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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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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룰 수 있는 내공의 양이 늘었다.
운남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던 도중에야 깨달았다. 양은 물론이고, 진기를 퍼뜨릴 수 있는 범위 역시 방대해졌다.
‘열반을 깨달은 육체라고 했으니.
제자들을 따라 심공을 의식하여 둘러 두기 시작하자 반응 속도가 무시무시하게 빨라졌다. 뭇 고수들에게 불시에 기습당해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때서야 비연천공이 완성된 무공임을 확신했다. 다른 누가 와도 마찬가지다. 작금의 비연천공은 완벽했다.
덜고 더할 것이 없었다. 사용자에 알맞게 체내의 혈맥을 변화시키는 천혜의 심공이다.
독인인 당소소에게는 독의 위력을 높이고, 몸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였다. 빠른 경신법을 구사하는 화련으로는 하여금 다리의 환도혈(環跳穴)의 탄력성을 더했다.
‘소림의 역근경에 비할만 하지 않을까.
속으로만 그런 생각을 했다.
고금제일인으로 꼽히는 달마대사가 직접 창안한 무공이다. 진심으로 그에 비할만하다고 여기지는 않았다.
‘그래도 최소한 세 손가락에는 꼽히겠지.
꾸준히 익히면 어느 순간 육체가 탈태한 사람의 것처럼 변한다. 자신이 펼치는 무학에 알맞은 형태로 무골이 다시 다져진다는 것이다.
서연이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이었다.
“…….”
그녀의 주변으로 짙은 적막이 흘렀다. 중년인의 시선은 여전히 서연의 손아귀를 향해 있었다.
분명 불티가 튀어오르는 것을 보았다. 분명 제대로 점화가 되었다는 뜻이다.
헌데 빛만 잠깐 명멸하더니, 그대로 잠잠해졌다. 그제서야 처참한 모습으로 짓눌린 벽력탄의 잔해가 눈에 들어왔다.
완력을 따지기 전에 내력이 압도적이었다.
벽력탄을 저런 수로 파훼한다니? 불가해를 마주한 심정이었다.
“소소야.”
“예, 스승님.”
중년인은 잠시 눈을 깜빡였다. 찰나에 목 뒤에서 따끔한 감각이 느껴졌다.
‘침?
목덜미에 얇은 침이 박혀 있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닿은 순간 의식이 가라앉았다. 시야가 순식간에 땅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쿵!
“둘다 내 곁에서 떨어지지 말거라.”
당소소는 서연의 말에 고개만 얕게 끄덕였다.
실로 고절한 수법을 접했다. 세간에서 어찌하여 스승님의 무공을 패도적이라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대검도 잘 쓰시겠다. 설마 영물도 저런 방식으로 길들이신 걸까.
집채만한 백호와 서연이 씨름하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팔뚝으로 백호의 목을 졸라 압도하는 장면이 뒤따랐다. 다급히 고개를 가로저어 잡생각을 쳐냈다.
‘소소야, 네가 정녕 미쳤구나.
시급한 상황에 스승을 상대로 그런 불경한 생각을 품다니. 스승님의 곁이라 위험을 느끼지 못하여 이러는 것이 분명했다.
실력이 단번에 늘어난 탓도 있었다. 독을 운용하는 속도가 예전의 배는 빨라졌다. 비연천공의 여파였다.
당소소는 정신을 잃고 엎어진 중년인의 마혈과 수혈을 짚었다.
당장 이런 미친 작자가 몇이나 더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오라버니, 다시 말해 패검대가 있던 이유도 그제서야 인지했다.
‘정녕 마교가 맞나.
수가 너무 투명하여 도리어 의심이 생겼다. 정녕 마교가 중원을 침략하고자 했다면, 이렇게 일차원적인 방법은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파에 제갈세가가 있다면, 마교에는 옛 사마세가의 후예들이 있었다.
마인들이 존귀히 여긴다는 칠마의 하나로서 마교의 총군사를 맡고 있다고 했다. 부친께 직접 전해들었던 말이니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 작자가 이런 멍청한 짓을 계획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명 황실의 저력을 모르지는 않을텐데.
사마련이 날뛸 수 있는 것은 군부가 전부 전쟁에 동원되었기 때문이다. 오직 황제의 명만 따르는 대적 불가의 장군들.
그들이 멸한 나라가 몇이던가.
게다가 이번 일은 명백히 그 화살이 민초를 향했다. 당장 천명검이 징치한다고 나서도 이상하지 않았다.
“수십 명이나 더 있구나.”
그때 서연이 말했다. 그녀는 세찬 시선으로 일대를 오시하고 있었다. 부연설명하는 대신 크기를 줄인 채로 제자들 곁에 서 있는 백호를 응시했다.
곧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서연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다음, 연화비영보를 극성으로 펼쳤다.
수많은 인파를 물 흐르듯 넘겼다. 바람의 결을 딛고 나아가는 듯했다.
사아악……!
세 걸음에 수십 장을 이동했다. 바람을 가르는 듯한 감각이 발 끝에서부터 울려왔다.
‘간악한 놈들. 인파가 많은 곳에만 골라 서있구나.
소규모 폭발로 인파를 한 곳으로 유도하고, 일제히 벽력탄을 폭발시켜 막대한 피해를 입히려는 듯했다.
놈들이 마교인지, 마교 행세를 하는 사마련인지, 아니면 그조차 아닌 제 삼의 세력인지는 중요치 않았다.
‘한 합으로.
일전의 수법은 사용할 수 없었다. 하나뿐인 육신을 수십으로 분리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진기를 퍼뜨려 전부 일수에 제압해야 했다.
하나라도 놓친다면 족히 수백이 시신으로 전락할 것이 명확했다.
그러려면 모두를 한 눈에 담아야 했다.
‘하늘에서.
결심한 순간 서연의 두 발이 온전히 허공을 디뎠다.
*****
폭발이 일어난 직후.
무인들의 칼부림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퍼졌다.
더는 정체를 감출 필요가 없었다. 패검대의 무인들은 속히 천 자가 새겨진 무복을 드러냈다.
민초들의 틈 사이에 사마외도 수십이 숨어 있다.
새해의 일출을 보며 복을 빌려던 민초들을 노린 것만 보아도 의도가 분명했다.
뭇 황실은 하늘에 비유되는 바, 복을 빌려던 자들이 해를 입는다면 민초들이 이를 어찌 받아들일지 눈에 훤했다.
황실의 비선으로부터 신빙성 있는 정보를 얻었다.
그렇기에 천명검은 온갖 복장으로 위장하고 있었다. 점소이부터 명문가의 여식 행세를 하던 이도 있었다.
기다렸다는 듯 사마외도에게 날카로운 궤적을 쏟아냈다.
벽력탄을 들고 대로를 활보하는 세력답게, 그들에 맞서는 사마외도 역시 고절한 싸움꾼들이었다.
귀족가 여식으로 변장하고 있던 패검대원이 입술을 뗐다. 패검대에서 보기 드문 여인이었다.
“투로가 선명한 것을 보니 마령신권(魔靈神拳)이다. 뭣도 모르고 마교를 사칭하는 쭉정이들은 아닌 듯하다.”
옆에 있던 패검대원 둘이 반응했다.
“정녕 마교가 맞습니까? 마령신권이라면 필시 마교에서도 상위로 치는 무공일터인데.”
“그것이 중요한가? 그럴 시간에 한 놈이라도 더 베어넘겨야지. 합격진에 능숙한 놈들이야.”
여인은 등에서 제 몸통만한 태도를 꺼내들었다.
‘피해가 크겠는데.
놈들의 정체는 궁금하지 않았다. 민초를 건드린 이상 심문보다 피해를 줄이는 것이 중했다.
사방이 민초로 가득한 탓에 절초를 펼치는 것은 불가능했다. 상황이 삼재에 속하는 기본적인 검법만 사용하도록 강제했다.
사마외도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일이다. 눈매가 번들거리는 것만 봐도 사악한 속내를 짐작할 수 있었다.
초장부터 불리한 싸움이다. 사마외도가 보기에 이곳 동호는 사방이 인질로 가득했다.
“곧 성화가 강림할 터인데 쓸데없는 짓을 하는구나. 그분을 따르지는 못할 망정 징치한다고 나서는 것부터 우습다.”
그리 말하면서 품에서 벽력탄을 꺼냈다. 족히 셋이 넘었다.
입꼬리를 올리며 보란 듯이 민초들의 틈으로 던져넣었다.
“저런 미친 작자가……!”
대치하고 있던 패검대원들이 외쳤다. 그 탓에 호흡이 흐트러졌다. 사마외도는 곧장 서늘한 기운을 머금은 일권을 뻗었다.
명색이 무림을 징치한다는 칼이다. 패검대원들은 호흡이 틀어진 찰나에도 최선으로 대응했다.
둘이 사마외도를 틀어막고, 여인이 벽력탄을 맡았다.
시선 교환조차 없이 일어난 일이다. 족히 수년 간 합을 맞춰오지 않았다면 불가능할 일이었다.
“흡……!”
여인의 도 끝에서 흡인력이 일어나 벽력탄을 일점으로 끌어당겼다.
벽력탄이 도면에 닿은 순간 강기로 패도를 감싼 다음 그대로 땅속 깊이 처박았다.
다음 순간 섬광이 번뜩였다.
콰아아아앙!
땅이 흔들리는 소리였다. 패도를 조금만 얕게 박았더라면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을 것이다.
곧 사마외도의 목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한 패검대원이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또 무기를 망가뜨리셨군요. 담당 산정이 또 발광하지 않겠습니까?”
“애초부터 잘 만들었으면 이리 망가지지도 않았겠지. 덕분에 권장으로만 싸워야겠군.”
“보통의 병기는 폭발을 견디지 못합니다만.”
“독룡은 잘 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경을 헤매다 깨어난지 사흘 밖에 되지 않았는데.”
대화하는 도중에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럴 시간에 사마외도의 목을 하나라도 더 베어야 했다.
그러다 불현듯.
패검대원들이 멈춰섰다. 다들 홀린 사람처럼 한 방향을 응시했다.
쾅!
누군가 하늘에서 착지했다. 흙먼지가 사방으로 퍼졌다.
“무슨……?”
패검대원들이 술렁였다.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흐릿한 먼지 너머로 사이한 기파를 풍기는 사내의 인영이 비쳤다.
새어나온 마기의 양이 방대했다. 일대가 어두워질 정도였다.
“……강하다.”
여인이 중얼거렸다. 셋의 합공으로도 승산을 논하지 못할 고수임을 단번에 알아챘다.
가면을 제하고 온통 흑색으로 가득한 사내는 패검대원들에게 시선도 주지 않았다. 다만 허공을 보고 목소리를 토해냈다.
[대계를 시행하라.]
새하얀 가면 너머로 나른한 듯한 목소리가 사방을 흔들었다. 육합전성이었다.
그제서야 사내의 시선이 패검대를 향했다.
[대어가 걸려들었군. 패검대주의 목이라면 본교의 부활을 알리는 효시로 사용하기에 충분할 터.]
감당할 수 없는 강자다. 세찬 기파에서부터 그것을 느꼈다.
“……이제 알겠다. 너희는 옛 마교의 잔재로구나.”
여인은 세찬 눈길로 가면을 쓴 사내를 노려보았다.
[청목족이었나.]
“…….”
모종의 술법으로 뾰족한 귀를 숨긴 것을 단번에 간파당했다. 괜히 떠보려다가 잃은 것이 곱절은 많았다.
[한족들이 무참히 쓸려나가는 것을 눈에 담은 채로 죽어라.]
사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방에서 섬광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사아아―
벽력탄 중에서도 유독 살상력이 뛰어난 물건임을 직감했다.
모두가 고수에 속했기에 찰나에 일어난 일을 굉장히 느릿하게 느꼈다. 범인과는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탓이다.
그렇기에 더욱 무력함을 느꼈다. 경신법으로 닿을 수 없는 거리임은 당연하거니와, 눈앞의 사내가 그것을 내버려둘 가능성도 없었다.
이대로 끝나는가.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문득 여인의 눈이 커졌다. 사방에서 불티가 명멸하는 것을 직시한 직후였다.
그보다 빠르게 하늘에 도화를 머금은 기파가 파동처럼 번져나갔다.
화아악!
일순 하늘의 색이 바뀌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자들은 감히 인지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찰나에 벌어진 일이었다.
굉장히 농밀하면서도 상서로운 기질을 느꼈다. 기파가 그녀의 신체를 한순간에 흝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신령스러운 영목의 기운. 옛 어르신들이나 다룰 법한 순정한 기운이었다.
다음 순간, 불티가 새어나오던 곳에서 고통스러운 비명들이 울려퍼졌다.
내가중수법에라도 당한 듯했다. 다들 벽력탄을 떨구고 피를 토하며 몸부림쳤다.
“크, 커억!”
“벽력탄이, 어찌하여……?”
내공으로 작용하는 벽력탄이다. 상서로운 파동에 직격당한 순간 본래의 기능을 상실했다.
내부 구조가 한순간에 망가진 것이다. 신기라도 해도 모자람이 없는 기예였다.
바닥에 쓰러져 피를 토하는 이들 대부분은 패검대와 대치하고 있었다. 숨통이 끊어질 듯한 고통을 느끼면서도 한 방향을 응시했다.
패검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벽력탄의 존재조차 잊고 같은 방향을 시야에 담았다.
하늘에.
웬 여인이 도화를 머금은 머리칼을 찬란히 흩날리며 서 있다.
사아악―!
상서롭게 퍼져나가던 파동이 다시금 여인의 손끝으로 모여드는 것은 장관이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청목족……!”
“대수림에 처박혀 있어야할 씨족이 어찌!”
“자태가 어찌 저리 고귀한가.”
전황이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저 여인이 한 일이다.
일대에 자리한 모든 무인들이 그 사실을 깨달았다. 다급히 달아나던 민초들조차 이변을 알아차릴 정도였다.
“어찌하여 한순간에 이리 조용해졌는가……?”
“저쪽! 저쪽에 사람이 날고 있소!”
“선녀, 선녀님이 하늘에서 악적들을 벌하러 내려오셨다!”
“도화경이 정녕 실존했단 말인가?”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장포는 날개옷이나 다름없었다. 왼손에서 살랑살랑 흔들리는 쥘부채 역시 역시 천상의 신장과도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데에 한몫했다.
그녀의 새하얀 다리가 하늘을 계단처럼 즈려밟으며 차차 하강했다.
허공답보(虛空踏步)였다.
여인의 오른손에는 어느새 신병이기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검이 들려 있었다.
“비루하구나.”
여인이 가면의 사내를 응시하며 뇌까렸다.
“십 초면 족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