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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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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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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끝나지 않을 무한한 폄훼와 갈등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는 유튜브 실시간 중계 채팅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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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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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대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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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이걸 5꽉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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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 선수들 다 접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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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3군인데 나쁜말ㄴ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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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이 걸려있다고 씹1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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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충 왔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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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니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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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균형이ㅋㅋㅋ맞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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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 사이버 코구 씨1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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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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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크보의 미래를 묻거든 마스터 리그를 보여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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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리그 특) 예측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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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야구긴 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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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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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나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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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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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제 할말만 하면서 시끄럽다 못해 혼돈의 카오스인 채팅창의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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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판 3선승제에서 마지막 다섯 판째를 가게 되었을 때 나오는 상징적인 노래인 실버 스크랩스가 흘러나왔음에도 크게 바뀌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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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노래와 함께 화면에 트루가 잡히자, 분위기가 바뀌는 건 한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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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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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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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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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씹 이거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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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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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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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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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여라 킹반인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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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리그 광대 GOAT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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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답잖은 갈드컵 종결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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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나 귀엽잖아 시전하는데 부정이 안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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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 가득 찬 새끼들 바로 채팅 멈춘거보면 그냥 귀여운게 팩트라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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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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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 내리는 건데 왜 이렇게 간지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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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완성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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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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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가 선글라스를 꺼내 쓰기까지, 채팅창에는 밀키웨이 선수를 폄하하는 채팅도, 뜬금없이 1군 선수들을 가져와 패는 짓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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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를 내린 채 당당하게 본인의 예측이 맞았음을 자랑하는 듯하기도 했고, 이 분위기 자체를 즐기는 것 같기도 한 그녀의 모습이 퍼지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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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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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끝난 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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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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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설마 우리 결승전에도 그 선글라스 가져올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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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과 음료수를 리필해 가져온 플루크는 질린 표정으로 내게 실시간 생중계 채팅창을 들이밀며 그렇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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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실버 스크랩스 전용 선글라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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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몰라서 거금 들여 장만하고 오늘까지 한 번도 쓰지 않은 신상품이며, 이걸 경기장에 가져온다는 건 당일 경기가 5꽉을 간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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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내가 미쳤다고 결승전에 들고갈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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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승전은 절대 다섯 판까지 안 갈 건데 왜 들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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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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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거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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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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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크는 한숨을 쉬더니 내가 내민 손에 가져온 음료수를 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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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로 콜라를 쫍쫍 빨면서 플루크가 보여준 실시간 채팅창의 반응을 다시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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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생각보다 반응이 더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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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있던 퍼포먼스긴 한데, 확실히 이 얼굴로 하니 파괴력이 남다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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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중요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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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선수들은 팬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존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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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하나 잘못 잡히면 잘하는 선수도 억울하게 까임 당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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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만큼 이런 사소한 행동으로 호감도를 쌓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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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평판 신경 안 쓰는 것 같으면서도 이런 건 또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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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벨이 문득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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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평판 엄청 신경 쓰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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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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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게 아니라, 방송도 성실히 하고 이렇게 좀 화제도 만들어 주면서 록을 하거나 보는 사람들에게 호감도작을 열심히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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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 눈으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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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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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방금 눈빛이 좀 불경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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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미드에 잘 들르는 서포터이니만큼 오늘은 넘어가 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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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끝났다는 건, 이제 정말 마지막에 다가왔다는 뜻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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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리그 플레이오프 4라운드, 밀키웨이 대 KTT, KTT 대 밀키웨이의 마지막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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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트에서 한 시즌이 마무리되는 팀과, LOCK 아레나로 향할 팀이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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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5세트, 밴픽부터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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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끝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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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픽이 끝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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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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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T 조합이 좀 어려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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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는 그냥 궁 딸깍 조합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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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의 편의성 엿 바꿔 먹은 밴픽은 5세트를 위함이었는지—1세트 이겼으면 여기까지 올 것도 없이 3 : 0으로 셧다운이었다는 사실은 넘어가도록 하자—밀키웨이는 마침내 강하고 쉬운 조합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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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애나—녹탄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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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공 달고 날아가면 누가 막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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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탑에는 마오이카와 바텀에는 미스 포츠까지 뽑으면서 확실하게 붙들어놓고 패겠다는 밀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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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KTT, 고점 자체는 높겠습니다만 고난도라 밴픽 단계에서 뭐라 말할 거리가 없군요. 인게임을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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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인 만큼 양 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파이팅 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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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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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T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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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지금—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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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린 협곡이 스크린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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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장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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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혹시 우리도 저럴까 봐 긴장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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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단두대 매치에서의 마지막 세트는 단순히 승패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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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감과 부담감이 지난 세트들과 같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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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감독님이 우리를 전부 데려온 까닭에는 이런 긴장감을 현장에서 체험해보라는 의미도 어느 정도는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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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긴장하면 나중에 LOCK나 국제전은 어떻게 치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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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질문에, 옥스는 툴툴거리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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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긴장이 선수한테 제일 안 좋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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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도 많은데 그걸로 긴장할 때 떨림이나 잡아요. 패션 근육 소리 듣기 싫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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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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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창들 긁는 데 역시 패션근육 네 글자만한 게 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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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나는 마지막으로 집중하는 건지, 아니면 풀 세트 접전에 몰입해 덩달아 긴장해 굳어버린 건지 모를 플루크를 쿡쿡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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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죽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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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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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내가 특별 관리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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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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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크의 지난 나날들—이라기엔 아직 안 일어난 일이지만—을 생각해 보면, 이 녀석은 특별 케어가 필요한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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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 월드컵 결승전까지 올라가는 데만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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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새가슴 소리 안 듣고 결승전에서도 본인 플레이 펼치기까지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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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전생의 록에 일이 년 정도의 시간이 더 주어졌다면 LOC 월드컵 한 번은 들었겠지만, 지금 내가 말하고 싶은 건 플루크가 그런 마인드에 도달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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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필요한 건 주저 따윈 없는 십 년 후의 플루크지, 긴장해서 결승전마다 던져대는 녀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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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특별 개조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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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에서 시키는 거 잘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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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은설이 얘가 또 이상한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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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헤이. 지금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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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전제가 하긴 한다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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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입을 꾹 닫고 경기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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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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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감독님 백날 찾아봤자, 저 멀리 벨 옆에 앉아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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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봤자 의미 따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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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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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세트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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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기서 KTT가 삐끗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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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초중반까지는 이 조합으로 잘 굴리고 있었는데, 밀키웨이가 튀어나온 KTT의 원딜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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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궁. 궁.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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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고, 날아가고, 터뜨리고, 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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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연계가 한 번 제대로 성공하자, 그 뒤로 밀키웨이의 파괴력은 더욱 배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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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사이드나 소규모 교전이라면 밀키웨이보단 KTT의 조합이 할 말이 있는 만큼 게임 자체는 어찌저찌 굴러가고 있었지만, 결국 록이라는 게임은 오브젝트—대형 몬스터—를 누가 먹느냐와 타워를 누가 더 빨리 미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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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런 전리품을 챙기기 위한 빌미로 열리는 챔피언 열 명의 정면 한타는, KTT에게 현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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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아! 비이이이이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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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T 이거 싸움이 안 됩니다! 궁극기 다 들고 있는 밀키웨이 상대로 정식 한타는 아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결과만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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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이 뜨고, KTT를 덮어버리는 스킬들의 데미지가 올라간 순간부터 예정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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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한타에서는 둘이 죽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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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한타에서는 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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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4용을 빌미로 열린 한타에서는 밀키웨이의 궁극기들이 지나간 자리에 그 무엇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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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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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가 미드 라인의 미니언을 살리며 KTT의 넥서스로 진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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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빠른 부활이 서폿인데, 브라운으로는 라인도 못 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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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는 어떻게든 상륙 작전을 펼치며 중간에서 라인을 끊으려는 브라운까지 순식간에 다시 우물로 보내버리고선 타워를 순식간에 철거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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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 KTT의 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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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와 밀키웨이의 2강 체제에서 유쾌한 반란을 꿈꾸던 KTT가 결국! 은하수의 무게에 짓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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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터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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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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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밀키웨이 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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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경기가 끝나고, POM(Player of the Match)를 받은 엔비가 스테이지 한복판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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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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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 레벨이 천도 안 될 녀석의 말에,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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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선수가 웃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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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도전, 받아주겠다! 이런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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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약간 웃음이 사악해보이는 건 제 기분탓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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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해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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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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