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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2 KiB

이번 교류회의 테마는 디펜스였다.

별다른 서사나 특이점은 없어 보이는 디펜스.

그래서 미리 착용했던 토끼 인형탈을 벗지 않았다.

이번에는 안 그래도 위계를 올리는 것에 온 정신을 쏟고 있는 상황.

적당히 내 수련이나 하면서 할 일을 제대로 할 생각이었다.

  • 야, 저거 봐. 저 인간도 토끼 인형 탈 쓰고 있어. 역시 희소성 없는 건 하면 안 된다니까.

내가 쓴 토끼 인형 탈을 보고 깔깔거리며 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탑의 성벽 앞쪽에서 방패를 들고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는 머리 위에도 토끼 인형 탈이 있었다.

하긴, 이건 붉은 가면처럼 확률적으로 얻기 힘든 아이템 같은 게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분장이었지.

덕분에 저번과 같은 인형 탈을 쓰고 있음에도 내게 시선이 쏠릴 확률은 더 낮아졌다.

최근에 클리어한 2층계는 랭킹 등록을 하지도 않았으니, 내가 현재 있는 층계 위치를 뜻하는 머리 위에 떠있는 라는 숫자로도 뭘 유추할 수 있는 건 없을 것이다.

덕분에 신경 쓰지 않고 움직일 수 있었다.

이번 교류회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교류회 1등만 챙기기로 마음먹었다.

다가오는 몬스터들이라고 해봤자, 조금 덩치가 큰 리자드맨이나 오크 정도였다.

오크들 또한 덩치가 그간 봐왔던 오크들보다 더 컸고.

오부르크라는 이름의 코뿔소를 닮은 탈것을 타고 다녔지만, 제압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제까지 상대해온 몬스터나 적들에 비해선 너무나 쉬운 상대들이었다.

이번 교류회는 권법과 검법만을 이용해 클리어하기로 했다.

쾅! 콰아앙!

"으악!"

어려울 것도 없었다.

힘이 부족하다고 여겨질 때는 망설임 없이 도움-!을 외치자고 시작 전에 토의를 한 결과대로, 도움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쪽에 가서 손을 거들어 주면 되는 일.

이번 교류회는 해가 지기 전까지 충분히 끝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으아아아악! 도와줘어어!"

자신을 노멀 난이도라고 소개한 16층의 플레이어가 아주 간절한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힘을 과하게 쓸 필요도 없었다.

적당한 힘으로 방어만 잘 해 내주면 된다.

그 생각으로 가볍게 내지른 주먹이었다.

쩌어어엉!

공기가 찢겨 나가는 소리가 귓전에 흘러들어왔다.

너무 완벽하게 거대 오크의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머리통.

그걸 의도치 않게, 너무 완벽하게 날려버린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살점 하나 남기지 않고 말 그대로 소멸을 시켜버렸다.

유연파공결, 수락낙진(水落落震).

분명, 파괴력은 막강하지만 고요하게 적들을 덮치는 초식이었는데.

고요함은 개뿔이.

오크의 머리가 수락낙진을 버틸 정도로 단단했다면 고요한 진입이 되었겠다만.

오크의 머리는 가볍게 짓눌려버렸다.

내 옆에 있던 두 명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어? 진짜 토끼 인형 탈인가?"

살짝 긴가민가한 얼굴로 말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길드 .

그 길드에 합류가 예정된 이들이 하달받는 정보를 편지로 받는 플레이어들이 있다고 했지.

초월자 갤러리 선배들의 말에 따르면 그들이 그렇게 받는 정보 중에 내가 교류회에서 착용했던 가면들을 알 수도 있을 거라고 했었지.

'비공개'로서의 나는 '붉은 가면'이라고 알려져 있고. 토끼 인형 탈은 또 다른 떠오르는 루키로 전파되고 있다는 점이 좀 웃겼다.

아무튼, 그래서 진짜라니 뭐니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입을 꾹 다물고 조금 약하게 몬스터들을 패고 있으니, 별다른 말을 걸지는 않았다.

이번 교류회는 그렇게 아주 빠른 속도로 끝이 났다.

물론, 1등을 달성하는 건 성공했다.


교류회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끝나버렸기에 14층을 진입하는 걸 미룰 필요가 없어졌다.

14층도 그렇게 어지러운 구석은 없었다.

아주 명쾌한 던전형 스테이지였다.

그래서 간만에 성좌들의 알림창 차단을 풀고 스테이지를 진행했다.

던전의 이름은 골레트라였다.

그리고 몬스터로 등장한 적도 골레트라.

골레트라는 놈은 골렘인데. 몸체 곳곳에 이식된 마력 동체를 이용해, 더 기묘하게 움직였다.

겉보기엔 닿을 법하지 않은 거리까지 날아오질 않나.

처음에는 좀 고전했다만, 거리감을 좁히는 걸 성공한 뒤에는 제압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달을 삼킨 거인'이 당신의 순간 돌진력에 감탄합니다.]

['분노를 업은 전사'가 골레트라의 육중한 압박을 버티는 당신의 굳건함에 탄성을 터트립니다.]

['천 개의 눈을 가진 심판자'가 무언가를 가늠하기 시작합니다.]

['심연 속을 유영하는 감시자'가 누군가를 보며 혀를 찹니다. 과민한 걱정이라며 누군가를 비웃습니다.]

아주 본인들끼리 뭘 가늠하고 혀를 차고 비웃고 다 하는구만.

어떤 것에 대해 가늠을 하는 건지는 예상이 갔다.

나중에 나와 싸우게 되는 순간이 왔을 때를 가늠하는 거겠지.

응, 지금도 3할은 숨기고 있어.

물론 지금 성좌를 우습게 보고 있지는 않았다.

내가 우습게 볼만한 수준의 적은 절대 아니었으니까.

성좌는 대다수가 8위계라는 초월갤 선배들의 조언이 있었으니.

  • 대마법사) 지금의 성좌는 탑에 굴복한 놈들이지.

  • 대마법사) 8위계에서 멈춘 것들. 아니면 9위계를 도달하고서도 겁을 집어먹고 등반을 포기한 것들.

  • 대마법사) 후자도 극소수지만 있어.

  • 대마법사) 물론 탑 측에서 꼬드길 때는 놈들의 자존심이 완전히 바닥을 체면을 살려주려고 했지.

  • 빛의검) '성좌'가 10위계로 향할 수 있는 길이라고 꼬드긴 거다.

  • 天魔) 하나, 그럴 리가 있겠나. 탑이란 그 공간에 갇혀있어야만 하는 것들이 10위계를 도달할 수 있을 리가.

  • 절대군주) 너무 허울만 좋은 말이잖나.

초월자 갤러리 선배들의 입장에선 그저 패배자이겠지만, 내 입장에선 강적인 건 분명하니까.

『'혈마'가 등록한 성좌 퀘스를 클리어했습니다.』

퀘스트 내용은 14층 스테이지의 클리어였다.

혈마가 건 아이템은 영약이었다.

'꺼지지 않는 불의 깃털'이라는 영약.

불 속성 공격 내성이 급상승하는 효력이 자리 잡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14층의 수확은 만족스러웠다.

어제의 교류회와 달리, 결과적으로 2레벨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레벨은 58.

15층 층계 대기실에 도달했다.

이틀 정도는 수련에 힘을 쏟았다. 교류회에서 성좌에게 뜯어낸 영약도 섭취했다.

몸에 별 무리가 느껴지지 않았다. 지체 없이 15층에 돌입하기로 했다.

6위계 도달.

그것에 필요한 게 뭔지 갈피는 잡혔다.

우선, 5위계로서의 완전한 끝을 보는 것.

그게 우선 되어야 했다.

그러려면, 혼자 애를 쓰는 것보단 실전을 계속 겪는 게 낫다는 결론이 나왔다.

15층 스테이지의 문을 열었다.

화아아악!

빛.

시야를 뒤덮었던 빛이 사그라들고 펼쳐진 풍광은 아주 단색적인 무언가였다.

양발로 밟고 서있는 무언가가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

'…배?'

일단 나타난 곳이 육지는 아닌 것 같았다.

바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배 같았다.

낡아빠진 냄새가 풍겼다.

객실의 문을 열고 위로 올라갔다.

몇몇 사람들의 시선이 날 따라오는 게 느껴졌다.

시선은 내 옷을 위아래로 훑었다.

현재 착용 중인 방어구는 [바르넬]이란 이름의 갑옷이었다.

12층에서 성좌 퀘스트 보상으로 뜯어낸 갑옷.

전에 꼈던 파에톤의 칠흑 마갑주보다는 갑옷스러움이 매우 줄어든 가죽 갑옷의 형태였으나, 날 보고 있는 이들의 옷 상태를 보니 내 옷에 시선이 갈 만해 보였다.

동양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천 옷들.

얼굴 생김새도 썩 친숙했고.

육지 위에 선 건물들은 아주 동양적인 양식의 건물들이었다.

이러한 모든 게 이제까지 소환되었던 곳들과는 다른 배경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무림?"

『판데모니엄 난이도 15층은 퀘스트 형입니다.』

언젠가 무림 배경의 세계에 소환될 거라고 예상은 했다.

무림 출신의 선배들이 무림 배경이 조만간 나올 거라고 말했다.

예상보다도 더 빨리 나왔을 뿐이었다.

배를 탄 사람들은 날 계속 주목할 정도로 여유롭지는 않은지, 모두 내게서 시선을 떨군 상태였다.

난 초월자 단말기를 꺼내, 배의 모습과 저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건물들을 모습을 찍었다.

그리고 구석에 앉아 글을 작성했다.

제목 : 무림인듯?

작성자 : ㅇㅇ*

첨부파일 : 1823912839012839.jpg

  • 조만간 육지에 도착할 거 같네.

찍은 사진들을 첨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ㄴ 天魔) 오호.

ㄴ 창왕) 키야, 드디어 무림 배경이군.

ㄴ 무녀) 하와와, 그런 것이와요. 범선인 것이와요.

ㄴ 유명한거지) 익숙한 풍광이군.

ㄴ ㅋㅋㅋㅋㅋㅋㅋㅋ무림 것들 다 튀어나오는 것 보소.

ㄴ 주딱) 아, 맞다. 잊고 있었던 애가 있네.

ㄴ ??

ㄴ 아 그분?

ㄴ 얼음여왕) 꽁꽁! 그분인가요…!

ㄴ 시끄러운 아해를 말하는 것이냐.

ㄴ 아해(兒孩)는 새끼야 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그래도 이제 오대세가 가주가 된 인간한테 할 말은 아니지.

ㄴ 시끄럽긴 해.

ㄴ 대마법사) 왜 안 보이나 했더니 활동 정지 먹였었어?

ㄴ 유명한거지) 그렇소. 아마 본인이 신청했던 것 같은데. 일에 집중하여야 한다고.

ㄴ 주딱) ㅇㅇ 4달째에 풀어달라고 했는데 이틀 전이었네. 지금 품.

ㄴ 당하연) 끼아아악!! 주딱공!!!!!!!! 너무한 거 아님까!!!!!!!!!!!!

ㄴ 주딱) 이틀 밖에 안 늦었어.

ㄴ 당하연) 이런 혁신적인 유희의 사건이 터지면 시간 채우기 전이라도 풀어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너무 하는 검다!!!

ㄴ 주딱) 사천당가 가주 취임해버려서 현생 살아야 한다며.

ㄴ 당하연) 히유유, 너무함다….

ㄴ 당하연) 눈팅만 하는 거 너무 고통스러웠슴다. 그래도 무림 배경 들어가기 전에는 활정 풀려서 다행인검다! 헤헤! 한유성 공!!! 반갑슴다!!!!

ㄴ ㅇㅇ*) ㅇㅎ

길게 반응해주기엔 정신이 없다.

ㄴ 무림 이게 단가?

ㄴ 그런듯?

ㄴ 마룡왕) 벨투이- 한 명 더 있잖아요오.

ㄴ 창왕) 나와라, 궁창아.

ㄴ 시궁창검성) ㅇㅇ

음?

ㄴ ㅇㅇ*) 검성 선배 무림계 쪽이었음? 이도류를 알려준다고 하지 않았나.

ㄴ 창왕) 왜, 무림계도 쌍검류를 쓰긴 한다. 희귀한 편인 건 맞다만.

ㄴ 유명한거지) 저 선배는 안 쓰는 게 맞소…. 그게 정상적인 것이오.

ㄴ 시궁참검성) 화산에는 매화 이도류라는 절기가 있다.

ㄴ 유명한거지) 제발 시발, 화산검선이시여…! 체통을!

ㄴ 시궁창검성) 매화가 두 배로 피어난다.

개방 방주라고 했었지, 거지 선배가. 천마 선배에게 하던 간청을 검성 선배에게 하네.

ㄴ …어지럽네.

ㄴ 어우 형장, 매화 이도류는 무슨 무근본이오. 씹ㅋㅋㅋㅋㅋㅋㅋ

ㄴ 근데 저 인간이 장문인이라 말릴 놈도 없음.

ㄴ 멸문 직전에서 다시 끌어올린 게 누구다? 저 인간이다~~~

매화 이도류, 뭔지는 감이 안 잡혀도 어감만 들어도 이상하긴 했다.

ㄴ 당하연) 왜 우리 검선 슨배 기를 죽이고 그러심까!!!!!!

ㄴ 유명한거지) 이 무림에 정상이 없다 이 말이오….

거지 선배 말이 맞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