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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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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진격하는 ST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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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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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끝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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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미니언 어그로 안 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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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연하게도 저 정도 수준의 선수들이 그런 실수를 할 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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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그리고 또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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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소시지처럼 밀키웨이의 선수들이 다시 죽어가고! 쌍둥이 타워도 날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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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넥서스까지—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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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는 ST가 먼저 차지하며 기세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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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라지고, 사람들은 잠깐의 쉬는 시간에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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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너무한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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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은채는 옆에서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보고 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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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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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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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긴 또 어떻게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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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청자들이 맨날 채팅창에 치길래 한 번 들어가 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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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그녀의 핸드폰에 보이는 갤러리에는 로그인이 되어있지도, 고정 닉네임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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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봐도 한 번 보다는 많이 들락거린 것 같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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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선수들도 은근 아닌 척하지만, 경기 끝나면 인터넷을 떠돌면서 본인 활약상 찾아보는 게 당연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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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스포츠도 그럴진대, 하물며 온라인이니 인터넷이니 하는 이스포츠야 더 말할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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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끔 찾아본 적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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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원래 이런 빅매치가 있는 날에는 굳이 그곳으로 들어가 봐야 분탕을 치러 온 인간들만 넘쳐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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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봐봐. 이게 말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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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궁존야띵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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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미드 골드부터 cs까지 다 쳐발려도 가자미롤만 맡으면 나머지 넷이 해결해 준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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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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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넷은 진심 ㄹㅈㄷ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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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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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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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먹고 못해진게 아니고 원래 못한게 뽀록난것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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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ㅅㅂ 그런 새끼한테 방금 진 필리독은 뭐가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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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딸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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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 번 빼고 필리독 부품이 안 좋았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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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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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ㅅ1발 첫 인베때 필리독이 트리플킬 쳐먹고 딜교 성립이 안되는 걸 버틴 프라우드 생각은 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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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거 반대였으면 더 빨리 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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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드<--먹어도 킬값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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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는 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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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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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음 글을 눌러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인터넷창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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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은채야. 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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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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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있는 사람들 중에 거의 구십 프로는 브실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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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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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빠르게 납득하는 모습이 전교권 학생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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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설이는 둘째치고 나보다 록도 모르는 인간들이 저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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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있고, 사실 작성자는 그냥 분탕을 치고 싶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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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저 플레이가 진짜 의미 없고 다른 팀원들만 잘해서 ST가 승리했다고 생각하진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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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렇게 쓰는 게 더 관심이 가고, 어그로를 끌어모을 수 있으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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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설이 칭찬할 때는 엄청나게 잘해줘서 좋은 곳인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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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세트라도 못하는 날에는 나야말로 물어뜯기 제일 좋은 대상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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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에, 스트리밍도 하고, 벌써 3부 리그 데뷔를 한 데다가 사람들도 모두 내 실력를 찬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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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말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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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라도 부진한 순간 들개들이 달려들 최적의 배경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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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 그럼 나 이제 여기 안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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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우승할 때만 가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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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됐든 록도 스포츠인 만큼 성적은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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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야 완전 압도적인 모습을 뽐내지 못하면 날조가 가능하지만, 우승컵이랑 우승 기록은 록이 망해도 평생 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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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만큼, 분탕을 치는 인간들도 기를 못 펴는 순간이 바로 우승 직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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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채가 접속한 횟수 대충 세어 보니, 아예 못 들어가는 건 이미 글러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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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차라리 상대적으로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게 나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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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바로 밴픽 시작했고, 선수들 진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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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매치포인트거든요? 이번에 지면 다음 매치까지 진 팀 팬분들은 잠 못 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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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3세트로 넘어갈지, 아니면 ST가 오랜만에 밀키웨이를 셧다운 시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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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밴픽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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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준비한 게 있었는지, 밴픽은 거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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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시간을 다 쓰는 경우는 고사하고, 서로 시간을 채 반도 쓰기 전에 밴픽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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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선수들 뒤틀린 협곡으로 진입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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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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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세트와 달리 딱히 모여 다니지 않고 서로 자리를 잡은 채 대치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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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전판처럼 화끈한 초반 싸움은 없다고 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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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카메라가 시선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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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멈춰 있어서 지루한가요? 관중석을 비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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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화면 속에는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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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손을 흔드니, 관중들 사이에서 환호가 간간히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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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 흔드는 사람도 있는 걸 보니, 아까 사인받은 사람들도 퍽 많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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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요즘 유명한 선수가 오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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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리그 최연소, 그리고 최초의 여성 미드라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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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의 트루 선수가 오늘 이 자리에 계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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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던 은채는 언제 가지고 왔는지 응원의 메시지가 적힌 종이를 옆에서 흔들면서 덩달아 자연스레 얼굴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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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리그는 분명 휴식기일텐데도 이렇게나 록에 관심이 많은 트루 선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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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야 무패를 이어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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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트루 선수, 오늘 경기 결과 어떻게 될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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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며시 웃으며 한 손으로는 V를, 다른 한 손으로는 주먹을 쥐어 앞으로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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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역시 당연한 질문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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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필리독 선수의 영입 제안도 거절한 것처럼, 오늘 스코어도 단호하게 2대 0을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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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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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허언은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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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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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렇게 오늘 두 번째 넥서스까지 파괴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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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가 1라운드 1위를 굳건하게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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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K의 영원한 별, S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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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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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는 내 예상대로 2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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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세트는 인게임마저도 압도적인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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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아예 안 한 표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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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줄 알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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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ST가 맛이 가기 시작한 건 이번 시즌 막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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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 월드컵 결승전에서 패배해 준우승만 계속하기 전까지, ST의 무력과 운영은 압도적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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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전의 변수가 걱정이었던 것뿐이지, 사실 밀키웨이에게 승리하는 게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란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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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LOC 월드컵 부분은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넘어가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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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드의 문제도, 그렇다고 다른 선수들의 문제도 아니었기에 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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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LOCK 순위표 저 밑에 있던 팀이 갑자기 치고 올라와 플레이오프 진출에 우승까지 한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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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그냥 온 우주의 억제력이 그 팀의 우승을 돕는 수준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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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리그부터 우승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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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 또 상황이 바뀔 테니 그때 다시 생각하는 게 속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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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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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에서 돌아온 늦은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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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 다들 잘 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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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장에서 시간상 어쩔 수 없이 스트리밍을 끊었었기에, 그 마무리를 위해 집에서 다시 방송을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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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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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잉끼잉 기다렸어 트루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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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더 막히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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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쓴 새1끼들 중에 오늘 온 놈들 있다고 생각하니 어지러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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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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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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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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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팬사인회 사고 없이 마무리된 게 기적이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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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해해드릴게요. 매니저님이 유니폼도 다 팔렸다고 하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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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다 팔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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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볼 때 엄청 무더기로 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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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이게 팔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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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그냥 종이에 사인받아간 사람은 더 많다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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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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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햄 인기 실?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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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경기 보시면서 어떠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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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 개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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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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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2세트 시작 직후에 화면에 트루 ㅈㄴ길게 잡아줘서 2세트 까먹고 그부분만 몇 번이나 돌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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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2세트는 하이라이트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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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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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트황바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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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팬미팅 문제는 안 일으킨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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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처리된 채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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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G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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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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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가 알려줬는데, 오늘 프라우드 선수가 이니시 건 걸 놀리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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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옆에 그 사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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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어쩐지 내가 안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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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부정뽑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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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라운드 경기표 100장씩 뿌려라 트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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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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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화면에 친하게 찍힌 순간이 있어서 은채도 얼굴이 팔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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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침착하게 준비해 둔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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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그거 뽑기는 진짜 랜덤이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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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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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으면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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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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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시청자님들, 님들이 채팅을 조금 예쁘게만 꾸며주셨어도 경쟁률이 15대 1은 아니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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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균 시청자 수를 생각해 보면 이 경쟁률은 거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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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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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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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명이 넘게 봤는데 경쟁률 15대 1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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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이 없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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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친구면 욕도 안했을테니 ㅇㅈ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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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진짜 못 믿으시겠으면, 상처받은 친구 위해서 데려갔다고 생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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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죽어도 주작 소리 할 인간들을 위해 마지막 방패도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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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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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개인사를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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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트키 안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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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개인사 알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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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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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 친오빠가 밀키웨이 엔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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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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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이해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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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한테 개털린 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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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S3군의미드라이너이자1라운드에서트루한테털린밀키웨이의엔비라고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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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쉑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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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빠는 왜 내 친구처럼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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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기분전환으로 데려가서 밀키웨이 또 패는 모습 보여주면 그게 더 악질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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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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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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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비싼 값 줘도 못 보는 경기 직관하셨잖아 한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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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야 다음번에는 티켓 더 많이 가져와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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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젭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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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채팅을 정리—제압—한 나는, 하던 말을 계속하기 위해 화면으로 오늘 경기 영상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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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지금부터 프라우드 선수의 이니시부터 시작해서 오늘 경기 해설해 드릴 테니까 록갤이랑 다른 커뮤니티에 똑바로 퍼 나르세요.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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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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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ㅋㅋ우상이 욕먹는건 못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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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쟤 분석 시작하면 1시간은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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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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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퍼나르면 일찍 끝내줄수도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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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캡쳐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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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ㄱㄱ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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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시청자들도 익숙해졌는지, 그만하라고는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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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빠른 인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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