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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로 제갈영영은 무림맹의 내부가 생각보다 허술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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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 그것도 군사부에서 군사 하나가 칼을 맞아 쓰러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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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사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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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정헌의 말처럼 부군사가 간자일 확률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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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자객이 군사부까지 침투했을 확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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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해하던 태정헌의 눈빛을 떠올리면 부군사가 의심스러웠으나, 함부로 단정 지을 수는 없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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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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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사의 품에서 발견된 보고서 두장을 보고 제갈영영은 군사부에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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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부군사가 올린 보고서와 평군사들이 정리한 보고서를 대조해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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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많은 보고서가 오가기에 군사부의 업무가 한동안 마비될 것도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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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도 자객이 발견되지 않아 부군사를 떠보러 방문했을 때, 일부러 태정헌이 깨어났다는 거짓 소식을 흘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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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영영은 부군사를 힐끗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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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기뻐하다니, 정말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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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단을 맞추기 위해 밖으로 나온 제갈영영에게 부하가 재차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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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씀 하신대로 하긴 했는데 정말 깨어나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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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진짜였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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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원님이 당장 보유한 약은 더 없다고 하셨는데... 위중한 상처라 시간이 좀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역시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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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부군사는 조사실에서 심문실로 이동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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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정헌의 증언으로 붓으로 위장한 칼이 발견되었을 뿐 아니라 엿새 전 바꿔치기 한 보고서까지 들통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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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왜 그런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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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 고문 기술자 부량이 싱글벙글 웃으며 부군사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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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사는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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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문에 버티는 훈련 따위는 받아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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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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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의각주님 솜씨가 아주 좋으시지. 걸레짝을 만들어 놔도 그분만 다녀가시면 쌩쌩하게 살아난다니까? 이제 정식으로 무림맹 식구가 되셨으니 업무 협조 받기도 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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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정헌을 살린 실력을 보면 정말 그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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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이 깜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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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다 털어놔야 하나? 그럼 내 가족들은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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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정헌은 퇴원하면서 유성이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허리를 넙죽넙죽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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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각주님, 전 꼼짝없이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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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보다 먼저 가는 불효를 저지를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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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베인 순간에는 그 누구가 와도 자신을 살리지 못할 거로 생각했는데 새로 온 의각주가 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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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총군사님이 의각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을 때 바쁜데 괜히 일거리만 늘어나겠다고 불평했던 내 자신이 원망스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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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때 의각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의각주가 그날부터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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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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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그러실 것 없습니다. 이게 제 일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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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원래 업무도 다음날부터 였지 않습니까? 의각주님은 제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백호단주님이 항상 백의원님을 칭송하는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제가 비록 높은 자리에 있지는 않지만 도움이 필요하신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십시오. 전력으로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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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까지 생각했던 환자를 치료해 주고 얻는 신성력은 짜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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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이 흐뭇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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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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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정헌은 사마세가에서 심은 간자의 수상함을 눈치챈 공을 인정받아 여러 선임들을 모두 제치고 공석이 된 부군사의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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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업무를 배정 받자마자 곧바로 의각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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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각주님. 제가 앞으로 의각의 지원을 맡게 되었으니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이 태정헌을 불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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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사가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그건 원래 다른 분이 도와주시던 업무였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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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지요. 그런데 제가 직접 하겠다고 지원했습니다. 어떻게든 도와드리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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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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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신경 쓴다고 썼으나 의각은 처음 세워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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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진료를 하며 낙양 의방의 체계에 비해 미진한 부분이 조금씩 눈에 띄고 있었는데 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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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인맥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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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염치 불고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전 부군사는 왜 그런 짓을 했던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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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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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정헌이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가슴을 부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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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라도 아픈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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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불편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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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니라, 기밀이라 그건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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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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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생각 없이 물었던 유성은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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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머지 않아, 사마세가가 증발했다는 소문과 함께 부군사를 사주한 자들의 정체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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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세가는 한때 황실에서 높은 관직까지 지낸 명문 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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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약 백여 년 전, 모종의 일로 관직에서 쫓겨나 무림세가로 변신을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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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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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세가에서 제갈세가를 밀어내고 무림맹의 총군사 자리까지 차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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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백 년이 흐르고, 역사가 짧아 전통적인 무림세가인 오대세가에는 끼지 못했지만 사람들은 사마세가를 여섯 번째로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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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 않아 오대세가 중 하나가 될 거라고 여기는 사람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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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사마천이 아버지 사마병의 뒤를 이어 무림맹 총군사가 되었다면 그렇게 되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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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두가 아는 대로 제갈영영이 그를 저지하는데 성공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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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세가는 제갈영영을 끌어내리기 위해 무리해서 수작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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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청운 장로님이 의견을 내주셨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모용림 장로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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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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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용림이 말없이 제갈영영의 시선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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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사돈인 사마세가에서 무림맹에 수작을 부리다가 걸렸으니 할 말이 있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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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그놈도 사라졌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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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사위가 아내와 자식도 팽개치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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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세가도 증발하듯 사라졌으니 이제 사돈과의 인연도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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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영영은 꼴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 자리에서 그를 더 몰아세우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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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논의해야 할 문제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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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한 일이네요. 사마세가의 식솔만 해도 수백명인데, 그들이 모두 사라지기 까지 아무도 몰랐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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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사가 사마병이 시킨 일이라고 자백한 후, 은퇴한 그를 데리러 무림맹 무사들이 파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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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사들이 하남의 북쪽에 있는 사마세가에 도착했을 때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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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장원과 당장 현금화가 불가능한 재산만 남아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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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과 하오문에서도 아무 낌새를 채지 못했기에 모두가 혼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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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에 누가 있어 그 정도 되는 인원을 아무 흔적없이 증발 시킬 수 있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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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논의 해 봐도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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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 안건은 개방과 하오문의 도움을 받아 더 알아보는 것으로 넘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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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무림맹에 더 있을지 모르는 간자에 대한 대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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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사는 며칠간은 고문에 버텼으나,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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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세가에서 그의 가족을 데리고 있으며 무림맹 군사부에 혼선을 주라고 지시한 점을 밝힌 것은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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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정체는 모르지만 무림맹에 간자들이 더 숨어 있다는 정보를 털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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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경계를 더 강화해야겠어요. 그리고 이번에 의각의 중요성도 확인되었죠. 예상보다 훨씬 이르지만 의각의 규모를 키웠으면 해요. 혹시 다른 의견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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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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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를 일삼던 모용림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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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각주의 신묘한 의술이 아니었더라면 이번에 안타까운 희생자가 발생했을 거요. 의각을 만들자고 했던 총군사의 혜안이 맞았소. 나는 의각의 규모를 늘리는 일도 찬성이오. 미리 늘려놓아야 제때 도움받을 수 있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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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영영은 청운 장로에게 고마운 눈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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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장로들도 저마다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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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모용림의 편을 들었던 장로들도 이번에는 제갈영영의 손을 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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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세가의 일로 당분간은 조용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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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용림 장로는 이번 혐의를 벗어났으나 한때 사마세가를 열심히 밀었던 죄로 회의 내내 침묵만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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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핫! 반갑네, 백의원. 이제 의각주라 불러드려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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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단주님이 여기 어쩐 일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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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단주가 유성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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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도 꽤 가까워져 말을 편하게 하는 사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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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나 하러 들렀네. 이번에 무림맹의 경계를 강화하면서 의각에 내 부하들도 배치할 예정이지. 다들 괜찮은 애들이지만 불편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귀띔해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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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각 뿐 아니라 다른 곳들에도 무림맹 무사들이 추가로 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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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긴 했지만 안 그래도 외부 임무가 많을 텐데 경계까지 늘릴 인원이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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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은 의각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이런저런 정보를 물어다 주는 장칠 덕분에 무림맹 돌아가는 사정을 좀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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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문파나 세가의 정예들은 만만치 않은 세를 보유한 흑도 무리로부터 본거지를 지키는데 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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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무림맹 경계 인원들을 늘리는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고 알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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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나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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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은 신분이 확실한 무림학관 후기지수들의 지원을 받아 해결할 생각일세. 나중에 무림맹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후기지수들 일부를 임무에 투입시키는 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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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무림학관은 후기지수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만든 곳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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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일종의 교육이네. 어차피 그들도 무인이고, 미리 경험 쌓는다고 봐야지. 어디까지나 지원자만 받아서 간단한 임무부터 대동하여 서서히 경험을 쌓게 하겠다는 총군사님의 의견이라더군. 나는 개인적으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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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단주가 요즘 애들은 너무 귀하게 자랐다느니, 어쩌고 꼰대같은 말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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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은 제갈영영이 의견 냈다는 무림학관 후기지수 지원자 이야기를 듣고 인턴쉽 제도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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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의각주가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 이번에 정헌도 살려주었다면서. 전에는 내가 말해도 귓등으로도 안듣던 친구가 어제 술자리에서 자네 이야기만 해대는 통에 서운할 지경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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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단주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빼앗겼다며 장난스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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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제가 닿지 못하는 곳에서 크게 다치면 소용없으니 항상 몸조심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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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지. 그 정도는 우리가 알아서 해야지. 아, 자네 남궁유린과 개인적인 친분이라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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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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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에 들어올 생각은 없어 보였는데, 이번에 의각 경계 임무에 혼자 지원했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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