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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화 마검 포르테(Forte) (2) -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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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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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분신은 여느 때보다도 그 조건이 까다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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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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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6위계 이상의 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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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것부터가 만만치 않지. 별다른 외부 조건 없이, 순수하게 전투 특화로만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은 5위계 최상위 정도. 사서 에른스트가 6위계의 힘을 발휘했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여러 까다로운 조건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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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개조 및 동기화가 가능한 공방의 존재. 일반인 수준의 본체 전투력. 상대가 알아서 공방까지 쳐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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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조건을 전부 충족한 뒤에야 에른스트는 6위계의 힘을 보여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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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에른스트에게 도서관을 개조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면, 혹은 도서관에 도달할 때까지 에리스가 시간을 벌어주지 않았더라면, 에른스트는 그 힘을 발휘해 볼 기회조차 없이 그대로 쓰러졌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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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불안정함은, 호위로서는 명백한 결격 사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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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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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에 적합한 외형, 신분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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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6위계의 힘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분신이 있다고 한들, 그 분신이 호위 대상 옆에 계속 붙어 있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일세. 학생으로서 그 곁을 지키려고 해도, 여러 외부 요인에 의해 서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올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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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곁을 ‘계속’ 지킨다는 건 당사자의 동의가 없으면 여러모로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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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어디 소설 같은 걸 보면 호위 대상이 갑갑하다는 이유로 호위 없이 행동하다가 험한 꼴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용사의 후손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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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사자가 협조적으로 나온다고 해도, 천공 학원 측의 협력 없이 24시간 밀착 경호 같은 건 너무나 어렵고, 천공 학원 몰래 숨어 들어가야 하는 판에 학원의 협력을 얻는 게 가능할 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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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새로운 분신은 호위 대상의 곁에 항상 붙어 있으면서도 외부인이 보기에 부자연스러움이 없는 모습과 신분이 아니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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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도 난해한 조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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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충족하는 것이 가능한가 싶은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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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황태자는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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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니면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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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동적인 행동을 포기하는 대신, 순수하게 무구로서 호위 대상을 강화하는 방식이라면 안정적으로 6위계급의 무력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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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니라면 천공 학원의 검문에 걸릴 일도 없고, 무기니까 호위 대상의 곁에 항상 붙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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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검이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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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의 힘찬 연설을 옆에서 듣고 있던 루시드라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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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개 같은, 아니 개한테 실례되는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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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어떤 분신을 만들지 고민하는 상황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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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분신 이야기를 하는 중에 갑자기 ‘어쩔 수 없지, 여기선 검으로 간다!’라는 결론이 나온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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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납득이 가질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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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바로 황태자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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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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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정말 만약에 그 계약이라는 걸 하면, 혹시 학원을 날로 먹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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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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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위 대상 역시 그리 만만한 상대는 아닌 것 같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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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가 알려준 팝콘과 음료수를 챙긴 뒤, 루시드라는 그림자 속 관람 모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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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시, 상식의 이야기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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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말하는 검 한 자루가 나타나서는 계약을 하자니, 힘을 주겠다느니, 나와 계약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같은 소리를 지껄인다고 했을 때, 상식적인 사람의 대응이란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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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는 의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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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느끼거나, 경악해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청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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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검의 존재 그 자체도, 검이 말하는 내용도 하나같이 수상하기 짝이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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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피나 발레스티아라는 소녀는 과연 일반인과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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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의심을 느끼지 않은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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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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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혹시 이거 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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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인 마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건 ‘위험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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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천공 학원 입학시험에서 개판을 치는 건 ‘위험한 게 확실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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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녀의 아빠가 어떤 반응을 할지 너무나 명확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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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나뿐인 딸이 이렇게 될 때까지 방치하고 있었다니, 나는 아비로서 실격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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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하나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서 어찌 나라의 일을 논하겠는가! 한동안 일을 쉴 수 있도록 폐하와 담판을 짓고 왔으니, 남은 시간은 피나 너를 위해 사용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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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식단 조절! 달콤한 디저트는 식탁에서 아웃! 야식 없음! 늦잠 없음! 꾸준한 체력 단련! 매일 아침 정시 기상 후 구보! 안심하거라 딸아! 내 너를 발레스티아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어엿한 전사로 키워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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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야아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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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는 내심으로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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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만으로도 손발이 덜덜 떨리고 구토가 나올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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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내향적인 데다가 방에 틀어박혀서 뒹굴뒹굴하는 걸 좋아하는 피나에게, 극 외향성에 숨만 쉬어도 군대 냄새와 땀 냄새가 흘러넘치는 아빠와의 일대일 밀착 훈련 코스는 인세의 지옥이나 다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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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색이 창백해진 피나를 보고 무슨 오해를 했는지, 마검은 차분한 태도로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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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안다…. 필시 수상하고 두렵기 짝이 없겠지, 허나 소녀여…. 나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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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저기, 마검님? 그런 건 아무래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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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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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정말 만약에 그 계약이라는 걸 하면, 혹시 학원을 날로 먹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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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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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검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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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와중, 피나는 어느새인가 침대 위를 엉금엉금 기어와 마검에게 바싹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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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이 진 눈가와 묘하게 충혈된 눈, 파르르 떨리는 입가는 약간의 과장을 보태 약을 찾는 약쟁이를 떠오르게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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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많이는 바라지 않아요! 그냥 딱 중간보다 약간 높은 정도! 성적표를 받아 갔을 때 칭찬은 못 받아도 혼나지도 않을 그런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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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마검에게 눈이라는 게 존재했다면, 필시 허공을 헤엄치며 답변을 고민하는 모습이 보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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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공백이 있던 후, 마검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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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능하다…. 소녀여, 네가 나와 계약하기만 한다면 1등도 문제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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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건 괜찮아요. 딱 중간보다 조금 위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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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는 묘하게 단호한 태도로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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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하고 마검은 흥미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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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지…? 진짜 실력으로 거머쥔 최고가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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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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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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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너무 높은 성적을 받으면, 신입생 대표라면서 강당 앞에 나서야 할지도 모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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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 절대로 싫다며, 피나는 두 검지를 X자로 교차하며 강렬하게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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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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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검은 이래저래 할 말이 많았지만, 아무튼 자발적으로 계약하겠다는데 굳이 이를 마다할 이유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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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는 피나가 이리저리 망설일 때 사용하기 위해 준비했던 ‘지금 당장 마검과 계약해야 하는 이유 28선’을 조용히 폐기한 뒤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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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다…. 나는 마검 포르테…. 계약자여, 그대의 힘이 되어 해악으로부터 그대를 지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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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 발레스티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그런데, 그, 질문 하나만 해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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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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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까부터 말꼬리를 길게 늘이는 건 왜 그러시는 건가요? 막 거슬리고 그런 건 아닌데, 그냥 좀 신경 쓰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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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론 주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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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검 포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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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후손 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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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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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입구’라는 이름이 붙여진 장소가 있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떠올리는 광경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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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석재로 만들어진 거대한 신전?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산의 정상? 신비로운 마력이 휘몰아치는 아득한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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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모습을 상상한 이들에게는 아쉽게도, 천공의 문은 그리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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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거라고는 그저 넓은 들판. 그리고 그 중심부에 꽂혀 있는 초라한 외형의 나무 지팡이 하나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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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지식 없이 그곳에 방문한 이들은 내가 제대로 온 게 맞나? 하며 불안한 기색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자기 외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모습을 확인한 뒤에야 긴가민가하면서도 자리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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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머무는 이들의 수는 수백을 넘지만, 애초에 이곳까지 함께 도착한 일행이 아니고서야, 서로에게 말을 거는 경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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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낯가림 같은 것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경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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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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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모두가 잠재적인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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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중 일부는 앞으로 제법 오랜 시간을 함께할 동료가 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입학시험을 통과한 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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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다시 얼굴을 맞댈 상대일지도 모르니 노골적인 적대는 하지 않는다. 허나 현시점에서 친근하게 지낼 생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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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미묘한 공기 속에서, 피나 발레스티아는 조용히 울상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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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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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고성이나 욕설이 오가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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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알게 모르게 오가는 눈짓이나 찌릿찌릿한 공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피나에게 막대한 부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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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안도할 만한 요소가 있다면, 이 불편한 공간에 아예 혼자 내팽개쳐진 건 아니라는 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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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는 주변에 들리지 않도록 작게 웅얼거리듯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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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검님, 마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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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할 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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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직접 말을 거는 듯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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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났을 당시의 어딘지 모르게 거리가 느껴지는 말투가 아니라, 좀 더 친근감이 느껴지는 말투에 피나는 헤헤, 하고 웃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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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수상쩍은 마검이지만, 자신의 말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해준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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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검님은 입학시험에 대해 잘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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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와 포르테는 아직까지 그리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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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처음 만난 시기가 시험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이기도 했고, 주변의 시선을 신경 써야 하다 보니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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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문외한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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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시험 내용도 아시나요? 집에서는 도통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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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측에서 특례 입학을 제안했는데도 거부할 정도의 가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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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내용을 미리 빼돌리거나 알려줘서 대비하게 하는 편법을 쓰게 할 리가 만무했고, 피나가 알고 있는 천공 학원의 정보란 대개 뜬소문의 영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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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치르다가 사람이 죽는다든가, 입학생이 백 명이면 졸업생은 오십 명 미만이라든가, 뭐 그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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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라면 알고 있지. 다만 아직까진 말해봐야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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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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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이 누구냐에 따라 세부 내용이 바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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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질문하려던 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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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 저기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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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문이 사실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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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거대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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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웅성거림. 그리고 머리 위로 드리우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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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가 멍하니 하늘 위를 바라보자, 저기 하늘 위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무언가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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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을 헤치며 서서히 하강하는, 거대한 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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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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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거대한 물체는, 때때로 거리감이나 속도감을 헝클어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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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오는 섬의 속도는 무척이나 빠른 편이었지만, 지상의 사람들은 이를 쉽게 인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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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눈치 빠른 이들이 이러다 섬에 깔리는 건 아닌가 싶어 들판 가장자리 쪽으로 재빨리 몸을 피했지만, 이는 불필요한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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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부유섬은 지상에 완전히 안착하는 대신, 어느 정도의 간격을 두고 그대로 정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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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섬에 짓눌려 오징어포가 되는 사태를 면했다는 것에 안심했지만, 동시에 의문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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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여기서 어떻게 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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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사다리? 아니면 뭐 갈고리 같은 거라도 던져서 매달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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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하지 마. 지금 저 상태로도 어지간한 건물 수십 층 높이는 우스운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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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문에 호응하기라도 한 듯이, 들판 중앙에 꽂혀 있던 나무 지팡이가 꿈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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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생물의 성장 과정을 급속도로 가속한 것처럼 급격하게 몸집을 불린 나무 지팡이는, 이윽고 거대한 하나의 탑이 되어 부유섬의 아랫부분을 단단히 붙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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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천공과 지상을 하나로 잇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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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에서 생겨난 탑에는 문조차 달리지 않은 개방형 입구가 존재했는데, 지상에서 대기하던 이들 중 몇몇은 망설임 없이 그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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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당황하는 기색조차 없이 행동이 재빠른 것이, 미리 사전 지식을 갖춘 이들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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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늦게 상황을 파악한 이들도 혹시 뒤처질까 싶어 다급히 그 뒤를 따랐고, 피나 역시 조심스레 입구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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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입구의 경계선을 넘어, 탑 안으로 들어선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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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탑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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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어 조건: 부유섬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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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시간: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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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천공 학원 1차 입학시험 통과 증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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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 사항: 탑 내에서 선공 금지. 위반 시 1층으로 다시 돌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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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피나의 눈앞에 반투명하고 네모난 유리판 비슷한 것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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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것을 본 건 피나뿐만이 아니었는지, 다른 후보생들 역시 이 상황에 당황한 듯이 눈을 껌뻑이거나 허공에 손을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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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마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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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반응을 보니 퀘스트가 뜬 모양이로군. 앞으로 그 반투명한 판을 잘 살펴봐라. 학원 생활 내내 지겹도록 보게 될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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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계는 영지에 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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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계는 나라에 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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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7위계, 초월자는… 세계의 일부를 덮어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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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현자』가 남긴 법칙은, ‘노력에 반드시 상응하는 보답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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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황태자의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퀘스트와 보상의 세계가 그 편린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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