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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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를 켜자마자 보이는 파딱과 관련된 제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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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B급 헌터님의 10층 공략.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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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래서 파딱 진짜 D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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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딱 ‘진한개’의 추악한 행적을 폭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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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대체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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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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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에 난리가 벌어졌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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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르게 갤러리의 글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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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황 파악이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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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글과 개념글이 실시간으로 삭제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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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이야기들로 뒤엉켜 개판이 된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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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있으면 누가 빠르게 나서서 정리 렉카글을 써놔야 할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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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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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정리가 제대로 된 글이 하나도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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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나는 게시판을 뒤로 넘기며 직접 상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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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페이지를 거슬러 올라가 글들을 누르다 겨우 발화의 원인이 된 글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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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딱과 유동 하나가 10층 보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평범한 정보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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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0층 보스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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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 대족장? 거기 뭐 특별히 이야기할 거리가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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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내가 다른 난이도를 직접 겪어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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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갤러리에서 어느 정도 주워들은 것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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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지와 노멀에서는 내가 만난 몬스터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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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에서는 이름은 같은 오크 대족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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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세한 설명을 들었을 때, 내가 만난 대족장과 같은 몹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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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녀석의 괴물 같던 공격력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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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난이도의 보스는 팔 한번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상반신을 펑펑 터트리진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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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클리어 이후 ‘대족장이 당신을 기억합니다’ 같은 불길한 문구를 본 사람도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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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기심에 그들이 나눈 댓글을 구경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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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딱은 10층 보스 공략 훈수를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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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파딱의 말에 틀린 부분이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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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진한개□ : 대족장은 피 10 퍼 되면 광폭화 드감. 홀딩했다가 단번에 잡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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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121.178) : 그런 패턴 없는데? 그건 오크 광전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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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진한개□ : 아 ㅋㅋ 하드랑 노말이랑 헷갈렸네.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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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121.178) : 노말 보스도 광전사 아닌데? 너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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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진한개□ : 아, 이지였네. 내가 하드로 클리어해서 말해주다가 좀 헷갈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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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121.178) : 아니 님아.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하드 공략 쓰다가 뭘 어캐해야 이지 공략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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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딱의 말에 의문을 느낀 유동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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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댓글을 시작으로 분위기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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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그러고 보니 파딱 저번에 10 층대 일반몹 이야기할 때도 뭔가 이상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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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어 나만 그렇게 느낀 거 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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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파딱 근데 B급이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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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딱의 등급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나타나자, 파딱은 직접 해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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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진한개□ : 전 B급 맞고요, 지금 A급 파티에 속해서 33층 등반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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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저기요. 하드 클리어 했다면서요. 왜 33층인데 A가 아니라 B급이신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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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하…. 너 심심한데 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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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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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분위기는 파딱에게 헌터 인증을 요구하는 수준까지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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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결국 인증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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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결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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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파딱은 C급 혹은 D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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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조차도 아닌 비각성자 일반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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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갤러리는 뒤집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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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애초에 A급이 여기 있겠냐? 뭘 기대한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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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ㄹㅇ ㅋㅋ 여기 90%는 헌터 지망생이나 국경선 가야 하는 D급 놈들인데 여기 뭐가 있다고 오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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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내가 알기론 A급들만 노는 커뮤가 따로 있다더라. 나 같아도 여기 안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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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는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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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내가 알기로는 헌터 갤러리엔 일단 S급 한 명은 확실하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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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p깟쮸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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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치킨 10마리 타먹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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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그니까 괜히 아는 척은 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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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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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불타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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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즐거운 장난감이 망가져 버린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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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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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는 언제나 즐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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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나의 유일한 철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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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내가 나서는 수밖에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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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난장판을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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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떡밥을 던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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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길을 잠재울 더 크고 자극적인 떡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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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혼란을 단번에 잠재울 한 줄의 문장을 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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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래서 새 파딱은 언제 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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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ㅇㅇ(B99.9C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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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하나 죽었으니까 새로 뽑아야 할 것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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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어? 그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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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징집 시작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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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고닉들 긴장 중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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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이번엔 진짜 헌터로 뽑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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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주딱도 파딱 징집 공지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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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마디에 흉흉하던 갤러리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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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컨텐츠에 대한 기대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 헌터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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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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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지. 이게 옳게 된 갤러리의 모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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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갤러리에서는 아까 같은 일로 불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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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어디까지나 즐거운 놀이터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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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나는 슬슬 다음 단계를 위한 밑밥을 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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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솔직히 파딱 같은 거 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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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ㅇㅇ(B99.9C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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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글 쓰기만 하면 주목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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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열심히 하면 차단한다고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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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안 하면 분탕 차단 안 한다고 난리 치는 놈들 투성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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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거 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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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파딱하면 월급 나오는 거 모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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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봐서는 나만은 파딱시키지 말라고 외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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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속마음은 전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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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딱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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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의 완장이 될 수 있는데 왜 안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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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만 쓰면 주목받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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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왜 단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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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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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놓고 나 시켜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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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싫어하는 듯한 작업을 쳐놔야, 나중에 마지못해 받는 것처럼 매끄럽게 감투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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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완벽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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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곧 내 완벽한 계획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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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나 유동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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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딱은 고정 닉네임만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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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날을 대비해 글댓합을 일정 수 채운 뒤에 방치해 둔 고정닉 아이디가 있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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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한참이나 방치되어 있던 그 아이디가 파딱을 받을 가능성은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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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정말 쓰기 싫었는데. 어쩔 수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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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번 치킨 사다리 때 확보해 둔 주딱의 이메일로 연락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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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기프티콘을 하나 찔러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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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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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나 파딱시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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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미쳤다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한테 파딱을 주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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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같은 분탕한테 완장 주면 나까지 쫓겨날게 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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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너 유동이잖아. 유동이 파딱을 어캐 받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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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로는 안된다는 건가? 비싸게 굴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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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Re : 나 파딱시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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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기프티콘. 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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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Re : Re : 나 파딱시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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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못할 건 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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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고정닉 있으면 아이디 보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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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파딱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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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부탁이니까 이상한 짓은 좀 참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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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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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2마리. 총 10만 원을 썼지만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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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딱에는 그럴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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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주딱의 새로운 공지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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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새 파딱 징집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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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wlqdp)를 새 파딱으로 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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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집 거부 시 30일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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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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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스멀스멀 올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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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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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흉한 웃음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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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이제 내게는 무적의 권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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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결코 자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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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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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글들을 직접 개념글로 올릴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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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놓고 모든 글을 올릴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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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댓글 0, 추천 0 인 글을 올리면 티가 난다. 그것도 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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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티가 나지 않게 눈치를 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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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딱을 얻은 닉으로 새로운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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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기생충이 목마를 때 하는 말이 뭔 지 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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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주 나 물이라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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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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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에라이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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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과연.” ㅇㅈ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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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도랏도랏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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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 나쁘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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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딱이 붙어있어서 그런지, 평소 같은 뻘글에도 조회수와 추천이 잘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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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6,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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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갤러리의 개념글 추천 컷은 1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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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서 추천 9개를 더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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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주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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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파딱은 투표권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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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글에 당당하게 올라간 내 글을 보니 마음이 편해지고, 오늘 하루 모든 일이 잘 풀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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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친김에 글 하나를 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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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조선 초기엔 4를 세지 않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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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도세자가 나온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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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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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분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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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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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3]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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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추천이 고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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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거 진짜 재밌는데 왜 아무도 추천을 안 누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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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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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꿀정보는 모두가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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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장의 힘을 사용해서 이번 글도 개념글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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념글이 올라가자마자 한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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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아까부터 개노잼 개드립이 념글가는데 이거 혹시 누가 주작하고 있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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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처럼 눈치 빠른 녀석은 정말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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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르게 해당 아이디를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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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제야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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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헌터 갤러리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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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차에서 가장 추운 곳이 어딘지 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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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또다시 글 하나를 더 썼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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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폭주하는 댓글 알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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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아해하며 댓글창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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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 파딱 닉네임 왜 저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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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아이디도 바뀌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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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어? 나 이거 어디서 본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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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 이거 그 녀석이네. 탑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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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닉네임 때문에 난리가 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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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제야 내가 쓴 글의 닉네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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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H.88H(rk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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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99.R88(tlv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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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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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내가 쓰던, 그 이상한 아이피와 똑같은 형식으로 된 닉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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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닉네임뿐만 아니라, 아이디까지 계속해서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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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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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겁하여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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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깎는 노인이 걸어놓은 저주가 아직도 작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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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고정닉에도 이 마법이 적용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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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효과 좀 약해진 거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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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혼자 욕설을 내뱉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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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의 상황은 내가 손쓸 새도 없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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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새 파딱 자기가 쓴 글 념글 주작 중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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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동이 내가 개념글로 올린 게시물들의 기록을 캡처해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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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 만에 추천 수가 10개씩 올라가는 움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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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천한 유동 놈 주제에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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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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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 없이 유동 전부 차단을 누르려는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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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글 하나를 더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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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거 지적하는 애들 전부 차단 박는 중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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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차단 내역이 선명하게 찍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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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것을 본 순간 온몸의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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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처지는 내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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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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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와, 나를 임명한 주딱은 사이좋게 갤러리의 공공의 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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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은 별 미련 없이 다른 파딱에게 자신의 자리를 넘기고 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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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순식간에 파딱에서 쫓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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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득 시계를 확인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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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게 단 한 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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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한 시간 천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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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억울함에 침대 위에서 몸을 비틀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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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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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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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쩔 수 없이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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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자, 건장한 체격의 남자 두 명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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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센터 직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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