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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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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올리비아 네가 불법체류자라는 소리잖아?”

“……!?!”

갑자기 휘청이는 그녀.

꽤 충격이 큰 모양이다.

“내가 불법…, 아니 아무리 그래도….”

“괜찮아?"

“앗, 네…, 갑자기 현기증이 나서요.”

‘그게 그렇게 충격이었나?

남의 입을 통해 본인의 신분을 재차 확인받고는 충격받은 듯했다. 하긴, 불법 체류자라는 어감이 꽤 강하긴 하지. 각설하고, 월드클래스 셰프의 딸이나 되는 사람이 불법체류자가 된 계기를 들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무슨 사정이 있던 건지 자세히 이야기 해줬으면 좋겠는데, 괜찮을까?"

"네, 좋아요."

내가 궁금한 건 그녀가 왜 집을 떠났는지, 왜 많고 많은 나라 중에 하필 한국에 왜 왔는지다. 올리비아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더니 이야기를 시작했다.

"유럽권에서 제 아버지는 너무 유명해요. 자연스레 딸인 저 역시 어릴 때부터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요리 신동으로 유명세를 치렀어요. 그러다 보니 평범한 사교 관계를 쌓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어요."

유명인 2세의 삶이란 좋은 점만 있을 것 같지만, 모든 것에는 명과 암이 있는 법. 올리비아의 인생 역시 그랬다.

“어릴 때부터 저한테 무언가를 바라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딱히 친구라 할 만한 존재를 사귀어본 기억이 없어요.”

그녀의 뒷배경이 됐든, 외모가 됐든 여러모로 똥파리가 꼬일 수밖에 없는 상황. 나는 그 상황이 얼추 이해됐다.

"그래서 저희 아버지는 걱정이 많았어요. 요리 실력은 동나이대에서 적수가 없지만, 지금 이대로는 제대로 된 요리사가 될 수 없다면서…."

"그건 또 뭔 소리래. 요리사가 요리만 잘하면 된 거 아니야?"

직접 맛본 바로는 그녀의 요리 스킬은 확실히 탁월하다. 괜히 최연소 미슐랭 3스타의 재목이라는 게 아니다.

그동안 해온 억까 역시 한식이 그녀의 주전공과 상당한 거리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마저도 이제는 한식 실력이 너무 높아져 억까 바리에이션도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 이만큼 빨리 익숙해진 것 역시 그녀가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저희 아버지께서 늘 입에 담던 말이 있어요. 요리사란 기계처럼 레시피대로 요리하는 존재가 아니다. 요리를 먹는 사람을 위한 감정이 담겼을 때 그 요리는 진정 의미를 가진다, 라고요."

"오, 좋은 말인데?"

요리물의 클리셰 아닌가.

감정이 담겼을 때 더욱 맛있어지는 요리!

"맞아요, 거기까지는 납득했어요. 그런데 그다음이 문제에요."

"응?"

"아버지는 제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면 더 좋은 요리사가 될 거라 생각하셨나 봐요."

"어, 설마."

"예, 제 동의 없이 다른 명문가 집안의 남자랑 약혼을 시켰어요. 저는 당장 누군가와 교제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도요."

“…쉽지 않네.”

빠꾸 없는 전개에 성묵이 이마를 탁 짚었다. 아무리 요리 실력이 뭐니 해도 미성년자인 딸을 다짜고짜 턱 하니 시집 보내려 하다니.

딸의 인생보다는 요리 실력이 우선이라는 것인가. 램지 가문도 은은하게 돌아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도망칠 만 했네. 그래서 바로 집에서 나온 거야?"

"처음엔 체념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한국에서 만든 영화가 눈에 들어왔어요."

"…한국 영화?"

태극기가 펄럭이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는 기분이 든다. 설마 남자 배우에 반해서 한국에 덕질이라도 하러 온 건가…?

"거기서 원치 않는 결혼에 반대하며 도망친 여자의 이야기가 나왔어요."

“음, 평범한 한국 영화 맞구만.”

"재벌가의 며느리로서 누릴 지위를 포기하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가는 여자의 이야기였어요."

"거기서 살면서 처음으로 감정이 요동치는 걸 느꼈어요. 그때 한국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어요."

올리비아는 ‘나 이 결혼 못해! 하고 도망치는 K-영화를 보고는 큰 울림을 받았던 모양. 김구 선생님, 보고 계십니까…?

“그럼 단순히 그 영화 때문에?”

"큰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온 건 아니에요. 유럽에서 먼 한국이라면 아버지의 영향력이 닿지 않으니, 더 자유로울 거란 생각도 있었어요."

일리가 있긴 하다. 아무리 스타 셰프가 유명해도 본토만큼은 인기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때 머릿속에 한 의문이 떠올라 올리비아에게 물었다.

"말이 앞뒤가 조금 안 맞는 것 같은데. 자유로워지고 싶다면서 방송에는 굳이 왜 나온 거야?"

자유를 찾아 도망친 사람이 굳이 전 세계에 송출되는 넷플렉스 방송에 나온 이유를 성묵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의외로 그 이유는 아주 현실적이었다.

"…가지고 나온 돈이 다 떨어져서요."

"아."

"아직 미성년자라 요리 관련해서 할 수 있는 일자리가 거의 없어요. 단순 알바로는 금액이 너무 부족하고요."

아무리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에 다니고 있어도, 타국에서 숙박과 식비 등을 모두 충당해야 하는 상황.

그 상황에 고딘 램지의 딸이라는 타이틀이 필요한 넷플렉스 측과, 돈이 필요한 그녀의 니즈가 맞은 모양이었다.

그 결과 한국에서도 나름 유명세를 얻은 덕분에 간간이 이벤트 팝업을 열게 되어 돈 문제는 해결됐다는 모양이다.

“그거 너희 아버지도 보셨어?”

“글쎄요, 워낙에 바쁘신 분이라 아시아의 예능까지 보셨을지는 모르겠네요.”

아마 안 봤을 거라 확신하는 표정이다. 나로선 짐작할 수 없는 묘한 관계가 있는 걸로 보인다.

“……….”

뭔가 할 말이라도 있는 것처럼, 갑자기 꼼지락대는 올리비아. 예상대로 그녀가 곧 입을 열었다.

“성묵 씨,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갑자기 웬 부탁?”

“안 되나요?”

금빛 보석이 박힌 것 같은 눈으로 날 올려다보는 그녀. 갑자기 뭔가를 부탁 할 줄은 예상 못 했다. 너무 예뻐서 마음이 약해질 뻔했지만 공수표를 발행할 수는 없는 법.

“일단 들어보고.”

“......”

잠시 머뭇거리는 그녀.

그리곤 의외의 말을 내뱉었다.

“앞으로도 제 요리를 평가해주시면 안 될까요?”

“……!?”

솔직히 깜짝 놀랐다.

설마 그녀가 이런 부탁을 하리라곤 상상도 못 했으니까.

‘맨날 악담만 퍼붓던 놈한테 계속 요리를 해주고 싶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짚히는 점이 없었다. 설마 나 같은 양아치한테 반한 건 절대 아닐 테고.

혹시 M이 아닐까 싶었지만, 그건 아무래도 너무 간 것 같다.짐작이 안 갈 때는 직접 물을 수밖에.

“왜?”

“성묵 씨가 먹을 요리들을 만들면서 무언가 실마리를 잡은 것 같아서요. 아버지가 말한, 요리에 감정을 담는 것 말이에요.”

“으음….”

대체 무슨 감정을 담았길래 실마리를 잡은 걸까. 숱하게 디스해댔으니 분노가 담겨있을 확률이 제일 높겠지만서도.

나도 맛있는 음식을 굉장히 좋아하고, 원래라면 고민의 여지도 없이 받아들였을 거다.

‘이건 거절하는 게 맞을 거 같은데.

나와 올리비아 둘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올리비아에게 한식을 요구하긴 했지만, 그녀의 전공은 어디까지나 프랑스 요리.

나는 양식을 좋아하기야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끔 즐길 때의 이야기. 이 기묘한 관계가 이어지려면 어느 한쪽이 다른 쪽에게 맞춰줘야 한다.

올리비아는 굳이 커리어에 도움도 안 되는 한식을 만들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고, 나도 굳이 멀쩡한 전담 영양사 놔두고 그녀가 만든 양식을 먹을 필요도 없다.

그 요리가 영양학적으로 그렇게까지 좋은 음식도 아닐 거다. 그렇다고 맛을 최우선시하는 셰프에게 영양식을 매번 내놓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요리를 먹어줄 사람도 굳이 내가 아니라도 많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의 부탁을 거절하려 했다.

“역시 안 될 것 같….”

“다시 한번 도시락을 만들어봤어요. 이걸 먹어보고 결정해주세요.”

그 순간, 타이밍 좋게 도시락을 꺼내든 올리비아. 따뜻한 걸 보니 금방 막 차려서 가져온 것 같다.

“……으음.”

일단은 도시락을 받아들고는 용기를 열었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큼지막한 장어 덮밥.

나름 양식 스타일을 곁들인 것으로 보이는데, 기껏 차려왔는데 안 먹을 수야 없지.

“알겠어, 일단 먹어볼게.”

수저를 받아들고 크게 한 젓가락 떴다.

그리곤 한 입 먹자마자 눈이 번쩍 뜨였다.

"흐음...!?"

맛있다.

그런데 그뿐만이 아니다.

띠링!

[축하합니다! 훌륭한 요리를 맛봤습니다!]

요리명: 장어 스테이크 도시락

요리사: 올리비아 램지

등급: 1 star★

효과: 일시적으로 체력이 한 등급 상승합니다.

일시적으로 부상 확률이 30% 감소합니다.

일시적으로 훈련 효과가 10% 상승합니다.

‘이런 미친.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요리계 히로인의 유일한 존재의의.

‘요리 버프’의 효과가 터져버렸다.

내가 놀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올리비아는 공략 가능한 히로인도 아니었잖아...?

그래서 당연히 안 될 줄 알고 버프 관련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런데도 효과가 발동된 것을 보면, 정규 히로인이 아니더라도 특정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 시스템의 버프를 받을 수 있는 모양이다.

...이러면 판도가 많이 달라지는데.

분석계, 요리계, 응원계, 치유계, 운동계, 재벌계 등등. 히로인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플레이어에게 도움 되는 특기를 가지고 있게 설계됐다.

그중에서 요리계 히로인은 특히 그 효용이 낮았다.

버프가 터지기 위해선 호감도 + 요리 스킬의 합산치가 커트라인을 넘겨야 하는데, 그 조건이 굉장히 높았다.

‘요리 버프 터지는 조건 개 빡셈 ㅅㅂ’

‘어렵게 달성한 거 치고는 가성비도 영...

‘그냥 진짜로 얘 아니면 안 되겠다 싶은 거 아니면 요리계는 거르세요’

‘요리 스킬 랭크도 뛰어나야 하는데, 그 요리를 먹어주는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엄청나게 높아야 발동했지.

히로인의 요리 실력이 물이 올라서 훌륭해지기까지 수 년.

주인공 캐릭터가 히로인한테 호감도를 쌓는데도 수년.

초반부터 팍팍 주인공의 도움이 되는 타 히로인들과 비교하면, 그 효용가치가 한없이 땅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최고 등급인 3 Star급 요리, 최고등급 판정을 받는 요리까지 가게 되면 엄청난 버프를 받을 수 있기에 티어가 몇단계는 떡상한다. 하지만 3성을 찍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

나름대로 요리를 잘 한다는 설정이 붙은 히로인들임에도 요리 스킬의 랭크는 B등급 언저리로 게임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3성 달성에 성공한 사람들은 손가락에 꼽았다.

하지만 종자부터가 다른 우월한 치타, 올리비아는 이야기가 다르다.

나는 요리의 세부 항목에 뜬 호감도와 요리 스킬의 등급을 보고는 경악했다.

상대에 대한 호감도: 약간의 호기심 (30%)

요리 스킬: S

‘실화냐...?

호감도 수치가 모자란다는 상황 따위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뚫어버린 올리비아. 난생처음 보는 기괴한 수치에 나는 이마를 턱 짚었다.

‘아니, 뭐지 진짜. 요리 히로인은 효율이 씹망이어야 하는데….

게임 초반부터 다른 요리계들의 천장을 개박살내버릴 기세다. 올리비아의 요리 스킬을 생각하면 2성을 찍는 것도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무조건 그녀를 옆에 두어야 했다.

“…감상이 어때요?”

긴장한 채로 요리의 평가를 기다리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녀의 금빛 눈망울.

난 솔직한 감상을 들려주었다.

“맛있어, 그것도 엄청.”

“휴…, 다행이에요. 그러면 계속 먹어주시는 건가요?”

“일단 그 전에 하나만 짚고 넘어가야겠는데.”

“어떤 거 말인가요?”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

내 말에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짓는 올리비아.

경계심이 꽤 높아진 것 같은데, 내가 고백 공격이라도 할 줄 아는 모양이다.

“그런 쪽 아니니까 긴장 좀 풀지?”

“…저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표정에 다 보인다고, 이 아가씨야.

나도 굳이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요리 히로인을 상대로 이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2성 이상의 요리를 뚫으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호감도를 쌓아야 하니까.

이성으로서의 호감도가 아니라 친구로서의 호감도가 충분히 쌓이기만 해도 이론상 2성 요리까지 도달할 수 있다.

물론 사랑 쪽이 훨씬 더 값을 많이 쳐주니까 2성을 찍기도 쉽지만 그건 힘들테고, 그녀의 요리 스킬이 워낙 대단하니까 우정으로도 충분히 가능할 터.

그래서 지금 그녀와 어느 정도 관계를 확인하고 가는 절차가 필요했다.

“올리비아, 우리는 무슨 관계라고 생각하냐.”

“…동급생 아닐까요?”

“거리감이 멀어도 너무 멀잖아.”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느 정도는 거리감을 좁힐 필요가 있겠다.

“아까 말했지. 너한테 뭘 바라고 오는 사람들 천지여서 친구가 없었다고.”

“네, 맞아요.”

“그런 생각 안 해봤어? 네가 나한테 뭔가를 부탁하려고 다가오는 것도, 네가 싫어하던 그 사람들과 비슷한 행동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

“뭐라 하는 게 아니야. 나는 솔직히 그런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의거든.”

“네…?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요?”

“간단해, 나도 똑같이 그놈을 뜯어먹으면 되는 거지.”

“아.”

전혀 그런 쪽으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듯 놀라는 올리비아.

“물론 필요에 의해 형성된 관계니까 순수한 관계는 아니겠지. 그런데 난 그것도 엄연히 친구의 일종이라 생각해. 순수한 관계만 좇기에는 인간관계의 유형이 너무도 다양하거든.”

“그럴 수도…, 있군요.”

내 말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듯한 올리비아.

그녀는 잠시 무언가 생각하더니 내게 물어왔다.

“성묵 씨는 저랑 친구가 되고 싶으신 건가요?”

“그래, 되고 싶지.”

나는 일말의 고민 없이 답했다.

뒤에 아주 약간의 사족을 덧붙여서.

“1년 기간제이긴 하지만.”

“…뭐에요, 그게.”

“프로 지명을 못 받으면 아주 먼 곳으로 떠날 예정이거든. 아마 다시는 못 볼지도 몰라.”

“........?”

내 말에 갸우뚱하는 올리비아.

물론 그 아주 먼 곳은 하늘나라다.

나도 가고 싶지는 않지만, 개발자 이 시팔놈 때문에.

아무튼 그녀와 괜히 필요 이상으로 정을 붙일 생각은 없다. 나는 아직 고민 하는 듯한 그녀를 향해 손가락을 들어 가리켰다.

“간단히 생각해. 너는 나를 통해 감정을 담은 요리의 실마리를 깨우치고.”

“나는 네 요리를 통해 맛있는 요리도 먹고, 운동할 때 쓸 기력도 얻고.”

“그냥 이번 3학년 동안 딱 그 정도만 하고 갈 길 가자고. 우정이니, 사랑이니 쓸데없는 감정은 빼고 서로 필요한 것만 얻어가는 관계.”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얼추 납득했다는 표정을 짓는 올리비아.

“그게 성묵씨가 말하는 ‘친구’인 거죠?”

“그래, 맞아.”

나는 그녀를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내 손을 맞잡고 악수하는 올리비아.

“좋아요, 당신이랑 친구가 될게요.”

쾌청한 하늘 아래, 우린 손을 마주 잡고 친구가 되기로 했다. 그것도 1년짜리 기간제 친구 말이다.

‘…오늘 날씨 좋네.

나는 선선히 불어오는 봄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1년 뒤에 이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 그때 내가 어떤 모습일지는 아마도 하늘만이 알고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