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es
rupy1014 f66fe445bf Initial commit: Novel Agent setup
-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437 lines
14 KiB
Markdown

[탑 24층(EXTREME)에 진입합니다.]
고층으로 갈수록 희귀한 광물들이 나온다.
내 목표는 명확했다.
아직 부족한 오리할콘과 미스릴을 캐는 것.
“여기서도 부족하면… 진짜 돈 주고 사야 하나?”
나는 문득 후회했다.
다이아몬드를 먹어버릴게 아니라, 조금 남겨서 팔아야 했나?
그 사이 마석도 상당히 모이긴 했지만, 미스릴과 같이 탑에서만 나오는 희귀 금속을 사기엔 돈이 턱없이 부족했다.
나는 잡생각을 떨쳐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평소와 달랐다.
“뭐야, 이건….”
24층은 이전 층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거대한 공동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높은 천장과, 사방으로 그물처럼 뻗은 수많은 갱도.
층마다 나뉜 갱도들을 이어주는 엘리베이터까지 있었다.
“갑자기 문명 발전이라도 했나?”
익숙한 거대드릴 외에도 처음 보는 장비들이 많았다.
광물을 실어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와 거대 크레인.
심지어 코볼트들의 장비도 달라져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원시적인 곡괭이를 들고 있지 않았다.
대신 착암기 같은 기계 장비를 들고 있는 코볼트들.
물론, 장비가 좀 좋아진다고 해서 내 상대가 되지는 않는다.
위이이이잉-!
그때, 내 존재를 감지한 기계들이 일제히 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녀석들의 거대한 집게발이 나를 향해 내리쳐졌다.
하지만 내 자동 방벽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격한 기계의 집게발에 흠집이 날 뿐.
새로운 기술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다이아 커터.”
내 의지에 따라 모래와 다이아몬드 입자가 빠르게 회전하는 칼날을 만들어냈다.
위이이잉!
마치 전기톱 같은 소리를 내는 칼날.
방금 처음 만들어 본 기술이라 제어가 미숙했다.
칼날이 이리저리 비틀거리며 허공을 위태롭게 갈랐다.
그래도 몇 번 시도하니 어느 정도 그럴싸한 모양은 만들 수 있었다.
“스킬로 주면 이렇게 안 하고 딸깍하면 되는 건데.”
쾅쾅!
내가 새로운 기술에 익숙해지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내 방벽을 두드려대는 기계들.
물론 헛수고였다.
눈앞의 기계들을 향해 다이아 커터를 대충 휘둘렀다.
서걱-!
가장 가까이 있던 드릴 기계가 버터처럼 부드럽게 잘려나갔다.
거울처럼 매끄럽게 빛나는 단면.
“생각보다 더 센데?”
나는 그 위력에 경악했다.
동작도 기술도 분명 어설펐다.
그냥 대충 휘둘렀을 뿐인데 이런 위력이라니?
곧 남은 기계들도 금세 처리한 뒤, 그 잔해에서 코어들을 모두 회수했다.
산의 심장의 틈새로 흡수되는 코어들.
“앗, 뜨거!”
돌덩이의 틈새에서 새어 나오는 붉은빛이 이전보다 훨씬 강렬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훨씬 뜨거웠다.
동시에 맨손으로는 도저히 들고 있을 수 없을 정도의 열기를 뿜어내는 돌덩이.
나는 급히 모래를 조종해 산의 심장을 집어 들게 했다.
“끼에에엑!”
어쨌든 내가 거대한 기계 장비들을 박살 내는 걸 본 코볼트들이 전의를 상실하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는 놈들을 쫓아 발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녀석들은 한 방향으로만 도망치니 여유는 넘쳤다.
어차피 이 앞은 막혀있을 터.
그러나 상황이 평소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이번에는 막다른 길이 아니었다.
“마을이잖아?”
동굴의 넓은 통로가 끝나자,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공동.
그곳에는 마을이 있었다.
수십, 아니 수백 개의 집이 빽빽하게 들어선 거대한 규모의 마을.
집의 형태는 매우 조잡했다.
여기저기서 긁어모은 듯한 고철과 돌을 아무렇게나 쌓아 만든 움막들.
마을 전체에서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는 듯했다.
“이걸 어째야 하지?”
잠시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던 나는 결정을 내렸다.
나는 모래 분신 수십 개를 소환했다.
“일단 좀 뒤져봐. 뭔가 쓸만한 게 나올 수도 있으니까.”
내 명령에 분신들이 일제히 마을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삐이이익-!
내 머리 위에 앉아있던 초호기가 목에 걸고 있던 작은 호루라기를 꺼내 다급하게 불었다.
“뭐야, 왜 그래?”
나는 무슨 일인가 싶어 초호기가 가리키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과연 그곳에는 새로운 몬스터가 있었다.
마을 가장 안쪽 가장 거대한 집에서 모습을 드러낸 녀석.
다른 코볼트들보다 서너 배는 큰 덩치였다.
녀석은 황금빛의 갑옷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자신의 키만 한 거대한 전투 망치를 들고 있었다.
두 물건 다 상당히 귀해보였다.
“코볼트 챔피언이라고 부르면 되겠네.”
“우오오오오-!”
녀석의 등장이 순식간에 전장의 분위기를 바꾸었다.
챔피언이 포효하듯 울부짖자 흩어져 도망치던 코볼트들이 일제히 걸음을 멈췄다.
놈들은 용기를 얻은 듯, 하나둘씩 챔피언의 등 뒤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수가 처음보다도 배는 많았다.
더 이상 도망치지 않는 코볼트들.
무기를 고쳐 잡는 그 모습이 자못 비장했다.
챔피언이 망치를 높이 치켜들며 돌격했다.
나는 그 광경을 보며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내 손끝에서 만들어진 작은 텅스텐 탄환 하나.
슈우욱-!
탄환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가, 코볼트 챔피언의 가슴에 정확히 명중했다.
퍼엉-!
비싸 보였던 갑옷은 탄환을 전혀 막아주지 못했다.
챔피언의 거대한 상반신이 그대로 사라졌다.
“…….”
마을에 정적이 흘렀다.
모든 코볼트들이 움직임을 멈춘 채, 상반신이 사라진 그들의 영웅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잠시 후.
“끼에에에에엑!”
놈들에게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다시 혼비백산하여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하려는 코볼트들.
나는 혀를 차며 가볍게 발을 굴렀다.
“여기서 더 도망가면 곤란하지.”
쿠르르르릉!
거대한 모래 장벽이 땅에서 솟아올랐다.
마을 전체를 둘러싼 거대한 반구형태의 벽.
이제 놈들이 도망칠 곳은 없었다.
“애네 감시 잘하고 있어.”
나는 모래 분신들에게 코볼트들을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이제 저들은 나의 소중한 노동력이었다.
“여긴 딱 봐도 뭔가 있게 생겼단 말이지.”
아까 그 챔피언이 나왔던 유난히 큰 집으로 향했다.
반듯하게 가공된 검은 돌과 금속으로 지은 집.
진흙과 고철을 뭉쳐 만든 다른 움막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마치 훨씬 발전된 문명에서 뚝 떼어다 놓은 것 같은 이질감.
“뭔가 뒷 사정이 있는 것 같긴 한데….”
노골적인 기술의 격차.
광산의 기계들과 코볼트에게서 느꼈던 부조화가 이 건물과 다른 움막들 사이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어쨌든 그 집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묵직한 철문을 열자 뜻밖의 풍경이 나를 맞았다.
놀라울 정도로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는 내부.
벽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기계 장치들, 한쪽 구석에는 잘 만들어진 작업대까지 놓여 있었다. 다만 사용한 흔적은 없었다.
“찾았다.”
그리고 집의 가장 중앙.
그곳에 놓인 받침대 위에 처음 보는 광물이 빛나고 있었다.
심지어 풍뎅이가 정리해 주었던, 그 긴 보고서에서도 본 적 없는 물건.
주먹 두 개를 합친 크기.
완벽한 구체 형태를 한 은빛의 돌.
그 안에서는 마치 별이 빛나고 있는 것 같았다.
딱 봐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모양새.
“근데 어떻게 쓰는 거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전히 뜨거운 산의 심장을 가져다 대 보았다.
하지만 별다른 상호작용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20 층대를 관통하는 히든 피스와는 별개인 무언가인 모양.
나는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이 신비한 광물을 소중히 챙겨 품속에 넣었다.
***
다음날. 나는 눈을 뜨자마자 탑으로 달려갔다.
어젯밤은 잠을 설쳤다.
머릿속은 온통 그 정체불명의 돌덩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탑 24층(EXTREME)에 진입합니다.]
과연, 눈앞에는 어제와 똑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거대한 공동을 가득 메운 코볼트들의 마을.
똑같은 포효를 지르는 코볼트 챔피언.
내가 어제 부수고 약탈했던 흔적은 온데간데없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코볼트 챔피언을 쏘아 죽이고, 녀석의 집으로 향했다.
“역시 있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어제와 똑같은 받침대 위에 똑같은 돌이 놓여 있었다.
나는 잠시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어차피 집에 예비용으로 하나가 있다.
그리고 앞으로 세 번은 더 이 마을에 올 수 있다.
하나쯤은 실험용으로 써도 문제없지 않을까?
“이것도 돌이라면 돌이잖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광물을 집어 들고 그대로 깨물어 보았다.
와삭.
다른 광물들처럼 단단하게 부서지는 감각이 아니었다.
마치 차가운 찰흙을 베어 무는 것 같았다.
맛은 당연히 없었지만 억지로 삼켰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온몸에 격렬한 충격이 밀어닥쳤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아, 이거….”
이 감각은 낯설지 않았다.
예전 트렌트의 열매를 처음 먹었을 때의 그 느낌!
나는 비틀거리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그 자리에 급하게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다.
지금은 내 몸속에서 날뛰는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내 것으로 만드는 데에만 집중해야 했다.
내 의식이 끝없는 심연으로 가라앉았다.
그곳에는 끝없는 모래사막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사막의 한가운데, 거대한 옥좌에 앉아있는 나의 본질. 팔다리가 모래로 이루어진 신.
나는 내 모습을 한 거대한 모래 석상을 올려다보았다.
그때, 새롭게 유입된 힘이 마치 운석처럼 사막에 추락했다.
추락한 운석은 사방으로 힘을 발산하며 내 심상 세계를 박살 내기 시작했다.
흔들리는 땅과 금이 가기 시작하는 옥좌.
의식을 집중했다. 이미 해본 일이다.
모래의 신이 눈을 떴다.
내 동작에 따라 체내의 신도 똑같은 움직임을 취했다.
두 팔을 뻗어 폭주하는 거대한 운석을 움켜쥐었다.
사막의 수십, 수백억 개 모래알이 거대한 팔이 되어 이질적인 힘을 감쌌다.
손 안에서 마치 칼날의 폭풍이 치는 것 같았다.
엄청난 마찰과 저항. 살점이 갈려나가는 듯한 고통.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더욱 강하게 주먹을 움켜쥔다. 손안에 든 것이 감히 반항하지 못하도록.
처음에는 격렬하게 저항하던 힘이 내 의지 앞에서 서서히 기세를 잃어갔다.
돌이 분해되는 게 느껴졌다. 잘게 갈린 운석은 점차 나의 모래와 하나가 되어갔다.
그 과정에서 체내의 신에게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모래로 이루어져 있던 팔과 다리. 그 경계가 무너지며 몸통이 서서히 모래로 물들어갔다.
동시에 몸속에 이질적으로 섞여 있던 다른 광물들이 더욱 잘게 분해되었다.
이전까지는 몸에 섞인 불순물에 가까웠던 것들이, 새로운 힘 아래 완벽하게 모래와 하나로 융합되었다.
마치 원래부터 하나의 존재였던 것처럼.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침내 내면의 폭풍이 잦아들었다.
나는 천천히 눈을 반개했다.
쿠구구구궁-!
동시에 땅이 한 차례 크게 울렸다.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대충 지은 움막들이 무너져 내렸다.
“성공했네.”
나는 내 몸의 변화를 즉시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모래로 바꿀 수 있는 몸의 범위기 전보다 훨씬 더 넓어져 있었다.
한편, 몸 안의 광물이 더 잘 섞여 들어가는 느낌도 들었다.
체내에 담을 수 있는 광물의 종류가 조금 더 늘어난 것 같은 기분.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란스러워야 할 마을이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건물 밖으로 나간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수백 마리의 코볼트들이 나에게 일제히 엎드려 절을 하고 있었다.
마치 신을 경배하듯 두려움에 가득 찬 모습으로.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잠시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나는 해야 할 일을 했다.
바로 오리할콘과 미스릴을 캐는 것이었다.
초호기의 호루라기 소리 아래, 다시 광산이 재가동되기 시작했다.
거대한 광산이고 인력도 남다른 만큼 채굴량이 엄청났다.
얼마 안 가 내 앞에 오리할콘의 산이 쌓이기 시작했다.
나는 하나씩 사과 껍질을 까듯 가공해서 먹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