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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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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화 사서 에른스트(Ernst) (5) - 네 마리 중 두 마리
에리스는 머리를 움켜쥐고 소리 없는 절규를 내뱉었다.
‘그래서 이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 건데!!
다음 권을 읽고 싶다.
한시라도 빨리 다음 내용을 확인하고 싶다.
하지만 에리스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그 눈매 나쁜 사서의 ‘시험’에 통과해 마법 관련 서적을 얻어내기 위해서이다.
지금 받은 이론서를 아직 다 습득하지도 못했는데, 이를 반납하고 새로운 시험용 소설을 받는 건 본말전도.
‘하다못해 죽는지 사는지만 알 수 있어도 신경이 덜 쓰일 텐데!
저 사서는 왠지 에리스에게 소설을 읽게 하려는 묘한 취향이 있으니, 어쩌면 그냥 다음 권을 내놓으라고 하면 순순히 내놓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허나, 에리스는 차마 그 선택지를 고를 수 없었다.
그녀의 요청에 사서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너무나도 훤했기 때문이다.
「이런, 그래서 마지막에 읽기를 권한 거였습니다만…. 뭐 어쩔 수 없지요. 자, 여기 다음 권입니다. 이번에는 부디 적절한 순서를 지키실 수 있기를 기원하지요.」
빠득.
에리스는 저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태연한 무표정으로, 허나 말투 속에 은근한 조롱을 담아 떠들어댈 에른스트의 모습을 떠올리자, 저절로 화가 솟구치고 분통이 터졌다.
“고작 이런 수작에 굴복할 것 같아…!?”
에리스는 눈을 부릅뜨고 이론서 뭉치에 손을 뻗었다.
우선은 저 책들을 전부 습득해야 했다.
그래야 합법적(?)으로 에른스트에게 다음 권을 뜯어내는 것이 가능했다.
만약 도서관과 엮이기 전의 에리스가 이 모습을 봤다면 그게 대체 무슨 개소리냐며 뜯어말렸겠지만, 아쉽게도 에리스에겐 다른 시간대의 자신과 소통하는 능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줄여야 할 것은 수면.
에리스는 밤을 불태웠다.
***
“돼, 됐다…!”
그로부터 사흘 후.
에리스는 모든 이론서를 독파한 성취감에 몸을 떨었다.
강습소의 평범한 학생이었다면 한 권에 반년 이상, 에리스 본인이라고 해도 적어도 한 달은 걸렸을 이론서를, 그것도 두 권 분량이나 습득한 것치고는 실로 어마어마한 속도였다.
해례본의 혜택을 크게 받기도 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에리스가 열정을 불태웠기에 가능했던 성과.
때마침 이라고 해야 할지, 강습소 역시 오늘은 휴일이었다.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에리스는 위풍당당하게 아침부터 도서관에 들이닥쳤다.
“사서, 지금 당장─”
다음 책을 내놓으세요, 라며 습관적으로 접수처를 향해 말하려 했던 에리스는, 순간 멈칫했다.
“감사했어요, 사서님. 저번에 추천해 주셨던 책, 정말로 재미있게 읽었어요!”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곧바로 새로운 책을 추천해 드릴까요?”
“아뇨, 오늘은 이걸 건네드리려고 온 거예요. 부디 받아주세요.”
“맛있어 보이는 쿠키로군요. 도서관 내에서 취식은 금지지만, 나중에 업무가 끝난 후 먹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뭘 감사씩이나요!”
얼핏 사무적으로마저 느껴지는 감사 인사에도 불구하고, 뭐가 그리 좋은지 배시시 웃는 소녀.
뭔가 있을 수 없는 광경을 본 듯한 감각에, 에리스는 이도 저도 못한 채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아, 그러고 보니 여기 일단 공용 도서관이었지.
매번 찾아올 때마다 다른 손님을 본 적이 없어서 잊고 있었지만, 이곳은 딱히 에리스만의 전용 공간 같은 게 아니었다.
지극히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일.
분명히 그렇긴 한데.
뭐지 이 꺼림직한 감정은.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한 기묘한 심리에 에리스가 미간을 찌푸리는 사이 소녀는 도서관을 떠나갔고, 그제야 겨우 에리스는 사서에게 다가가 말을 걸 수 있었다.
“책 반납. 그리고 새로운 책을 받으러 왔어요.”
말을 내뱉은 에리스 본인마저도 무심코 흠칫할 만큼 차가운 목소리가 새어 나왔지만, 사서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어서 오십시오, 손님. 작품은 마음에 드셨습니까?”
에리스는 순간 울컥했지만, 이내 평온을 가장해 말했다.
“뭐,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어요.”
“그렇군요. 마음에 드신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나쁘지 않았다는 말의 뜻을 모르는 건가요?”
“나쁘지 않았다는 건 즉, 나쁘지 않았다는 뜻이겠지요. 무언가 다른 뜻이 있습니까?”
“……”
그리 말하면 딱히 할 말은 없었다.
언제나 이 사서 앞에만 서면 페이스가 흐트러지는 기분이라고 생각하면서, 에리스는 가지고 온 책들을 반납했다.
사서는 당연하다는 듯이 시험지를 내밀었고, 그 내용을 본 에리스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주인공의 성격, 행실, 취미 중에 고쳐야 할 것이 있습니까?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에리스는 조금 심술을 담아 악평을 써내려 했지만, 이내 펜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작중에 등장하는 탐정 주인공에게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이런저런 단점이 꽤 많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그런 단점을 모조리 빼버리고 나면, 주인공에게 느껴졌던 기묘한 매력과 개성마저 모조리 죽어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결국 에리스가 힘겹게 적어낼 수 있던 문장은 한 줄뿐이었다.
[그는 거기서 죽으면 안 됐어요. 살아 있다면 용서하겠어요.]
답변을 제출하자, 사서는 왠지 몇 번이나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적잖이 흡족해하는 듯한 그 모습이 어쩐지 부끄럽게 느껴져서, 에리스는 쏘아붙이듯이 말했다.
“빨리 다음 책이나 가져오세요.”
“알겠습니다.”
그리 말하며, 사서는 에리스에게 두 권의 책을 내밀었다.
하나는 그녀가 읽었던 소설의 다음 권으로 보였고, 다른 한 권에선 은은한 마력이 느껴졌다.
“마도서!”
에리스는 눈을 크게 뜨고 마도서를 펼쳤다.
그리고 이내 당황했다.
마도서의 페이지 중 2/3 정도는 이미 회색으로 거무튀튀하게 죽어 있었고, 나머지 부분만이 푸른 빛을 띠는 글자로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에리스가 푸른 글자를 유심히 살펴보자, 글자 일부가 회색으로 빛을 잃으며, 동시에 그 글자에 담겨 있던 마력이 에리스에게 흘러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연이은 밤샘으로 지쳐 있었던 에리스의 몸에 활력이 돋아났다.
에리스는 이 책의 정체를 깨달았다.
“회복 효과를 지닌 마도서로군요. 글자를 읽으면 읽을수록, 책에 담긴 마력이 독자를 회복시켜 주는 구조의 물건이에요.”
앞선 이론서들이 그 자체로는 마법적인 힘이 없으면서 지식만을 가득 담고 있었다면, 반대로 이 책은 자체적으로 품은 지식은 없는 대신 읽는 것만으로 소유주를 이롭게 하는 물건이었다.
에리스의 눈이 흥미와 욕망으로 번뜩였지만, 이내 체념으로 닫혔다.
“이 책은 쓰면 쓸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소모품이에요. 이런 걸 빌릴 수는 없어요.”
빌려서 읽는다면 그것만으로 책을 훼손하게 되고, 그렇다고 읽지 않는다면 빌리는 의미가 없다.
아예 책의 소유권을 넘겨받는 거라면 몰라도, ‘대여’받은 책의 마력을 모조리 써버릴만큼 에리스는 뻔뻔하지 못했다.
허나, 사서는 태연히 선언했다.
“전부 사용하셔도 상관없습니다.”
“…그 말, 진심이에요?”
“말했잖습니까. 도서관의 전권은 저에게 있다고. 어차피 2층에 있던 물건 중 몇 개는 1층에 진열하기는 애매한 것들이니, 어차피 버리거나 구석에 박아둘 물건 중 몇 개를 증여한다고 크게 문제 생길 건 없습니다.”
“당신….”
에리스는 살짝 감격했다.
그저 성격 나쁜 사서라고만 생각했건만, 이런 선물을 대뜸 받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좋아요, 준다고 하니 사양하지는 않죠. 대신 제가 나중에 대마법사가 된다면, 그때 은혜는 갚도록 하겠어요.”
“말씀만이라도 감사하지만, 약속은 섣불리 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당장 오늘 밤 생각이 바뀌실 수도 있으니까요.”
“제 선언이 그렇게 싸 보이는 건가요? 저는 그렇게 말을 쉽게 바꾸는 여자가 아니에요.”
당당하게 단언한 뒤, 에리스는 책을 챙겨 도서관을 떠나 기숙사로 돌아왔다.
마음 같아서는 곧장 소설의 다음 권을 읽고 싶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머리의 상태가 그리 맑지 못했다.
그렇다고 소설을 읽자고 소모품인 마도서를 써먹는 것도 어쩐지 아깝게 느껴졌고.
‘조금 잘까.
다행히 이번 책은 따로 공부하고 말고 할 것도 없으니, 몇 시간 쯤 짧은 단잠을 청하는 건 그리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피로를 회복하고 맑은 머리로 읽는다면, 필시 책의 내용도 더 잘 즐길, 아니 잘 파악해서 다음 시험에 이용할 수 있을 터.
그리 생각하며 에리스는 잠에 빠졌다.
그리고 정확히 그날 밤.
“…폭포 다음 이야기가 아니야!? 과거 내용이라고!?”
그러면 그 뒤는 대체 어떻게 되는 건데. 그래서 주인공은 죽은 거야 산 거야?
머릿속에 떠오르는 의문에 괴로워하면서도, 에리스는 계속해서 책의 페이지를 넘겼다.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지만, 재미는 있다는 게 더 괴로웠다.
***
사람이 사라져 적막이 흐르는 도서관.
밝은 등불 아래에서 조용히 독서를 이어 나가던 에른스트가, 읽고 있던 책을 덮고 스트레칭을 했다.
그런 그의 그림자에서, 아름다운 흑발의 미녀가 스르르 모습을 드러냈다.
대악마 루시드라는 목을 이리저리 돌리는 에른스트를 보며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성냥이 멀쩡히 있는데도 굳이 나무를 비벼 불을 피우는 이를 보는 것과 비슷한 감정이었다.
“근데 말이야, 너 왜 그러는 거야?”
“갑자기 무슨 말씀이십니까, 후원자님.”
“후…원자?”
“저는 브라운 상회에 고용된 몸이고, 당신은 그곳의 큰 손 아닙니까. 그러니 후원자라고 할 수 있지요.”
이건 또 무슨 지랄이지.
루시드라는 그거 다 네가 시킨 거 아니었냐며 따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이내 관뒀다.
황태자의 표현을 따른다면 극 중의 역할과 그걸 연기하는 배우, TRPG의 캐릭터와 플레이어는 별개의 인물이다.
사서 에른스트에게 ‘너 사실 황태자잖아’라고 지적해 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 그러면 뭐 후원자라고 치고. 그보다 어차피 너 책 하나 읽는 데 몇 분 걸리지도 않잖아? 근데 왜 똑같은 책을 한 시간 넘게 들고 있는 거야?”
루시드라의 질문에, 에른스트가 대답했다.
“두 사람이 똑같은 요리를 먹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A는 빨리 다음 일을 하기 위해 음식의 맛이고 뭐고 상관없이 허겁지겁 먹었고, B는 메뉴 하나하나를 천천히 음미하며 먹었습니다. 시간을 아낀 것은 A겠지만, 음식을 즐긴 것은 B일 겁니다.”
빨리할 수 있다고 해서 반드시 서두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하물며 그것이 인생의 즐거움과 연관된, 이른바 ‘취미 생활’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욕망에 관해서는 빠삭한 악마답게, 루시드라는 에른스트의 말을 곧장 이해했다.
“그래서, 지금 하는 ‘그것’도 취미를 즐기기 위한 느긋한 투자야?”
도서관이 문을 닫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하루가 끝난 건 아니다.
시간으로 따지면 저녁을 막 지난 정도.
책을 읽으려고 한다면 몇 권은 더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에른스트는 새로운 책을 꺼내 드는 대신 종이와 펜을 준비해 무언가를 열심히 적어나갔다.
방금까지 느긋하게 페이지를 넘기던 이와 동일 인물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신속하기 짝이 없는 동작.
본래 잉크라는 건 마르기까지 그럭저럭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가 적어낸 글씨는 0.1초도 되지 않는 빠른 시간에 완벽하게 말라, 기입을 끝낸 종이 역시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기라도 하는 것처럼 차곡차곡 정리된다.
그렇게 준비된 내용물을 하나로 엮어내고, 준비한 커버를 씌운 뒤 마법으로 뒤처리를 하면, 그걸로 책 한 권 완성.
인쇄 및 제본 기술이 그리 발달하지 않은 대륙 중부의 업계인들이 보면 사기 치지 말라고 목에 핏대를 세울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루시드라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조만간에 아예 작가로 전업하겠다고 하겠네.”
“흥미로운 가정이긴 하지만, 아마 어렵지 않을까 싶군요. 지금 제가 하는 일이라고는 원본 내용을 적절한 언어로 번역하고, 현지에 맞게 일부 내용을 각색하는 정도입니다. 제대로 된 창작이라고는 할 수 없지요. 황태자님의 경우, 유통 쪽에는 제법 관심이 있으신듯합니다만.”
실제로 에른스트는 작가명에 본인의 이름을 적어넣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에리스를 골려주고 싶은 마음 반, 작품에 관한 감상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 반으로 책을 만들어내고 있긴 하지만, 애초에 이를 본인의 작품이라고 여긴 적이 없기 때문이다.
덧붙여 루시드라가 그러면 그 ‘원본’은 대체 누구 거냐고 물었더니 황태자가 알 거라고 대답했고, 황태자는 지극히 아무렇지도 않은 태도로 전생을 운운했다.
물론 루시드라는 그걸 딱히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않았다.
그녀가 알고 있는 상식과는 맞지 않는 이야기이기도 했고, 만에 하나 황태자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면 저 인간은 현생만 이상한 게 아니라 전생에도 본인이 읽은 책을 철자 하나 틀리지 않고 모조리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다시 적어낼 수 있는 괴물이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능력이 좋은 것도 그쯤 되면 인간미가 없는 영역이다.
흐응, 하고 콧소리를 낸 뒤 루시드라는 에른스트가 완성한 책에 손을 뻗은 뒤 이를 읽기 시작했다.
마치 허공에 보이지 않는 소파가 존재하는 것처럼 편하게 기대어 앉은 채 이리저리 눈을 굴리기를 얼마쯤.
“…전에도 생각했는데 말이지, 시리즈의 시작을 주인공이 폭포에 떨어진 장면으로 끝내놓고, 다음 권은 과거 이야기에서 차근차근 나아가는 건 좀 너무한 거 아니야?”
루시드라 본인이야 이미 에른스트가 관련 시리즈를 쭉 완성해 놓은 상태에서 첫권을 읽었기에 부활 장면까지 연이어 독파하는 걸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지만, 에리스는 사정이 다르다.
아마 지금쯤 책의 결말부를 보며 몸을 덜덜 떨고 있을 터.
그런 루시드라의 말에, 에른스트가 태연히 대답했다.
“그러라고 살짝 순서를 손봤습니다. 그래야 다음 내용이 더 궁금해지지 않겠습니까?”
“너 사실 인간으로 위장한 악마지. 그것도 내 대선배님.”
“저는 당당한 인간입니다만?”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은데.
루시드라는 그리 생각하며, 어느새인가 새로운 책을 써내려 가는 에른스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그건 또 무슨 내용인데? 이 탐정 시리즈는 아닌 것 같은데.”
에른스트가 대답했다.
“네 마리 새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두 마리 분량의 이야기밖에 없지요.”
“……아, 네. 그러시군요. 대선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