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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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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상담사님~”
“감사합니다.”
상담의 여파로 피로함을 느끼는 유선우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그의 뒤로 임시 상담실의 뒷정리를 담당하는 수인 직원이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
이처럼, 유니온 길드는 헌터뿐만이 아니라, 능력이 부족해 포지션이 애매한 민간인적 이방인들도 그들의 특성을 살려 직원으로 고용하고는 했다.
“♩~♬~”
유선우가 떠난 것을 확인한 수인은, 콧노래를 부르며 찻잔을 정리하기 위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상담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바로 그 순간이었다.
“흐읍…!”
그녀의 코끝으로 인간은 결코 인지할 수 없는 지독할 정도로 농밀한 향이 폭풍처럼 밀려들어왔다.
직원은 압도적인 위계의 페로몬 앞에서 하위 계급의 동물이 느끼는 본능적인 공포에, 그 자리에 즉시 주저앉았다.
방금 전까지 살랑이던 꼬리는 다리 사이로 완전히 말려 들어갔고, 양 다리는 사시나무처럼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릴 뿐이었다.
***
상담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때는 역시.
굳게 닫혔던 내담자의 마음이, 아주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볼 때인 것 같다.
상담사가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과거 해태 길드에 있을 때도, 나는 종종 동료들의 고민을 들어주곤 했다.
반응들도 하나같이 좋은 편이었고.
물론 그때는 내가 훗날 이렇게 전문적인.
'전문적…?'
··· 정식 헌터 상담사가 될지는 몰랐지만.
나는 그런 상념에 잠겨 있다가, 계산원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아, 영수증은 괜찮아요.”
나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방금 막 계산을 마친 물건을 받아 들었다.
상담소 앞, 백화점 식품관에서 막 사 온 탐스러운 딸기 한 박스.
내일, 금요일에 있을 유니온 길드의 마지막 왕진을 위한 준비물.
루나의 용기에 대한 보상을 해주자고 생각했으니까.
케이크… 생크림 딸기 케이크면 될 것 같았다.
나는 오전 9시가 되기 전에 상담실로 돌아왔다.
일단 어제저녁 확인해 본 바로는, 오늘의 공식 예약은 없었다. 아무래도 현장 접수자들로만 상담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워낙 인원의 랜덤성이 짙다 보니, 보통 당일 몇 명이 올지는 예상조차 되지 않는다.
상담실 안에는 이른 아침부터 내가 직접 구워낸 쿠키의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가득했다.
나는 식힘망 위에 올려둔 따끈한 쿠키들을 바라보았다.
일단 만들어는 두고….
혹시 남더라도, 괜찮긴 했다.
다 방법이 있으니까.
나는 자리에 앉아 갓 내린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오늘의 상담을 준비했다.
고요한 상담실.
달콤한 쿠키 냄새와 씁쓸한 커피 향.
이제, 찾아올 내담자들을 맞이할 시간이었다.
- 딸랑.
오전 9시가 됨과 동시에, 문에 달린 작은 종이 경쾌하게 울리는 소리를 냈다.
오늘의 첫 번째 내담자가 들어왔다.
“어서 오세요.”
첫 상담은 순조롭게 시작됐다.
나는 오늘도 바쁜 하루가 될 것이라··· 그렇게 여겼다.
그리고, 오후.
“…….”
뭐지.
나는, 텅 빈 대기실과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쿠키 바구니를 번갈아 보며 중얼거렸다.
“이럴 수도 있구나.”
오전 9시에 한 분이 방문한 이후, 상담소의 문을 두드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덕분에 간만에 매우 한가한 오후를 보낼 수 있었다.
결국 아침에 구워두었던 쿠키가 엄청나게 남았다.
나는 그 쿠키들을 보며, 곤란한 표정 대신 오히려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남은 쿠키들을 하나하나 작은 비닐봉지에 담아, 예쁜 리본으로 묶기 시작했다.
모든 포장을 마친 뒤 나는 그것들을 커다란 박스에 담았다.
창밖으로, 붉은 노을이 지는 것을 뒤로하고 나는 상담소 밖으로 나왔다.
내가 향하는 곳은 화려한 길드도 소란스러운 번화가도 아니었다.
[에덴 보육원]
간판의 칠이 조금 벗겨진 낡지만 정갈한 보육원이었다.
전이(轉移)라는 현상은, 상당히 불공평하다.
​어떤 이방인은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이 세계의 새로운 영웅으로 태어난다.
하지만, 정말 불행하게도, 아무런 힘도 능력도 없는 어린아이들 또한 이 낯선 세계로 속절없이 넘어오곤 한다.
부모도 친구도 자신이 알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채, 이 낯선 세계에 홀로 던져진 그 아이들의 심정을 상상한다면….
예상컨대, 아마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나는 그런 아이들을 위해, 이렇게 과자를 만들어주고는 했다.
내가 늘 쿠키와 과자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만들어 두는 이유 또한, 그것이었다.
상담을 찾아오는 손님이 적어 쿠키가 아주 많이 남기를··· 늘 바라니까.
나는 박스를 들고 보육원의 문을 조용히 열었다.
“… 어?”
그러나, 문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내부의 모습은 내가 알던 것과 사뭇 달랐다.
늘 나를 반겨주시던 원장 수녀님은 없고 현관은 비어 있다.
대신 안쪽 마당에서 아이들의, 아주 맑고 높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조심스럽게, 마당 쪽으로 향했다.
마당에서는 검은 토끼 한 마리가, 아이들을 목마 태워주고 있었다.
“언니! 나도! 나도 태워줘!”
“알았어~ 조금만 천천히~”
그녀의 얼굴에는 내가 상담실에서 보았던 그 어떤 요염하고 도발적인 미소는 없었다.
순수하고 따스한 진심 어린 미소만이 피어 있었다.
엘리스였다.
원래 이곳의 아이들은, 낯을 은근히 가리는 편인데.
그녀와는 이미 완벽하게 친해진 모습이었다.
나는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리고, 우리의 시선이 허공에서 정확히 마주쳤다.
엘리스의 얼굴에 떠올라 있던 따스한 미소가 순간, 놀라움으로 굳었다.
그녀는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표정이었다.
‘피곤한가?
엘리스의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미세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어색한 정적을 깬 것은, 아이들의 외침.
“어! 형이다!”
아이들은 나를 발견하자마자 엘리스에게서 우르르 떨어져 곧장 내게로 달려왔다.
나는 바로 웃으며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굽혔다.
그리고 들고 있던 박스를 열어, 포장한 쿠키 봉지를 하나씩, 하나씩, 나눠주었다.
“수녀님한테 이야기하고 하나씩만 먹는 거야, 알았지?”
“네에!”
아이들의 활기찬 대답을 들으며, 나는 문득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들었다.
엘리스가 어느새, 내 옆으로 슬금슬금 다가와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를 향해, 쿠키 봉지 하나를 내밀었다.
“하나, 드시겠어요?”
내 말에, 엘리스가 화들짝 놀라며, 손을 내저었다.
“아, 아니에여… 괜찮아여…. 그, 그냥, 애들… 주세요.”
이 사람 거절도 할 줄 알았구나.
나는 그녀의 의사를 존중하고 아이들에게 마저 쿠키를 나눠줬다.
그리고 우리 둘은 보육원 마당의 커다란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았다.
원장 수녀님 옆에서 신나게 과자를 까먹는 아이들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평화로운 풍경이다.
그때 엘리스가 먼저, 정적을 깼다.
“… 선생님이셨네여.”
“뭐가요?”
“요즘, 수녀님이… 늘 고맙게 생각하는 분이 있다고 가끔 말씀하셨거든여. 아이들 간식거리를 잔뜩 사다 주시는 분이 있다고···.”
“고마울 것까지야….”
나는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에게 주고 남은 마지막 쿠키 봉지를 열었다.
그리고 하나 집어 들었다가, 이내 다시 내려놨다.
“그런데 엘리스 씨는 여기 무슨 일이세요?”
나는 오늘, 이곳에서 엘리스를 처음 봤다.
보육원에는… 자주 오다가 상담사 준비 때문에 잠시 못 오고 최근에야 다시 오기 시작했으니, 그 공백기 동안 그녀가 드나들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아… 저도 그냥… 길드 봉사 때문에 가끔 와여.”
그녀는 짧게 대답하며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며, 자연스럽게 물었다.
“애들, 좋아하시나 봐요.”
내 질문에 엘리스는 잠시, 대답이 없었다.
그러더니 씁쓸한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아니여. 싫어해요.”
“…….”
나는 그 예상치 못한 대답에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의 말과, 아이들을 바라보는 그 다정한 눈빛 사이의 모순을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그러던 그때였다.
“언니!”
작은 여자아이 하나가 서툰 솜씨로 엮은, 클로버와 민들레가 뒤섞인 커다란 화관을 들고 우리 쪽으로 달려왔다.
“이거, 언니 써!”
아이는 숨을 헐떡이며 자랑스럽게, 엘리스에게 화관을 내밀었다.
“언니 주려고 일주일 전부터 만들었어!”
엘리스의 얼굴에서 씁쓸한 미소가 사라졌다.
그녀는 눈을 살짝 감으며,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고개를 숙여주었다.
아이는 엘리스의 머리 위에 솟아 있는 두 개의 커다란 잿빛 귀 때문에, 화관을 어떻게 씌워야 할지 몰라 한참을 낑낑거리며 헤맸다. 그러나 엘리스는 아이를 재촉하거나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줄 뿐이었다.
마침내 아이는 쫑긋 솟은 두 귀 전체에, 화관을 멋지게 씌우는 데에 성공했다.
아이는 자신이 씌워준 화관을 쓴 엘리스를 반짝이는 눈으로 올려다보며, 속삭였다.
“공주님 같아….”
그 한마디에, 엘리스는 아이의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어 줬다.
그때 원장 수녀님이 아이를 불렀고 아이는 아쉬운 발걸음으로 돌아갔다.
마당에는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방금의 행동으로 더욱 의문이 들었다. 아이를 싫어하기는커녕 좋아해 마지않는 이가 할 법한, 따뜻하고 다정한 행동이었으니까.
나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엘리스를 조용히 바라봤다.
그녀는 그런 나를 보고는 다시 한번, 더 깊은 한숨과 함께 말했다.
“… 다른 일을 못하잖아여.”
엘리스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루 종일… 귀찮게 할게 뻔하고….”
“…….”
“저도 봉사 활동만 아니었으면 굳이 여기까지….”
나는 말없이 아까 내려놓았던 쿠키를 다시 집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드시죠.”
“아이… 애들 줘여….”
그녀가 거절의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나는 그녀의 입술에 쿠키를 가져다 대었다.
- 킁킁
“…!”
본능적으로 냄새를 맡던 그녀의 붉은 눈이 크게 뜨였다.
“바닐라네여…? 저번부터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고….”
“제가 감이 좀 좋습니다.”
엘리스는 잠시 망설이다, 이내 어린아이처럼 내 손에 들린 쿠키를, 한입 베어 물었다.
“냠냠….”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상념에 잠겼다.
나는, 아이들을 좋아한다.
이 세계로 넘어오고, 모든 것이 낯설었던 그 시절.
나는 내 능력 때문에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었다.
‘전부 다, 겉과 속이 다르다.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면서도, 시스템 창 너머의 속마음으로는 상대를 비난하며 질투하고 경멸한다.
그게 내가 매일같이 마주해야 했던 인간의 민낯이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지만 그 적나라한 감정들을 마주하기에는 당시의 내가 너무 서툴렀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나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미소를 짓고 평소처럼 대해야 했다는 것.
그래서 어찌할 줄 모르며 방황하다… 나는 이곳을 찾았다.
길드에서의 우연한 봉사활동 때문이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나는 편안함을 느꼈다.
아이들의 미소와 호의에는… 어떤 계산이나, 대가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
투명한 물길처럼 겉에 보이는 것과, 그 안에 담긴 마음이 다르지 않다.
그런 아이들은 거짓으로 가득 찬 세상 속, 내 삶에 있어 유일한 안식처였다.
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던 엘리스의 그 투명한 눈빛을 떠올렸다.
아마 그 눈빛은, 과거에 내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미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았다.
나는 나직하게 말했다.
“저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내 뜬금없는 말에, 엘리스가, 쿠키를 오물거리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뭘?’이라고 묻는 듯한 의문이 담긴 눈빛이다.
나도 쿠키를 하나 입에 넣었다.
달콤한 바닐라 맛이 입안에 퍼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덧붙였다.
“엘리스님.”
내 부름에, 그녀의 눈이 크게 떠졌다.
[엘리스]
[메인 스탠스]
[아이들을 너무나 사랑해, 해야 할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일이 생기면 이곳으로 오게 됩니다. 다만, 자신의 이런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이거나 들켜서는 안 됩니다. 엘리스는 S급 헌터. 아이들이 인질로 잡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지금, 자신의 가장 큰 비밀이자 약점을, 들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투명한 물길처럼 드러나지만, 그녀의 가면 뒤에 숨겨진 고독감을 향해 말했다.
“엘리스님 같이··· 속에 있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요.”
사람들의 내면을 볼 수 있는 나는, 알아도 모르는 채 하며 살았어야 했다.
S급 헌터라는 위치에 있는 그녀는, 무언가를 좋아해도 그게 약점이 될까 봐 티를 낼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상담사로서, 그리고 그녀와 같은 비밀을 짊어진 한 사람으로서 약속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비밀로 해드리겠습니다.”
내 말에 엘리스는 그대로 내 말에 멎었다.
“흐.”
그녀의 입술 사이로,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가 한번 새어 나왔다.
곧이어 ‘풋’ 하는 소리와 함께 웃음보가 터졌다.
그녀는 이내 참지 못하겠다는 듯 어깨를 들썩이며 맑고 투명한 웃음을 쏟아냈다.
그 웃음 끝에는 작은 눈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엘리스는 눈가를 붉어진 소매로 닦아내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 안에는 이제 가면 따위는 남아 있지 않았다.
“… 들켰네여?”
엘리스는 어딘가 후련한 목소리로 말했다.
“직업이라서요.”
나는 부드럽게 받아쳤다.
“그럼… 아까 그건 고백인가여?”
“그건 아닙니다.”
내 단호한 대답에 엘리스의 미소는, 오히려 더욱 화사해졌다.
“흐응··· 그러면, 선생님.”
“네.”
“저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여?”
나는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엘리스는 혼자 중얼거리더니, 이내.
화관을 매만지며 정돈하고는, 조금 수줍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진짜 공주님 같았어요?”
나는 엘리스 답지 않은, 그 순수한 질문에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 그러네요.”
그리고 아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스는 잠시 멍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아하하하!"
결국 참지 못하고 아이처럼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오랜만에 듣는, 투명한 웃음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