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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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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에 들어온 밴픽창에는 이제 막 금지된 챔피언의 초상화 몇 개가 흑백으로 변해 있었다.
[자, 2세트 밴픽 밴 끝났고, 이제 블루 진영 1픽 시작하겠습니다!]
상대는 아무리 저점이라 할지라도 그 저점 자체를 올려주는 챔피언인 랠을 우선적으로 가져갔다.
지금 영 상태가 메롱한 바텀 저격이다.
“이러면 잭슨이랑 릴리안 가져오자.”
“그럼 쟤들 그라까스 뽑을텐데. 그냥 나 막픽 주지?”
“지금 쟤들 탑에 밴 카드 더 쓸 수도 있어. 나중 가면 잭슨은 밴 당할걸.”
“...그럼 뽑는다.”
토르는 한숨을 내쉬며 잭슨을 뽑았고, 에레 또한 헌터 챔피언인 릴리안을 가져왔다.
[ST가 뽑은 잭슨과 릴리안에 이어 DWG, 우공과 애나를 픽하네요!]
[애나가 패시브를 활용해 딸깍 기절시키고, 우공으로 뱅글뱅글 돌면 챔피언 하나 녹이는 건 일도 아니죠!]
[그리고 애나 궁극기인 곰돌이도 은근 강합니다. 한 0.5인분 정도는 한다고 봐야 되거든요?]
[너희 팀에 지금 정신 차린 사람 트루밖에 없잖아! 너부터 녹여줄게! 이렇게 말하는 모습입니다.]
“이러면 한 턴 벌어다 주는 픽이 필요한데.”
“쓰읍...그럼 레나타?”
“괜찮긴 하네.”
상대 조합은 기본적으로 몸을 들이미는 조합이다.
탑은 안 봐도 잭슨과의 라인전을 리드할 수 있고 한타에서 영향력은 말할 것도 없이 큰 그라까스가 나올 거고, 서폿인 랠조차 일단 몸을 쓰는 챔피언이다.
그러니 릴리안의 수면이나, 레나타 플라스크를 이용하면 한두 턴은 벌 수 있을 터다.
“그렇게 가자 그럼.”
정말 다행스럽게도 최소한 밴픽에서만큼은 다들 사람답게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서 레나타 플라스크가 나왔습니다!]
[이게 쓰기 나름인 챔피언이고, 니케가 오늘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상대 조합에 대응하기 위한 좋은 픽이에요.]
아무튼, 그렇게 우리는 대놓고 들어올 테면 들어와 보라는 마인드로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밴 카드를 사용했다.
“그라까스 밴 해줘.”
“솔직히 그거, 버틸 수 있잖아.”
나는 토르에게 그렇게 말했고, 바텀 조합은 미리 얘기된 대로 카이스와 제린을 밴했다.
그리고 상대 또한 레나타와 궁합이 좋은 칼리스탄, 그리고 엑소르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자얀까지 잘랐다.
“이러면 지금 바루슨 괜찮아.”
“가져오자.”
상대는 우리 픽을 보자마자 대놓고 밀어붙이겠다는 픽을 꺼내 들었다.
[DWG, 원딜 픽을 보고 드래이븐을 꺼냅니다!]
[너희 오늘 상태 안 좋지? 잘 걸렸다! 이거 대놓고 싸우자는 거거든요?]
이러면 바텀은 포킹이 아니라, 대놓고 싸워도 딜 교환이 어느 정도 되는 칼날비 룬을 들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바루슨에 붙어있는 괴랄한 스킬 계수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 후반 가면 둘 다 기능할 테니 딱히 문제는 없다.
유일한 문제는 바텀의 폼인데—
“...진짜 1세트 좀 못했다고 우릴 뭘로 보는 거야?”
엑소르가 중얼거리는 걸 보니 드래이븐 복권 한 번 거하게 찢을 모양이다.
참고로 드래이븐은 건물이든 미니언이든 뒤틀린 숲의 몬스터든 막타를 치거나, 평타 취급받는 Q 스킬인 도끼 던지기를 이용해 돌아오는 도끼를 받아내면 스택이 쌓인다.
그리고 킬을 먹으면 그 스택이 골드로 치환되는 구조다.
잘하면 돈을 팍팍 벌면서 상대와의 차이를 벌려 나가는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지만, 한 번 죽으면 그 스택이 반이나 사라지기에 도박성도 짙고 선호도가 그렇게 높은 챔피언은 아니었다.
아무튼 그렇게 드래이븐을 픽한 직후, 칼같이 막픽 그라까스까지.
DWG의 밴픽이 끝났다.
“미드 뭐 할 거야?”
“AD 챔 중에 괜찮은 거 있나?”
보통 헌터와 미드 라인의 챔피언은 각각 주문력—AP—과 공격력—AD—기반 챔피언들을 나눠 쓰는 게 정석이다
둘 다 한 종류의 것을 고르면, 상대의 대응이 쉬워져서 그렇다.
그리고 나는 이미 막픽으로 뭘 고를지 결정한 지 오래였다.
“크샨테 줘.”
첫 출시 직후부터 너프를 지속적으로 당했지만, 아직 아군이 반대편에 있으면 벽도 넘을 수 있고, W 스킬은 저지 불가에다 차징과 방향 전환은 시전자 마음대로 조정 가능하다.
Q 스킬 톤파 내려찍기의 대미지는 언제나 그렇듯 괴랄하고.
그 정도면 사지 잘린 크샨테를 들고도 게임 하던 내게, 더없이 좋은 AD 챔피언이었다.
[크샨테! LOCK 최초로 미드 크샨테 등장입니다!]
[이게 원래 탑으로 고안된 챔피언이라고 하는데, 제작자에겐 아쉽겠지만 프로씬에서는 미드로 먼저 출격합니다!]
누가 뭐래도.
나는 과거를 반복할 생각은 없었다.
* * *
[ DWG LockOn -> ST Nikke ]
[ ST Exor -> DWG LockOn ]
물론 세상이 언제나 그렇듯, 인생은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다.
“씁. 조금 더 빨리만 잡았어도...”
“일단 라인 지우고 집중해.”
바텀에서 킬 교환이 일어났다.
원딜을 잡아낸 건 좋지만, 어찌 됐든 드래이븐이 복권을 먼저 터뜨린 데다 미니언도 다 지운 상태라 서로 우물에 다녀오면 상대가 기분이 더 좋다.
[이러면 청구서가 ST 쪽에 붙겠군요.]
[솔직히 1세트보단 무난하게 흘러갑니다만, 역시나 무난하게 밀리고 있는 ST. 프라우드의 빈자리가 커 보입니다.]
프라우드 하나 없다고 스킬샷부터 글러먹게 되는 저 넷의 정신 상태가 궁금했지만, 이미 막 쓰고 있는 스킬을 다시 잘 겨냥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결국 예정된 결과를 바꾸고 싶으면 내가 움직여야 했다.
“다들 위쪽으로 모여.”
드래이븐은 성장 차이를 더욱 벌리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본인의 글로벌 궁극기로 충분한 지원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바텀으로 향했고, 니케가 깊숙이 박아 놨던 와드에 위치가 찍혔다.
그러니 뒤틀린 숲 상층 오브젝트 싸움에서 막 부활한 바루슨까지 부르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DWG, 드래이븐을 아래로 내렸으면서 안 빼네요?]
[사실 탑은 잭슨 상대로 그라까스가 라인전을 리드한 지 좀 됐고, 이게 크샨테가 궁 켜기 전까지는 어쨌든 탱커라서 라인 클리어에서 조금 밀리거든요?]
[아, 그래서 DWG, 헌터인 드림이 먼저 오브젝트를 칩니다!]
[빨리 먹고 빼자. 지금 이 생각 하는 것 같죠?]
“내 신호에 맞춰서 우공 재우고 붙어서 일점사 해.”
“애나는 어쩌고?”
“...그보다 무슨 신호?”
“보면 알아. 니케랑 에레는 플래시 쓰면서 둥지 들어갈 생각부터 해.”
“여기서 쓰라고?”
“그럼 언제 쓰게? 지고 나서 넥서스 앞에서 쓰려고?”
항상 그렇지만, 협곡에서는 차라리 과민반응이 낫다.
그리고 심지어 지금은 과한 게 아니고, 높은 확률로 유리해지는 수다.
그렇게 지시는 끝났다.
실행할 차례다.
뚜벅뚜벅 걸어 강가로 들어간다.
미드라인 위쪽의 시야가 전혀 없긴 했으나, 그건 내가 걱정할 게 아니었다.
[와오! 트루의 크샨테는 당당해요! 너무 당당해서 상대도 당황할 정도에요!]
[저기서 그냥 대놓고 들어가기 무섭거든요? 그런데 트루는 거침없이 진입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언제나 반 박자 빠른 이니시다.
—팟!
플래시와 동시에 강가를 서성이며 1세트에서 내가 아제르로 5인 궁 토스를 성공시킨 그 자리를 지키던 애나를 톤파로 내려찍는다.
“지금!”
슬로우가 걸린 애나가 무빙으로 피해보겠답시고 이리저리 움직인 순간, 게임은 끝났다.
‘플래시를 썼어야지.
W를 차징하며 이매진의 무빙을 확인하고, 가는 방향에 맞춰 돌진해 상대를 강가 위쪽 벽에 붙여 기절시킨다.
“엑소르, Q 차징.”
내 지시와 함께 바루슨의 Q 스킬이 차징되며 활에 화살이 점차 커지고, 동시에 내 신호를 알아들은 에레와 니케는 궁극기를 아낌없이 써가며 상대의 진영을 둘로 갈랐다.
[으아아아! 우공 후퇴!]
[레나타 궁극기 대박 터지고 강타 싸움 할 필요도 없이 상대를 재운 릴리안이 둥지 안에 있는 오브젝트 쏙 빼먹습니다!]
그리고 나는.
벽을 넘어 애나를 끌고 왔다.
[아니 이게 넘어가지나요!]
[기가 막힌 각도로 궁을 사용해서 아예 벽을 쭉 타고 이매진을 ST의 뒤틀린 숲으로 데려왔습니다!]
뒤늦게 플래시를 써 봐야 이미 몬스터 둥지에는 릴리안과 레나타가 넘어가 있고, 그렇다고 우리 진영 더 깊숙이 들어가는 플래시를 쓰면 뚜벅이인 애나와 달리 이동기가 적잖은 내가 결국에는 잡게 되어있다.
고로 이매진이 할 선택은 단 하나.
나와 심리전을 하면서 패시브에 달린 기절을 먹이고 아예 탑 라인쪽으로 도망쳐 DWG의 잔당들과 합류하는 것.
그리고 으레 그렇듯.
하려는 짓이 뻔하면 예측도 쉬운 법이다.
감정표현을 이용해 깔짝대면서 상대의 템포를 무너뜨리고, E로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히면서 톤파를 애나의 머리에 내려찍는다.
크샨테를 미드에서 많이 만났었다면 궁극기 사용 후 크샨테의 E 스킬의 돌진 거리가 생각보다 더 길다는 걸 알았겠지만, 아직 그 정도 데이터가 쌓이진 않은 모양이다.
[크샨테 Q3타, 충격파 모였습니다!]
[이러면 이매진 선수 생각이 더 복잡해져요! 어느 순간에 플래시를 써야 하지? 잘못 쓰면 그대로 끝장이다! 이런 생각이 들 거거든요?]
이지선다를 강요할 수 있는 순간부터, 프로 기준에서 이미 심리전은 없다고 봐도 된다.
W로 선 진입 후, 플래시를 써서 도망칠 위치에 충격파.
—콰콰쾅!
[이게 끄트머리에 걸립니다!]
[아니 트루 선수 이거까지 예측하나요? 스턴에서 회복해 애나가 열심히 도망치지만, 크샨테 궁이 안 끝나요!]
[분명히 애나랑 이동속도가 별 차이가 없는데, 아니 더 느린데 돌진기가 기니까 거리가 계속 좁혀집니다!]
[어린 애나에게는 너무 공포스러운 크샨테가! 기어코 애나의 뒤를 잡아냅니다!]
궁극기로 날카로워진 톤파를 애나의 머리 위에 정확하게 내려 찍는다.
그렇게 애나는 움직임을 멈췄다.
[ ST True -> DWG Imagine ]
[적장의 목을 베었다아아아!]
[얘들아! 여기 나 이겼어! 강가 상황 어때!]
내 킬 로그 직후 다른 동료들의 초상화가 흑백으로 바뀌며 위에 시뻘건 숫자들이 떠올랐다.
“이게 끝에 걸리네.”
“아니 레나타 Q로 우공을 잡아서 원딜한테 던지면 어떡해.”
“애초에 잭슨이 봉 돌리기 맞췄으면 잡았지.”
“......”
아.
그래.
기대를 한 내가 이번에도 잘못한 거지.
그렇게까지 극한으로 좋은 구도를 짰는데도 한타에서 약간 손해를 보는 모습을 보니 정겹기까지 했다.
이쯤 되면 나도 오기가 생기기 마련이다.
‘저점이 뭐라고.
오늘부로 크샨테는 다리 하나가 잘리겠지만, 최소한 오늘 ST에게 있어 패배란 없다.
다름 아닌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