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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성은 쟁천무회장 내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의 집중을 받았다.
그리고 강대한 살기가 한유성의 몸을 짓눌렀다.
한유성은 그 살기를 내뿜는 상대의 머리 위를 바라보았다.
[NPC - 하북팽가 가주 7위계 팽무일]
'이게 7위계의 살기인가.'
7위계를 만난 것 자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5층 스테이지, 카르민 에버하트를 벤투라 아카데미에 입학시켜야 하는 내용의 퀘스트 형 스테이지였다.
그리고 그때 만난 벤투라 아카데미 학장, 만델스가 7위계의 대마법사였다.
하지만 만델스는 자신을 위협하기 위한 살기 같은 건 뿜어내지 않았다.
그러지 않아도 존재감 자체는 여실히 느껴졌지만.
7위계의 살기를 마주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확실히, 마주하기 힘들 정도로 강렬한 살기였다.
'노리고 있는 호북연가의 대리인으로 나온 게 괘씸한 모양인데.'
한유성은 어제 고유의 마나 연공법을 어제 체득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체득한 뒤로 한층 더 기민하고 섬세하진 마력의 전개. 그리고 그간 철저히 쌓아 올린 정신력이 7위계의 살기를 두 발로 서서, 그것도 썩 태연한 모습으로 버틸 수 있게 해주었다.
한유성은 입을 열었다.
다른 7위계의 면면을 살피면서.
"이런 건 좀 그만두라고 말 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쟁천무회의 출전 기준을 6위계 이하로만 한정한 것도 나름의 공정한 판을 만들려고 정한 거 아닙니까."
한유성의 말에 7위계 무인들은 끅끅 거리며 웃었다.
모두 이름값이 드높은 인물들이었다.
[NPC - 모용세가 가주 7위계 모용진천]
[NPC - 사천당가 가주 7위계 당명허]
[NPC - 남궁세가 가주 7위계 남궁원]
초월갤 선배들이 설명해준 오대세가.
그 오대세가의 가주인데 7위계가 아닌 가주는 한 명 보였다.
[NPC - 제갈세가 가주 6위계 제갈시헌]
7위계를 넘는 무인이 어지간하면 없을 거라는 초월갤 선배들의 말이 맞았다.
한유성은 곧이어, 살기가 거둬지는 걸 확인했다.
살기는 거두어들였지만, 하북팽가의 가주 팽무일의 얼굴은 여전히 구겨져 있었다.
한유성은 직선으로 서 있는 이들의 뒤에 섰다.
출전자들의 통제를 맡고 있는 집행관이 입을 열었다.
"오늘은 접수 날이다. 대전은 내일부터 시작한다."
한유성은 주변을 훑었다.
초월갤 선배들의 말대로, 오대세가의 자제는 둘 뿐이었다.
[NPC - 남궁세가 출전자 6위계 남궁율학]
[NPC - 하북팽가 출전자 5위계 팽한위]
오대세가의 자제가 모두 출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지금처럼 한두 명 정도가 대부분.
-
시궁창검성) 이미 무림 내에서 갑의 위치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는 오대세가 측이니, 쟁천무회의 제일인이 된다고 해서 뭘 특별하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으니까 말이다.
-
당하연) 간혹, 자제를 내보내는 오대세가의 의중은 결국 자식 자랑임다!
한유성은 그다음 순번으로 주의할만한 필요성이 있다는 자들을 떠올려냈다.
'구파일방.'
[NPC - 소림사 출전자 6위계 자선]
[NPC - 무당파 출전자 5위계 명정]
[NPC - 곤륜파 출전자 5위계 청허율]
[NPC - 점창파 출전자 5위계 석이준]
[NPC - 화산파 출전자 5위계 유화윤]
'화산은 있네.'
이 탑 세계의 무림과는 상관이 있을 리 없지만, 갤러리 선배들이 속하는 가문들이 한유성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화산파는 있었지만, 당가나 개방의 자제는 보이지 않았다.
하긴 모두 출석하는 건 그것대로 이상하겠지.
막상 출전자의 숫자는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50여 명.
오대세가와 구파일방에 속하는 이들을 제외하고. 눈에 띄는 이들은 다섯 명 정도밖에 없었지만.
집행인들의 안내에 따라 줄을 섰다.
위계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고 했다.
쟁천무회장을 둘러보며 차례를 기다리니, 집행관의 목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목숨을 해하는 건 절대 금한다. 팔과 다리가 깔끔한 절단면으로 잘렸을 때는 천의(天醫)께서 치료를 해주실 거다. 하나, 상처가 난잡하게 났을 때는 천의께서도 완벽한 치유를 장담하실 수 없으니 어지간하면 피를 보지 않는 걸 추천하지."
집행관은 말을 이었다.
"승패를 내리는 조건은 간단하다. 한쪽이 패배를 선언하면 그 출전자의 패배로 경기가 끝난다. 그리고 무대 위의 심판이 승자와 패배를 가려내면 그걸로 경기가 끝난다. 후자의 경우, 심판은 최대한 그 상황에 맞는 공명정대한 판단을 내릴 거다."
집행관의 말에는 묵직한 무게가 서려 있었다.
"그러니 심판이 내린 승패에 대한 반박은 받지 않는다. 그렇게 반박을 한 출전자가 어떠한 배경을 가지고 있든, 심판의 판단을 존중해야 마땅하다."
집행관의 말이 끝나고. 한유성의 차례가 왔다.
한유성은 작은 단상 위에 서 있는 중년인이 입을 열었다.
[NPC - 집행원 5위계 조태명]
"손을 내미시오."
앞선 이들의 모습을 봐서 왜 손을 내밀라고 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위계의 확인.
한유성은 오른손을 내밀었다. 위계를 말해주면서.
"5위계입니다."
한유성의 오른손을 맞잡은 조태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5위계, 확인되었소."
위계를 확인하는 집행원은 접촉한 상대의 위계를 확인할 수 있는 기류에 민감한 사람으로 선택된다.
7위계 이상의 무인은 내력을 탈바꿈시켜 위계를 착각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쟁천무회장에 펼쳐진 제갈가의 진법으로 그런 사술은 잡아낼 수 있었다.
위계의 확인과 함께 접수를 끝낸 한유성은 굳은 얼굴로 앉아있는 연설아의 옆에 앉았다.
"왜,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나?"
한유성의 질문에 연설아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우으으…지금 상황에선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는 게 더 어렵지 않을까요?"
연설아는 긴 머리카락을 헝클어트리며 말을 덧붙였다.
"그래도 친했던 사람이 아예 없지는 않았는데. 가문의 상황이 이렇게 되고 난 후로는 그나마 친했던 사람들과도 거리감이 생겨버려서."
"그런 건 어쩔 수 없지."
이야기를 나누는 둘의 앞에 누군가 나타났다.
연설아는 드리워진 그림자의 주인을 보고선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한유성은 방금 힐긋 바라봤던 사람 중에 있는 사람이란 걸 확인했다.
"설아, 이야기는 들었어. 화산에 왔었다면 도와줬을텐데."
"화윤 언니."
분홍색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 화산파 출전자 유화윤이었다.
연설아는 손사래를 쳤다.
"아주 잠깐 그럴까 고민했는데…너무 폐를 끼치게 될 거 같아서요. 또, 이런 일은 가문의 힘으로 해결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유화윤의 시선은 연설아의 옆에 앉아있는 한유성에게로 향했다.
"존함이 한유성이라고 하셨죠? 한 소협이라고 부르면 될까요?"
한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상관없습니다."
유화윤은 싱긋 웃었다.
"한 소협은 내일은 고생을 좀 하시게 될 거예요."
"고생?"
"현재 50명이 넘는 출전자를 32명까지 줄이는 과정을 내일 치르게 될 거예요."
"32명?"
한유성은 그 숫자를 듣고서 무슨 말인지 예측은 갔다.
"대진 인원을 추리려는 건가?"
"맞아요."
유화윤은 말을 덧붙였다.
"32명이 추려지는 방법은?"
"열여섯 정도의 자동 본선 진출자를 제외한 나머지가 싸우게 될 거예요."
유화윤은 한유성의 질문에 대해 자신이 아는 바대로 순순히 대답을 해주었다.
"이때까지 쟁천무회에 참여하지 않은 가문의 자제나, 대리인들끼리의 싸움을 먼저 이끌어내요."
"그거 좀 여러모로 불공평한 것 같은데요."
"맞아요. 이름값을 덜 쌓아놓은 만큼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는 거죠."
"친절한 설명 고맙습니다."
유화윤은 싱긋 웃었다.
"뭘요. 그럼, 우리 설아를 지키기 위해서 고용이 된 것 같은데. 그 목적을 제대로 이뤄주세요."
"노력은 할 겁니다."
다행히, 쟁천무회장 내의 숙소는 마련되어 있었다.
호북연가가 아직은 무림맹에 멀쩡하게 속해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배정된 방은 하나였다.
커튼 역할을 하는 천이 있었기에, 한유성과 연설아는 그 천을 기준으로 나눠 앉았다.
연설아는 몸을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천 너머에서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한 일에 말려들게 해서 죄송해요."
"너무 늦었어."
그런 칭얼거림을 듣기에는 이미 상황은 걷잡을 수 없어졌다.
연설아는 이내 풀썩 쓰러지듯 바닥에 쓰러져, 잠에 들었다.
그 모습이 천에 검은색 음영으로 보였다.
한유성은 초월자 갤러리 단말기를 꺼내 들었다.
갤질이나 하다가 잠에 들 생각이었다.
제목 : 쟁천무회 출전 접수 완료.
작성자 : ㅇㅇ*
- 화산파 자제는 출전했는데. 나머지는 없네. 당가나 개방은. 오대세가는 남궁이랑 하북팽가. 구파일방은 소림, 무당, 곤륜, 점창 정도 출전한 듯.
승률은 결국 해봐야 알듯.
댓글은 무서운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ㄴ 당하연) 그쪽 사천당가도 쓸데없는 데 힘을 쏟지 않는 부류인 검다!
ㄴ 시궁창검성) 겁이 많은 것에 가깝지 않나.
ㄴ 당하연) 적당히 겁을 먹는 건 안전한 생존을 할 수 있게 해줌다!
ㄴ 창왕) 무공에 관련된 창을 공략하는 법을 알려주마.
ㄴ 天魔) 네 입장에서 까다로운 자는 소림일지도 모르겠군. 아직 무투를 극한으로 익힌 상대를 만난 적이 별로 없으니.
조언들은 무수히 쏟아졌다.
하나같이 맞는 말이었다.
대마법사 선배가 준 마법서는 대기실에서 계속 연습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잊어버리기로 했다.
무림은 마법을 쓰는 놈들이 없는 세계인만큼, 유사한 부류의 기술과 무공으로 상대하고 싶었다.
선배들의 조언을 꼭꼭 씹어 삼킨 한유성은 눈을 붙였다.
다음 날 아침.
한유성은 회장에 들어섰다.
"지금부터 아직 무림에 이름을 전혀 알리지 못한, 무림 초출로 예상되는 이들을 먼저 불러 본선 출전 인원을 추리는 예선을 시작하겠소."
한유성은 집행관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호명되는 이들은 빈 무대 위로 올라가 자신과 전투할 상대를 지목하시오. 앞쪽에 나열한 목록에 한정하여."
5위계의 무인, 현백세가의 둘째 아들인 현영결은 주변을 훑었다.
'4위계는 쓰러트려봤자 주목을 받지 못한다.'
현영결은 자존심이 단단히 구겨진 상태였다.
'4년 전에도 쟁천무회에 참여했거늘…4위계였을 때, 같은 4위계의 손에 패배해버리는 바람에 두 번째 참가에 5위계임에도 예선에 불려 나가는 꼴이라니.'
5위계를 달성하고서도,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것에 진득한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경험 삼아 출전한 걸로 보이는 3위계나, 자신보다 낮은 위계인 4위계를 고르면 본선에는 쉽게 올라가겠지.
하지만 그래선 이번에도 같은 취급을 당할 뿐이다.
현영결은 위계와 이름이 적힌 목판의 끝자락을 검지로 골랐다.
5위계, 한유성.
듣도 보도 못한 이름.
대리인으로서 소속된 가문인 호북연가는 모종의 이유로 정파의 수치가 된 상황.
뒷배라고 할 수준도 아니었다.
저벅저벅-
한유성은 비무대 위로 올라갔다.
한유성은 인벤토리에 검을 집어넣고 있는 상황.
가능한 선까지는 주먹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한유성은 호신강기를 전신에 휘감았다.
현영결은 어젯밤, 수련장에서 권법 수련을 하는 한유성의 모습을 목도하기까지 했다.
겉보기엔 완전한 권사(拳士)인 한유성.
그건, 현영결이 한유성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상성이 제일 만만한 건 무투 쪽이다.'
자신의 무기는 창.
현영결은 창을 양손으로 들었다.
"미안하군."
같은 위계인 이상, 거리 싸움에서 질 수가 없었다.
"다음 기회를 노리길 바라네."
현영결은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스스슥…!
창극에 푸르스름한 기류가 맺혔다.
콰과과과과과!!
보기엔 완벽한 찌르기가 허공을 짓이기며 쇄도했다.
한유성은 어젯밤 갤러리에서 본 창왕 선배의 조언을 떠올렸다.
-
창왕) 다수의 무인이 그렇듯, 5위계 쯤 되면 본인이 아주 강해진 줄 착각을 하지.
-
창왕) 그쯤 되면 숨도 못 쉬게 상대를 몰아붙여 본 경험도 있을 테고. 하나, 그 경험이 독이 되는 거다.
-
창왕) 자신이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공격 범위가 완전히 무너졌을 때,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
창왕) 내뻗는 팔의 방향. 발의 위치. 그걸로 창로는 계산이 가능하다. 단숨에 턱 밑까지 도달해라.
ㄴ 天魔) 거리를 좁혀서 패라는 말을 아주 장황하게 하고 있구나….
ㄴ 대마법사) ㄹㅇ
ㄴ 창왕) 아, 맞네. 같은 소리군?
쐐애애액!
창왕 선배의 말대로, 창로의 방향을 예측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한유성의 전투 감각은 그걸 이미 해내고 있었다.
조언을 듣기 한참 전에도.
현영결은 미간을 구겼다.
두 번의 찌르기. 그 두 번을 찰나의 간격으로 피해낸 한유성.
'베어내 주마.'
한유성이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찌르기를 피해낸 덕에.
횡으로 휘두른 창로는 반드시 맞출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무공에서 현영결이 가장 자신 있는 부분.
그게 상대방이 예감도 하기 전에 극도의 변초를 펼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영결의 양팔을 기민하게 움직인 순간.
콰직.
현영결의 안면이 짓눌렸다.
"케에엑!"
한유성의 주먹을 막고자, 본능적으로 들어 올린 창대.
우지직!
그것도 으스러졌다. 미약하게나마 기류를 흘리고 있었음에도.
창대의 파편이 튀었다.
쾅!
현영결의 오른쪽 어깨가 함몰되었다.
어떤 위대한 초식인 것도 아니다.
단순한 주먹질이었다.
그런데 얼굴에 주먹을 맞기 전에 그 어떤 전조도 없었다.
어떻게 거리를 좁힌 건지 보지도 못했다.
그냥, 수준 차이였다.
한유성은 그저 움직였는데. 자신의 흐름이 부서졌다.
현영결은 왼손을 들었다.
항복 의사였다.
ㄴ 창왕) 창쟁이들 사이에는 쓸데없는 내적 친밀감이 있으니, 한 놈이 너무 쉽게 졌다 싶으면 호전적으로 나설 거다.
창왕 선배들의 말대로, 객석이나 비무대 앞에서 옆에 창이 있는 이들에게서 진득한 살기가 흘러나왔다.
별 신경은 쓰이지 않았다.
한유성은 들것에 실려 가는 현영결을 내려다본 뒤, 너머에 있는 명패들을 바라보았다.
한 번 더 승리하면 본선에 진출하는 상황.
예선 인원 목록에는 6위계가 없으니, 다들 고만고만해 보였다.
한유성은 박수를 세 번 쳤다.
"자자, 아무나 올라오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