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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과 석운강의 종교 트러블을 떠나서, 어째서 둘이 배터리를 짜게 되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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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석운강은 이미 문혁고 야구부에 내정된 인물이니만큼, 청백전에는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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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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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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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에 응시한 포수들이 핫산의 공을 제대로 받아내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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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km 중반대의 공이 랜덤 제구로 날아오니 도무지 감당되지 않았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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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강아, 네가 받아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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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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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경기는 진행해야 했기에 석운강을 투입한 명신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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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출장한 포수는 경기 후반에 기회를 따로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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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급히 포수 자리에 투입된 운강은 핫산의 연습 투구를 몇 차례 받았는데, 공 자체가 뒤로 흐르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제구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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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잠깐 이야기를 해봐야겠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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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서 일어나 마운드로 향한 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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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투수를 달래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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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시주, 잠깐 이야기 괜찮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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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저는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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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께서 말씀하시길. ‘모든 것은 무상하다. 그것을 깨달으면 고통에서 벗어나리라.’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공이 제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도 결국엔 큰 흐름에서 무상한 것. 그냥 흘려보내고 다음 공을 던지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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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운강이 원래 투수를 달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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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초연한 표정으로 수행으로 얻은 자신의 깨달음을 상대에게 전달해주는 것으로서, 파트너 투수는 그 평온함에 자기도 모르게 긴장이 풀리는 등 효과가 꽤 괜찮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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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이번엔 그 투수가 핫산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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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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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문제가 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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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칫한 핫산. 그는 곧 진지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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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님, 부처님은 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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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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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되물음에 운강은 의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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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께선 이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현인이실 뿐. 신이라고 흔히 칭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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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가요. 그럼 안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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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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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저는 알라신보다 낮은 존재가 하는 말은 따를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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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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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강에게 ‘느그 부처 알라신보다 아래잖아?’를 시전한 핫산. 사실은 정말 몰라서 물어본지라 ‘부처도 신이다.’라고 말했으면 인정하고 수긍하려던 핫산이었으나, 본의 아니게 그림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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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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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스팀이 올라온 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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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어릴 때부터 절에서 수행하며 자라 온 스님인지라 마냥 인자하고 초연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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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역시 아직 한창 수련이 필요한 고등학생 2학년의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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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일에는 웃으며 넘어갈 수 있으나, 자신의 믿음을 흔들려는 사이한 타 종교인들까지 포용할 정도로 수련이 깊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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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시주, 그릇된 종교관을 가지고 계시군요. 경기가 끝난 뒤에 같이 법전이라도 읽으며 공부를 해봅시다. 제가 따로 지도를 해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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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둘러 말했지만 ‘이 무지몽매한 놈, 내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네 놈 귀에 때려 박아주마.’ 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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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된 둘의 갈등은 말릴 새도 없이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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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게 무력적인 충돌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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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엄경(楞嚴經)에서 이르기를 ‘마음을 비우면 바람조차 흔들 수 없는 나무가 된다’고 했는데, 부처께서는 비움의 미학을 강조한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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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알라신께서는 코란 5장 8절에서 ‘신앙을 통해 마음을 채우는 자는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하셨어요. 비우는 게 아니라 신앙으로 채우며 흔들리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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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은 커녕 랩 배틀 마냥 서로 종교 구절이나 줄줄 읊어대는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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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지켜보던 동료들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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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싸우는 거 맞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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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많이 잘못된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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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체 심성이 착한 둘이기에 무력을 쓸 생각은 전혀 없었고, 논리로 상대를 격파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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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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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묵이 마운드에 난입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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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참 재밌는 짓거리들을 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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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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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등장에 놀란 핫산과 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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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묵은 급히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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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 너 야구하고 싶은 거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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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성무크 형.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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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여기까지 와놓고 짐 싸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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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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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휘둥그레진 핫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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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어깨가 곧 축 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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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무크 형, 제가 잘못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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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이 순순이 사과하며 들어오자 고개를 주억인 성묵이 이번엔 운강에게 한마디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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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강아, 유치하게 뭐 하는 짓이냐, 얘 너보다 1살 어려, 형이 돼가지고 철없는 소리 해도 잘 타일러야지, 같이 싸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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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목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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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묵의 말에 묘한 울림을 받은 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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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에 몸을 바친 자로서 ‘더 수행이 높은 자로서 인내하라’라는 생각은 해봤어도, 세상을 더 오래 산 형이니까 이해하라는 시각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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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단지 금성묵이 빙의 전부터 품고 있던 내로남불식 유교 꼰대 마인드에 불과했지만, 의도야 어떻든 운강에겐 큰 인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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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얼른 화해하고 경기 재개하자. 다들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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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하산 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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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잘못했습니다. 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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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벅 허리 숙여 사과한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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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강은 자리로 돌아갔고, 핫산과 성묵만이 마운드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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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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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묵은 생각했다. 이대로 그냥 내려가면 안 그래도 지랄난 핫산의 제구가 더 중구난방이 될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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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의 제구 능력치는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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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은 아니지만, 당장 성묵의 제구 능력치도 C+에 불과했다. 파일럿의 멘탈과 컨디션에 따라 충분히 경기를 운용할 수 있는 수준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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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핫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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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네에. 성무크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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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위축되어 보이는 핫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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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묵은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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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 내가 너한테 뭐라 한 거는 남들이랑 종교때문에 싸워서 그런 거지. 네 믿음이 잘못되어서 그런 게 아니야. 오히려 누군가를 진실하게 믿는 건 굉장히 멋진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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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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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입에 시동을 걸기 시작한 성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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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순둥이에게 독기를 불어넣어 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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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생각하지? 알라신이 부처보다 더 위대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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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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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칫 놀란 핫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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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진짜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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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께서 널 지켜보고 있다. 핫산. 이건 타자와 너의 승부가 아니야. 부처와 알라신의 대리인. 누가 더 강한지의 승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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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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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증명해봐. 저기 앉아있는 운강이 놈의 미트를 뚫을 기세로 던져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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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핫산의 어깨를 퉁친 성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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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핫산의 눈에는 불꽃이 이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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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무크 형, 저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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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오르며 마운드에 올라선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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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성묵이 한 동기부여의 효과는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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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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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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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를 찢어버릴 듯한 파공음이 연신 야구장에 울려 퍼졌고, 타자들은 가운데에 들어오는 공에 손도 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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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구속 15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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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고에 알라의 요술봉이 재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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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쉽다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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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둥이 광신도 아니랄까 봐, 써먹기가 너무 좋다고 생각한 성묵은 비릿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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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신우 감독도 함박웃음을 짓는 와중에 은근히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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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퇴산, 번뇌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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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아까 잘 마무리된 일일 텐데, 묘하게 몸이 계속 뜨겁다고 느끼는 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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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조금 전의 심마가 남아있는 탓이라 생각하여, 계속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타석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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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강의 상대는 리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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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늘 투구에 앞서 한가지 생각해둔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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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에게 단 하나라도 안타를 뽑아내는 사람이 있다면, 금성묵 동무의 팀에 들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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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를 보러오긴 했지만, 자신 또한 이 고등학교의 기량을 평가하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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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들어가는 학교이니만큼 어느 정도 역량은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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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된 리동혁 챌린지. 지금까지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그의 싱커에 모두 땅볼을 치거나 헛스윙을 돌려대기 일쑤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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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운강 동무, 얼마나 잘하는 지 한 번 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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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며 허리를 젖힌 뒤 던져진 초구. 높은 존으로 솟구치는 하이 패스트 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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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우완 언더핸드가 우타자에게 강한 것이 본래의 상식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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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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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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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 없이 후려버린 석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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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동혁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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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볼 것도 없이 넘어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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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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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날아가 스크린 최상단에 꽂힌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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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비거리의 홈런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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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지켜보던 성묵은 급하게 운강의 상태창을 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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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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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능력치 (*포텐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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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투 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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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A+ -> S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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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 C+ ->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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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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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 B->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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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S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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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S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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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마승(魔僧) (S) [현재 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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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할 시 파워와 컨택이 한 랭크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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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가 한 랭크 감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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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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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동될 일 없어보이던 S랭크 스킬인 ‘마승’이 발동됐다. 일련의 사태로 분노가 치밀어 오른 뒤 가라앉았지만, 한동안은 유지가 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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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쓸만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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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에게 종교 문제로 싸우지 말라곤 했지만, 이렇게 스킬을 발동시킬 수 있다는 걸 안 이상 종종 싸움을 붙여야겠다고 생각하는 성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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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금성묵이 악마 같은 생각을 하는 동안, 경기는 착착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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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진은 2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맹활약했고, 최아담은 3안타를 뽑고는 무려 4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물론 석운강이 상대 포수가 아닌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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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은 볼넷을 몇 개 주기는 했으나 무실점. 리동혁은 더 이상 점수를 주지 않은 채 3이닝을 채우고 내려갔고, 농구부 에이스라는 서경수도 나름 안타를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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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성묵 픽이 전부 승승장구하며 감독의 눈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고, 청백전이 끝나며 테스트가 모두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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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합격자 발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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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있는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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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에 가득 찬 선수들의 얼굴에 곧 희비가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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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휘결, 서경수, 도도진, 최아담, 박성준. 타자 합격자는 이상 13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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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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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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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에 방방 뛰는 몇 선수와 고개를 떨구는 선수들. 타자 응시생 26명 중에 13명이 합격하며 정확히 절반이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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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음은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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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응시생은 총 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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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멀찍이 지켜본 성묵은 대충 결과를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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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가 미리 만나본 2명 외에는 전멸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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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이크발, 이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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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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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박찬준. 투수 합격자는 이상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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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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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듣는 투수가 호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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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의 고인물 출신인 성묵이 모르는 선수는 도도진같은 케이스가 아닌 이상 흔치 않았다. 그는 궁금증에 박찬준의 상태창을 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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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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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박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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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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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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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84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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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 마당쇠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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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투 상황에서 피로도가 감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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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 키워드: 강철 체력(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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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능력치 (*포텐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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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투 스리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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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A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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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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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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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위: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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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구: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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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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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말곤 뭐 하나 특출난 장기가 없는 그저 그런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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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성묵은 왜 명신우 감독이 그를 뽑았는지 눈치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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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닝 먹어줄 투수가 필요하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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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대회와 여름대회를 뛰며 높은 라운드까지 올라간다는 가정하에, 투수들이 소화해야 할 이닝은 막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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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이기는 경기나 갑자기 투수가 빵꾸가 난 상황에서 메꿔줄 만한 투수의 존재는 분명히 필요했다. 그런 부분에서 박찬준의 체력이 A라는 부분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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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미리 찜해둔 선수 외의 선발은 명 감독에게 일임한다고 했으니 성묵은 더 이상 관심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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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합격자만 남게 된 시립 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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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신우 감독은 모두를 쓱 훑어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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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뽑힌 총원 18명 전원, 문혁고 야구부에 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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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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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전원에게서 터져 나온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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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신우 감독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말을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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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갈 길이 멀다! 다른 학교들처럼 겨울에 전지훈련을 가지도 못했고, 봄 대회까지 남은 기간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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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는 우리들이 갈 수 있는 지름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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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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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든 배트를 강하게 땅바닥에 찍은 명 감독. 그가 씩 웃으며 모두에게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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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혁고는 다음 주, 명문 강호고인 청현 고등학교와 친선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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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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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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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좀 하는 놈들 중에 청현고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 최근에 주춤한다고는 하나, 그 역사와 전통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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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놀라는 와중에 유독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자가 있었으니, 그건 역시나 금성묵이었다. 이번 대진 학교 선정에도 그의 입김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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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고 많은 학교 중에 굳이 청현고를 고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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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에 비해 쓸만한 외야 자원이 부족한 문혁고의 약점을 단순에 채워줄 만한, 5툴 중견수 자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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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팀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그 선수를 살살 꼬셔서는, 문혁고로 전학 오게 만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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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디 청현고 선수 좀 뺏으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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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것을 탐하는 것은 금태양의 덕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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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입술을 혀로 핥으며 비릿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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