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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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손에 들린 거대한 지팡이를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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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세계수의 뿌리를 그대로 뽑아 만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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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 같이 선명한 나뭇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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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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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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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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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레전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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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대지의 권능. 모래를 넘어, 대지 그 자체를 다루는 권능을 부여합니다. 흙 속성 마법이 한 차원 높은 경지로 진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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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설명은 여전히 불친절했지만 상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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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더리. 그 한 단어면 충분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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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세계수의 뿌리’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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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가 철철 흘러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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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장이라도 이 엄청난 물건의 성능을 시험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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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보자, 땅속성 마법…. 대표적인 거 뭐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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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바로 떠오르는 세 글자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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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팡이를 하늘 높이 치켜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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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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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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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외침이 내 주문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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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돌리자, 엘프 장로가 기겁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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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뭘 하시려는 겁니까! 기껏 살려놓은 세계수를 다시 멸망시키시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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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의 말에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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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설마요. 그냥 한번 말해본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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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메테오 한번 외친다고 운석이 떨어질 리가 없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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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스킬도 없는데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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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태평한 대답에 엘프 장로도 한숨을 내쉬며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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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은인께서 진심으로 그런 마법을 구사할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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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는 내 손에 들린 지팡이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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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인께서는 잠재력이 충만하시고, 무엇보다 방금 주문을 외우는 순간, 이 지팡이로 주변의 모든 마나가 미친 듯이 모여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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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소리에는 아직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아 떨림이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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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겠지만,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잖습니까…. 부디 조심, 또 조심해 주십시오. 은인께서는 그러한 잠재력이 있으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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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내 잠재력이 그 정도라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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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깨가 한층 더 높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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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정말로 메테오를 쓸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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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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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그럼 말씀대로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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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헛기침을 하며 지팡이를 고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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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도 얻었고, 저렇게 칭찬도 해주니 금세 볼에 가득했던 표독함이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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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곳에 볼일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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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나를 둘러싸고 똘똘한 눈으로 올려다보는 엘프 아이들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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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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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내 인사에 화답하듯 조막만 한 손을 흔들며 배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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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에서 배출되기 직전 익숙한 시스템 메시지가 눈앞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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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들이 당신을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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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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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디서 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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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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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10층 클리어 때 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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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오크 대족장이 나를 기억한다는 메시지가 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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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이후로 오크는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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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죽은 놈이 날 무슨 수로 기억하겠다는 건지도 모를 일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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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무슨 일이라도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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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번 메시지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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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다시 만날 일도 없을 텐데. 기억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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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윗층에서 다시 만난다고 해도, 엘프들이 내게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을 것 같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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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밖으로 나오자 상쾌한 바깥공기가 폐부를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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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제 뭘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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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정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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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갤러리에 자랑부터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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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이 나서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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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얻은 지팡이는 내 키보다도 훌쩍 커서, 가방에 다 들어가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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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는 지팡이를 어깨에 둘러메고 움직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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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탑 근처 헌터 거주지에 집을 구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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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이런 물건을 들고 다닌다면 주민들에게 걸리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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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5분 거리에 있는 탑세권 집에 산다면 이런 걱정도 사라질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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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브로커가 잘해주기만을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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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지팡이를 벽에 기대어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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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소리를 내는 지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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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망설임 없이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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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팅되는 짧은 시간이 영겁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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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 감동을 하루빨리 모두와 나눠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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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것을 솔직하게 공유할 생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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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팡이의 사진을 찍기 전 잠시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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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레전더리라고 그냥 올려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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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건 너무 위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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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더리 등급 아이템은 너무 희귀한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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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헌터들조차 몇 개 없는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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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사람들이 날 추적할 방법은 없겠지만, 괜한 욕심을 불러일으킬 필요까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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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틱질도 선은 지켜가며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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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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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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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유니크 등급이라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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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가 딱 적당하게 사람들의 어그로를 끌 수 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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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장 지팡이가 신비해 보이는 각도를 찾아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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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익숙하게 헌터 갤러리에 접속해 새 글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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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햄부기 또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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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ㅇㅇ(B99.9C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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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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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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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런 건 여기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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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번에 새로 얻은 옵션 개쩌는 유니크 아이템을 보여주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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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별로 화나지 않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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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다들 나를 좋아하는 게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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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폭발하는 댓글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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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열심히 F5를 누르며 하나씩 읽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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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아오 내 햄부기 어디 갔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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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ㅁㅊ 저게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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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걍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오네. ㄹㅇ 인생 한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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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유니크 법사 무기 ㅋㅋㅋㅋ 저거 팔면 얼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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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 일단 니가 평생 일해도 못 사는 건 분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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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탑 유동님 저는 믿고 있었습니다…. 햄부기 하나만 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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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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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근데 처음 보는 템인데? 공략 사이트에 비슷한 거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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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 그럼 히든피스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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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그럼 정보만 팔아도 돈 엄청 벌겠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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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하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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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딱 보니까 디자인만 요란하고 옵션은 구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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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ㄹㅇ 사이즈도 너무 커서 실용성 없음. 저거 들고 어떻게 걸어 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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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 법사면 날아다니면 그만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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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어 어차피 법사 템이라 나한텐 필요 없어~ 하나도 안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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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 울지 말고 말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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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포도질을 하려는 사람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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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반응이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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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실시간으로 쌓여가는 댓글들을 하나하나 음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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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바로 이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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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에 탑을 오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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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노골적인 질투와 선망이 나를 더없이 기분 좋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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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팝콘이라도 가져와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며, 느긋하게 스크롤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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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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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만큼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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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부산 화연 길드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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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연은 턱을 괸 채 모니터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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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보고 있는 것은 아직도 시끌벅적한 헌터 갤러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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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다섯 명의 마법사만이 존재하는 비밀스러운 공간, 마법사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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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방금 전, 익숙한 아이피의 새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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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헌갤에는 유니크라고 구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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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ㅇㅇ(I5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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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사실 레전더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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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로 만든 거고, 엘프들이 고맙다고 선물로 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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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들한테만 특별히 서비스로 알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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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연은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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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갤러리를 뒤집어 놓고 와서는, 이곳에 와서야 진실을 말하는 모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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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그 다운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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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p깟쮸 : 아니 나는 탑 오르면서 유니크도 한번 못 먹어봤는데! 볼 때마다 억울하다에요. 솔직히 뉴비는 나한테 아이템 사용권 한 번씩 줘야한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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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냉장고 : 난 엘프 이야기가 더 듣고 싶은데…. 20층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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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질투심을 불태우는 p깟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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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학술적인 호기심을 빛내는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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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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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연은 그들의 댓글을 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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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미소는 오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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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방 한쪽에 놓인 길고 고급스러운 케이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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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비에게 선물하기 위해 거금을 주고 사들인 유니크 등급 스태프가 담겨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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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정태연은 손가락을 튕기려다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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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을 한 줌의 재로 만들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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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는 가까스로 그 충동을 억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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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연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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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난번의 레어 등급 로브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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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 아이템은 화가 좀 난다고 태워버리기엔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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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심하게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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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연 개인의 자금으로도 상당한 출혈을 감안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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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의 자산으로 따져도 무시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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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걸 이제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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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연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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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는 이미 손에 익은 유니크 스태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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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케이스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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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기를 뿜어내는 푸른 스태프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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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연은 잠시 그것을 바라보다가, 문득 기묘한 아이디어가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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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연은 자신의 스태프와 새로 산 스태프를 양손에 하나씩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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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 동시에 쓸 수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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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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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속해서 읽은 댓글들을 몇 번이고 또다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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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이건 질리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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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계속 이 감상에만 젖어 있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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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할 일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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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현실로 돌아올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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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신분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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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핸드폰을 들어 익숙하게 텔레그램을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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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lDaP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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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신분증은 어떻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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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를 보내자마자 사라지는 1이라는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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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내 연락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곧바로 답장이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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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lDapam : 삼촌이 누군데! 당연히 준비 다 해놨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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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lDapam : 내일이면 받을 수 있을 거야. 근데 정말 괜찮은 거지? ㅠ_ㅠ 삼촌은 걱정이 많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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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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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저씨의 온라인 인격은 도저히 적응이 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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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의 구구절절한 걱정은 가볍게 무시하고, 용건만 간단히 타이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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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ㅋ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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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문제는 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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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두 번째. A급 헌터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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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마법사 갤러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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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55G.555) : @풍뎅이 그래서 A급 등록은 어떻게 함? 내일모레면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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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 내일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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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 약속 장소 주변에 몇 시간 동안 결계를 쳐둘 거야. 외부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을 거고. 그러니 안심하고 나와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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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풍뎅이: 오후 2시. 탑 근처에 있는 카페 햄햄치즈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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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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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마법사가 직접 쳐주는 결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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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안전한 장소는 없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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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망설임 없이 키보드를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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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55G.555) : 그럼 내일모레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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