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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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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스크림하는 사이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경기 날짜에 맞춰 생리 주기를 조절하다 보니 부작용이 좀 심했다.

‘기분이 영 아닌데.

사실 시즌 중에는 그냥 약 안 먹고 진행하긴 했었다.

애초에 게임 중에는 생리통도 통증이다 보니 VR 기기가 자체적으로 관련 통증을 차단해 줘서 경기 중 아파서 못하게 되는 일은 없다.

다만, 프라우드의 손목처럼 일상생활에 영향이 간다.

그런 컨디션 난조에 호르몬의 영향까지 합쳐졌을 때, 내 인게임 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었다.

실제로 몇 번 플래시 반응이 조금 느린 적도 있었고.

그런 만큼 이번 플레이오프 시작 직전부터 약을 복용해 주기를 조절 중이었다.

플레이오프부터는 잘못하다간 훅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어쩔 수 없다.

특히나 내가 통나무를 들고 캐리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약사 선생님이 벌써부터 이런 거 먹는 거 아니라고 하긴 했는데, 당일에 아픈 것보다야 백 배는 나으니까 별수 있나.

[ 패배 ]

솔로 랭크를 제외하곤 이번 시즌 몇 번 못 봤던 패배 화면을 뒤로하고, 나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생리 주기 조절이 참 힘들어요. 그치?”

“그걸 왜 우리한테 말해 미친녀...년아!”

스트라이크를 필두로 다들 얼굴이 빨개져서는 시선을 돌리는 꼴이 참 놀려먹기 좋게 생겼다.

솔직히 예전의 나였어도 저랬을 테니 반응 자체는 이해한다.

이해하고말고.

“그래도 밀키웨이랑 경기할 때는 괜찮을 거 같으니 된 거 아닐까?”

“그건 또 어떻게 알아?”

“나도 몰랐는데 좀 익숙해지다 보니 감이 오더라.”

“......”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지 모르겠다.

내 몸이 본능적으로 보내는 신호라 나도 분석은 못 한단 말이다.

“아무튼, 일단 스크림 성적은 신경 안 써도 돼. 은설아. 그냥 적당히 감각 유지하는 정도로. 알겠지?”

현재 스크림 4연패 중임에도 감독님은 나를 격려하며 그렇게 말씀하셨다.

...아닌가?

그냥 진짜로 나만 멀쩡하면 4연패든 40연패든 경기할 때는 문제 없을 거라는 판단이 서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스크림의 굴욕은 밀키웨이한테 풀어야겠다.


플레이오프 3라운드 승자조 경기 당일.

[자, 오늘 결승전에 먼저 가서 기다릴 팀이 결정되는 3라운드 승자조 경기, ST와 밀키웨이 S의 선수들 나란히 줄지어 입장합니다.]

[최근 ST의 트루 선수가 건강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 없다로 말이 많았는데, 환히 웃는 모습을 보니 팬분들께선 걱정 접어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

월경의 마수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로 경기장에 들어서니, 오늘따라 내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이 많았다.

“트루 파이팅!”

“믿고 있어요!”

“은설이 화이티이이잉!”

밀키웨이 팬들이 즐비한 곳에 혼자서 중립석의 의미를 사전적으로 실현이라도 한 듯한 은채가 보였다.

속에는 밀키웨이 유니폼, 겉에는 ST의 바람막이 접퍼를 입고 고래고래 응원 중이었다.

“동생이 참 활발하시네요.”

“네 친구겠지. 난 모르는 앤데.”

“와.”

옆에서 나란히 걷던 엔비는 바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역시 남매의 평균 손절 속도는 스노우볼 굴리는 것보다 빠르다는 것이 증명됐다.

스크림의 화풀이와 더불어 은채의 복수도 같이 해줘야겠다.

[자, 이제 선수들 밴픽 공간에 모두 진입했고!]

[바로 밴픽 시작합니다! 블루에서 시작한 밀키웨이, 일단 카시딘을 밴하는군요!]

“저걸 밴하네.”

대놓고 약 좀 팔아본 건데.

KTT와 스크림의 승패 횟수가 인터넷에 풀렸을 정도라 우리 팀의 밴픽 관련해서 풀린 이야기가 많다는 건 예상했지만, 이렇게 뜬금없이 밴을 할 줄은 몰랐다.

우리는 이에 맞춰, 이동기 좋고 성능도 준수한 픽 중 하나인 미호를 우선 밴했다.

[이어서 밀키웨이가 야쇼와 아제르까지 밴하네요!]

[이거 완전 트루 선수를 노려보겠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원래는 이러면 어디서 기상천외한 걸 들고 오기 마련인 트루 선수지만, 본인들 상대로도 그럴 수 있는지 물어보는 밀키웨이의 밴입니다!]

“엔비 챔피언 선호 순위가 뭐였더라.”

“르블란, 미호, 그리고 아킬라.”

“그럼 남은 두 개 밴 해요.”

가끔 몇몇 팀들을 보면 한 라인을 집중적으로 밴할 때 잊는 게 하나 있다.

라인 밴 당하면 쓸 수 있는 챔피언이 상대만 줄어드는 줄 안다.

‘누가 유리할지 보자고.

본인 팀 미드라이너 챔프폭보다 내가 좁을 일 따위는 없다.

[아! 밀키웨이의 물음에 ST가 되묻습니다!]

[너 나보다 챔프폭 넓어? 네가 뭘 고르든 내가 이겨!]

[트루 선수이기에 가능한 ST의 대응! 이러면 밀키웨이도 골치 아파집니다!]

결국 상대는 블루 진영의 이점인 1픽을 밴카드를 그렇게 썼던 미드에 사용해야 했다.

[오리애나를 픽하는 밀키웨이!]

[사실 남은 메이지 미드 챔피언 중에서 가장 무난하고 라인전도 강한 편이거든요? 괜찮은 선택입니다.]

[이러면 남은 메이지 챔피언이 있긴 한가요? ST의 대화 시간이 길어집니다?]

“일단 저 아예 후픽으로 빼주실래요?”

“그건 괜찮은데 뭐 생각해둔 거 있어?”

“상대 타겟팅 하드 CC기만 없으면 괜찮은 게 있긴 해요.”

“뭔데?”

“이렐레아요.”

내 말에 감독님이 머리를 부여잡으셨다.

“컨디션 좋아진 건 아는데, 진짜 괜찮아?”

“네.”

단호한 대답에, 감독님은 상대 팀을 의도적으로 포킹과 회피보다는 소규모 교전을 유도하는 조합으로 이끌었다.

[이거 양 팀 모두 전투를 피하지 않을 모양입니다!]

[그 와중에 ST는 끝까지 미드를 픽하지 않으면서 두 번째 밴 시간으로 넘어갑니다!]

밀키웨이는 아예 작정을 했는지, 미드에서 쓸 수 있는 트페와 피즌까지 밴을 해버렸다.

[미드에 밴 카드 5장을 화끈하게 써버리는 밀키웨이!]

[이러면 진짜 할 수 있는 챔피언이 뭐가 있나요?]

상대의 밴 카드 집중 덕에 우리가 원하는 챔피언을 챙겨오고 상대하기 껄끄러운 챔피언을 밴하는 건 퍽 쉬웠다.

“난 왜 또 세주야?”

“안전 장치는 들고 뛰어내려야지.”

원래 서커스는 위험하게 보이면 되는 거다.

실제로 위험하면 사고 난다.

[자, 이제 레드 5픽.]

[후픽을 할 때의 꽃이라고도 불리죠? 탑은 마루를 뽑아 딜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헌터로는 세주를 뽑으며 상체 조합을 탱커로 한 만큼 여기서 ST의 조합 완성도가 결정됩니다.]

감독님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하시더니 이내 허락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주저 없이 픽창에서 쓰려고 한 챔피언을 골랐다.

[ 이렐레아 ]

순간적으로 경기장이 달아오른다.

[오아아아아!]

[나 이것까지 할 수 있어! 트루 선수가 당당하게 이렐레아를 고릅니다!]

[이게 진짜 양날의 검이에요. 분명히 오리애나 상대로 리드를 잡을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근본적인 사거리 차이로 숨도 못 쉴 수도 있거든요?]

솔로 랭크에서야 사기 챔피언 소리 듣는 이렐레아지만, 대회에서 꾸준히 안 나오는 이유가 있다.

거리 조절에 능한 인간들만 모아놓은 미드 라인에서 저런 챔피언 가지고 함부로 썼다간 미니언 한 마리 먹으려다 빈사 상태가 된다.

[하지만 트루 선수는 골랐습니다.]

[그렇죠. 그게 중요한 겁니다. 밀키웨이, ST만 아니면 우승 후보 소리 듣는 그 밀키웨이 상대로 꺼내든 트루의 프로 통산 첫 이렐레아.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지금 만나보시죠! 경기—시작합니다!]


오리애나와의 라인전에서의 핵심은 역시 사방을 돌아다니는 구체다.

“잡았어. 옥스는 상대 숲 상층 털어도 돼.”

그런 만큼, 미드 라인 절반을 넘어온 상태에서 오리애나가 라인 클리어를 위해서든 뭐든 함부로 구체를 이용한 스킬을 전부 빼면 죽고 싶다고 광고하는 거다.

지금처럼.

엔비의 남은 체력바를 확인하고선, 포션을 마심과 동시에 스킬을 이용해 미니언을 타고 들어간다.

일인칭 시점을 이용하면 Q를 이용해 미니언을 타고 들어가는 속도가 한층 빨라서, 스킬 쿨타임이 돌지 않아 느릿한 오리애나 정도는 쉽게 진입할 수 있다.

[이렐레아가 여기서 과감하게 진입합니다!]

[체력 얼마 없는 미니언들 순식간에 처치하면서 바로 4스택 쌓고 붙습니다!]

[오리애나는 궁극기가 없는 레벨이고 스킬도 아직 쿨타임이라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하지만 이렐레아는 평타 기반 챔피언이죠!]

[심지어 아직 E스킬도 남아 있습니다.]

섣불리 E 스킬로 스턴을 시도하진 않는다.

애초에 플래시 주문이 남아있으니 확실히 잡으려면 엇박으로 들어가야 한다.

[평타! 평타! 평타!]

[이거 왜 이렇게 아파요! 정복자 룬까지 터지면서 이렐레아 딜이 미쳐 날뜁니다!]

[아! 결국 먼저 플래시 써서 타워에 더 가까워지는 엔비!]

심리전에서 내가 이겼다면, 그 과실을 챙길 차례다.

—팟!

E를 미리 뒤에 깔아놓고, 그대로 플래시와 Q를 이용해 거리를 좁힌다.

직후 다시 E 스킬을 재사용해 미드 라인에 기다란 선을 그으면.

[이게 들어갔어요!]

[오리애나 스턴! 이러면 트루가 이걸 잡나요!]

스턴 시간은 길진 않았지만, Q스킬 두 번과 평타까진 우겨 넣을 수 있는 시간이다.

[으아아! 이거 아슬아슬하게 평타 한 번 정도의 체력이 남았습니다]

[메이지는 포션 두 개 챙기죠! 덕분에 살았나요?]

그렇게 남은 체력이 눈에 보이지도 않게 됐을 무렵.

미니언들의 도움으로 나만 경험치를 먹으며 찍은 3레벨.

W 스킬을 누른다.

검들이 내 주변에 모이고, 그대로 뒤를 바라보며 이리저리 움직이며 회피를 시도하는 오리애나를 끝까지 보다가, 검들을 앞으로 내지른다.

[ ST True -> Milkyway S Envy ]

[으아아아아! 여기서 엔비가 트루에게 솔킬을 따입니다!]

[오리애나의 구체가 허무하게 떨어지면서! 트루가 자신이 왜 이 챔피언을 골랐는지 그 이유를 보여줍니다!]

나는 지는 싸움은 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