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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외곽의 뒷산으로 향하는 길. 이안이 탄 택시가 뻥 뚫린 도로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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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와중, 택시 기사가 슬쩍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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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되게 멋지네요. 여자 친구라도 만나러 가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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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 그건 아닙니다. 그냥 잠깐 혼자 나들이? 같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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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질문에 이안이 부드럽게 대답했다. 택시 기사는 허허 웃으면서 운전대를 손으로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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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네요. 이야, 저도 어릴 때는 참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걸 좋아했죠. 왕년에 제가 예? 아주 그냥 차랑 오토바이를 몰고 전국을 그냥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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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군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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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니까요? 나도 젊었을 때는 손님처럼 얼굴도 되게 잘생기고 그랬는데. 흐흐…… 여자가 줄을 섰어요, 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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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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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적당히 택시 기사의 말에 대꾸해 주며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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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 떠든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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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들을 위한 코스가 마련된 뒷산. 평일 오후라서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었다. 막걸리집에 앉아 있는 몇몇 중년분들만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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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누군가의 시선을 피해서 움직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차가 멈추는 것과 동시에 택시비를 결제하기 위해서 카드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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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택시 기사는 허허 웃으며 카드를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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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안 받겠습니다. 이야기 잘 들어준 보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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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니, 아무리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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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괜찮습니다. 자자, 빨리 나가세요. 저도 다음 손님 받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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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사가 이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이안은 잠깐 고민하다가, 고개를 꾸벅 숙이고 택시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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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다음에 만나면 두 배로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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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예의 바른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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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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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는 문이 닫히자마자 도로를 달려 떠났다. 이안은 구겨진 코트의 위치를 고치며 숨을 길게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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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세상은 살만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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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세상에도 저런 귀인이 있을 줄이야. 조금 말이 많을 뿐이지, 참 좋은 사람이었다. 이안은 속으로 그의 행운을 빌어주며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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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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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등산로. 오르는 사람은 없고, 내리는 사람만 가득한 길을 걷는다. 옷차림이 등산에 어울리는 편은 아니라서 그런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말을 거는 사람은 없었지만, 특이하게 보는 듯한 눈빛은 고스란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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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로 의심하는 것만 아니면 상관없다. 이안은 눈이 마주치는 상대에게 슬쩍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카르텔 어플에 찍힌 지도를 따라 등산로를 더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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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숨이 적당히 차오를 때쯤. 동굴로 향하는 샛길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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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이라 관리는 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안은 조심조심 길을 내려가고, 옆으로 자란 나무를 짚으며 풀을 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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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는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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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시선도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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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살짝 안심하며 리볼버의 해머를 미리 당겼다. 언제나 총알로 가득한 실린더는 서늘했으나, 당장이라도 총알을 내뿜을 수 있을 정도로 관리가 잘 된 상태였다. 기름칠은 충분히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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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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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실린더를 한 바퀴씩 돌리면서 동굴을 찾아 움직인다. 야생 동물의 기척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미약한 피 냄새만 동굴 방향에서 풍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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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후각으로도 선명하게 맡을 수 있을 정도의 선명한 혈향. 이안은 손에 리볼버를 쥐고, 냄새를 따라 발끝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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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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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를 한참, 동굴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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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동굴 내부. 그 사이로 잿빛 피부를 지닌 3마리의 생명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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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휜 등, 불룩하게 나온 복부와 뼈만 보이는 가슴. 길쭉한 근육질 팔다리와 날카로운 손톱, 이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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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입고 있지 않았다. 찢어진 옷가지만이 바닥을 나뒹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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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여자였던 구울은 젖이 미묘하게 튀어나와 있지만, 그 형태가 절대 인간과 비슷하지는 않았다. 굳이 따지자면 개와 비슷했다. 굉장히 역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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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울들은 딱히 움직임이 없었다. 모두 햇빛이 들지 않는 동굴 안쪽에 앉거나 누워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좀비와 마찬가지로, 이성 없이 본능으로만 움직인다는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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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와 구울은 특징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문외한이 보기엔 둘 다 거기서 거기였다.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좀비는 인간만 탐하고, 구울은 생명체를 가리지 않고 다 처먹는다는 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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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는 피 냄새는 동굴에 살던 짐승의 시체에서 나는 거였군. 옷의 종류가 여럿인 걸 보면, 인간도 좀 먹은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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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막 식사를 마친 덕분인지, 인간 냄새가 풍겨왔음에도 구울은 반응하지 않았다. 이안은 대담하게 놈들이 누워있는 동굴 바로 앞까지 다가가 놈들을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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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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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륵. 그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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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근처에서 냄새를 맡은 구울 두 마리가 눈을 뜬다. 하지만 구울은 이안을 향해 고개를 돌렸음에도 그를 똑바로 응시하지 못하고 고개만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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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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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리볼버를 쥐지 않은 손에 마도서를 소환했다. 그러자 두 마도서가 나란히 그의 손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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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너는 빠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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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곧장 재창조의 손길을 가방에 넣고 심해견문록만 잡아서 펼쳤다. 가방에 들어간 마도서가 진동하는 게 느껴졌지만, 일단은 무시했다. 오늘 시험해 볼 건 재창조 마법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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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견문록의 소개글을 넘기고 소환 파트를 확인한다. 그중 가장 첫 번째 생물의 소환진을 바닥에 그린다. 당연히 동굴로부턴 거리를 좀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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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펜을 쓸 필요는 없었다. 나뭇가지로 적당히 흙에 마법진을 그리고, 그 위에 신비의 살점을 2개 정도 놔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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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구했던, 그리 많이 챙기지는 못한 직원의 육체였다. 오피스텔에서 구한 귀신의 영체는 사용하지 못하니 어쩔 수 없이 이거라도 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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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에 피를 살짝 내서 살점 위로 뿌린다. 피 냄새에 구울들이 반응하지만, 미리 거리를 벌려두어서 여유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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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젖은 살점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가만히 눈을 감는다. 한 손에는 마도서를, 한 손으로는 리볼버를 쥐고 주문을 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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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자의 피조물이여. 신의 자식이여. 아들이자 딸이며, 노예이자 신성한 자여. 그분의 대리인인 내가 명하노니, 이곳에 모습을 드러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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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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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마도서에서 붉은색 핏물이 줄줄 흘러나오고, 소환진에 빛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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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하는 소환진을 따라 괴이의 살점과 핏물이 녹아 들어간다. 이윽고 빛이 잦아드는 순간, 피 안개가 자욱하게 번지며 소환진 위로 기괴하게 생긴 생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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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기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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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붉은색의 몸뚱이. 생김새는 꽃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해파리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눈이나 코, 귀는 없으며 오직 입만 몸의 중심부에 달려서 뻐끔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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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에 달린 뾰족한 세 촉수 가닥이 마치 다리처럼 기능하여 대지를 짚고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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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칭 전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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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머리만한 크기의 그 자그마한 생물은, 이안을 향해 몸을 돌리고 반갑다는 듯 촉수를 위로 세워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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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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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의 의지까지 이안에게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이안은 대충 감으로 저것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차렸다. 그는 소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졌다는 걸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구울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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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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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기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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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해의 생물이 이안의 뜻을 따라 세 가닥의 촉수를 빠르게 회전한다. 마치 바퀴처럼 바닥을 구르며 질주한 그것이 구울의 얼굴에 달라붙어 아가리를 쩍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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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뚱이보다 몇 배는 더욱 크게 벌어진 아가리 속으로 구울의 상반신이 쏙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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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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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지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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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소리와 함께 구울의 상반신이 생물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엄청난 양의 피가 튀고, 삼키지 못한 장기와 훤히 드러난 뼈가 바닥을 나뒹군다. 상반신을 잃은 하체는 잠깐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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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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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자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다른 두 마리의 구울까지 노렸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빠르게 접근한 그것이 구울 한 마리의 얼굴에 들러붙어 촉수를 양쪽 어깨에 박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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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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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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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울의 고통스러운 비명을 비웃는 것처럼, 전달자가 몸을 들썩이며 구울의 몸을 양쪽으로 잡아 뜯었다. 척추를 중심으로 등분된 몸뚱이가 바닥에 엎어지고, 남은 한 마리의 구울이 포식자를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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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달자는 놈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세 갈래의 촉수를 전부 머리에 찔러넣고 비틀어 구울의 대가리를 갈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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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화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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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쇄기에 갈린 것처럼 뇌수와 살점, 덩어리들이 사방으로 흩뿌려진다. 전달자는 몸을 들썩이며 웃다가, 사방에 뿌려진 구울의 시체로 다가가서 그것들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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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걸 지켜보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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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더 강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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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이 직접 창조한 생물이라 구울을 가볍게 처리할 거라 예상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빠르게 죽여버릴 줄은 몰랐다. 저게 가장 약한 생물이라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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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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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포식자의 고개가 이안을 향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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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다. 소환해 줘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는 온데간데없었고, 피와 살점을 맛본 포식자만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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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안 찼다는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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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에 응하는 대가. 충분히 배가 차지 않으면 소환자를 역으로 공격한다는 문장이 이안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는 동굴 속에 있는 짐승 한 마리의 사체를 가리키며 입술을 달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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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시체 하나 있으니까 더 먹어. 그럼 충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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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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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의 말에 전달자가 촉수를 끄덕였다. 놈은 바닥을 굴러 동굴에 있는 사체에 다가가더니, 곧장 고개를 처박고 살과 장기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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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 가장 약한 놈도 괴이 세 마리로는 부족한 건가. 이거 이러면 다른 놈들은 얼마나 많이 처먹을지 감도 안 잡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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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급이 뛰어난 건 좋지만, 이래서야 연비가 그리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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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공격 수단으로는 탁월했다. 재창조 마법처럼 순간순간 빠르게 사용할 수는 없더라도, 여유가 주어진다는 가정을 하면 이만한 마법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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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마도서를 덮었다. 그리고 구울의 피를 채취해서 가방에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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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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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전달자는 배고픔을 채우자마자 피 안개가 되어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허기를 달래는 것 자체가 역소환의 조건이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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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상태로 놔두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계속해서 주변에 있는 생명체들을 먹어 치우지 않을까 싶었다. 그 첫 번째 대상은 마도서의 주인일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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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망덕한 놈이 아닐 수 없지만, 강력한 마법일수록 그 대가가 큰 것도 당연한 법이었다. 재창조 마법이 특이한 거라, 남발하는 건 힘들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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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강강약약 마법이네. 상대하는 대상의 몸에 살이 많거나 절대적인 물량이 많지 않으면 소환하는 게 오히려 손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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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시험해 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사실이었다. 알아둬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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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이안은 가볍게 몸을 씻고, 피에 젖은 옷을 세탁했다. 검은색 옷이라 티가 그리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비린내가 진동을 하니 씻기는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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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을 마친 옷들은 적당히 베란다에 널어두고, 침대에 걸터앉아 대충 사 온 저녁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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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치킨이었다. 믿음의 치킨은 다행히 배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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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친 뒤에는 두 마도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뒀다. 각자 다른 성격의 마법이 작성된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 다시 공부를 할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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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익숙한 것부터 시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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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창조의 손길에 적힌 연금술과 마법의 양은 상당히 방대했다. 틈이 날 때마다 읽고 있음에도 계속 처음 보는 것들이 튀어나올 지경이다. 단순히 파괴력에만 치중된 심해견문록과 달리, 이쪽은 다양한 방면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서 계속 탐구할 가치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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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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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밤을 새울 작정으로 에너지 드링크를 쭉 들이켜고, 재창조의 손길을 잡아 표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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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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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고 했다. 하지만 열리지 않았다. 이안은 당황하며 표지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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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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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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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서가 이안의 품에서 한 차례 진동했다. 그 모습이 마치 ‘진짜 몰라서 물어?’라고 짜증을 내는 것 같아서, 이안이 헛웃음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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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뭐야? 표지 좀 열어봐. 책 좀 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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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 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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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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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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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서가 긍정이라는 듯 몸을 떨며 표지를 쩍 벌리고, 이안의 손가락 하나를 사이에 넣어 콱 닫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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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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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신거리는 통증에 이안이 마도서를 놓치는 순간, 바닥에 떨어진 재창조의 손길이 애처롭게 바닥을 기어가 구석에 쏙 숨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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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이 그 모습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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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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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이가 없는 상황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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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마도서가 삐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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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웃음밖에 안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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