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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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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방금 그 사람. 아마 티켓을 가지고 일주일이 지나서 갑자기 나타난 거겠지……?”
걸음을 옮기는 와중, 유나가 말했다. 이안은 바로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살점 덩어리 강아지를 흘겨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데. 갑작스러운 전이였으니까.”
“으, 응…… 우리처럼 정문을 통과했으면 저렇게 안 되니까…… 일주일 동안 가만히 있었으면 크, 큰일 날 뻔했다…… 헤헤…….”
실없이 웃는 유나를 뒤로하고 이안이 뒤쪽을 흘겨보았다.
이미 관리국 요원은 깔끔하게 해체된 지 오래였다. 뜯기고 찢긴 신체 부위들이 바닥을 나뒹굴고, 사람 머리를 단 애벌레들이 그걸 주워 먹는다.
시체 주위에는 직원과 손님 구분 없이 바글바글 들러붙어 입에 붉은색 무언가를 계속 쑤셔 박고 있었다.
상당히 징그러운 모습이었다. 이안이 고개를 돌렸다.
강제 전이라는 어감 자체가 굉장히 불길하기는 했으나, 설마 테마파크에서 그들을 침입자로 구분할 줄은 몰랐다. 게다가 광장 한복판에 떨어뜨리기까지 했으니, 사실상 그냥 죽으라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보다 관리국 요원이 저리 허무하게 죽을 줄은 몰랐다.
카르텔은 테마파크에 대한 정보를 지니고 있던 반면, 관리국에선 그러지 못한 모양이다.
아니, 어쩌면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일부러 뜸을 들인 것일 수도 있지.
뭐가 됐든 관리국이 테마파크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건 확실했다.
그들이 언제 이곳으로 돌입할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근시일 이내일 가능성이 가장 높을 터. 당장 오늘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골치 아프게 됐네.
아직 여유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느긋하게 움직일 수도 없게 되었다. 이안은 한숨을 푹 내쉬며 유나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히에엑!!”
갑작스러운 터치에 유나가 기겁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빨리 가자. 최소한 관리국보다 하나에서 둘 정도의 어트랙션은 더 클리어 해놓는 게 좋을 것 같으니까.”
“아, 으응…….”
이안은 진정한 유나와 함께 책자에 그려진 지도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도착한 귀신의 집. 외부에서 봤을 때는 평범한 귀신의 집과 다름이 없었지만, 간판에 적힌 글자가 인간의 시체였다.
피가 뚝뚝 떨어지고, 팔다리가 덜렁거리는 기괴한 모습.
아마 귀신의 집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피해자들이겠지. 안타까운 일이지만, 감상에 젖을 시간은 없었다.
“……책자가 달라졌네.”
귀신의 집을 마주 보고 서자, 테마파크의 전체적인 안내를 해주던 책자의 내용이 귀신의 집 안내문으로 바뀌었다. 이안과 유나는 천천히 귀신의 집 규칙을 읽어보았다.
[귀신의 집]
[본 어트랙션은 무인으로 운행됩니다.]
[귀신의 집에는 다양한 귀신 친구들과 스릴을 더해줄 살인귀가 있답니다. 까칠하고 예민한 귀신 친구들은 각자 맡은 구역에서 나오지 않지만, 살인귀는 여러분이 귀신의 집에 입장하는 즉시 여러분들을 추적할 거예요! 잡히면 어떻게 될까요? 한번 체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네요!]
[규칙 1. 귀신의 집에 있는 우리 귀신 친구들은 굉장히 예민해요. 만약 심기에 거슬리는 짓을 하거나 비명을 지르면, 여러분의 심장과 뇌를 직접 뽑아낼 거랍니다!]
[규칙 2. 우리의 친절한 살인귀는 여러분들은 추적하고, 잡아서 살해할 거예요. 고문을 즐기는 성격이라면 의도적으로 잡혀 보세요!]
생각보다 단순한 규칙이었다.
귀신들의 심기에 거슬리지 않고 살인귀를 피하는 것. 이런저런 복잡한 규칙이 있는 것보다야 훨씬 나았다.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책자를 접어 주머니에 쑤셔 박았다.
“하, 할만한 곳이네…… 바로 들어갈 거야……?”
유나가 물었다.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려다가, 무심코 떠오른 생각에 잠깐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곤 귀신의 집 벽에 손을 슬쩍 얹었다.
“하나만 시험하고 가자.”
“으응…… 알았어…….”
유나가 뒤로 물러나고, 이안이 손에 마도서를 쥔 채 마법을 발동한다.
“새롭게 태어나라.”
우드득!
내뱉음과 동시에 벽의 형태가 일그러졌다. 마치 파도가 치는 것처럼 일렁거리는 벽에서 이전과 같은 직선 형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근처에 있던 테마파크 직원은, 달라진 외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던 길을 쭉 걸어갔다.
그게 의미하는 바는 하나였다.
‘재창조 정도는 기물 파손이나 진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거지.
재창조의 마법은 물체를 이루는 구성 요소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형태만 뒤바꾸는 마법이다. 총량 자체는 건드리지 않는다.
과학적으로 그게 가능한 건지는 이안도 모른다. 애초에 마법 자체가 과학을 무시하는 힘인데, 그런 걸 따지는 건 마법사답지 않은 일이었다.
아무튼.
테마파크에서 재창조 마법은 아무런 위험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되었다. 이안은 씩 미소를 머금으며 유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가자. 멀어지지 말고.”
“응…… 그보다 저거, 네, 네가 한 거야……?”
“그럼 누가 했겠어.”
이안의 확답에 유나가 입을 헤에 벌렸다.
“……대, 대단한 마법이네. 저 정도로 큰 벽을 강제로 뒤틀었는데, 그 대가가 아무것도 없다고……?”
“엄밀히 따지자면 없는 건 아니지. 에테르를 소비하기는 하니까. 반복 사용하면 두통도 좀 있고.”
“아, 아무리 그래도 저건 말이 안 되는데…… 레메게톤이나 네크로노미콘 급의 마도서도 저런 건 못하는데…….”
벽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유나가 중얼거렸다.
마음 같아서는 이안도 그녀가 가만히 마법을 탐구할 수 있도록 놔두고 싶었으나, 지금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관리국이 진입하고, 테마파크에 이상이 생기기 전에 하나라도 더 많은 어트랙션을 클리어해야 하는 상황.
미안한 일이지만, 아니, 사실 미안하지도 않지만, 어쨌든 당장 감상에 젖어있을 여유는 없었다.
그래서 이안은 유나의 팔을 강제로 붙잡고 귀신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유나가 헤에엑 하는 소리와 함께 얼굴을 붉혔으나, 할 일은 해야 했다.
드드득, 덜컹!
그렇게 진입한 귀신의 집.
입구는 강제로 닫혔고, 눈앞에는 기다란 복도가 펼쳐져 있었다.
빛 하나 없이, 오직 양초의 불꽃에만 의존하여 주변을 밝히는 복도. 그 끝에 매달린 창문에서 기이하게 생긴 얼굴과 팔이 불쑥 올라온다.
“…….”
천장에는 마치 자석에 들러붙은 쇳덩이처럼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다. 복도에 마련된 몇몇 방에선 소복을 입은 여자가 문 너머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시시덕거린다.
“으엑…… 징그러…….”
방금까지 얼굴을 붉히고 있던 유나가 순식간에 태세를 전환했다. 이안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와 비슷한 감상을 느꼈다.
최소한 오래 머무를 곳은 아니었다. 이안은 곧장 마도서를 펼치고 벽에 손을 얹었다.
그대로 재창조를 발현. 직선밖에 없던 복도에 새로운 루트를 창조했다.
드드득!!
-??
-?!!!?!
혀를 날름거리며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던 괴이들이 화들짝 놀라 방에서 뛰쳐나온다.
어림도 없었다. 이안은 그들이 들어가 있던 방의 문을 벽으로 바꿔버렸다.
쿠당탕, 하는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그들이 포효하며 벽을 쾅쾅 두드렸다.
이안은 아랑곳도 하지 않고 새로 열린 루트를 쭉 걸어갔다.
잠깐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응시하던 유나가 살짝 흥분한 표정으로 그를 뒤따랐다.
“진짜 엄청 대단한 마법이다! 공간 하나를 통째로 개조하는 것도 가능하구나!”
“…….”
“대체 어떤 마도서를 주웠길래 이런 마법을 사용하는 거야? 멀린이 쓴 마도서라도 되는 거야? 응? 으응?”
이전까지 보여주던 소심하고 위축된 모습이 거짓말이라는 듯, 뺨을 붉히며 그녀가 콧김을 후욱후욱 내쉬었다. 이안은 픽 웃음을 터트리고 출구로 향하는 길을 강제로 뚫어버렸다.
쿵!
일직선으로 쭉 이어진 길목의 끝에 출구라고 적힌 큼지막한 구멍이 나타났다. 이안은 유나의 물음에 대답해 주면서 출구를 향해 걸었다.
“그냥 좀 대단한 마도서일 뿐이야. 적어도 내가 생각하긴 그래.”
그 말에, 이안의 손에 잡힌 마도서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고백받은 소녀처럼 부끄러워하는 몸짓이었다.
*
이안의 마법 덕분에 귀신의 집은 간단하게 마무리했다.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귀신들을 마주치는 일도 없었고, 살인귀와 마주치는 일도 없었다.
첫 번째 어트랙션은 그렇게 클리어했다. 이안과 유나는, 망설임 없이 곧장 2번째 놀이기구를 끝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목적지는 범퍼카였다.
어트랙션의 규칙은 범퍼카를 운전하며 제한 시간까지 다른 차량으로부터 부서지지 않도록 버티는 것이었다. 일종의 배틀 로얄과도 비슷했다.
다만 평범한 범퍼카와 달리, 손님이 운행하는 차량은 자그마한 소형차에 불과한 반면 자율 운행되는 차량은 죄다 화물 트럭만큼 거대했다.
벽이랑 박치기라도 하는 순간, 오히려 벽이 박살 나는 수준의 괴물 같은 트럭들.
가만히 놔두면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이안은 이번에도 재창조의 마법을 통해 트럭을 개조하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그보다 유나가 더욱 빨랐다.
“이, 이번에는 내가 할 게. 이쪽은 내가 더 잘할 것 같으니까…….”
“……그럴래 그럼?”
마침 이안도 유나의 마법이 궁금하던 참이었다.
그는 뒤로 물러나서 그녀가 사용하는 마법을 구경했다.
“읏차.”
유나가 기타 케이스 안에서 길쭉한 나무 지팡이 하나를 꺼내 들었다.
일반적인 마법사하면 들고 다닐 것처럼 생긴 지팡이다. 그녀는 그걸로 이안과 자신이 탈 소형차를 톡톡 두드리며 주문을 외었다.
“이치를 깨달은 자가 명하노니, 그대들은 무엇보다 단단한 보물이 되어라.”
파스슷.
그녀의 마법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차량의 강도가 달라졌다. 평범한 소형차에서, 전차는 우스울 정도의 단단함을 지니게 된 것이다.
유나는 거기서 끝내지 않고, 트럭들의 강도도 바꿨다.
“이치에 녹아내린 자가 명하노니, 그대들은 무엇보다 부드러운 진흙이 되어라.”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트럭의 차체가 굉장히 물렁물렁해졌다. 손가락을 쿡 찌르면 그대로 움푹 파일 정도였다. 순두부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것 같았다.
이안은 때리면 때리는 대로 출렁거리는 트럭의 범퍼를 두드리며 침음성을 흘렸다.
‘물체의 강도를 조절하는 마법인가.
단순하다면 단순하지만, 마냥 또 그렇게 보긴 힘든 마법이었다.
만약 사람에게 사용한다면, 두드려 패는 것만으로 몸뚱이를 터트려버릴 수도 있을 터.
이를 제외하더라도, 범용성 자체가 상당히 뛰어난 마법이었다. 부술 수 없는 것을 부술 수 있게 만들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니…… 절대 부술 수 없는 방패를 만드는 것도 그녀에겐 어렵지 않은 일일 것이다.
‘재창조만으로는 이렇게 못해. 형태를 바꾸는 건 가능해도, 원소 배열이나 강직도, 경도를 바꾸는 불가능 하니까.
만약 이안이 휴지를 재창조하여 거대한 방패를 만든다고 치자.
그렇다고 하더라도, 휴지는 휴지다. 가볍게 찢어버리는 게 가능하다. 반면 유나가 마법을 사용하여 휴지 방패의 강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린다면, 그 방패는 절대로 뚫리거나 찢어지지 않는다.
“…….”
연약하고 소심한 성격과 달리, 마법은 참 대단하다 싶었다. 이안이 그렇게 속으로 감탄하며 유나를 돌아보았다.
“헤엑…… 헤엑……!”
유나는 연속된 마법 사용으로 지쳤는지, 다소 창백한 얼굴로 바닥에 쓰러져 숨을 골랐다. 이안이 그녀의 곁에 주저앉으며 물었다.
“마법의 대가로 피로감을 얻는 건가?”
“아니이이이…… 피를 조금 뽑아가아아…….”
유나가 빈혈에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대답했다.
“보, 보통 차에 사용하면 평균 100ml씩 가져가거드으은…… 근데 그걸 8대에 걸었으니…… 아마 800ml쯤 되는 피가 증발했을 거야아…….”
우스운 모습과 달리 내용은 심각하기 그지없었다. 이안은 헛웃음을 내뱉으며 그녀를 강제로 눕혔다.
“그럼 심각한 거잖아. 좀 누워서 쉬어.”
“……헤헤, 걱정받는 건 기분이 조, 좋네에…… 근데 걱정할 필요 없어어…… 이럴 때를 대비한 약을 챙겨 다니는 편이거드으은…….”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붉은 알약을 꺼내 물 없이 씹어먹었다. 잠시 후, 그녀의 새하얗게 질렸던 그녀의 얼굴에 혈기가 돌아왔다.
“후아……! 좀 살 것 같네…….”
“무슨 약이야? 혈액 급속 재생 뭐 그런 건가?”
“비, 비슷해. 구울의 피를 정제해서 만든 약인데, 대충 200ml 정도의 피를 몸에 공급해 줘…… 상태도 호전해 주고…… 다만 하루에 두 개 이상 먹으면 그 자리에서 머리가 터져 죽어…….”
“……허.”
“그, 그보다 이제 가자. 마법 풀리기 전에는 범퍼카도 끝내야지.”
그녀의 말에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고 유나의 손을 잡아 몸을 일으켜주었다.
두 사람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강도를 단단하게 만든 차를 타고 넓은 필드로 들어갔다. 다행히 차량은 거기까진 자동으로 운행해 주었다.
잠시 후, 물렁해진 트럭들이 필드로 들어왔다. 외부의 충격에만 반응하는 마법이라, 운전 자체는 잘 되는 모양이었다.
[그럼, 경기 시작합니다! 출발!]
부우우웅!!
필드의 위에 달린 스피커에서 방송이 나온 즉시, 트럭들이 사방에서 달려와 딱 붙어 있는 유나와 이안의 차를 향해 돌진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기겁했을 장면이지만, 두 사람은 아무런 반응 없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렇게 트럭과 소형차가 충돌하는 순간.
뻐어어어엉!!
물렁물렁한 트럭들이 푸딩처럼 으깨져 사방으로 흩어졌다. 반면 두 사람이 타고 있는 차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성능 확실하군.
이안은 으스러지는 트럭들을 구경하며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그렇게 두 번째 어트랙션까지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