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es
rupy1014 f66fe445bf Initial commit: Novel Agent setup
-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371 lines
11 KiB
Markdown
Raw Permalink Blame History

This file contains ambiguous Unicode characters
This file contains Unicode characters that might be confused with other characters. If you think that this is intentional, you can safely ignore this warning. Use the Escape button to reveal them.
ST.
그리고 프라우드.
LOCC—League Of Champions China—의 관계자들에게 저 두 이름이란, 듣기만 해도 경기를 할 정도의 심리적 공황 상태를 촉발하는 방아쇠다.
중국의 록드컵 첫 우승조차 프라우드의 ST를 이기고 얻어낸 게 아니었으며, 심지어 그 뒤로는 그것조차 없었다.
언제나 한 끗이 부족했고, 심지어 그 부족함을 채워 결승에 다시 도달한다고 해도 프라우드가 그들을 친히 절망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렸다.
당장 시즌 중반에 열리는 국제전에서 희망을 주다가 록드컵 때 기분을 저 지하 나락 밑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짓을 너무 많이 당했다.
심지어 그 많고 많은 고난 속.
ST에게 록드컵 쓰리핏을 헌납하던 순간.
골든 로드—한 시즌에 가능한 전 대회 우승—타이틀을 LOCC 팀이 처음으로 가져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홀로 캐리를 거듭해 게임을 끝장내버린 프라우드는 공포 그 자체였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저런 이야기가 흘러나왔을 때.
LOCC는 겉으로는 더 싸우고 싶다는 호승심을 내비쳤으나, 속으로는 차라리 잘 됐다 싶었다.
‘우리가 지금껏 얼마나 당했는데.
어차피 과거의 영광은 빛바래기 마련이고, 프라우드 하나만 없어지면 록판은 LOCC의 차지다.
실제로 ST가 빠진 LOCC와 LOCK의 국제전 맞대결 성적이 이를 증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LOC라는 게임은 나날이 커지고 있었다.
그들은 당장의 현실이 아닌 미래를 봤고, 10년, 혹은 더 훗날에는 그들이 프라우드를 이기진 못하더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에 오를 선수가 탄생하는 것을 기대했다.
그리고 그때가 오면, 그 위대한 프라우드와 역대 최고란 누구인가에 대한 논쟁을 벌일 수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했다.
“장난해?”
그런 만큼.
트루가 혜성처럼 ST에 등장하자 그들은 또다시 절망했다.
“...일단 설명해 봐.”
“그러니까, 비숍 말로는 이 선수가 자기보다 잘한답니다.”
“뭐?”
LOCC의 두 번째 록드컵 트로피, 그리고 동시에 록 역사상 첫 골든 로드에 가장 근접했던 팀의 미드로 뛰었던 비숍의 말에는, 한 회사의 사장조차 움직일 힘이 실려 있었다.
“한국 솔로 랭크에서 만났는데 단 한 판도 라인전을 이긴 적이 없고, 심지어 ST1에서 잠깐 뛰었던 경기를 봐도 흠결이 없다더군요.”
“...그리고?”
“프라우드가 인터뷰로 ‘자신과 가장 닮았다’고 했습니다.”
“......”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거대 기업의 총수가 멍청하진 않았다.
한 번도 실언한 적이 없는 입에서 나온 말이란, 다른 이의 백 마디 평가보다 가치 있는 법이다.
—새로운 별의 탄생이다.
“뭐, 그래도 프라우드 때보단 해결이 간단하군.”
“예?”
“사와. 가능한 한 빠르게.”
요즘은 별도 사고파는 시대다.
빨간 맛 국가든 뭐든, 뻣뻣한 지폐와 황금은 어디에서나 통용되기 마련이었다.
“그래도 국제전까진 지켜보시는 편이.”
“그렇게 기다리다가 그 트루라는 선수가 국제전에서 우승하고 프라우드 자리라도 온전히 받아먹으면 뭐가 바뀌나?”
LOCC팀이 절망하는 꼴은 이미 충분히 봤다.
다음 세대까지 같은 일을 당하게 하고 싶은 마음 따위는 없었다.
뭐가 됐든 일단 중국 리그로 데려오기만 하면 된다.
그 순간부터 그녀가 얻어낼 모든 영광은 그녀의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LOCC의 것이기도 하니까.
게다가 국제대회라면 사족을 못 쓰는 정부는 이미 거대 사업이 된 이 게임에 발을 걸쳤고, 그 말인즉 선수를 영입할 마르지 않는 지원금이 나올 구석이 있다는 소리였다.
“아, 차라리 아예 팀을 사오는 것도 좋겠군.”
“...받아들이긴 할까요?”
“트루 그 선수 포함 팀에서 제일 잘하는 옵션 둘이나 셋한테 백지수표라도 건네.”
“프라우드한테 해서 안 됐잖습니까 그거.”
“쟤들이 프라우드야?”
“......”
비서는 그의 말에 딱히 반박할 거리가 없었다.
시대가 해외로 나간다고 지탄받는 시대도 아니고, 심지어 다음 시즌에 FA로 풀린 선수들 협상해도 되는 걸 지금 비싼 돈 주고 시즌 중간에 이적료를 쓰며 천문학적인 연봉으로 데려오겠다는 거다.
가뜩이나 ST1에는 부동의 주전들이 알을 박고 있는 터라,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이적 사유야 넘쳐났다.
“전방위적으로 공략해. 무슨 방법이든 상관없으니 그 트루라는 선수를 여기로 데려와.”
록의 미래는 이곳에 있어야 했다.
반드시.
그래야만 했다.
* * *
“뭔 헛소리야?”
플루크 녀석 더위를 빨리도 먹었다 싶다.
—ㅋㅋㅋㅋㅋㅋ
—진짠데...
—플루크는 억울하다
—트루야 방금 속보 떴어
—트루를 말했지만 안 들어준 트루가 어이없는 플루크면 개추
—엄ㅋㅋ
—솔직히 트루 인터넷 뉴스란에 들어가 본 적도 없을 듯
—ㄹㅇㅋㅋ
—록악귀련
—그거 볼 시간에 솔랭 큐 잡고 멍때린다는거임~
—트로피 진열장 보겠지
—트루)다
—걍 링크 올려줄테니까 보셈
—(뉴스_링크)
—오
—이상한 거 안 나옴?
—바이러스 사이트들은 채팅창 봇이 알아서 필터링해줌
—걱정 ㄴㄴ
—나도 보고싶었는데
—개이득
나는 시청자들의 채팅에 이끌려 뉴스 링크를 클릭했다
“...왜 진짜지?”
이적 대상은 ST2, 그러니까 우리 팀 전체 인원.
차선책으로는 나, 플루크, 그리고 옥스에게 백지수표를 주면서라도 이적을 시키고야 말겠다는, 그런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뉴스 기사였다.
—시무룩해진 벨이랑 스트라이크는 개추
—ㅋㅋㅋㅋㅋㅋㅋ
—?? : 너희 아직 그정도 아니야
—ㅋㅋㅋㅋ
—더 정진해야겠누...
그렇게 기사를 무아지경으로 읽어 내려가고 있자니, 핸드폰이 징징 울어댔다.
“안재훈 감독님이네요.”
나는 방송 중이긴 했으나 굳이 꺼리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
방송 켜는 시간을 뻔히 아시는 분이 이렇게 전화를 걸었다면 다 이유가 있으시겠지.
[트루야 난 네 선택 존중...]
“안 가요.”
[선수가 돈 보고 간다고 욕할 사람 없...뭐?]
“안 간다고요.”
[진짜?]
“제가 왜 가요.”
애초에 연락이 나한테 안 온 이유야 뻔하다.
내 매니지먼트사가 받은 오퍼가 내게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냥 부모님이 사전에 그런 종류의 연락을 차단해버려서 그렇다.
부모는 자식의 마음을 자식 스스로가 말 안 하면 모르지만, 나 정도로 말하고 다니면 백지수표고 나발이고 의미가 없는 법이다.
특히 내가 돈 못 버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ST2에서만 뛰어도 매 년 로또 당첨금보다 많이 나온다.
게다가 그걸 한참 넘은 돈도 벌어봤기에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내 생활에 비추어 볼 때 그 너머의 돈은 어차피 의미 없었다.
“그러니까 걱정 마시고 옥스랑 다른 애들부터 연락하세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선 전화를 끊었다.
—트머니
—대황머니...
—그저 빛트루
—백지수표를 거절하네ㄷㄷ
—근데 애들?
—ㅋㅋㅋㅋㅋㅋ
—트루에 비하면 애새끼들이 맞긴 함
—플루크쉑 쫄래쫄래 와서 이적 물어보는 것만 봐도...
—미자들이니까
—이게 고딩다운 거긴 함
—탑다운거 아님?
—노빠꾸 마인드ㅋㅋ
“자, 그래서 우리 새로 출시된 도룡뇽 키보드 버전 3을 이용해 플루크한테 대답을 물어볼까요?”
나는 아주 느긋하게 키보드의 타건감을 느끼며 플루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ㅋㅋㅋㅋㅋㅋㅋ
—감다살
—?? : 니가 무슨 대답을 하든 마음에 안 들면 너를 쓰레기로 만들겠다
—탑 고로시는 역시 미드평
—ㄹㅇㅋㅋ
—그와중에 알뜰하게 광고해주네
—광고 완전 혜자잖아?
—ㅇㅈ
[가면 평생 무관.]
이거 한 마디면 충분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씹ㅋㅋㅋㅋㅋㅋ
—탑은 겁쟁이의 라인이다
—어 누나는 그냥 안 빼
—ㅋㅋㅋㅋㅋ
—?? : 널 평생 따라다니면서 무관으로 만들겠다
—어?
—ㅅ1ㅂ
—이렇게 보니까 존111나게 무서운데용
—트끼야아아아악
—LOCC 트로피는 들어도 평생 MSC랑 록드컵 우승 못할 거 같은 플루크면 위로추
내 대답 아닌 대답이 전송되고 삼십 초쯤 뒤.
[방금 수표 찢고 왔다.]
인게임 메시지가 아니라 핸드폰 문자로 답장과 더불어 사진까지 왔다.
물론 진짜 수표가 벌써 플루크 손에 있을 리는 없으니, 매니지먼트사가 보낸 문서나 개인적으로 받은 문자메시지랑 메일을 삭제했다는 인증 사진을 보내왔다.
—ㅋㅋㅋㅋㅋ
—트루랑 국제전에서 상대로 만나야 된다고?
—‘바로 커리어 정상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태세전환은 탑평ㅋㅋ
—아ㅋㅋ돈이 문제가 아니라고ㅋㅋ
“자, 그럼 우리 솔랭 돌려볼까요?”
나는 그렇게 탑의 사소한 일탈을 정리하고 바로 매칭을 돌리기 시작했다.
—????
—잠만 바텀이야 그렇다 치고 옥스는 어따 버렸누
—ㅋㅋㅋㅋㅋㅋ
—ㄹㅇ
“혼자 거기 갈 거면 안 말려요.”
근데 옥스가 플루크나 나 없이 홀로 거기 가서 진지하게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스카우터가 존재한다면 일단 그 사람 연봉부터 뺏어야 할 거다.
난 아직 옥스에게 헌터란 뭘 해야 하는 존재인지 머릿속에 주입시킨 기억이 없었다.
—아
—Aㅏ
—ㅋㅋㅋㅋㅋㅋ
—완전히 이해했어!
—ㄹㅇㅋㅋ
—옥스 팬이지만 이게 맞다
—백지수표고 나발이고 옥스 혼자 중국 가면 두세 경기 하고 거기 팀 팬들한테 쳐맞아 죽음
—일단 헬창이라 생존은 할 듯
—그쪽 높으신 분들도 요즘 록 많이 본다던데
—흠.
—엄...
—인체의 신비전에 올라온 수상하게 근육이 선명한 표본
—크아아악
—옥끼야아아아악
—ㅋㅋㅋㅋㅋㅋ
—넌 그냥 트루랑 붙어 있어라...
아니나 다를까.
방송이 끝나고 헬스장에서 만난 옥스는 이적보다는 내 팔을 혹사시키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았다.
“한 개 더!”
“다 했잖아요!”
“원래 쓸데없는 생각은 운동으로 날리는 거야.”
“안 했다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LOCC가 진정으로 나를 망가뜨리고 싶으면 다른 짓을 할 게 아니라 옥스한테 내 체지방량이 몇인지 던져주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