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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밀키웨이가 쌍포를 꺼내 듭니다!]
밀키웨이는 우리가 FOX에게 했던 대로 포가 많은 조합을 꺼내 들었다.
물론 탑까지 극단적인 원거리 챔피언은 아니고, 미드와 원딜이 각각 쌍포의 한 축을 담당하는 클래식이다.
[이러면 경기 후반 안정성과 더불어서 게임을 공격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트래시 토크 때 필리독 선수가 말했던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아, 그렇습니까?]
[네. 사실 현 메타에서 미드 주도권이 중요한데, 이건 대놓고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탐욕스러운 픽입니다. 내가 너 라인전 이기면 당연히 미니언도 빨리 밀 거고, 빨리 미니까 오브젝트도 다 우리 거다. 그렇게 말하는 거죠!]
뭐,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우리가 그걸 몰라서 상대에게 픽을 저렇게 쥐어준 건 아니었다.
괜히 미드에 밴 카드를 써서 미드 라인에 어울리는 라인 클리어 좋은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트리스타만 남긴 게 아니었다.
“예상대로 트타 가져갔네.”
“이러면 은설이 말한 대로 야쇼 가져온다?”
“가져와.”
야쇼의 초상화가 픽창에 오르고, 그대로 확정된다.
[오오...오아아악!]
[밀키웨이의 바텀과 미드 조합이 완성되자마자 트루 선수가 선택한 챔피언은 야쇼입니다!]
[바람은 우리 곁에, 그리고 너희들의 총알과 화살은 바람 곁에! 이 선수! 이런 무대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벼랑 끝에 서 있는 챔피언을 고를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마스터 리그에서는 상대가 쌍포를 고를 때마다 내 야쇼는 고정밴이었다.
그리고 그건 LOCK에서 만난 대다수의 팀 또한 그랬다.
그런데 오늘 밀키웨이는 무슨 자신감에서인지, 서포터마저 내 진입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유틸이나 탱커 서폿이 아닌 딜러 챔피언을 고른 주제에 당당하게 야쇼를 풀어버렸다.
[이건 지금 필리독 선수의 일종의 신인 죽이기 같은 겁니다.]
[이게 사실 야쇼가 쌍포의 이론적 카운터라지만, 라인전에서의 리드는 저어엉말 손과 머리 싸움이거든요?]
[네가 그렇게 도발을 했으니 실력 한 번 보자! 지금 필리독 선수는 트루에게 이렇게 도발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까지 시비를 걸었는데, 끝까지 가는 게 인지상정이다.
[자, 이렇게 밴픽까지 끝났습니다!]
[블루 진영, 밀키웨이는 탑에 레넥턴, 헌터는 세주, 미드는 트리스타, 바텀은 애시와 럭산나로 마무리했고!]
[레드 진영, ST는 탑에 그윈, 헌터는 녹튼, 미드는 야쇼, 그리고 바텀은 칼리스탄과 알리스탄으로 마무리합니다.]
양 팀 다 할말이 있는 조합이다.
둘 다 초반 싸움에서도 어느 정도 할 말이 있고, 특히 서로 궁극기를 시전 가능한 6레벨을 찍은 순간부터는 그 어떤 라인도 안전하게 파밍할 순 없는 수준이다.
고로 이 싸움의 행방은 초반 라인전에서 누가 이득을 봤느냐가 핵심이다.
[자! 선수들 협곡에 들어섰고!]
[LOCK 매치데이 세븐! 밀키웨이 S 대 ST의 1세트 지금 만나보시죠!]
사실상 더비전이니만큼, 평소와는 비교를 불허하는 우레와도 같은 함성이 협곡에 울려 퍼졌다.
[경기 시작합니다!]
[밀키웨이는 곧장 달려서 인베이드 방어 위치에, ST는...우르르 몰려가네요?]
현재 우리 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중후반 넘어가면 판단이 하나로 모이지 않고 중구난방이라는 거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최소한 초반 설계만큼은 충분히 설명과 설득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만큼 얼마든지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거다.
[아니 이게 뭔가요!]
[대놓고 몬스터 캠프를 점거하고 당당히 서 있는 ST!]
싸움에서 선제 공격은 언제나 옳다.
특히나 헌터가 궁극기를 누가 먼저 찍느냐가 중요한 이번 맞대결은 더 그랬다.
내가 미니언 몇 개 놓치는 것보다, 이게 훨씬 중요했다.
[룰루랄라 맷돼지 타고 온 세주는 저 상황에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야쇼 룬이 치속이라 근접전 상대는 절대 안 돼요!]
[심지어 저 야쇼, 텔레포트도 아니고 발화 스펠 들었습니다. 저건 절대 못 이겨요.]
[트리스타는 나 믿어 줘! 라인전 차이 내줄게! 그렇게 말하면서 그대로 라인 먹습니다!]
[이러면 밀키웨이 측의 아래쪽 뒤틀린 숲 몬스터 전부 털립니다.]
“...이게 진짜 되네?”
“필리독이면 안 온다니까.”
나는 놀라는 에레가 몬스터를 조금이라도 빨리 먹을 수 있도록 Q스킬로 몬스터를 찔러 바람을 쌓은 채 라인에 복귀했다.
—휘익!
그리고 가볍게 던져서, 회오리를 맞혔다.
[와. 지금 이건 필리독 선수 기분 좀 나쁘죠?]
[이게 지금 라인전 첫 심리전을 한 것과 비슷한데, 회오리를 맞아버린 건 기분이 좀 많이 나쁩니다.]
라인전 체급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프라우드가 인정한 몇 안 되는 이의 플레이를 배우기 위해.
난 저 인간의 라인전 영상만 수백 판은 봤다.
어디서, 어느 순간에, 어떻게 심리전을 걸지는 외우기 싫어도 외우게 되어 있었다.
[물론 저거 하나 맞혔다고 라인전 구도가 바뀌진 않습니다.]
[타워 앞에서 조용히 미니언을 받아먹는 트루.]
[최소한 이미 모인 미니언 웨이브를 먹고 2레벨 싸움을 봐야겠죠?]
2레벨을 찍은 순간.
쌓인 바람을 몸에 두른 상태로 돌진하면서 플래시를 쓴다.
칼같이 예측하지 못하면 반응조차 할 수 없는 콤보인 만큼, 바람은 정직하게 트리스타를 띄워버렸다.
[여기서 과감한 이니시!]
[Q 찌르고! 일인칭 시점으로 동시에 Q 다시 찔러서 바람 바로 장전!]
[트리스타 뒤늦게 플래시 쓰지만!]
[으아아아악! 이걸 예측하는 트루!]
이미 한 번 떠버리고 황급히 플래시를 써 도주를 시도했지만, 순식간에 장전한 바람을 트리스타가 플래시로 도착한 자리에 그대로 날려 이동을 제약하고, 돌진기를 이용해 트리스타에게 붙는다.
[트리스타도 더 이상은 못 참는다! Q 피하면 내가 이겨! 그렇게 말하면서 무빙!]
[움직이고! 맞고! 맞고! 또 맞고! 으아악! 트루 선수 왜 가위바위보를 다 이겨요!]
[트리스타랑 야쇼 모두 치속 스택 쌓았지만, 이러면 스킬 몇 번이라도 더 맞춘 야쇼가 너무 유리해요!]
[심지어 야쇼, 트리스타에게 발화까지 걸었습니다!]
애초에 안일한 생각으로 2레벨에 트리스타가 점프가 아닌 폭탄 던지기를 배운 순간부터 필리독은 사렸어야 했다.
“잡았어.”
뭐.
결론적으론 못 사렸으니.
죽어야지.
[ ST True -> Milkyway S Philidog ]
본인이 라인전을 주도한다는 착각에 빠지면 죽을 자리를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법이다.
[으아아아악! 트루의 솔킬!]
[이거 너무 커요! 아직 3레벨도 못 찍은 트리스타가 죽은 겁니다!]
[텔로 복귀해도 라인은 저 멀리 걸쳐져 있고! 야쇼의 도움으로 한 발 먼저 움직일 수 있게 된 녹튼이 갱이라도 오면 트리스타는 제대로 된 라인전을 지속할 수가 없어요!]
실제로 그랬다.
[ ST Ere -> Milkyway S Philidog ]
[으아아악! 야쇼가 바람 장막을 먼저 빼서 킬각 견적 재고 들어가 본 필리독이 보기 좋게 당했어요!]
[아니 신인 선수가 뭐 이렇게 실감나게 꼬리를 흔드나요? 저건 누구라도 들어가고 생각할 상황이었는데! 이걸 한계까지 빨면서 생존합니다!]
야쇼의 패시브인 바람 보호막을 한계까지 이용해 지금 교전에서 쿨타임을 두 번 돌리며 딱 그만한 체력을 남기고 살아간다.
그에 반해 트리스타는 죽었다.
이렇게 되면 미드에 약간 남은 미니언은 에레가 처리하고 위로 올라가 오브젝트 하나만 먹더라도 궁극기를 사용 가능하게 된다.
[이러면 오브젝트 내 줘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하나둘 내주는 순간부터 탑에 있는 악어가 썩어갑니다.]
[그런가요!]
[그렇습니다. 레넥턴 저 악어의 몸이 실시간으로 썩어가는 게 관중석까지 느껴지고 있어요.]
미드 주도권이 없으니 밀키웨이는 오브젝트를 내줘야 했고, 그에 따라 상체의 주도권을 담당하던 레넥턴 또한 헌터의 갱 위험에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사리게 됐다.
그리고 보통 그런 플레이를 하게 되면, 초반에 강한 악어—레넥턴—는 점점 썩기 마련이었다.
“그거 먹고 집 갔다가 바로 바텀 달려.”
오늘 내 덕에 킬을 주워 먹은 덕인지, 아니면 그냥 슬슬 합이 맞아가는 건진 모르겠지만, 에레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남아있는 뒤틀린 숲의 몬스터를 포기하고 바텀으로 달렸다.
그리고 발화 쿨타임에 맞춰 그와 비슷하게 바텀 라인에 도착한 나는, 신호를 보냈다.
[불 꺼지고!]
[알리스탄이 플래시 돌진으로 바텀 둘 다 띄웁니다!]
[그리고 야쇼가 떠 있는 밀키웨이의 바텀 상대로 궁극기—!]
—바람의 힘을 맛봐라!
상대 서폿은 궁극기와 더불어 칼로 한 번 찌르자 그 자리에서 무너졌고, 그나마 땅에 발을 딛은 직후 플래시를 써 도망치던 원딜은 녹튼의 발사로 마무리했다.
[이러면, 밀키웨이의 초반 설계가 완전히 무너집니다.]
[쌍포가 잘 커야 쌍포지, 이러면 그냥 유리대포도 아니고 유리에요!]
[벌써 용 3스택! ST가 밀키웨이한테 당당히 말합니다!]
[너희 후반 갈 수 있겠어? 아니, 후반 가도 우리 이길 수는 있어?]
후반 한타가 잘 안된다면.
후반을 안 가면 되는 거다.
[아니 이거 뭐 쌍포의 힘이 살아날 새도 없이 타워 스무스하게 철거 당합니다!]
[트리스타는 그냥 야쇼가 미니언 타고 슉슉 돌진해서 공격 몇 번 해주면 그대로 난자당해서 집 가야 해요!]
[아니 너희 요즘 폼 안 좋다면서! 왜 이래!]
[지금 ST의 다른 챔피언들도 다 그렇지만, 트루의 야쇼는 아예 말이 안 통합니다. 그냥 너도 썰고 쟤도 썰고. 공평하게 검으로 다 슥슥 내리 그으면 죽습니다.]
야쇼를 손에 쥐면 언제나 검의 힘에 취하지 않아야 하지만, 이 정도로 크면 쌍포 상대로는 그냥 달려든 다음 바람 장막 쓰고 평타만 내질러도 된다.
[으아아아니이이! 억제기 밀리고!]
[아직 남작도 안 나왔어요! 너희들 진짜 이럴래! 밀키웨이 선수들 울기 일보 직전입니다!]
[아니 그보다 전령이 대체 왜 미드 억제기 타워 박고! 억제기도 박고! 쌍둥이까지 박나요!]
텔레포트를 타고 합류한 그윈까지 더해 타워를 때리니, 넥서스 앞 쌍둥이 포탑조차 철거는 금방이었다.
[이 경기가 어떻게 이렇게 빨리 끝납니까!]
[필리독! 트루에게 도발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신인이라고 무시한 대가가 돌아오나요!]
[야쇼의 우물 다이브와 함께—]
[넥서스 터지면서! 지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맞은편에서 막 일어난 필리독에게 해맑게 웃어 보였다.
[전통의 더비전, 그 치열한 대결! 1세트 승자는 ST입니다!]
그리고 중계 카메라가 시선이 마주친 우리 둘의 모습을 화면에 담은 순간.
나는 한 손으로는 V자를, 다른 한 손으론 주먹을 쥐고 굳어있는 필리독의 앞에 흔들었다.
오랜만에 칼퇴근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