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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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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 줄여서 록.
베타 테스트는 흔한 키보드와 마우스를 가지고 하는 AOS 스타일의 게임이었고, 실제로 삼 년 정도는 평범하고 무난한 접속자 수를 기록했었다.
그런데 게임을 만든 티오르 게임즈에서 뜬금없이 VR 관련 찌라시가 나오더니, 세상 사람들이 정신 차렸을 무렵에는 일개 게임사가 만든 VR 기기가 세상을 뒤엎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유니콘—공룡 기업이 된 회사에서 기기의 성능을 한계까지 뽑아내며 재출시한 게임이 바로 록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키보드와 마우스만 쓰던 예전 유저들과 VR 기기에 익숙한 신규 유저 간의 다툼은 지금껏 쭉 이어져 왔다.
물론 인터넷상에서든, 아니면 프로 게임씬에서든 1인칭 모드를 병행 사용하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상대를 완전히 유린하는 모습을 보며 사실상 갈드컵은 끝을 맺은 지 오래였다.
그렇지만 언제나 패잔병은 남아있기 마련이었다.
여중생쟝 족쇄 달고 챌까지 등반 선언
—(영상_링크)
이왜진?
└족쇄가 뭐임
└VR 안 쓰고 록하는거
└그게어케됨ㅅㅂ
└그러니까 족쇄 소리 듣는거지
└ㄹㅇㅋㅋ
└키보드는 무적이고 마우스는 신이다!
└록 키보드협회에서 나왔습니다
우리는 여중생쟝의 랭크 등반을 환영합니다
└ㅋㅋㅋ딸피들 신나서 들어오네
└이미 논쟁 쳐발려서 이런 거라도 붙들고 있으셔야지~
└프로들이 ㅂㅅ이라 VR 끼고 하겠냐ㅋ
└근데 여중생이라고?
└썸네일만 봐도 든든하누
└ㅋㅋㅋㅋㅋㅋㅋ
└개같이 달려갈 록갤 분탕충이면 개추
└경찰서 정모함?
└곧 할 듯
여중생쟝 목소리
—(음성파일-재생)
└?
└이새끼들이 웬일로 구라를 안쳤냐
└극락
└목소리 헤으응
└으흐흐 일루와잇
└얼굴은 안깜?
└안깠는데 걍 무조건 대존예각임
└저 몸매면 안예쁜게 범죄임
└새벽 세 시에 여중생 몸매 평가는 록평
└ㅋㅋㅋㅋㅋ
└만악의 근원...
└진짜들의 시간ㄷㄷ
얘 왜 잘함?
—가슴이 시켜서 들어가서 잠깐 봤는데, 그냥 골드에 있으면 이상한 실력인데?
└걍 ㅈㄴ잘함
└팀원들 다 개쳐발리고 지만 이겼을 때 운영 판단 걍 지림
└승률도 80프로 넘음
└계정 새로 판 거 아니면 말이 안됨ㄹㅇ
└논타겟 스킬은 그냥 씹 맞지를 않네
└심리전 다 이기는게 그냥 개좆됨
└난 VR 끼고도 다 쳐맞는데...
└1만시간 록붕이들 여중생쟝한테 개같이 컷
└ㅋㅋㅋㅋㅋㅋ
└팩트는 쟤가 실버에서 플래 등반할 동안 우리 티어는 변함이 없다는거임...
└안변한다고? 떨어지던데?
└‘티어의 정상화’
└ㅋㅋㅋㅋㅋㅋㅋ
└생배 삭제 유저들 환호성
└신 오 르
└밸패나 해 씹새들아
그렇게 혼란스러운 사이에도, 그녀의 티어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었다.
* * *
“왜 애가 점점 음침해지냐.”
“나 졸려...”
아직 2교시밖에 안 지나서 그런지 잠이 부족하다.
왜 학교 수업 단위를 수면 단위로 바꿨는지는 넘어가도록 하자. 피곤하다.
“너 어제 언제까지 록 하다 잤어?”
“몰라. 그냥 질 때까지?”
한 새벽 세 시?
그쯤 되니까 내 퍼포먼스와 별개로 아직 저티어라 그런지 트롤러들이 팀에 누가 더 많나 대결이 됐었던 관계로 끄는 게 속 편했다.
“어디까지 올렸는데?”
“플래티넘.”
“너 티어 올리겠다고 한 지 일주일도 안 됐잖아.”
“이것도 느린거 아닌가?”
원래대로라면 실버에서 다이아까지도 마음만 먹으면 일주일도 채 안 걸린다.
프로 준비를 위해 헬스장에도 다니고, 나름 조깅도 하면서 기초 체력을 기르는 데 시간을 쓰고 있는 데다, 어찌 됐든 내 현재 신분이 학생인 관계로 그다지 빠른 상승세는 아니었다.
“벌써 플레...?”
“내가 지금껏 록에 쓴 시간은 대체 뭐냐.”
“바로 따—잇.”
“일단 확실한 건 느그들보다 은설이가 재능충이라는거임.”
옆자리에서 귀동냥으로 우리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남자애들 중 반수 이상이 침울해진 걸 보면 다 내 티어 미만인가 보다.
아무튼, 학교 수업 시간이랑 운동 시간을 제외하고 전부 록에만 투자하는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는 걸 여자애들도 깨달았는지, 혀를 내둘렀다.
“와. 은설이 이번에는 진짜 푹 빠졌네...”
“요즘 프라우드니 ST 같은 얘기 안 하는 거 보면 약간 진심인 거 같기도 하고.”
“맞아. 그러고 보니까 요즘 덕질도 안 하더라.”
“록이 그렇게 재미있어?”
“하다가 부모님이 사라지는 걸 감수할 수 있으면?”
채팅 치는 게 문제가 아니다.
이 게임, 명색만 가상현실이 아닌 만큼 1인칭 시점에서 챔피언의 표정 변화와 음성 대화도 가능하다.
뭣도 모르고 그 기능을 켜 둔다면 퍽 창의적인 욕설을 들을 수 있었다.
참고로 나도 딱히 알고 싶지 않았지만, 트롤러들이 하는 모습을 보고 알게 됐다.
“그럼 구경 먼저 해보고 정해야겠다. 요즘 다시 방송한다고 했지?”
“그냥 화면이랑 내가 키보드 두드리는 거 캠으로 켜놓는 수준이라 별건 없어.”
“얘 평균 시청자수 백 명 넘던데.”
“뭐? 벌써?”
은채는 깜짝 놀라서는 내게 밀착해 되물었다.
“이상한 사람들 없지? 매니저 해줄까?”
“뭐...딱히?”
중학생이라는 공지를 보면 다들 바른 생활 사나이가 되더라.
그리고 사실 프로 시절 방송을 떠올려 보면, 가끔 나오는 음담패설이나 내 실력에 관한 지적질은 코웃음 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오히려 진짜 록에 미친 악귀들에 비하면야 귀엽기까지 했다.
“시청자들 조련이야 쉽지.”
“오오...프로 방송인.”
“도네 같은 것도 받아?”
“은근히 많이 쏘던데?”
수전노는 아니지만, 오는 돈 막을 생각은 없다.
당장 곧 있으면 집에 있는 VR 기기도 최신형으로 바꿔야 하는데, 무작정 아빠한테 사달라고 조르기엔 내 양심이 찔리니까.
“그럼 나 오늘 저녁에 은설이 방송 한번 볼래.”
“대신 방송 볼 때는 본다고 꼭 연락해야 해?”
흠.
본다고 하면 채팅창을 조금 더 클린하게 만들어둘 필요가 있어 보였다.
동심은 지켜줘야지.
* * *
[록갤 화제의 여중생쟝 실버에서 챌까지 : 7일차]
방송 제목을 바꿨다.
개인적으로 데뷔전이자 결승전의 악몽을 우승으로 극복한 뒤부터, 나를 봐주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플레이가 더 잘 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냥 대놓고 어그로를 끌어봤다.
[시청자수 : 312]
그랬더니 고작 게임 화면의 로비에 들어왔을 뿐인데 시청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었다.
방송 시작한 지 일주일만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상승세였다.
—캬 불금에도 록하는 여중생쟝
—이새끼는 그냥 인생이 록임ㅋㅋㅋ
—주님 한 년 더 갑니다...
—저런 개씹 알파피메일 여자애도 빠져서 못 나오는 록...
—그저 정병겜
—ㅋㅋㅋㅋㅋ
—그래서 지금 티어 어디임?
대충 사람이 충분히 들어온 것 같자, 나는 큐를 돌리고 밀린 질문에 답해주기 시작했다.
“티어는 보시다시피 플레고, 아마 오늘 잘 하면 다이아는 찍지 않을까요?”
내일은 학교를 안 가니까. 아예 새벽까지 달려도 괜찮을 거다.
물론 우리 장 여사님 때문에 내 등짝이 안 남아날 순 있겠지만, 그건 내일의 내게 미루도록 하자.
—록 언제부터 함?
이 계정의 생성일을 말할지 고민했지만, 애초에 그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나는 관계로 그냥 대충 일주일 전이라고 둘러댔다.
“아, 그래도 LOCK는 자주 봤어요.”
떡밥을 던져주기 무섭게 채팅창은 질문이 우수수 튀어나왔다.
좋아하는 선수가 누구냐, 어느 팀 팬이냐, 저번 경기 봤냐, 등.
이 인원수에서 나올 수 없는 채팅 화력을 보니 새삼 록의 플레이어 중 남성 비율이 몇이나 되는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아, 큐 잡혔다.”
나는 마침 잡힌 큐를 태연하게 잡고선, 그대로 캠 화면에서 빠져나갔다.
—이걸 아무것도 대답 안 한다고?
—나
—락
—나
—락
—나
그리고 채 십 초가 지나기 전에 Fraud라고 적힌 ST의 유니폼이 들어있는 액자를 들고 다시 화면 안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이건 사라지지 않았더라.
“이 정도면 대답이 됐죠?”
단순한 유니폼이 아니다.
프라우드의 첫 시즌.
그것도 사인까지 있는 유니폼이었다.
—ㅅㅂ저거 프라우드 첫시즌 사인 유니폼이잖아
—찐팬이네ㄷㄷ
“자그마치 음식점에서 이틀동안 저녁마다 가서 대기하면서 직접 받은 사인입니다.”
참고로 첫 시즌 유니폼 자체는 그냥 돈 주고 산 거고, 사인만 직접 받았다.
저거 나올 때는 나는 용돈도 안 받고 살던 꼬꼬마였다. 살 수 있을 리가 없다.
...지금도 어린가?
아무튼.
—아ㅋㅋㅋㅋ
—사옥 앞이나 경기장 앞보다 ST 선수들 볼 확률이 높다는 그곳
—찐팬 ㅇㅈ
—ㅋㅋ그건 못 참지
팬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희귀 굿즈가 나오자, 채팅창은 빠르게 정리되었다.
가장 큰 팬덤을 가진 ST답게, 내가 우호를 내비치자 보답이 빨랐다.
물론 저 신속성이랑 확산성이 양날의 검이긴 하다.
그렇지만 전에도 어떻게든 다뤘던 터라, 이번에는 베이면서 시행착오 겪을 생각 따윈 없었다.
“자, 그럼 오늘도 등반 시작하겠습니다.”
—언제까지 함?
“졸려서 자기 전까지요.”
나는 상대 픽에는 딱히 관심이 없기에 1픽으로 미드에서 적당히 쓸 수 있는 아무 챔피언이나 대충 고르고선 말을 이었다.
“미션 열어뒀으니까 저 자기 전까지 어느 티어까지 갈지 내기나 하세요.”
—캬
—감다살
—이거 대놓고 수금하겠다 아님?
—ㅋㅋㅋㅋㅋㅋ
—아조씨가 돈 빌려줄까?
—잡혀가고 싶어서 환장했누
—엄ㅋㅋ
—대충 마스터정도 걸면 안전자산 아님?
—ㄹㅇㅋㅋ
—마스터는 무슨 다이아 걸어도 됨
—ㄹㅇ 지금 얘 플래 3임
—다이아 가려면 몇연승해야 되냐?
—10연승은 해야될듯ㅋㅋㅋㅋㅋㅋ
—바로 안전자산 박는다
[ 미션 : 방송 끝나기 전까지 다이아 찍기 ]
[ 60,000 ₩ ]
누군가를 필두로 해서 다이아 찍는 건 안전 자산이라는 분위기가 퍼졌고, 1만원 단위로 시작한 미션 상금은 점점 늘어나기 시작해 십을 넘더니 결국 백 단위를 찍어버렸다.
이게 시청자수 300 언저리...
‘아니네?
유입이 하루가 멀다하고 늘어서 그런가, 그 잠깐 사이에 또 200명이나 늘었다.
미션 상금은 더 늘었고.
“...여러분들 돈 많아요?”
—응 안전자산이야
—오빠들 돈 많음
—굶으면 됨
—ㄹㅇㅋㅋ
—스킨 한번 안 사면 된다는 거임
“마지막 기회니까 다시 잘 생각해 보세요. 돈 뺄 시간 드릴게요.”
—개소리ㄴㄴ
—ㄱㄱㄱㄱㄱㄱ
—못하면 벌칙 뭐함?
—진짜모름
—ㅋㅋㅋ
—빨리 벌칙 정해 방장년아
—[블라인드 처리된 댓글입니다]
—봇한테 걸러질 정도면 뭔 말을 한거냐 저새끼는
—그저 –엄-스럽누
—아그래서뭐임빨리정해여중생쟝님아
—아이돌 춤 됨?
—급함
—불금에 ㅆ1ㅂ진짜 심연새끼들
나는 시청자들의 발악을 채팅창으로 지켜보다가, 선 넘는 몇을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밴해버리고선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었다.
“제가 방송 종료 전까지 다이아 못 찍으면 얼굴 공개할게요.”
—이거지
—방장 믿고있었다고
—감다살이면 개추
—ㄹㅇㅋㅋ
채팅창은 이미 축제 분위기였다.
‘어림도 없지.
10연승?
그까짓 거, 하면 된다.
어차피 마스터 이하는 놀이터조차 못 되는 우물이니까.
“이제 돈 빼는 거 안 돼요.”
VR 기기값 굳었다.
딱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