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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의 방에 머물고 있는 화련은, 다과를 연거푸 먹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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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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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그릇을 당소소가 말없이 채워주기 무섭게 화련은 순식간에 다과를 해치웠다. 당소소는 그런 화련의 모습을 보고 더욱 식욕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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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 나뭇가지에 앉은 유혼이 가볍게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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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애가 다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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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은 다과를 씹던 입을 멈추고 고개를 홱 돌려 그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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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유혼 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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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면 사소한 부작용이다. 혈맥과 근육을 어린아이의 것으로 되돌리는 것이 쉬운 일인 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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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 아니까 잠자코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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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가 불순하게 느껴져서 그렇지, 유혼이 펼친 술법인 영유아강술은 그야말로 대법이라 불릴만했다. 능히 반로환동의 하위호환이라 부를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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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명에게, 그것도 십 대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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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을 처음 만났을 때의 화련은 아슬아슬하게 십대의 끝자락에 놓여 있었다. 생일이 지나지 않았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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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억지스러운 감이 있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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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혼이 괜찮다고 했으니 이리 성공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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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화련은 유혼의 말을 그대로 믿지 않았다. 필시 십 대보다 나이가 더 많은 자에게는 술법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던 유혼이 멋대로 규칙을 만들어냈으리라 짐작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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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것을 먹지 못하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거나,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하고도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소한 부작용을 제외하면, 어린 육신으로 살아가는 것도 나름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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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져다 드리면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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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는 저 작은 몸에 저리 많은 다과가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으나,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다. 평소에 무표정으로 살아왔던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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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들? 전부 물려두었다. 당연히 화련의 호의를 얻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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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보다 화련을 먼저 공략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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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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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차를 들고 오겠습니다. 섞을 꿀도 함께 가져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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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당소소가 방 밖으로 나갔다. 침묵 가운데 먼저 입을 연 것은 유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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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에 들려고 저리 열심이다. 말로 구슬리려 하지도 않고 묵묵히 움직이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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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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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주인님께 의견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 아니더냐. 당가의 소소 아가씨가 아주 보기 좋다고. 데려갔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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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혼 님이 그걸 원하시는 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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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혼은 입가에 곡선을 그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화련은 질린다는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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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화련도 당소소가 싫지 않았다. 나이로도, 배분으로도 자신이 위였기 때문이다. 후임이 들어온다는데 어떤 선배가 싫어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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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싹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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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의 외형을 한 자신에게 깍듯이 대하는 것만 봐도 그 인품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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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당소소는 요리를 아주 잘했다. 방금 먹은 다과도 전부 당소소가 직접 만든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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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도 요리를 잘 하셨지만, 당과나 다과같은 간식거리를 만들어주신 적은 한 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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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매라 불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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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생각에 잠긴 화련을 지켜보던 유혼은 클클 웃으며 어딘가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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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 가마. 수련을 게을리 하지 말고. 주인을 실망시키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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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왜 저런 말을 하나 했더니, 곧 문이 열리며 당소소와 함께 서연이 나타났다. 당가주와 대면을 마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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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품에 자그마한 함들을 여러개 들고 있었다. 당가주가 선물을 저리 많이 챙겨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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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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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스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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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으렴. 네가 쓸 영약을 얻어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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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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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스승님께서 자신이 쓸 물건을 가져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화련이 당황하고 있는 가운데, 옆에 있는 당소소가 함을 열며 하나씩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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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보정환(淸靈補精丸), 영지환(靈芝丸), 천왕보심단(天王補心丹)……. 가주님께서 많이도 챙겨주셨군요, 순서만 지켜 먹으면 내공을 갑자도 넘게 얻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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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 또한 혀를 내둘렀다. 자신도 먹어보지 못한 영약들도 여럿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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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시비가 다가와서 함 하나를 마저 건내주었는데, 그곳에는 암단화를 가공한 단약이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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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까지 다과를 쉬지않고 집어먹었던 화련은 난감한 얼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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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만 마시고 마무리하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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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배가 부르다는 말은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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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은 다과를 무작정 집어먹었던 과거의 자신에게 한탄하며 가부좌를 튼 채로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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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운을 갈무리하여 네게 넘겨줄 것이란다. 그러니 진기가 들어차도 당황하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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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은 순간 죄책감을 느꼈다. 속이 더부룩한 것을 스승님이 눈치채고 저리 말하시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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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그런 화련의 등에 손을 가져다 댄 다음, 영약을 순서대로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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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약은 쓰구나. 공청석유가 맛이 좋은 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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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도 잠시였다. 서연의 체내에 들어온 약 기운들은 화들짝 놀라 활로를 찾아 해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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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석유도 스스로를 불순물이라 여길 정도로 정순한 육체다. 그보다 못한 영약들은 오죽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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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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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손 끝으로 빠져나가는 기운들을 느끼며 만족스러운 얼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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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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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지켜보던 당소소가 경악했다. 갑자기 은공께서 영약을 삼키신다기에 설마 했는데, 설마하니 진기도인을 직접 하실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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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걸 진기도인이라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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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효만 저리 넘기는 것이 가능한지는 차치하고, 흘러가는 기운의 양으로만 보았을 때 약효가 전부 온전히 넘어간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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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기운을 타인에게 넘겨주는 격체전력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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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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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지 말고 호흡에 집중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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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서연은 비연천공을 하루빨리 완성할 필요성을 느꼈다. 단순히 호흡을 반복하는 것보다, 심법을 운용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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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극지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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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묘리를 한 번 보고 깨달을 수 있다는 뜻이다. 타인의 육신에 진기를 흘려넣을 기회가 흔치 않으니, 이번 일을 계기로 내가공부를 제대로 해볼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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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체질을 알았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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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로 흘러들어간 진기의 흐름을 온전히 관조한다. 만족할 생각은 없다. 한 단계 더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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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팔맥, 십이정경, 전신 세맥……점점 더 미세한 혈맥에 진기를 자유로이 흘려넣었다. 그 와중에 제자가 다치지 않도록 혈맥을 단단히 보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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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진기는 순식간에 화련의 백회혈에 닿았다. 임독양맥을 연결하려면 백회혈을 틀어막고 있는 생사현관을 타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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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목숨을 걸만큼 위험한 일이다. 화련의 나이에는 시도하지 않는 것이 이치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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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서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진기를 불어넣었다. 정순한 기운과 영약의 약효가 뒤섞여 순정하게 흘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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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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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처럼 몰아치던 기운이 생사현관을 몇 번 두드리더니, 찰나지간에 뚫고 나아갔다. 그 과정이 오죽 자연스러웠는지, 당사자인 화련조차도 일말의 고통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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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체 잘 닦여 있는 육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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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현관이 유독 부드러웠다. 그렇기에 간단히 타통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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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서연의 인도에 따라 한 곳으로 모인 진기는 자연스럽게 화련의 단전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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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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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의 단전은 실시간으로 그 크기를 불렸다. 단 한 점의 손실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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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기를 다루는 감각이구나. 확실히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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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감각에 의지하여 펼쳤을 때와, 확실히 인지하고 펼쳤을 때의 느낌은 천지 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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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응용하여 타인의 육신에 진기를 흘려넣고 뒤흔든다면 어렵지 않게 무력화시킬 수 있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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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나마 깨달음을 얻었다. 이 묘리를 비연천공에 추가해도 좋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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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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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땀 한방울 흘리지 않았다. 오히려 지친 것은 화련이었다. 체내를 주유하는 막대한 기운에 긴장하여 그리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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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전에 들어찬 기운이 몇 배로 많아졌다. 지금이라면 연화비영보도 훨씬 쉽게 펼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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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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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의 눈동자는 더없는 감정을 품고 있었다. 스승의 은혜가 한량없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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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존경했으나 이제는 스승의 은혜에 감복하여 완전히 우러러보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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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잘 따라와준 덕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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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의 머리를 쓰다듬던 서연이 당소소를 힐끗 보았다.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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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일전에 가주전에서 있던 일을 떠올렸다. 당소소가 저를 따라가고 싶다고 했었던 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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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나누어볼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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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고민하던 서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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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에 각예를 즐겨 하곤 한단다. 세상을 주유하는 것도, 제자에게 각예를 가르치기 위함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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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는 눈치껏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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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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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연은 픽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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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를 따라오고 싶다고 생각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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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는 곧장 대답하지 못했다. 답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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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지 않는 대답을 했다가는 은공을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수면 위로 떠올라, 한참 동안 입술을 여닫기만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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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그녀의 손을 잡기 전까지는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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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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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서연을 응시했다. 도화색 눈동자와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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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말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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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웠다. 정신이 맑게 개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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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가 서연을 따라가고자 했던 것은, 서연의 검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것을 제 손으로 직접 펼쳐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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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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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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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는 속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시커먼 생각을 꺼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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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그녀를 짓눌러온 자격지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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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는 후계자가 될 수 없었다. 오라비의 입지가 워낙 단단했던 탓이다. 당연히 만천화우 또한 익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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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동생과 약조했다. 한 명은 암기술에 통달하고, 다른 한 명은 독공을 익혀, 각 분야의 최고가 되어 언젠가 오라비를 이겨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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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천화우에는 관심이 없다고 여겼었다. 오라비가 천명검으로 떠나고, 동생이 후계자가 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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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동생을 축하해주면서도, 당소소는 어째서인지 속이 곪아가는 듯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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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몰아붙였던 것도 그때쯤이었다. 주변인들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독공에 몰두했다. 감당할 수 없는 독을 들고 폐관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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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도 판단하지 못할 만큼 정신이 불안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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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운이 따라 독인의 경지에 오르지 못했더라면, 핏물조차 남기지 못하고 녹아 없어졌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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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보다 무학에 대한 집착이 컸다. 애써 외면했던 마음을 그때서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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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서연의 검격을 마주했을 때, 놓치고 싶지 않았다. 가문을 등져서라도 따라가고 싶었다. 시종 행세를 해서라도 배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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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배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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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비와 동생과 아버지께, 제가 배운 것이……만천화우보다 낫다고 당당히 말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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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는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째서인지 목소리가 얕게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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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은공을 따라가서, 배우고 싶습니다. 허락하지 않으신다면……정말 슬프겠지만, 본가에 남아서 은공이 보여주셨던 편린을 다듬고 또 다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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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한계에 부딪히면 결국 서연을 찾아 떠날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차마 그 말까지는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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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그것도 은인에게 제 시커먼 속내를 모두 드러내는 것은 너무나도 무겁고 힘든 일이었다. 준비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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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는 크게 심호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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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품에서 작은 조각칼을 꺼내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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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한 검으로 펼치는 검법을 말하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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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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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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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눈이 빛났다. 영감이 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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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무공의 원류가 그러했다. 역사 깊은 구파에 동물과 자연의 형상을 본딴 무공이 적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조각을 본딴 검법을 만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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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극지체라는데, 그것 하나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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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에게 가르칠 마땅한 검법이 없었는데, 당소소 덕분에 완전히 가닥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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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없는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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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공, 보법, 검법까지. 무학의 대략적인 틀이 잡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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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천화우보다 나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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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천화우는 옛 절세고수가 창안한 무학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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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허투루 만들 생각은 없었다. 제자의 몸을 지켜줄 무학이다. 결코 대충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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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항상 무표정하던 당소소가 어찌할 줄 모르는 얼굴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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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평생 명문가의 자제로 살아왔을텐데도, 이름조차 없던 제 검술을 더 높게 쳐주는 것도 고마웠고, 방금까지 우울했으면서 조각칼을 본 순간 눈동자에서 반짝반짝 빛을 내는 것도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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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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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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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당소소를 향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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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당가주님께 허락받고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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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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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외치는 당소소의 목소리는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아이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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