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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국 건물 1층에는 여러 가지 편의시설들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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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숙식실은 물론이고 게임방, 휴게실, 카페, 정신 상담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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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국 직원들의 정신 건강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관리국 차원에서 세워졌다. 당연히 관리국의 업무 특성상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고, 시설 내부는 늘 직원들로 바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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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응과 사람들은 시설을 잘 이용하지 못했다. 대부분은 외부 업무를 나가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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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총 6팀으로 이루어진 대응과 중 4팀이나 밖에서 작업을 뛰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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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부만 해도 이렇다. 다른 지부들까지 합치면 아마 최소 열 몇 팀이 괴이들을 때려잡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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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가 빡센 만큼 당연히 보수도 짭짤하기는 하다. 관리국 내부에서 가장 파리 목숨이나 다름없는 정찰과보다 높은 임금을 자랑하니, 금융 치료는 확실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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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죽으면 다 관리국 돈으로 넘어가는 월급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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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과 3팀 소속, 김이서의 통장에서 숨 쉬고 있는 금액만 해도 억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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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건 그녀가 딱히 사치를 즐기는 성격이 아닌 까닭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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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요원들처럼 카르텔을 통해 무언가 구매하는 편도 아니었고, 명품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으니. 돈을 쓸 곳이라고 해봤자 카페에서 가장 비싼 음료를 시키거나 후배들 먹을 걸 사주는 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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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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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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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번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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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서는 관리국 1층에 마련된 카페에서, 가장 비싼 메뉴와 디저트를 주문하고 맞은편 후배에게 슥 내밀었다. 강아지를 닮은 그녀의 후배는, 어색하게 웃으며 공손히 음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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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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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푸른색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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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국 특제 레시피로 제작한 피로 회복 음료였다. 맛은 콜라랑 비슷하지만, 효과는 탁월했다. 마시면 이틀 정도는 굳이 잠을 자지 않아도 버틸 수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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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협상과 직원들에겐 최고의 음료였다. 3만 원이라는 정신 나간 가격을 자랑하기는 하지만, 그 효과 때문에 찾는 사람은 많았다. 박민아 또한 이 음료의 애호가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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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걸 사주는 게 자신보다 연차가 5배나 더 높은 선배라면, 저절로 조심스레 마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커피에 꽂힌 빨대를 입에 물고, 김이서의 눈치를 보며 한 모금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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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서는 굳이 그녀를 쳐다보지 않고 창밖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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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한복판에 세워진 관리국 건물. 외부에서는 내부의 풍경을 볼 수 없고, 들어올 수도 없도록 장막을 걸어두었지만 안쪽에선 밖을 훤히 확인하는 게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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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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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대를 맞아 거리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직장인들이 무리를 지어 식당으로 향하고, 도로 위에 차들이 신호를 따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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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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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김이서도 저 일상에 포함되어 있었으나, 가족이 한꺼번에 잔혹 동화 속으로 전이된 후에는 모든 게 무너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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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서 탈출한 건 그녀밖에 없었다. 동생은 마녀의 화로에 들어가 수프가 되었고, 부모님은 산 채로 해부당했다. 살아남은 건 그녀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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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룻밤 사이에 그녀는 고아가 되었다. 그리고 학교를 자퇴한 후 관리국 요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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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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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국 어디에나 있는 흔한 비극이었다. 지금 와서 감상에 젖는 것도 우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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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서는 잡념을 털어내고 맞은편에 앉은 박민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팬케이크를 햄스터처럼 우물우물 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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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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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서가 옅게 웃으며 물었다. 박민아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팬케이크를 꿀꺽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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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네. 선배님이 사주셔서 더 맛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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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과도 아닌데 너무 아부할 필요 없어. 애초에 대응과랑 협상과는 만날 일도 잘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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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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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그 사람. 마법사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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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서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박민아는 침을 꼴깍 삼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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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냥 기가 애매하게 강하고, 퇴마의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인 사람이었어요. 마법사 특유의 그런 기운은 못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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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의 부적이라. 그거, 진짜 무당한테 받아온 거 맞는지 확인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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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의 진짜 모습을 모르는 눈치라서 그거까진 확인하지 않았어요. 어차피 신비와 직접적으로 마주쳤다는 개인적 확신이 있지 않는 이상, 명함을 꿰뚫어 보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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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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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편의점에 서 있던 그 남자가 팔척귀신의 본모습과 직접적으로 마주쳤다면, 명함에 적힌 정보를 간파하는 건 불가능했다. 숙달된 요원 또한 명함에 적힌 가짜 정보를 알아내지 못하는데, 일반인이 무슨 수로 그걸 알아차린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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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라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마법사라면 오히려 더욱 과민반응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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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은 이상할 치만큼 관리국과 엮이는 걸 싫어한다. 협력하는 사람도 몇몇 있기는 한데, 그마저도 극소수에 불과할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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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법사가, 관리국이라는 단어를 보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분명 어떤 방식으로는 움직였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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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집에 찾아갔던 두 사람은 멀쩡했고, 정보까지 얻어서 돌아왔다. 세뇌의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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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는 건, 그 남자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이라는 게 증명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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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하게 강한 기운 때문에 괴이의 정체조차 모르고, 본인이 신비에 휘말렸다는 것마저 모르는 그냥 일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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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에게는 기억 소거나 영입 제안을 할 필요가 없었다. 세상의 이면을 깨닫지 못한 사람을 강제로 끌고 올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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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알겠어. 알려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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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니에요. 이 정도는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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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서는, 이안이 마법사면서 명함까지 간파했을 거란 가정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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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가능하다는 건 수준이 비약적으로 높다는 뜻인데, 그런 마법사가 팔척귀신을 그 자리에서 놓쳤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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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그 정도 수준의 마법사라면 이미 관리국에 얼굴과 이름이 알려져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관리국의 마법사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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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 남자는 순수 일반인이 맞았다. 김이서는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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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가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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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오늘 비번이잖아. 숙소에서 쉬고, 이제 다시 업무 복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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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후드를 푹 눌러쓰며 대답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박민아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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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며칠 뒤에 있을 우리 작업이 끝나면 너희도 바쁘게 움직여야 할 거야. 생존자가 많이 나올만한 사건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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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혹시 어디서 대규모 침식 사태라도 일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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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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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서가 쓰게 웃으며 주머니에서 작은 티켓 하나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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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디자인에 광대 두 마리가 트럼펫을 불고 있는 그림이 새겨져 있는 티켓이었다. 박민아는 티켓에 적힌 내용을 확인하고 미간을 콱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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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테마파크! 아이들도 어른도! 행복한 모두를 위한 놀이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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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길 거리가 풍부한 우리들의 마법 같은 낙원, 매직 에덴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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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티켓을 지니고 있으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부담 없이 찾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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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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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 대소동이 끝난 다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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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편의점에서 간단한 점심거리를 사서 돌아오는 와중, 집 앞에 덩그러니 놓인 붉은색 티켓 하나를 발견하고 눈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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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워서 확인해 보니 놀이공원 홍보지였다. 굳이 왜 붉은색으로 칠한 건지 이해가 잘되지 않는 디자인이었으나, 어쨌든 큰 문제는 없는 물건이었다. 이안은 티켓을 따로 챙겨서 대충 테이블 위에 던져버리고, 전자레인지에 즉석 도시락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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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전자레인지가 돌아간다. 이안은 설정해 둔 시간을 기다리며 침대에 앉아 은행 어플을 실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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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만 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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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가지고 있던 돈에 의뢰 보수까지 합치니 대충 그 정도 액수가 나왔다. 이안은 웃으며 뒤로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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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여유가 제법 생겨났다. 경제적 자유를 얻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거금이 들어온 것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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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몇 달 동안은 빌빌거리며 살 필요 없을 것 같았다. 월세를 내고, 이런저런 생필품들을 구매한다고 쳐도 몇백은 거뜬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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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남는 돈을 마냥 사용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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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당장 이안의 목표는 공방을 하나 구하는 것이었다. 필요한 물건만 사고, 나머지는 저축해 뒀다가 돈이 모이면 방 하나를 계약하는 게 옳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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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사이, 도시락 조리가 끝났다. 이안은 전자레인지에서 도시락을 꺼내 세팅하고, 휴대폰에 깔린 새로운 아이콘 하나를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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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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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의뢰를 처리하고 난 직후, 새롭게 설치된 정체불명의 어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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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안도 경계했으나, 알베르트와 벤자민의 말을 듣고 경계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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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카르텔 측에서 신뢰할 수 있는 인물에게만 심어주는 인증마크 같은 거다. 그게 있으면 굳이 그들의 연락책과 만나거나 전화로 소통할 필요가 없지. 카르텔의 서비스를 그거 하나만으로 전부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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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서 배달 어플이란 뜻인가? 굳이 그 가게에 전화할 필요 없이, 어플 하나로 모든 게 다 주문 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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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치고는 굉장히 멍청한 비유지만, 맞는 말이다. 그러니 의심할 필요는 없어. 카르텔과 한 번 이상 일을 해본 사람은 다 이게 깔려 있으니까. 나도 그렇고, 벤자민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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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그리 말하니 이안도 마음을 가볍게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두 사람이 보는 앞에서 어플을 한번 실행해 보았고, 별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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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오늘은 비교적 편한 마음으로 어플을 실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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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쌀밥을 한 숟가락 퍼먹고, 카르텔의 메인 페이지에 접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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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텔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부디 원하시는 서비스를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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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기가 가장 높은 추천 서비스 TOP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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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뢰 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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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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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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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떠오른 세 가지 추천 항목을 보며 잠깐 고민하다가 상점을 클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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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에는 굉장히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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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도검류와 총기류부터 시작하여 연금술에 들어가는 재료, 마법을 위한 소재, 온갖 괴이들로 만든 기괴한 도구와 무기 등. 사용하는 사람의 직업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카테고리로 물품들이 나뉘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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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나 같이 가격이 장난 없었다. 도검이나 총기 같은 경우는 그나마 몇십만 원으로 살 수 있었지만, 신비에 해당하는 물건들은 기본적으로 백 단위가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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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이안이 직접 구한 괴이의 살점만 해도 제일 저렴한 게 150이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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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면 살 수는 있지만, 작금의 이안에겐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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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구미가 당기는 것은 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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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부족한 화력을 챙겨주는 게 가능한 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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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구매해도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총알이나 탄창, 건홀더 등을 포함하면 백이 넘어가기는 하지만 일단 한번 사놓으면 계속 사용할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었다. 일회용인 재료들보다 효율적인 측면에서 훨씬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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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배송이 어떤 방식으로 오는 건지 모르겠네. 카르텔에서 하는 장사니까 알아서 잘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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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총기 소지가 불법인 나라에서 자란 탓인가. 괜히 총을 구매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불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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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속 비일상 속 세상에서 살기 위해서는 총이 필수였다. 최소한 마법에 익숙해지고, 공격 마법도 익히기 전까지는 총을 애용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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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지르는 게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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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필요한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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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펴본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성능의 소음기는 당연하다는 듯 몇백이 넘어갔다. 이안은 깔끔하게 마음을 접고, 필요한 물건만 주문하여 결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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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가 카르텔의 상점은 구매해도 추적당할 일이 없다고 했기에, 결제에 망설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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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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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버 한 정, 탄환 70발, 총기 관리 세트, 건홀더. 총 145만 원 결제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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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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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버를 구매한 이유는 최대한 비용을 낮추기 위함이다. 별도의 탄창이 필요하지도 않고, 실린더에 들어가는 총알의 개수도 적으면서 화력은 강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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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로 쓰기에는 최적의 물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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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은 결제일로부터 약 12시간 이내에 완료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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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목적지는 기본적으로 고객님의 휴대폰 위치가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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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러 확인. 레메게톤의 개입을 인지하였습니다. 목적지 설정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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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시는 배송지를 직접 입력하시면 그쪽으로 배송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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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메게톤의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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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모의 마법 때문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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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부여된 마법이, 카르텔에도 고스란히 적용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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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주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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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카르텔이라 한들, 무턱대고 집 주소를 보내도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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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주소는 거주지로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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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휴대폰에서 알림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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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에서는 고객님의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하여 배송 기사에게 하루 분량 기억 소거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하고 있습니다. 안심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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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고객님이 설정한 배송지는 본사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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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는 고객님들과의 행복한 관계를 원합니다. 신뢰는 거래의 밑바탕. 부디 저희를 믿어주시고 지속적인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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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하는 듯한 알림이었다. 이안은 잠깐 고민하다가, 알림에 적힌 대로 집 주소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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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든 카르텔 쪽 직원과 만난 뒤 심문해 보면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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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나본 카르텔의 직원은 생각보다 비즈니스에 진심인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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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것 이외에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한 이질적인 태도. 그게 오히려 신뢰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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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운행 서비스의 직원에도 그런 기계적인 인재를 쓸 정도라면 카르텔 자체의 신뢰도도 상당히 높게 쳐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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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서아가 추천해 준 곳이니, 일단은 믿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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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를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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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메시지 중 일부는 저희 상점을 처음 이용하는 고객님 한정으로 전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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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첫 이용이 아님에도 해당 메시지들이 모두 표기된다면 즉시 거래를 멈추시고 고객센터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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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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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한 안내 메시지가 끝나고, 트럭이 움직이는 듯한 그림이 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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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이 시작된 것이다. 이안은 먹은 것들을 치우고, 침대에 앉아 이번에는 의뢰 주선 파트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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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해서 리볼버를 사기는 했지만, 어쨌든 돈을 썼으니 다시 충당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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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의뢰를 시작할 생각은 아니다. 일단 며칠 동안은 쉬고, 컨디션이 괜찮을 때 의뢰를 받을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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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 사전 답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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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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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수히 많은 의뢰 중, 카르텔의 인증마크가 박히고 그들 차원에서 내건 의뢰를 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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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가장 위에 있는 글을 클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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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 현상. 테마파크, 매직 에덴에 있는 관리자의 심장 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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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에덴의 티켓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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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의뢰는 해당 티켓을 가진 분들을 한정으로 진행됩니다. 매직 에덴에서 무작위로 뿌리는 티켓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유감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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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해당 티켓을 발견하고 일주일 이상 테마파크에 방문하지 않을시, 강제로 전이됩니다. 이는 저희 직원을 통해 알아낸 사실입니다. 그러니 티켓을 지녔다면 전이 당하기 전에 해당 의뢰를 완료하고 보수까지 받아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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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1,5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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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릿수가 넘는 보수의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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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그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 다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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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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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 안내문 정중앙에 떡하니 박힌 티켓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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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림을 잠깐 응시하다가, 테이블 위에 던져놓은 붉은 티켓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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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헛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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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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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할 여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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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다음으로 처리할 의뢰가 정해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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