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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령과 설유월과의 면담이 끝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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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로 협회에게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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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단되었던 길드 왕진 일정을 다시 시작해도 될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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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유월의 건은 일단락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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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알겠다며 답했고. 바로 다음 길드 리스트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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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내 개인 상담소의 예약은,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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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오후만 열어 놨었는데… 아무도 신청을 안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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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오후에 문을 연다고 한들, 찾아올 내담자가 많을 것 같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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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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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오늘은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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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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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쉰다고 해서 침대에 누워 뒹구는 그런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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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상담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하고, 리스트를 받아 선정도 해야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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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해태일 것 같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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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대로,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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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휴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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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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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이른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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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아직 푸른 새벽빛에 잠겨 있을 때, 내 상담실의 오븐은 벌써부터 따뜻한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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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이잉. 탁,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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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버터와 달콤한 설탕이 크림처럼 섞이고, 그 위로 신선한 계란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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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만들 것은, 스모어 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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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초코칩 반죽 속에, 마시멜로를 통째로 숨겨 구워내는 디저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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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에 들어간 쿠키 반죽들이,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서서히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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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상담실 안은, 온통 초콜릿 향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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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쿠키를 꺼내 식힘망 위로 올린 후, 환기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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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과한 냄새는 그다지 좋지는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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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빵집인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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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환기가 되어감을 느끼며 커피 머신에서 커피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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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이 쿠키들이 오늘 찾아올 내담자들에게 작은 안식처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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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상담을 시작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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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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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내 마지막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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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내담자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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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방금 나간 내담자의 진단서를 마무리하고, 기계적으로 인터폰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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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 이전 문제로 고민하는 C급 탱커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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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방인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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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길드 내 치정 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방인 A급 헌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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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넘어온 세계와 그녀가 넘어온 세계에서는…. 일부다처제가 기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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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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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게 아내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관없다며, 정식으로 두 번째 부인이 되게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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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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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의 법은, 기본적으로 문화와 풍습의 차이가 있는 것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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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국가에서는 원한다면, 해당 국가의 풍습을 법적으로도 인정해 주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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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취수제나… 동성 결혼이나… 일처다부, 일부다처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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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방인이 원한다면 여럿과의 결혼도 가능하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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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비록 제 세계가 그랬다지만, 저는 지금의 아내와 너무나도 행복하고, 그녀와의 관계는 그저, 한순간의 열기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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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의 경우는 많이 당황스럽긴 했으나, 어쨌든 수많은 내담자가 상담실의 문을 열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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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가운 커피를 들이부으며 그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분석하고 또 처방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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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오전의 마지막 상담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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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제야 막 점심시간이 되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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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어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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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뻐근한 허리를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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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시선이 책상 한쪽에 쌓여있는 서류 더미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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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만 내가 상담한 내담자들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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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더 흐릿해지기 전에 전부 정리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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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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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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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방금 일어났던 의자에 다시 깊숙이 몸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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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오늘의 점심은 건너 뛰어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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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점심도 거른 채 산더미 같은 서류와 씨름하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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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이 서서히 잊혀가는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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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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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실의 문을 누군가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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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개를 들어 그쪽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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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상담소의 점심시간이자 휴식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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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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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담자분이든 정중하게 오후에 다시 와달라고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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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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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지금은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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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자 그곳에는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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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예상하지 못할 물건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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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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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자신의 신발 코를 내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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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내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슬쩍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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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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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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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소를 지으며 용무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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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로 그때 그녀의 등 뒤에 어색하게 숨겨져 있던 하얀 의사 가운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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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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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혹시 내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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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생긴 게 익숙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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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게… 다른 게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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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눈을 질끈 감고 가운을 내 앞으로 확,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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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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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면서 혀를 살짝 깨물었는지 발음이 뭉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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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떨결에 아주 좋은 향기가 나는 내 가운을 받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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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유선우라는 이름이 제대로 박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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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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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왜 루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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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잃어버렸다 생각했던 가운은 그녀에게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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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단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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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안으로 들어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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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상담실 안으로 들여보내고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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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려던 바로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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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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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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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경쾌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머리 위로 길고 새하얀 토끼 귀 한 쌍이 쫑긋하고 솟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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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닫히고 둘밖에 없다고 느끼자마자 바로 변신 마법을 풀어버린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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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혀 놀란 티를 내지 않으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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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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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잃어버린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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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흘렸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아서 그냥 포기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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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컵에 차를 따르며 아무렇지 않은 척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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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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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자리에 앉은 채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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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 앞에 물을 들이밀며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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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저번에 열쇠를 돌려 드리면서 화분도 갖다 드렸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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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랬죠. 너무 좋더라고요 상담실 분위기가 아주 좋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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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가져다준 작은 라벤더 화분은, 지금도 창가에서 좋은 향을 내뿜고 있었다. 안 그래도 감사의 말을 전하려던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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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화분에 물을 주려다가 실수로 선생님의 옷에 물을 쏟아버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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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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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제야 상황을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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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서, 세탁하려고… 가져갔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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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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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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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가 돌려준 가운을 옷걸이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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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가운이 한 벌 더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덕분에 깨끗하게 세탁이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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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옷을 거는 그 순간, 내 코 끝에 아주 달콤한 향기가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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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운에 코를 살짝 가져다 대고 킁킁, 냄새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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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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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에서 루나의 거의 비명에 가까운 새된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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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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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돌아보며 순수한 감탄과 함께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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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이 엄청 좋네요. 딸기 향 섬유 유연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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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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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딸기 향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유연제 특유의 인공적인 향은 오히려 싫어하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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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옷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고 싱그러운 진짜 딸기향이 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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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이라도 한입 베어 물고 싶어질 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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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처라도 물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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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딸기… 딸기 향… 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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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얼굴 전체가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거의 울먹이며 내게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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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맡, 맡아 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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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격한 반응에 고개를 갸웃하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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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되게 진하네요. 그런데 또 자연스러워서 기분이 좋아지는 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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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순수한 칭찬이었는데, 루나의 붉은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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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진해요···?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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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코를 대고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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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맡아봐도 역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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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묘하게 바닐라 향이 아주 은은하게 섞여 있기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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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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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구매처를 여쭤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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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안 팔아요! 아마… 팔지는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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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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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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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향이 있었으면 한 번 사볼 생각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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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루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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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 근데… 가끔 제가 세탁… 해드릴 수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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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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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의 제안에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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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 좋긴 한데, 어떻게 내담자한테 빨래를 맡긴 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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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루나에게도 민폐고, 내 윤리관에서는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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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거절에 상담실 안에는 다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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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스럽게 그녀가 가져다준 화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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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감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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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에 대한 보상으로는 너무 과하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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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손사래를 치면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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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신변잡기 대화가 이어지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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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무언가 결심한 듯, 고개를 번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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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니임… 그래서 말인데… 혹시, 제가 오늘 점심 식사를 사드려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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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점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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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약간 망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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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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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 일정이 바쁜 것도 바쁜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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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내담자와 상담자와의 사적 만남은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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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순수한 치료를 목적으로 한 식사라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는 논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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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그 방식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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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가 완전히 마음의 짐을 떨쳐내고 내담자가 아닌 상태라면 이야기는 달랐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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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루나는 그녀의 진짜 모습을 방 안에서만 아니라 밖에서도 드러낼 수 있어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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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상처 입은 토끼다, 약간 치료가 됐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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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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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의 서류를 가리키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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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죄송합니다만 내담자 분과 사적인 식사를 하는 것은 제 직업 윤리상,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만약 루나 님께서 이제 더 이상 제 상담이 필요 없으시다면 이야기가 다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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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니에요!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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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다급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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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눈치가 빠른 편이었다. 내 거절을 단번에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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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서 어쩌죠…. 여기까지 찾아오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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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루나는 고개를 휙휙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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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요 선생님. 제가 너무 경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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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과는 달리 루나의 쫑긋 서 있던 귀는 시무룩하게 아래로 축 처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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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그녀의 실망한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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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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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에게 점심을 사줄 수는 없지만, 지금 해줄 수 있는 작은 위로를 건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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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힘망 위로 옮겨두었던 스모어 쿠키를 하나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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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재빠르게 예열해 둔 오븐에 가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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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데워진 쿠키를 작은 봉투에 담아 시무룩한 토끼의 손 위로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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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어 쿠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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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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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걸로 용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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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의 눈동자가 쿠키를 보며 크게 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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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상담소에서 나와, 다시 유니온의 건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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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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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너무 생각이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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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라는 직업 상 내담자와 쉬이 식사 자리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전혀 하지 못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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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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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상담실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나, 루나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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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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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가 인터넷에서 찾아온 초강력 섬유 유연제라면 그의 옷에 남은 자신의 흔적을 지워줄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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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향이 사라졌을 거라 여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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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아까 가운의 냄새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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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먹음직스러운 딸기향이… 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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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한 섬유 유연제의 향은 시트러스. 따라서 섬유 유연제의 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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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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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루나의 향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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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의 세계에서 여성 수인의 페로몬 향을 좋다고 느끼는 것은… 서로 간의 궁합이…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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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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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거기까지 상상하다 길거리 한복판에서, 저도 모르게 펄쩍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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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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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고개를 휙휙 내저으며 붉어진 뺨을 식히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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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한 생각이다. 선생님은 그저 선생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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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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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차가우진 머리로 생각해 보니, 선생님의 책상 위에는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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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자리는커녕, 점심조차 제대로 먹지 못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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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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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고개를 돌리다 길 건너편 샌드위치 가게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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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다 드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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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아주 잠시 망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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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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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그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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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그녀는 아까 선생님이 주셨던 스모어 쿠키의 봉지를 뜯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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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뜨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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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반으로 쪼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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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우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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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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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안에 숨어 있던 하얀 마시멜로가, 뜨거운 열기에 녹아 끈적하고 투명한 실처럼 길게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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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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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의 붉은 눈이, 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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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으로… 길게 늘어진 액체에 가까운 마시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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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홀린 듯 늘어진 마시멜로의 끝을, 자신의 혀끝으로 살짝, 가져다 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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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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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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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는 그 아찔한 단맛에, 잠시 현기증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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