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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당문의 소가주, 당진성은 가히 편집증이라 일컬을 만한 성정을 지닌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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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닥칠 피해를 걱정하는 일반적인 편집증과는 사뭇 달랐다. 그의 의심과 두려움은 오직 사천당문의 안위만을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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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을 제외한 동년배 중 독보적인 무위를 갖춘 것도 모두 이 기벽 덕이었다. 가문을 지키려면 결국 당진성 본인이 강해져야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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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진성은 이러한 성격을 겉으로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사천당문의 식솔들이 보기에, 당진성은 그저 예의바르고 성실한 소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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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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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성의 속이 뒤틀려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온 중원을 통틀어 당가주와 당소소, 단 두 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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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성은 서연 일행을 안내하면서 그들의 행색을 꼼꼼히 흝었다. 우선 누님의 은공이라던 서연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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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이렇다 할 굳은살이 없다. 겉으로 드러나는 나이는 많아야 약관 언저리. 허나 고작 그 나이에 오장로와 녹림오호를 격살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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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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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성의 사고회로는 일반인들과 완전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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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그는 서연이 반로환동한 초고수일 가능성과, 동시에 약관 언저리의 나이에 환골탈태를 이뤄낸 천재일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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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는 상상력이 뛰어난 자라면 으레 떠올릴 수 있는 일이었으나, 후자는 완전히 상식 밖의 일이었다. 그래서 당진성은 후자 쪽에 더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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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 그 상황이 닥쳤을 때 충격이 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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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연배에 저 정도 성취라면, 천명검단주의 숨겨진 직전제자인가? 아니, 어쩌면 사마외도가 숨겨놓은 신진고수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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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의 소교주도 성별이 밝혀지지 않았다 들었다. 혹시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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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노고수가 어린 여인의 손가죽을 벗겨 끼고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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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잠시 생각하던 당진성은 고민 끝에 그 가능성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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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의 눈썰미는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인피면구 비슷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면 그 즉시 들통날거야. 저 정도로 오성이 뛰어난 고수가 그것을 감안하지 않았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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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성의 시선은 이제 서연이 쓰고 있는 죽립과 면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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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도의 무인이라면 저런 식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지 않는다. 자칫 거친 바람이라도 불어 맨얼굴이 드러나면 큰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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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보통 가면을 쓰고 다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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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스스로가 떳떳하거나 혹은 흑도 출신임에도 맨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무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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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보다 후자일 때가 가문에 더 큰 충격을 안겨줄 터이니, 후자 쪽에 비중을 두고 생각하는 것이 더 이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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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성은 슬쩍 고개를 돌려, 나긋나긋한 어조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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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공께서는 여행을 다닌다고 하셨지요? 혹, 어디에서 오셨는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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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에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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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이라니, 예상 밖의 답이었다. 아무리 제정신이 아닌 사마외도라 할지라도 소림이 있는 하남에 기거하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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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사마외도의 간자들은 제 출신을 댈 때, 하남 출신이라는 말은 감히 입에 답지 못했다. 금방 들통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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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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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성은 웃는 척을 하다가 이내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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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적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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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대놓고 정면 돌파를 시도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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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그랬다가는 이상한 오해를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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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님. 질문 의도가 매우 불순합니다. 혹시 또 맞고 싶어서 그러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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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누님부터가 저를 세차게 노려보고 있었다. 이 이상 떠보았다가는 한 대 얻어맞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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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서연의 일행을 파악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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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무성? 저 인간은 볼 것도 없다. 자신이 소가주 자리를 떠맡게 된 것도, 형님이 저 인간의 꼬드김에 홀딱 넘어간 탓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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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검은 무슨 빌어먹을 천명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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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무성에게는 반드시 갚아줘야 할 빚이 있었다. 제게 소가주 직을 떠넘긴 형님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공식석상에서 제대로 망신을 주리라 다짐하는 것으로 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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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은공이 데려온 여자아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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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는 그리 특별한 점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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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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흝어보았을 때 학대의 흔적은 없었다. 오히려 살집이 적당히 오른 것이, 잘 먹고 잘 지내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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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외도일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당진성은 방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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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은 얼마든지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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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표정과 행동까지 속이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곳저곳을 둘러보는데 여념이 없는 화련은 정말로 그 나이대의 어린아이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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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처럼 다섯 살 때부터 편집증적인 사고를 가지게 된 것이 아닌 이상, 저 나이대에 그만한 연기력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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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진성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 혹시 몰랐다. 반로환동한 초고수가 어린아이 행세를 하고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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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것도 넘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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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성은 품에서 당과를 꺼냈다. 매 순간 비장한 각오를 품고 사는 그였다. 이따금 단 것으로 풀어주지 않으면 정신이 위태로워지곤 했다. 품에 단 음식을 넣고 다니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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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성은 화련에게 다가가, 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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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공의 제자 분, 이걸 한 번 드셔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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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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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알면서 물어보다니. 순간 싸가지없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당진성은 서글서글한 미소를 품은 채로 다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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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과입니다. 꿀을 발라 맛이 아주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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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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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화련의 눈이 번쩍 뜨였다. 연기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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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련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당과를 받아들고는, 입을 크게 벌려 핥아 먹고 부숴 먹기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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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보아도 그 나이 또래의 아이가 보일 법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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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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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로환동한 초고수가 체면을 전부 내려놓고 저리 열심히 연기할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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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그냥 어린아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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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모습을 보라. 입 주변에 설탕이란 설탕은 다 묻히고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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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상하리만치 묘한 기시감이 드는 탓에, 의심의 시선을 거두기가 힘들었다. 당진성은 스스로의 감이 꽤 좋은 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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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으로 찾아낸 간자가 무려 열 명이 넘었으니 오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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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당진성은 방심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화련을 떠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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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드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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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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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로 범벅이 된 손을 내미는 화련을 보며 당진성은 속으로 침음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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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주변에 꿀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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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이랴. 옷 주변에도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 오죽했으면 서연이 직접 나서서 손수건으로 닦아주어야 했을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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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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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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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화련이 진정 반로환동한 초고수라면, 당진성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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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을 포기한 괴인을 어찌 이기겠는가. 아무리 당진성이라도 그건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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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 일행은 사천당문의 내당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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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숙하다는 표현보다 더 적절한 말은 없을 터였다. 산정이 머무는 곳은 정말로 어두컴컴한 땅속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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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갱도라고 불러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깊고 험난한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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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던 당진성이 설명하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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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가에서 다루는 독 중에는 광물독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한 독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이런 시설이 필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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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하는 당진성에게서는 이전보다 힘이 빠진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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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화련에게 당과를 내밀 때만 생기를 되찾았는데, 화련이 당과를 받아먹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생기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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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당과를 좋아하면서 억지로 나눠주는 건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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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의 상념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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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석문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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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성은 석문 한가운데에 파인 홈에 제 보패를 끼워 넣은 다음 내공을 흘려보냈다. 그러자 고절한 기관진식이 발동하며 석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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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구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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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가 수천 근에 달할 것 같은 석문이 거침없이 열렸다. 모두가 놀랐지만, 가장 놀란 이는 서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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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암단화를 담았던 함도 그러했듯, 이 석문 또한 정교한 장치들이 숨겨져 있었다. 당문의 직계가 아닌 다른 사람이 건드렸다면 분명 꿈쩍도 하지 않았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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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석문을 통과한 뒤에도 한참을 더 나아갔다. 다행히 천장에 야명주가 박혀 있어 발을 헛디딜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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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묘한 열기가 느껴졌다. 대장간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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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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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영(鐵榮)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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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한 사내가 나타나 당진성과 마주 포권을 취했다. 무수한 수염에 짧은 팔다리를 지닌 사내였는데, 그 키가 네 척에 살짝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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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근육만큼은 남달랐다. 불에 그을린 듯한 그의 근육은 그를 작은 거인으로 느끼게 할 만큼 강렬한 분위기를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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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무슨 일로 오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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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가의 은공께서 장인을 뵙고 싶다고 하여 이리 모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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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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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 장인의 시선이 곧장 서연에게로 향했다. 씨족 특유의 눈썰미일까. 당진성이 말한 은공이 누구인지를 곧장 알아챈 기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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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서연을 빤히 쳐다보다가 다짜고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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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다른 씨족의 혼혈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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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씨족이라 함은 필시 청목족을 말하는 것일 터였다. 서연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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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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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문의 은공은 내게도 은공이나 마찬가지오. 단순히 내 용모를 보고자 이곳까지 찾아온 것은 아닐터. 원하는 것을 말씀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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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하는 산정 장인의 눈빛은 정말로 뭐든 만들어줄 수 있다고 확신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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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장술과 손재주로는 천하에 견줄 존재가 없다고 했다. 오가며 보았던 기관진식들만 보아도 그것이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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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단순히 암단화를 멀쩡히 담아낼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함을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하여 찾아왔을 뿐이었으나,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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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장치를 어떻게 만들었냐고 묻는 것은, 자신에게 삼신세불을 어찌 만들었냐고 묻는 것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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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주는 본래 감각의 영역이라서,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들어도 큰 소용이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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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당문의 직계만이 드나들 수 있는 이곳을 아무 때나 들어올 수 있는 것도 아닐 터, 단순히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이만한 장인과 대면할 기회를 날리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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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고뇌하던 서연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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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검을 봐주실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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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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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은 더 설명하는 대신 허리춤에 매여 있던 검집을 풀었다. 이전에 하남의 대장간에서 샀던 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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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 장인은 서연의 검을 순순히 건네받았다. 검 자체는 별 볼일이 없었다. 인간들의 눈에는 장인이라 불릴 실력자가 만든 것이겠지만, 산정 장인이 보기에는 그저 그런 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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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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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산정 장인은 코웃음 치는 대신 검의 감촉에 집중했다. 그의 손길은 조심스러웠는데, 그 모습이 마치 검을 사람처럼 대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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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산정 장인은 검파의 감촉을 통해 검의 생애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또한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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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서연의 검은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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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란 본래 수많은 살생을 거치며 피와 한을 품게 되기 마련인데, 이것은 단 한 번도 누군가의 목숨을 끊은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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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이랴, 검의 결에서는 도가와 법가의 정순한 기운이 동시에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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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청목족이라 착각한 것이 아니었구나. 필부(匹夫)가 품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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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 장인이 내심 감탄하면서도 감정을 계속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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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주인을 닮는다고 했다. 서연의 검이 좀처럼 부서지지 않을 단단한 영성(靈性)을 띄게 된 것은 분명 그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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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힘든 일이다. 자연지기로 가득한 지맥에 보관하지 않는 한, 물건이 영성을 띄려면 못해도 수십 년의 세월을 거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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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가 손에 든 검은 이 모든 것을 정면으로 부정하듯, 미약하나마 분명한 영성을 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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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검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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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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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자체는 평범했다. 허나 주인이 천하에 드문 기상을 가진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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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검 또한 보기 드문 보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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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제 주인의 실력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그것만으로는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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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다면 새 검을 만들어줄 수 있소. 이 검과, 내가 가진 재료를 함께 녹여서 말이오. 당연히 손에도 잘 맞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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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고민하던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 좋은 검을 만들어준다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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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걸리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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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주야만 기다리시오. 천하의 명검을 만들어 드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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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자부심이 깃든 표정으로 그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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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주야,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기에는 검 하나를 만들기도 촉박한 시간이었지만, 상대는 산정 장인이었다. 웬만한 검은 한 시진이면 만들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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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칠주야가 걸린다는 뜻은, 전심을 다해 검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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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도 은공이 마음에 드셨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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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소가 남몰래 고개를 끄덕이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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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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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가주의 전음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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