을 타고납니다. 백의원님도 남들보다 많은 영력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영술사가 되기에는 부족하군요."
타고난 영력이 미미했던 유성은 신성력을 쌓고 있음에도 아직 진영주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그렇군요. 은선이와 독대하고 싶으니 잠시만 시간을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럼 대기실에 있을 테니 의원님과 이야기 나누고 오거라."
"네, 고모님."
진영주가 멀리 사라진 후, 유성은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진은선을 불렀다.
"은선아, 고모님께는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영력이 크게 늘어나는 부분이 네가 나에게 축원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정말요?"
"그래서 말인데, 네가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구나."
진은선의 눈이 반짝였다.
"뭐든지 맡겨 주세요."
유성은 진은선에게 몇 가지를 알려 준 후 돌려보냈다.
'은선이가 잘해주겠지. 어쩌면 신성력을 쌓는 속도가 비약적으로 늘어날지도 모른다. 대신 확실해 지기 전에는 은선이의 고모에게 비밀로 해야겠다.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니.'
유성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
백유성이 자리에 없을 때, 여러 의원들이 모여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조의원은 매일 척마대주가 유성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를 꺼내며 코웃음 쳤다.
"양의원님은 말이 된다 생각하시오?"
"척마대주를 치료하는 일 말이오?"
"그렇소, 의선께서도 가슴과 배를 갈라 온몸의 악성종양이 전이 된 장기를 절제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백의원이 아무리 난다긴다 해도 절대 치료하지 못할 것이오. 듣기로 이번에도 침이나 놓는다고 하오."
양의원도 조의원의 말에 동의하는 바다. 이번에는 방법을 알면 따라 할 수 있는 심장 압박과는 그 결이 달랐다.
다만 척마대주가 이미 유성을 선택했으니 왈가왈부하지 않을 뿐이다.
"어차피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니 그쯤 하는 게 좋겠소. 백의원도 다 생각이 있지 않겠소?"
"흥, 생각은 무슨. 요즘 사람들이 좀 칭찬해주니 거만해져 제대로 된 판단을 못 하는 것이지요."
요즘 유성에게 친한 척 달라붙어 있는 차의원이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제가 듣기로는 치료가 순조롭게 되고 있다고 했습니다만..."
조의원의 눈이 번뜩였다.
"누가 그런 말을 하던가?"
"백의원이 그러더군요. 척마대주님을 치료하는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 자네도 그런 헛소리에 속는단 말인가? 가만... 혹시 이거 백의원이 척마대주를 속여 기만하는 것이 아니오?"
"..."
"아니, 그렇지 않소? 생각들 해 보시오. 저 남쪽 지방에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먹는 종교가 창궐한 적이 있다지 않소? 척마대주님이 아무리 무공 고수라도 죽음 앞에선 판단력이 흐려질 수밖에 없을 거요."
양의원은 유성이 그런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럴 리 있겠소? 백의원이 무엇을 얻기 위해 그런 위험한 짓을 하겠소."
"그야 모르지요. 척마대주님은 초절정 고수니 뭔가 이용해 먹을 곳이 있다고 생각했다던지. 얼마 남지도 않은 귀한 시간을 여기서 허비하고 계시는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없소."
조의원은 선동을 거듭했으나 생각보다 다른 의원들의 호응이 없었다.
전에는 양의원 다음가는 자기 말에 대부분 귀를 귀울였을 텐데 요즘에 그의 위상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심지어 척마대주는 유성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조의원 자신을 무서운 눈빛으로 바라볼 뿐 대화에도 응하지 않았다.
'흥, 이번에는 그놈이 악수를 둔 것이다. 척마대주가 죽기만 해 봐라. 무림맹에 조사를 의뢰해서라도 기필코 낙양 의방에서 쫓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