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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지] 유동 아이피 임시 차단합니다.]
작성자: 주딱
지금 유동 분탕이 날뛰어서 갤러리 신문고가 폭발하는 중인데
관리가 힘드니까 잠시 동안 유동닉의 글 및 댓글 작성 막겠습니다.
그냥 고닉 파오세요. 1분이면 만드는데.
“이게 미쳤나?”
나는 모니터를 보며 중얼거렸다.
갤러리의 왕, 주딱이 칼을 빼 들었다.
물론 그 칼이 향하는 곳은 명백했다.
VPN이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 뽕을 뽑으려고 한 나였다.
하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나?
분탕 하나 잡자고 갤러리 전체를 마비시키는 짓이다.
이건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이자 독재의 시작이다.
선진 민주 시민인 우리 100만 유동단은 절대 참을 수 없는 일.
아니나 다를까, 갤러리는 순식간에 불타올랐다.
유동닉이 막히자 급하게 만들어온 것이 분명한 글댓합 0개의 고정 닉네임들이 게시판을 태우기 시작했다.
[제목 : 완장 미친 거 아님?]
[제목 : 아니 시발 유동 막으면 갤이 돌아가냐?]
[제목 : 완장 저거 출신이 의심스러움.]
[제목 : 주딱 과거 기록 파묘해 왔다.]
[제목: 그냥 완장이 분탕글 좀 더 빨리 지우면 되는 거 아님?]
작성자 : ㅁㅁ123
내용 : 하루 종일 갤만 보는 백수주제에 그것도 못함?
ㄴ ㄹㅇ무급 지우개 주제에 건방지네
ㄴ 빨리 갤 정상화 하라고
참고로 마지막 글은 내가 쓴 것이었다.
갤러리는 그야말로 불바다.
[제목 : 여기 왜 실북갤 1등임?]
[제목 : 싸움이야? 나도 끼어야지.]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찾아온 옆 갤러리 사람들까지 합류하니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완장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과 조롱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다들 너무하는구만.”
주딱과 파딱도 사람이다.
그들이 무급으로 봉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너무나도 가혹한 일.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갤러리이고, 그것이 완장의 무게인 것을.
어차피 여기까지도 하나의 WWE일 뿐이다.
[제목: 근데 솔직히 알아서 병먹금 못하는 게 잘못 아님?]
작성자: ㅁㅁ123
아이피가 그렇게 특이한데 굳이 눌러보는 게 바보 아님?
그냥 무시하면 되잖아?
(머리를 긁는 사진)
ㄴ ㄹㅇ ㅋㅋ 그냥 안 누르면 되는 걸 왜 눌러서 완장 탓함?
ㄴ 근데 솔직히 그 제목 보고 어떻게 참냐?
ㄴ 제목 어그로 실력이 탁월함. ㅇㅈ.
ㄴ ㄹㅇ…. 손이 먼저 반응하고 로딩되는 순간에 아 시발 싶은데 그럼 이미 늦은 거임.
ㄴ 여긴 뭐 뇌보다 손가락이 빠른 놈들만 있냐?
ㄴㄴ 그럼 생각하면서 갤질하는 놈도 있냐?
갤러리는 한동안 완장을 욕하는 파와 병먹금을 못 하는 유저들을 욕하는 파로 나뉘어 격렬하게 싸웠다.
격렬한 시위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한참 뒤, 결국 완장이 백기를 들었다.
[제목: [사과문]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작성자: 주딱
유동 차단은 제 독단적인 판단이었습니다.
갤러리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유동닉 차단은 잠시 해제하겠습니다.
주딱은 다른 사람에게 넘기겠습니다.
주딱의 항복 선언.
나는 승리감에 취해 의자 깊숙이 몸을 기댔다.
그리고 그의 사과문 밑에 보란 듯이 댓글을 남겼다.
ㄴ ㅇㅇ(777.777) : 자, 이제 갤러리도 정상화되었으니 다시 파티를 시작해 볼까요?
내 댓글에 순식간에 대댓글이 붙었다.
ㄴ 와 이 새끼 진짜 악마임?
ㄴ ㄹㅇ 범인의 발상이 아니네.
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ㄴ 왜냐니… 그야, 재 미 있 으 니 까.
“하아…. 피곤하네.”
급속도로 올라간 도파민 수치 때문인지, 갑자기 찾아오는 탈력감.
나는 침대에 몸을 던지고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마음 같아서는 새 주딱을 뽑는 과정에서도 분탕을 더 치고 싶었다.
예를 들어 파딱이 사실 주딱의 부계가 아니냐면서 어그로를 끈다거나.
하지만 너무 피곤하다.
오늘 할당된 분탕력을 전부 소진해 버린 기분.
방금 분탕을 치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횟수로 따지자면 열 번 중 한 번꼴.
아주 잠깐이지만 평범한 지구인의 아이피로 돌아왔었다.
마깍노가 걸어준 마법이 조금씩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나는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분노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에 전율했었다.
“이럼 더 기가 막힌 분탕이 가능하지.”
완벽한 익명과 순간적인 신분 노출.
이 두 가지를 번갈아 사용할 수 있다면?
나는 상상하던 일을 실행에 옮겼고 갤러리는 말 그대로 터져버렸다.
하지만 이제는 진지하게 확인해야 할 것이 있었다.
내 몸에 걸린 마깍노의 마법.
지금까지는 단순 VPN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추적에서 자유롭게 해주는 물건.
나는 전신 거울 앞에 서서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새롭게 얻은 스킬, 통찰안을 통해 내 몸을 감싸고 있는 마법의 흐름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보는 순간 알겠다. 이건 탑에 걸려 있던 추적 마법과는 차원이 달랐다.
분명 탑의 추적 마법도 상당한 수준이었을 것이다.
내 눈에도 아름다워 보였으니.
하지만 마깍노의 마법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탑의 벽을 덮고 있던 추적 마법은 정교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이 만든 정해진 규칙 안에서 움직이는 인공적인 구조물.
예측 가능했고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의 것이었다.
내 몸을 휘감은 이것은 달랐다.
이것은 마법이라는 단어로 담아내기에는 너무나도 원시적이고 혼돈스러운 무언가였다.
살아 숨 쉬는 검은 덩굴이 내 몸을 알처럼 둘러싸고 있었다.
그곳에 아름답게 흐르는 기하학적인 문양 따위는 없었다.
주기적으로 약해졌다 강해지는 파동은 심장 박동을 연상케 했다.
아이피가 정상으로 돌아왔던 것은, 심장 박동이 가장 약해지는 바로 그 순간이었던 것이다.
솔직히 이런 정체 모를 물건이 내 몸에 달라붙어 있다는 사실은 꽤나 찝찝했다.
게다가 내 능력으로는 이걸 지우는 것은 고사하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바로 조금 전, 나는 통찰안으로 똑똑히 보았다.
허공에서부터 희미한 보랏빛 마력의 화살이 나를 향해 날아오는 것을.
탑에 걸려 있던 것과 색과 결이 비슷했다.
명백한 추적 마법.
하지만 그 마법은 내 몸에 닿지 못했다.
추적 마법은 내 몸을 둘러싼 불길한 검은색의 껍질에 부딪혀 허무하게 튕겨 나갔다.
방벽이 약해져 있을 때였는데도 그러했다.
추적 마법이 한번 튕겨 나간 이후엔 단념한 듯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걱정이 사라지진 않았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데 이걸 어떻게 버려.”
오히려 이걸 더욱 강화해야 할 판이었다.
정말 싫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15층.
그곳에서 다시 한번 마깍노를 만나야만 했다.
나는 마법사 갤러리에 접속했다.
그 미치광이 노인에 대한 정보가 더 필요했다.
[제목: 마깍노 15층 히든피스 정보 좀]
작성자: ㅇㅇ(A2C.222)
예전에 여기서 15층에도 나온다고 들었는데, 걔는 좀 덜 미쳤음?
5층에서 만난 놈은 진짜 답이 없던데.
이번에도 내 글에 가장 먼저 답을 단 것은 냉장고였다.
ㄴ 냉장고: 15층 버전은 괜찮았음. 30층 이후에 나오는 놈이랑은 완전 다름.
ㄴ 냉장고: 그냥 얌전히 퀘스트 깨고, 보상받으면 됨. 나는 스킬북 받았어. 골드 등급.
ㄴ ㅇㅇ(A2C.222): 진짜? 퀘스트는 뭐 줌? 팔다리 잘라오라고 하진 않겠지?
ㄴ 냉장고: 아니. 나는 그냥 트랜트 열매를 따달라는 거였어. 좀 귀찮기는 했지.
ㄴ 냉장고: 그보다 문제는 만나는 조건이 좀 어렵다는 거?
ㄴ ㅇㅇ(A2C.222): 조건이 뭔데?
ㄴ 냉장고 : 그건 말이지….
이어지는 냉장고의 지루하고 현학적인 설명.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할 만한데…?”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다.
나는 익스트림. 어떤 변수가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른다.
그 미치광이 노인을 다시 상대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골치가 아파왔다.
지난번처럼 팔이 뜯겨나가는 경험은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았다.
“긴급 탈출 수단이 하나쯤 있으면 좋겠는데….”
그런 편리한 마법이 어디서 뚝 떨어지지는 않으려나.
나는 문득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
만약 내 몸 전체를 모래로 만들어 흩어버린다면, 어떤 공격이든 피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그 즉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실행에 옮겼다.
정신을 집중하자 익숙하게 손끝부터 어깨까지가 모래가 되어 스르르 흘러내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내 몸통과 두 다리는 여전히 단단한 살과 뼈를 유지하고 있었다.
나는 내면을 들여다보았다.
내 안에 자리 잡은 신.
그것은 여전히 나와 똑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양팔 전체가 완전한 모래로 변해 있다는 것뿐이었다.
아무래도 이 녀석의 몸을 전부 모래로 물들이기 전까지는, 전신 모래화는 불가능한 모양.
“이 속도면 50년은 걸리겠네….”
매일 명상을 통해 조금씩 신의 일부를 모래로 바꾸고는 있었다.
하지만 그 속도는 지독하게 느렸다.
뭔가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나는 내 옛 스승들을 찾아갔다.
인도 너튜브는 물론, 풍뎅이가 처음 올렸던 댓글까지 다시 샅샅이 뒤져보았다.
하지만 관련 정보는 단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아니, 풍뎅이 이 양반은 대체 이런 걸 어디서 찾아온 거야?”
어떻게 관련 정보가 단 하나도 없을 수가 있지?
마치 세상에 나 혼자만 이 길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바로 그때, 13층에서 명상을 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탑 안에서는 명상의 효율이 바깥세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마나의 회복도, 마력통의 증가도 눈에 띄게 높았던 기억.
“좋아… 다음 마법 수련 장소는 14층이다.”
나는 각오를 다졌다.
다음날 새벽, 나는 14층으로 향했다.
오늘은 작정하고 짐을 쌌다.
며칠 치의 물과 비상식량이 들어있는 작은 가방.
음식을 모래로 바꿔서 들고 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에 그만두었다.
한 달 동안 흙만 퍼먹던 내가 할 말은 아닌 것 같긴 하지만, 기분은 기분이다.
이번에 탑에 들어가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오래 머무를 생각이었다.
향긋한 정글 냄새가 나를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