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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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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프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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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C—League Of Champions China—의 관계자들에게 저 두 이름이란, 듣기만 해도 경기를 할 정도의 심리적 공황 상태를 촉발하는 방아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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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록드컵 첫 우승조차 프라우드의 ST를 이기고 얻어낸 게 아니었으며, 심지어 그 뒤로는 그것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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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한 끗이 부족했고, 심지어 그 부족함을 채워 결승에 다시 도달한다고 해도 프라우드가 그들을 친히 절망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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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시즌 중반에 열리는 국제전에서 희망을 주다가 록드컵 때 기분을 저 지하 나락 밑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짓을 너무 많이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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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그 많고 많은 고난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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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에게 록드컵 쓰리핏을 헌납하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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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로드—한 시즌에 가능한 전 대회 우승—타이틀을 LOCC 팀이 처음으로 가져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홀로 캐리를 거듭해 게임을 끝장내버린 프라우드는 공포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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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한국에서 저런 이야기가 흘러나왔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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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C는 겉으로는 더 싸우고 싶다는 호승심을 내비쳤으나, 속으로는 차라리 잘 됐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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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껏 얼마나 당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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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과거의 영광은 빛바래기 마련이고, 프라우드 하나만 없어지면 록판은 LOCC의 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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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ST가 빠진 LOCC와 LOCK의 국제전 맞대결 성적이 이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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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도, LOC라는 게임은 나날이 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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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당장의 현실이 아닌 미래를 봤고, 10년, 혹은 더 훗날에는 그들이 프라우드를 이기진 못하더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에 오를 선수가 탄생하는 것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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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때가 오면, 그 위대한 프라우드와 역대 최고란 누구인가에 대한 논쟁을 벌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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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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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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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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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가 혜성처럼 ST에 등장하자 그들은 또다시 절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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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설명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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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비숍 말로는 이 선수가 자기보다 잘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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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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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C의 두 번째 록드컵 트로피, 그리고 동시에 록 역사상 첫 골든 로드에 가장 근접했던 팀의 미드로 뛰었던 비숍의 말에는, 한 회사의 사장조차 움직일 힘이 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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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솔로 랭크에서 만났는데 단 한 판도 라인전을 이긴 적이 없고, 심지어 ST1에서 잠깐 뛰었던 경기를 봐도 흠결이 없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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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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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드가 인터뷰로 ‘자신과 가장 닮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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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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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거대 기업의 총수가 멍청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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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실언한 적이 없는 입에서 나온 말이란, 다른 이의 백 마디 평가보다 가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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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별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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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래도 프라우드 때보단 해결이 간단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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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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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 가능한 한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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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별도 사고파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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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맛 국가든 뭐든, 뻣뻣한 지폐와 황금은 어디에서나 통용되기 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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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국제전까진 지켜보시는 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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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기다리다가 그 트루라는 선수가 국제전에서 우승하고 프라우드 자리라도 온전히 받아먹으면 뭐가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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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C팀이 절망하는 꼴은 이미 충분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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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까지 같은 일을 당하게 하고 싶은 마음 따위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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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됐든 일단 중국 리그로 데려오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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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부터 그녀가 얻어낼 모든 영광은 그녀의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LOCC의 것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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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국제대회라면 사족을 못 쓰는 정부는 이미 거대 사업이 된 이 게임에 발을 걸쳤고, 그 말인즉 선수를 영입할 마르지 않는 지원금이 나올 구석이 있다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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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차라리 아예 팀을 사오는 것도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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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이긴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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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그 선수 포함 팀에서 제일 잘하는 옵션 둘이나 셋한테 백지수표라도 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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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드한테 해서 안 됐잖습니까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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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들이 프라우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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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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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는 그의 말에 딱히 반박할 거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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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해외로 나간다고 지탄받는 시대도 아니고, 심지어 다음 시즌에 FA로 풀린 선수들 협상해도 되는 걸 지금 비싼 돈 주고 시즌 중간에 이적료를 쓰며 천문학적인 연봉으로 데려오겠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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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ST1에는 부동의 주전들이 알을 박고 있는 터라,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이적 사유야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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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적으로 공략해. 무슨 방법이든 상관없으니 그 트루라는 선수를 여기로 데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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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의 미래는 이곳에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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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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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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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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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헛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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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크 녀석 더위를 빨리도 먹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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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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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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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크는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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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야 방금 속보 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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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를 말했지만 안 들어준 트루가 어이없는 플루크면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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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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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트루 인터넷 뉴스란에 들어가 본 적도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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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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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악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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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볼 시간에 솔랭 큐 잡고 멍때린다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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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 진열장 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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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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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링크 올려줄테니까 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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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_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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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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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거 안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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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사이트들은 채팅창 봇이 알아서 필터링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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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ㄴ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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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보고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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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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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청자들의 채팅에 이끌려 뉴스 링크를 클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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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진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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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대상은 ST2, 그러니까 우리 팀 전체 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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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책으로는 나, 플루크, 그리고 옥스에게 백지수표를 주면서라도 이적을 시키고야 말겠다는, 그런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뉴스 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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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룩해진 벨이랑 스트라이크는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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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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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희 아직 그정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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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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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정진해야겠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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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기사를 무아지경으로 읽어 내려가고 있자니, 핸드폰이 징징 울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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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훈 감독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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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방송 중이긴 했으나 굳이 꺼리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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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켜는 시간을 뻔히 아시는 분이 이렇게 전화를 걸었다면 다 이유가 있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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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야 난 네 선택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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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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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돈 보고 간다고 욕할 사람 없...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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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간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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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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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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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연락이 나한테 안 온 이유야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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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매니지먼트사가 받은 오퍼가 내게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냥 부모님이 사전에 그런 종류의 연락을 차단해버려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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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식의 마음을 자식 스스로가 말 안 하면 모르지만, 나 정도로 말하고 다니면 백지수표고 나발이고 의미가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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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내가 돈 못 버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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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ST2에서만 뛰어도 매 년 로또 당첨금보다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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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그걸 한참 넘은 돈도 벌어봤기에 당당히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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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활에 비추어 볼 때 그 너머의 돈은 어차피 의미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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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걱정 마시고 옥스랑 다른 애들부터 연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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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말하고선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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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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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황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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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빛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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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수표를 거절하네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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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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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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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에 비하면 애새끼들이 맞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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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크쉑 쫄래쫄래 와서 이적 물어보는 것만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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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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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고딩다운 거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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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다운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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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빠꾸 마인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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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래서 우리 새로 출시된 도룡뇽 키보드 버전 3을 이용해 플루크한테 대답을 물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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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 느긋하게 키보드의 타건감을 느끼며 플루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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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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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다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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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가 무슨 대답을 하든 마음에 안 들면 너를 쓰레기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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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고로시는 역시 미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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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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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중에 알뜰하게 광고해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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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완전 혜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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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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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평생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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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한 마디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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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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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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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은 겁쟁이의 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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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누나는 그냥 안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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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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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널 평생 따라다니면서 무관으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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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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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1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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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니까 존111나게 무서운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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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끼야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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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C 트로피는 들어도 평생 MSC랑 록드컵 우승 못할 거 같은 플루크면 위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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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대답 아닌 대답이 전송되고 삼십 초쯤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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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수표 찢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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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게임 메시지가 아니라 핸드폰 문자로 답장과 더불어 사진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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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진짜 수표가 벌써 플루크 손에 있을 리는 없으니, 매니지먼트사가 보낸 문서나 개인적으로 받은 문자메시지랑 메일을 삭제했다는 인증 사진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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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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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랑 국제전에서 상대로 만나야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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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커리어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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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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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태세전환은 탑평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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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ㅋㅋ돈이 문제가 아니라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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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우리 솔랭 돌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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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탑의 사소한 일탈을 정리하고 바로 매칭을 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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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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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바텀이야 그렇다 치고 옥스는 어따 버렸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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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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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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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거기 갈 거면 안 말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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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옥스가 플루크나 나 없이 홀로 거기 가서 진지하게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스카우터가 존재한다면 일단 그 사람 연봉부터 뺏어야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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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옥스에게 헌터란 뭘 해야 하는 존재인지 머릿속에 주입시킨 기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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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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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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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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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이해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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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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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 팬이지만 이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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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수표고 나발이고 옥스 혼자 중국 가면 두세 경기 하고 거기 팀 팬들한테 쳐맞아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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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헬창이라 생존은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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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 높으신 분들도 요즘 록 많이 본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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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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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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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신비전에 올라온 수상하게 근육이 선명한 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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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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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끼야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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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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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그냥 트루랑 붙어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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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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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끝나고 헬스장에서 만난 옥스는 이적보다는 내 팔을 혹사시키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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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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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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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쓸데없는 생각은 운동으로 날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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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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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LOCC가 진정으로 나를 망가뜨리고 싶으면 다른 짓을 할 게 아니라 옥스한테 내 체지방량이 몇인지 던져주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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