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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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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얻은 플래티넘 스킬, 모래 장벽.
사용자를 보호하는 방벽을 만든다는 간단한 스킬.
하지만 그 규모가 내 상상을 초월했다.
“내 마력이 너무 높아서 그런가?”
대부분의 마법 스킬들의 위력이 마력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생각할 때, 합리적인 추론이었다.
어쨌든, 이걸 그대로 쓰기에는 너무 컸다.
마나 소모도 심했고 무엇보다 시야를 전부 가려버렸다.
“그렇다고 매번 마력량을 조절해서 발동하기엔 타이밍이 안 맞고.”
이건 기습을 방어하는 스킬이 되어야 했다.
갑작스러운 기습 때마다 필요한 마력을 연산하면 분명 타이밍을 놓칠 것이다.
건축 스킬에 가까워진 만큼, 나중에 다양한 활용을 할 수는 있겠지만 당장 내게 필요한 것은 기습을 막는 스킬.
“그래도 잘 만들면 될 것 같은데…?”
나는 품속에서 마법 깎는 청년에게서 빼앗은 레전더리 로브를 꺼내 입었다.
여전히 어린아이에게는 너무나 큰 옷.
질질 끌리는 옷자락이 거추장스러웠지만, 지금은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나는 로브에 깃든 유일한 스킬을 모래 장벽에 적용했다.
“좋아, 해보자.”
정신을 집중했다.
로브의 스킬, 인공 마나 코어가 모래 장벽 스킬과 결합하는 감각.
이전처럼 거대한 벽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내 몸 주위에 얇고 투명한 모래 막을 입히는 감각.
스킬이 적용되자, 내 앞의 거대한 벽은 스스로 허물어졌다.
마침 아까의 투명화 다크 엘프가 활을 다시 당기고 있었다.
녀석의 손가락이 시위를 떠났다.
쉭-!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화살이 날아왔다.
나는 피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촤라락!
바닥에서, 보이지 않던 모래 방벽이 스스로 몸을 일으켰다.
내가 명령하지 않았음에도 자동으로.
이전의 거대한 장벽과는 훨씬 얇았다.
하지만 가벼운 화살을 막기에는 충분했다.
무엇보다 발동 속도가 비교할 수 없이 빨랐다.
팅-!
화살은 얇은 모래 방벽에 부딪혀 허무하게 튕겨 나갔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성공이었다.
예상대로의 효과. 완벽한 자동 방어 시스템이 완성된 것이다.
“…조금 더 과감하게 해볼까?”
나는 눈을 감았다.
오로지 이 자동 방어 스킬의 성능을 믿고 몸을 맡긴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눈을 감았지만, 통찰안을 통해 적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화살이 먹히지 않는 것을 확인한 다크엘프는 한참이나 나를 살폈다.
내가 눈을 감고 미동도 하지 않자 그제야 살며시 움직이는 녀석.
다크엘프는 은신을 유지한 채 빠르게 접근했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마력의 기척.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기분이었다.
‘좀 쫄리네….
적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것이 느껴졌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마침내 놈이 칼을 찔렀다.
날카로운 단검이 내 등을 향해 파고들었다.
그 순간이었다.
카캉!
다시 한번, 모래 방벽이 공격을 막아냈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더 강한 충격이 느껴졌지만, 방벽은 뚫리지 않았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발동한 마법.
나는 이제 완전히 확신을 가졌다.
“좋아. 완벽하네.”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눈앞에는 투명화가 풀린 다크엘프가 당황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자신의 기습이 막혔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얼굴.
나는 놈을 보며 씨익 웃었다.
“이것도 되나?”
나는 여전히 나를 둘러싼 모래 방벽을 조종했다.
내 의지에 따라, 방벽의 일부가 날카로운 가시 형태로 변형되었다.
그리고 그대로 앞으로 쏘아 보냈다.
푸슉!
다크엘프는 반응할 틈도 없이 모래 가시에 가슴을 꿰뚫렸다.
놈은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아무래도 모래 방벽의 모양은 자유자재로 커스텀이 가능한 모양이었다.
“음, 역시 플레티넘 값은 하네.”
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남은 것은 방벽의 강도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나는 자동 모래 방벽 스킬을 내가 아니라 모래 분신 초호기를 지키도록 설정했다.
다른 분신은 카메라로 이 모든 것을 촬영했다.
허공에 모래 탄환 한 발을 띄운다.
분신을 향해 쏘아지는 탄환.
팅-!
솟아난 방벽은 탄환을 가볍게 막아냈다.
예상했던 정도의 방어력.
그렇다면, 내 최대 공격력은 어떨까.
나는 오른팔 전체를 거대한 모래 말뚝으로 변형시켰다.
현재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한 방.
나는 완성된 말뚝을 방벽을 향해 발사했다.
공기를 찢는 굉음과 함께, 거대한 말뚝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갔다.
콰아아앙-!
모래 방벽에 부딪히는 순간, 거대한 파동이 일었다.
모래 바람이 불며 시야를 가린다.
“읏…!”
다음 순간.
쩌저적-!
방벽이 유리처럼 산산조각 나며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동시에 내 최대 공격력을 담은 모래 말뚝 또한 형체를 유지하지 못하고 한 줌의 모래로 흩어졌다.
“쩝, 역시 이 정도는 버티지 못하는 건가?”
그래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어차피 이건 암살자나 기습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
이렇게 큰 공격이 날아오려면 반드시 전조 증상이 있을 터였다.
그때는 대비할 시간도 충분할 것이고, 더 두꺼운 방벽을 세우면 그만이었다.
이제 탑을 나갈 시간.
나는 천천히 분신들을 시켜 잡몹들을 사냥하고, 트렌트의 열매도 회수했다.
10층대에서의 익숙해진 루틴.
트렌트의 열매를 세계수의 씨앗에 먹이고, 남은 찌꺼기는 내가 먹어치운다.
열매를 먹는다고 이전처럼 성장하는 느낌은 없었지만, 그래도 버리긴 아까우니까.
“그런데 이거…. 이제 다 큰 건가?”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세계수의 씨앗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호박정도의 크기가 된 씨앗.
대체 씨앗이 맞긴 한지 의문이 드는 크기.
슬슬 숨기고 다니기도 힘든 사이즈였다.
다행히 씨앗은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있었다.
언제부터였지? 아마 16층즈음이었나? 그때부터 성장이 멈춘 것 같았다.
“20층 전까지 성장을 다 시켜야 히든 피스가 만족된다고 했었지….”
20층이 기대되었다.
나는 씨앗을 양손으로 들고 집으로 향했다.
***
오늘의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든든한 보험이 하나 생긴 기분.
슬슬 20층이 코앞이었다.
이제 18층, 19층, 20층.
단 세 개의 층만이 남았다.
그것만 넘으면, 나도 한국에 10명뿐인 A급 헌터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뭐, 단순히 층만 넘는다고 바로 A급으로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니라고 들었지만….”
하지만 나는 자신이 있었다.
내 능력이라면 A급은 충분히 가능할 터.
그러나 문제가 하나 남아있었다.
바로 신분 문제.
여자가 되어버린 나는 지금 유령과도 같은 존재다.
이 상태로는 헌터 등록이 불가능하리라는 것은 뻔한 사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브로커에게 가 봐? 아니면 풍뎅이에게 말해볼까?
그러나 지금 당장 생각해 봐야 별수 없는 문제였다.
머리가 아파진 나는 오늘의 성과나 갤러리에 자랑하기로 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마법사 갤러리를 익숙하게 켜는 나.
아까의 실험 영상을 적당히 편집한다.
나는 짧게 편집한 영상을 마법사 갤러리에 업로드했다.
[제목: 암살자 카운터 스킬 만듦. ㅁㅌㅊ.]
작성자: ㅇㅇ(G11.111)
마법사로 암살자 따잇하는 재미~
(자동으로 방벽이 생성되는 움짤.wedp)
내 게시글의 반응은 평소보다 느렸다.
조회수는 올라가고 있는 것을 보니, 다들 영상을 몇 번씩 돌려보고 있는 탓인 듯했다.
5분이 넘게 지나서야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ㄴ 마법은화력 : 이건 또 무슨 개사기 스킬이야. 또 레인보우라도 먹은 거?
ㄴ ㅇㅇ(G11.111) : 아니, 플레티넘인데 걍 대충 개조함.
ㄴ 마법은화력 : 아오, 어떻게 맨날 ‘그냥 대충 해봤음’으로 이런 게 되냐고.
ㄴ 냉장고 : 방금 영상 자세히 분석해 봤는데 재밌네.
ㄴ ㅇㅇ(G11.111) : 오…. 그래서 자칭 초천재 연구원의 평가는?
ㄴ 냉장고 : 야 갤에선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지.
“보통 현실에서 그렇게 부르는걸 더 싫어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여간 이 사람도 정상은 아니다.
마법사 중에 정상인은 나뿐인 것인가.
내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동안 냉장고는 분석글을 달았다.
ㄴ 냉장고 : 일반인의 반응속도 한계는 0.2초야. 하지만 이 마법의 반응속도는 0.1초에 근접하고 있네.
ㄴ 냉장고 : 딜레이가 0에 수렴한다는 소리야. 말 그대로 자동 방어라는 거지.
ㄴ 풍뎅이 : 상시 발동 스킬이란 소리야? 그럼 잠을 자거나 의식을 잃었을 때도 발동된다는 건가?
ㄴ 마법은화력 : 난 저런 스킬 어디서 안나오나….
쏟아지는 찬사에 어깨가 으쓱 올라갔다.
하지만 그들의 감탄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냉장고가 생각을 정리한 뒤 댓글을 남겼다.
ㄴ 냉장고 : 다들 본질을 놓치고 있어. 지금은 단순 방어지만, 저 원리를 응용하면 어떻게 될까?
ㄴ 냉장고 : 앞으로도 스킬 자동화가 가능하다면…. 적이 보이면 자동으로 공격, 다치면 자동 포션 사용 같은 것도 가능하다는 소리아닐까?
냉장고의 분석에 갤러리는 잠시 침묵에 휩싸였다.
다들 그 엄청난 가능성에 압도당한 모양이었다.
심지어 나조차도 그랬다.
“그, 그런가?”
나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지적해 주는 냉장고의 댓글.
너무나 만족스럽다.
나는 실실 웃음을 흘리며 키보드를 두들겼다.
ㄴ ㅇㅇ(G11.111) : ㅋㅋㅋ 다들 이 정도는 하는 거 아님???
ㄴ 마법은화력 : (안면에 번갈아가며 펀치 날리는 콘)
ㄴ 냉장고 : 하여튼 얘는 조금이라도 띄워주면 안 돼.
그렇게 한참 동안 비틱질이 오가던 와중이었다.
p깟쮸가 평소와는 다른 느낌의 댓글을 남겼다.
장난스러운 느낌이라고는 전혀 없는 건조한 댓글.
ㄴ p깟쮸 : 이거 아군한테도 걸어줄 수 있냐에요.
나는 그 변화에 의아함을 느끼며 답했다.
ㄴ ㅇㅇ(A55.555) : 음 모래 분신한테는 썼는데…. 사람한테는 모르겠네. 모래분신은 결국 내 몸의 일부라서.
내 애매모호한 대답에도 p깟쮸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ㄴ p깟쮸 : 그래도 괜찮다에요. 어떻게 하는 건지 알려달라에요. 나한테는 꼭 필요한 기술이다에요.
그녀의 댓글에서는 평소의 장난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미묘한 절박함마저 느껴졌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ㄴ ㅇㅇ(A55.555) : 사실 그냥 아이템빨이야. 레전더리 로브 하나 주웠거든.
ㄴ p깟쮸 : 설마 저번에 그 로브? 익스트림에서만 얻을 수 있는?
ㄴ ㅇㅇ(A55.555) : ㅇㅇ….
내 댓글을 마지막으로 p깟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p깟쮸의 댓글은 한참 뒤에야 올라왔다
ㄴ p깟쮸: 아. 레전더리 아이템…. 그렇구나. 그럼 나는 못하는 거네….
ㄴ p깟쮸: 알겠다에요. 귀찮게 해서 미안하다에요.
“얘 왜 이래?”
나는 그녀의 마지막 댓글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평소의 p깟쮸라면 "비틱은 죽인다에요!"라며 화를 냈을 텐데.
나는 처음으로 모니터 너머의 p깟쮸에 대해서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