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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에덴이라는 곳에서 티켓 온 마붕이 혹시 있냐?]
[ㅇㅇ]
(티켓 사진)
오늘 아침에 보니까 이거 와 있던데, 카르텔 쪽에서 확인해 보니까 이거 가지고 있으면 일주일 있다가 자동으로 전이한다고 함.
혹시 그전에 같이 의뢰할 사람 있음?
[추천 2][비추천0]
[댓글]
-테이밍마스터: 그냥 갑자기 생긴 티켓임? 뭐 주문한 게 아니고?
ㄴㅇㅇ: ㅇㅇ 집 앞에 있더라.
ㄴ테이밍마스터: 뭐 새로 생긴 괴현상인가 보네. 그런 건 대부분 위험하니까 조심해라. 난 티켓 없어서 같이 못 가.
-스윗한할아버지: 생긴게,되게,,,,,,요사스럽구나!
ㄴㅇㅇ: 할배 티켓 있음?
ㄴ스윗한할아버지: 없다!
ㄴㅇㅇ: (마법사 얼탱 콘)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글을 올렸지만, 아직 티켓을 받았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안은 한숨을 푹 내쉬며 휴대폰을 내려놓고 티켓을 흔들었다.
이미 티켓이 도착한 이상, 배는 떠난 것과 마찬가지였다. 좋든 싫든, 테마파크로 끌려가는 건 확정이었다.
여유 기간은 일주일. 가능하다면 그전에 직접 찾아가고 싶었다.
아무리 전이를 미리 알고 있다고 한들 끌려가는 것보단 제 발로 가는 게 훨씬 나았다. 전이가 이루어진 공간에 테마파크의 정중앙이라면 어떻게 대처할 방법이 없을 테니까.
차라리 정문을 통해 정식적인 루트를 밟는 것이 이로웠다.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건 딱 질색이다.
변수가 필요한 순간이 있기야 하겠지만, 입장 때부터 변칙적으로 행동할 필요는 없다. 티켓을 통해 입장하는 게 그나마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이다.
“…….”
테마파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분명 인간에게 이로운 공간은 아닐 것이다. 아마 기괴하고 기상천외한 놀이기구들이 사방에 즐비해 있겠지.
게다가 괴담으로부터 파생된 존재가 아니라면 처리하는 방법도 상당히 까다로울 게 분명했다.
그러니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리볼버는 왔으니까, 연금술만 조금 더 시도 해봐야겠군.’
이안이 눈동자를 탁자 위로 옮겼다.
카르텔에서 주문했던 총과 탄약, 건홀더가 탁자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이안은 침대에서 몸을 벌떡 일으켜 리볼버를 손에 쥐었다.
그립감은……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사이즈.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당기는 것도 불편함 하나 없이 부드럽게 잘 움직였다. 총신이 짧아서 휴대에도 용이했다.
철컥.
실린더를 열고, 텅 빈 약실에 총알을 하나씩 넣어 장전한다. 그렇게 다시 실린더를 닫고 조준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 대략 12초 정도였다.
“오래 걸리기는 하네.”
약실에 들어가는 탄환은 총 6발. 리볼버의 평균 탄수와 똑같았다. 연사가 불가능하기에 탄환이 낭비되는 일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한번 실린더를 비워내면 다음 탄환을 집어넣는 데 제법 시간이 걸리는 편이었다.
아마 실전에 들어가면 더 오래 걸릴 것이다. 전투의 흥분으로 아드레날린이 도는 순간, 지금처럼 차분하게 장전이나 하고 있을 수는 없을 테니.
결국은 반복 숙달이 필요했다. 알베르트가 그랬던 것처럼 패닝은 할 수 없을지 몰라도, 최소한 재장전 속도는 올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이안이 그렇게 생각하며 장전한 총알을 뺐다.
빈 리볼버는 건홀더에 넣어 서랍 속에 보관했다. 총알도 그 옆에 놔두고, 연금술 재료들을 꺼내와 책상 위로 나열했다.
촤라락!
손을 펼치자 마도서가 나타났다. 이안은 물을 한 모금 들이켜고 마도서를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공방에서만 만들 수 있는 물건은 과감하게 넘어간다. 전투에서 활용하기 힘들거나 재료가 심각하게 복잡한 것들도 미련 없이 넘긴다. 그렇게 남은 것 중, 당장 만들 수 있는 물건들만 체크한다.
“[소리 먹는 불꽃], [역방향 조준], 그리고 [꿰뚫는 거울]. 대충 이 정도인가.”
하나 같이 괴이를 소재로 하는 것들이지만, 그렇다고 제조법이 복잡하지는 않았다. 공방에서 만들 필요도 없었다.
소리 먹는 불꽃은 말 그대로 주변 소음을 차단해주는 불꽃이다. 발화장치와 괴이의 핏물, 에테르만 있으면 만들 수 있었다.
이것만 있으면 사격할 때 소음을 죽일 수 있을 터.
은밀한 기동이나 암살에도 도움을 주는 제법 훌륭한 물건이었다. 소모품이라 하나당 약 10분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그럼에도 만들 가치는 충분했다.
역방향 조준은 소유주를 향한 누군가의 적의나 살의를 감지하고, 그 주인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도구다. 필요한 물건은 조류 형태의 인공물, 괴이의 살점, 소유주의 피가 전부였다.
마지막으로 꿰뚫는 거울은 도구 같은 이름과 달리 무기에 가까운 물건이었다. 깨진 유리 조각을 핵심 재료로 사용하여, 찌른 부분을 유리 파편처럼 허물어버린다. 부가적인 효과로, 의태하고 있는 대상의 진짜 모습을 거울에 비춰 확인할 수도 있었다.
“……진짜 모습이라.”
꿰뚫는 거울의 효과를 읽어보던 이안이 슬쩍 마도서를 응시했다. 마도서가 그의 시선을 느끼고 몸을 살짝 떨었다.
그 모습이 마치 맨얼굴을 들킬까 두려워하는 여성 같아서, 이안은 픽 웃음을 터트리며 표지를 쓰다듬었다.
“보지 말까?”
[우웅.]
마도서가 긍정이라는 듯 짧게 진동했다.
그 순간이었다. 침대에 놓아둔 휴대폰에서 알림이 울렸다.
-딸기요거트스무디: 이거 티켓 나도 하나 생겼다에요. 집 현관문에 떡하니 붙어있었다에요.
확인해 보니 댓글 알림이었다. 이안은 마도서를 잠깐 내려두고, 커뮤니티에 접속했다.
ㄴㅇㅇ: ㅇㄱ ㅈㅉㅇㅇ?
ㄴ딸기요거트스무디: 그럼 가짜겠냐에요. 인증글 쓸 테니까 확인하라에요.
[제목: 뉴비는 봐라에요.]
[딸기요거트스무디]
(매직 에덴이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박힌 티켓 사진)
봤으면 댓글 달라는거에요.
“……진짜였네.”
매일 이상한 댓글이랑 작성 글만 싸지르는 사람이길래 이번에도 당연히 거짓말인 줄 알았건만.
딸기요거트스무디가 올린 인증글에는 이안이 가진 것과 똑같은 모습의 티켓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그는 곧바로 댓글을 달았다.
-ㅇㅇ: 확인했음. 도용은 아니지?
ㄴ딸기요거트스무디: 겠냐에요. 이런 거 도용해서 제가 얻을 이득은 없다에요.
ㄴㅇㅇ: 관심은 받잖아.
ㄴ딸기요거트스무디: 그딴 거 필요 없다에요. 아무튼 그래서 일주일 후에 전이된다는 건 뭔 소리냐에요. 여긴 그딴 내용 안 적혀 있다에요.
ㄴㅇㅇ: 카르텔 어플에서 의뢰 확인해 보셈.
ㄴ딸기요거트스무디: 일단 알겠다에요.
스무디가 답글을 남기고 잠적했다.
잠시 후, 이안이 연금술 재료를 나열하고 있던 순간 알림이 새로 울렸다. 그가 하던 일을 멈추고 휴대폰을 들었다.
-딸기요거트스무디: 아 시발, 이게 왜 진짜냐는거에요. 이거 티켓에 내용이 없는 걸 보면 전이되는 순간 무조건 큰일 나는 게 분명하다에요.
ㄴㅇㅇ: 내가 봐도 그럼. 그래서 그냥 의뢰받고 그전에 들어가려고. 같이 갈래?
ㄴ딸기요거트스무드: ……잠시만 기다리라는 거에요. 고민 좀 해보겠다에요.
ㄴㅇㅇ: 그러셈. 어차피 거절해도 혼자 갈 생각이라.
이안은 그렇게 답글을 남기고, 다시 연금술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만든 것은 [소리 먹는 불꽃]이다. 마법진 위에 라이터를 올리고, 과이의 살점을 손으로 쥐어짜 걸쭉한 핏물을 쏟아낸다.
검붉은색으로 물든 라이터가 마법진 위에서 발광한다.
이안은 한 손에 마도서를 쥐고, 차분히 주문을 읊조렸다.
“그대, 침묵은 또 하나의 축복임을 알라. 내 친히 그대에게 고요함을 선물하니, 침묵 속에서 받들어라.”
주문이 끝나는 순간, 걸쭉한 혈액이 라이터 속으로 흘러 들어가 기름의 자리를 대체했다. 이안은 완성된 라이터를 한번 켜보고, 주변의 소음이 싹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성공했다.
그는 라이터를 코트 안주머니에 넣고, 다른 두 물건도 차례차례 제작했다.
그러고 나니 시간은 어느덧 저녁이었다. 이안은 코트의 가장 아래쪽에 근처 기념품 가게에서 사 온 조류 형태의 배지를 달고, 깨진 거울 조각을 붕대로 감싸 가방에 쏙 집어넣었다.
이걸로 준비는 끝났다. 이제 남은 건 간단한 마법을 거는 것뿐이었다.
이안은 역방향 조준을 만드는 과정에서 낸 상처를 그대로 놔두고, 뚝뚝 흐르는 핏물로 코트 안쪽에 마법진을 그렸다. 그림에 소질은 없는 편이었으나, 어째서인지 마법진은 굉장히 정교하게 잘 그려졌다.
“됐다.”
이윽고 완벽한 원이 코트 깊숙한 곳에 새겨진다. 이안은 마법진 위에 손을 올리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한낱 미물이 꿰뜷어볼 장막이 아니니, 안개 너머의 위대한 자를 응시하지 말지어다.”
우웅.
주문을 외움과 동시에 마법진이 순간 밝아졌다가 다시 사그라든다.
지능 없는 존재들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마법이 제대로 발동한 것이다.
이걸로 최소한의 이성 없는 신비들은 이안을 육안으로 볼 수 없게 되었다. 이성이 거세된 존재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도, 좀비나 인형처럼 누군가가 강제로 부리는 괴이들로부터는 사실상 자유로워진 것과 마찬가지였다.
시야에서만 벗어나는 마법이기는 하지만, 어차피 눈에 보이지 않으면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안은 코트를 손바닥으로 툭툭 두드리고, 옷걸이에 다시 걸어둔 뒤 휴대폰을 확인했다.
커뮤니티에 접속하자 쪽지 아이콘에 1이라는 숫자가 선명히 찍혀 있었다.
그는 침대에 누워서 아이콘을 클릭했다.
[딸기요거트스무디: 의뢰 같이 한다에요. 장소랑 날짜 보내라는 거에요.]
쪽지를 확인한 이안이 픽 웃음을 터트렸다.
[ㅇㅇ: 일단 카르텔에서 의뢰부터 받고, 3일 후에 티켓에 적힌 주소에서 봅시다. 시간은 님이 정하고. ㄱㅊ?]
[나: 3일 후. 알겠다에요. 그럼 오후 3시까지 보는 걸로 한다에요.]
[ㅇㅇ: 그러셈. 아, 혹시 대모한테 검증 필요함? 일단 님 정보는 내가 물어볼 생각인데.]
[나: 알아서 해라에요. 어차피 네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건 다른 고닉이랑 대화하는 걸 봐서 알고 있다에요.]
[ㅇㅇ: ㅇㅋ. 그럼 3일 후에 보자.]
[나: 알겠다에요. 아, 혹시나 해서 묻는데 너 여자냐에요.]
[ㅇㅇ: ;; 남자임.]
뚝.
답장을 확인하고 휴대폰 화면을 꺼트렸다. 검게 변한 화면 너머로 긴장감에 일그러진 얼굴이 선명하게 비친다.
“……흐에에.”
고닉, 딸기요거트스무디.
그녀가 부끄럽다는 듯 몸을 꼼지락거리면서 침대 속으로 몸을 파묻었다.
이안과 테마파크로 가기 3일 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