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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삼삼오오 모여 경기를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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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치르면 몰라도, 이렇게 다 같이 보는 건 퍽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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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고! 또 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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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쾅! 그대로 원딜의 머리도 땅으로 박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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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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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판 3승선제에서 결국 5번째 경기까지 간 끝에서야, 플레이오프 1라운드의 결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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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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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게이밍 체급이 여기서 떨어질 수준이 아니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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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지막으로 팝콘을 한움큼 쥐어 입에 털어 넣고선 손을 물티슈로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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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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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버려 이 인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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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젤 가깝잖아. 대신 오늘은 탑으로 진 건 안 놀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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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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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크 녀석은 한숨을 쉬더니 결국 물티슈를 받아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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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트 접전 끝에! DS 게이밍이 결국 2라운드로 진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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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시즌 3위 팀인 KTT는 무난히 6위 팀 다윈 게이밍을 잡아냈고, 4위였던 DS 게이밍은 지금의 경기로 5위팀에게 승리를 거두고 우리와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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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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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죄 다 정배대로 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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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팀 간 격차가 심하잖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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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저 밑에 있을 때도 있었는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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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려가기 싫으면 우승이나 해야 할걸. 다음 시즌에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은설이는 최소 2군으로 콜업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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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 서폿, 벨의 말에 다들 고개를 주억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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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도 우리 잊지 않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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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까지 잘해서 같이 올라갈 생각이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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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로는 어차피 그랜드 리그에 있는 ST 선수들이 다음 시즌에는 죄 다 LOCK 내 하위권 팀이나 해외팀으로 이적한다는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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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만큼 기회는 비교적 열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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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이번 시즌처럼 그랜드 리그로 현 3군인 우리를 올리고, 아카데미 선수들로 새로운 3군을 만들어도 딱히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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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 미래 지향적인 얘기는 좀 나중에 하고. 일단 상대할 팀이나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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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는 복잡한 얘기는 알고 싶지 않다는 듯, 라이브 영상을 뒤로 돌려 DS 게이밍의 경기를 다시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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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상대 밴픽 다 확인한 건 좀 크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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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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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와 플레이오프의 패치 버전이 다르다 보니, 티어 정리가 어수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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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에 5판 3선승제에서 5판을 전부 치르며 상대가 몸소 보여준 사례는 귀중한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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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DS 게이밍이 생각하는 밴픽의 기조와 무엇을 먼저 고를지에 대한 우선 순위를 알 수 있는 건 확실한 이점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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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챔피언 폭이 가뜩이나 우리 쪽이 넓은데, 상대가 이렇게 본인 속을 뒤집어 다 보여주면 밴픽은 더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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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입이 귀에 걸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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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2라운드가 시작되는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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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딱 두 경기밖에 안 하는 만큼, 주말 하룻밤이면 2라운드에 진출한 네 팀의 운명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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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기서 진다고 해서 바로 탈락은 아니고 패자 부활전이 있는 터라 여유는 있지만, 원래 이런 건 깔끔하게 세 판 연속 이기는 게 속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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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컨디션은 어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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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훈 감독님은 ST1 시절 코치로 일하면서 경험이 많은 만큼, 긴장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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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픽에서 사고 날 일은 없을 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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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고가 나도 내가 강제로 방향성을 틀어버릴 거긴 하지만, 그런 일이 없는 게 최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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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긴장한 사람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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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빼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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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크의 대답에 모두가 덩달아 맞장구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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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쟨 간이 뭘로 되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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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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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우리랑 같은 소재는 아닐걸. 자세를 봐라. 자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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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들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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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좀 의자에 편히 누워있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특이한 건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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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경기 시작 전까지 미리 협곡 한 바퀴를 돌아봐야 한다던 인간이나, 매번 모니터랑 키보드 위치 맞춘다고 자를 가지고 다니던 사람들보다야 평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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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라고 하는 말인데? 비법 좀 알려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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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게 있었으면 고민도 안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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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많이 겪어보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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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십 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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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사겸사 우승 트로피도 몇 개 들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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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분들, 이제 입장 준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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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굳이 더 말하지 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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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진출전도 가기 싫은데, 패자 부활전은 절대 사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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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직행 티켓을 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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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플레이오프 2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ST와 DS 게이밍의 1세트 경기 곧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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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로 선수들 입장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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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도 응원의 열기, 아주 뜨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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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경기 지금 바로 밴픽부터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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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떠오른 밴픽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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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익숙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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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준비한 대로 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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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의 목소리와 함께, 상체 삼인방은 바로 초식 헌터 챔피언을 주르르 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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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헌터는 기본적으로 초식형 챔피언을 잘 다루는만큼, 칼대칼 싸움으로 유도하면 유리한 건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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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이카, 아이본, 그리고 세주까지 바로 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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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전체적으로 지원과 전투 호응에 능한 챔피언들이죠? 지속력 좋은 챔피언들을 바로 밴해버리는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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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우리의 밴 카드를 보고 그대로 탑에서 OP픽 소리 듣는 럼불, 그 다음 원딜에서 하나, 마지막으로 내서스를 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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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마지막 밴이 약간 특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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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보통 쌍포를 쓸 때 하는 거거든요? 우리 카이팅 할 거니까 내서스 너, 쇠약 걸지 마! 이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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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게이밍이 대놓고 쌍포를 선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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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된 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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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브이 가져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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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딜 챔피언이 많이 나올 거라고 대놓고 언급한 세 번째 밴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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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점사든 추격이든 도가 튼 챔피언 하나 가져오는 게 무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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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 주먹 하나로 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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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티어가 많이 오른 챔피언이죠! ST가 무난한 선픽을 가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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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우리의 픽을 예상했는지, 고민 없이 챔피언을 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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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초반 지이인짜 강하게 가져갈 건데, 너희 버틸 수 있어? 이렇게 물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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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게이밍이 레넥턴과 더불어 미드에 트리스타를 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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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예상대로 가져갔네. 창현이랑 은설이. 우리 준비한 거 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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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의 말에 우리도 빠르게 픽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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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에는 한국 미드라이너들의 영원한 친구, 아제르! 그리고 원딜은 케이틀랜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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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쪽에서도 대답이 나옵니다. 미드에서는 버텨 줄게! 대신 바텀에서 골드 많이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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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패치버전에서 좋은 원딜 중 하나죠? 치명타 아이템의 버프 수혜를 정통으로 받은 챔피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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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공격성 강한 원딜인 스트라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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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갱 위험을 감수하고 라인전을 조금 더 강하게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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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드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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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도록 써본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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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팔다리가 잘린 챔피언이라지만, 나중 가면 머리까지 구역 나눠서 따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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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상태에서도 LOCK 미드 라이너들은 잘만 쓰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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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지금 패치 버전을 생각하면 어떤 구도든 반반, 그 이상을 갈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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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DS 게이밍은 세 번째 픽으로 AD 미드 챔피언과 궁합이 좋은 릴리안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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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라면 여기서 케이틀렌에 대응하는 원딜이 나와야겠지만, 아마 여기서 헌터 챔피언이 더 잘리면 본인 팀 헌터의 챔피언 풀에서 더 할 게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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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번째 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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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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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일단 스몰러 자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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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어느 정도 후반을 바라보는 조합이다 보니, 괜히 저런 잘못 만든 게임사의 실수같은 챔피언 넘겨줬다간 지금 OP픽이고 뭐고 간에 그냥 후반에 바로 챔피언이 녹아버리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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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일단 그건 잘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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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의 동의 하에 드래곤 녀석은 이번 세트에 등장 불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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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DS 게이밍이 브라운과 랠을 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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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쌍포가 싸우기 껄끄러운 상대기도 한 만큼 그냥 시원하게 밴을 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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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츠 밴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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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의 마지막 밴 카드는 벨과 스트라이크의 요구에 따라 그랩 챔피언인 블리츠에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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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밴 카드 사용이 모두 끝나고, 상대는 일단 서포터인 레오난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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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한 대로 이니시가 부족한 상태라 남은 것 중 괜찮은 녀석을 가져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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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 원딜을 맨 마지막에 뽑는 꼴이 된 것부터, 우리가 어느 정도 상대의 밴픽을 말리는데 성공했다는 의미니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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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도, 상대 원딜이 누구든 간에 우리 탑은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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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은 준비한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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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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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는 플루크의 말에 따라 챔피언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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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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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도끼 던지면서 들어가면, 레넥턴이든 레오니든 상대 CC기 전부 무시하면서 딜하는 쌍포 먼저 갈라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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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프가 대포를 막 썰어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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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날뛰면 궁극기 꺼질 때까지 아무도 못 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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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건 오직 강력한 한방! 일점사로 끝내지 못하면 그대로 달려들게 될 올리프가 탑에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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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은 서폿 자리에는 라인전 강하게 가져가기로 한 김에 아예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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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산나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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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바텀 버틸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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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게이밍 헌터는 바텀에 살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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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악어가 썩어버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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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습니다. 안 그러면 현 패치에서는 진짜 대충 해도 저 두 조합이 너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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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분주해진 반대편에선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자얀을 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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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후반을 바라보는 방향성으로 돌린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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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바라던 상황은 아니었을 테니 상대팀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상황이 어떤지는 훤히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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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텀 라인전 폭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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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으니까 좀 잘해서 포탑 골드도 뜯어오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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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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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랑 벨은 신나서 배경 소리를 아주 풍부하게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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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S Drag -> ST Strik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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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S Drag -> ST B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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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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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상대방의 킬 주머니도 든든하게 채워줬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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