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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화 괴도 도팽(Dauphin) (19) - 도적이 풀어 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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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이 미쳤다! 기사단이 우리를 다 죽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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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린! 막스! 어디에 있어!! 대답 좀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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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도망쳐!! 여기에 있으면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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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브루크 전역에 울려 퍼진 선전포고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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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에 질린 빈민가의 시민들은 앞다투어 도망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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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그들이 살던 구역을 빠져나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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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누구보다 먼저 빈민가 외곽으로 나선 이들은, 이내 당혹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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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길이 막혀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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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무너진 건물 잔해, 혹은 마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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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종류의 방해물들이 빈민가의 시민들이 바깥으로 빠져나오는 걸 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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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장애물을 올라탄다면 한두 명쯤은 도주할 수도 있겠지만, 빈민가에 있는 인원 전부가 탈출하는 건 도저히 불가능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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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통행로에는 완전 무장 상태의 평기사들과 견습 기사, 보조병들이 진형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들의 눈빛에는 기이한 흥분과 열광이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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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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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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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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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노스 기사단이 일제히 앞으로 발을 내디딜 때마다, 땅이 크게 울리며 주변 일대에 묵직한 충격음을 퍼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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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으어, 으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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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에 질린 시민들은 기사단의 반대편으로 도주하기 시작했지만, 기사단은 구태여 그들을 붙잡기 위해 애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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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사단은 빈민가를 포위하는 듯한 모양새로 전개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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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위망 그 자체를 빠져나가지 못하는 이상, 저들은 점점 도망칠 곳을 잃은 채 한곳에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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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사단이 얌전히 길을 걷기만 했다는 뜻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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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직! 으득! 와장창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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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길거리에 널린 좌판대를 발로 걷어찼고, 문을 때려 부쉈으며, 건물 내부를 난장판으로 만들거나, 혹은 아예 건물 그 자체를 무너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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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상으로는 건물 내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도팽을 찾아낸다는 이유였으나, 그것이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뻔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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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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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팽에게, 그리고 레브루크의 시민들에게, 기사단이 어떤 존재인지, 어떤 폭력을 보유한 집단인지를 다시금 각인시키기 위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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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행동은 실제로 효과가 있어서,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기사단을 비난하거나 분노의 시선을 향하던 시민들은 어느새인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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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가 안쪽에 있는 이들뿐만이 아니라, 포위망 바깥에서 그 모습을 구경하는 이들까지도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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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으로 건물을 문자 그대로 ‘해체’하며 잔해더미로 만드는 기사들의 모습은, 평범한 사람들이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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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들 역시 그런 분위기를 눈치챈 것인지, 그들의 행동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보다 난폭해지고, 더욱 강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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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최근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기사들이었기에, 닥치는 대로 뭔가를 때려 부수는 활동은 그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상쾌함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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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을 지르며 어떻게든 그들로부터 도망치려고 발버둥 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은 저마다 입가에 미소를 띠고 눈에 광기를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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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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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야말로 옳게 된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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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낱 천한 것들이 감히 주제도 모르고 강하고 존귀한 그들에게 비난과 분노를 터트리는 지금까지가 비정상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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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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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 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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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하던 시민 중, 어린 소년 한 명이 넘어져 울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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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아버지로 보이는 자가 소년을 일으켜서 함께 도망치려고 했지만, 이미 한쪽 팔에 또 한 명의 소녀를 안고 있는 탓인지 그 움직임은 무척이나 굼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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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들의 눈에 유열의 빛이 깃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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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보란 듯이 건물이나 가구 따위를 때려 부수며 사람들을 겁주는 건 제법 즐거운 일이었지만, 슬슬 붉은 피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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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치켜든 검이, 아래로 내리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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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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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 검이 가족에게 닿기 전, 어디에선가 날아든 그림자가 기사의 몸을 힘껏 차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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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어어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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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중 한 명이 뒤로 나뒹굴고, 마네킹을 닮은 인형들이 남자와 아이들을 붙잡고 대피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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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하는 인형과 기사단 사이를 가로막듯이 당당히 선 남자는, 음울함마저 느껴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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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최소한 ‘기사’의 이름을 자칭하는 이들이, 설마 이 정도까지 저열하고, 무식하고, 염치가 없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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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색의 정장. 챙이 넓은 모자. 오른쪽 어깨 아래로 팔을 덮은 반 망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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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익살스러운 미소는 어디에 사라졌는지, 지극히 차가운 눈빛을 품은 도팽의 모습을 발견하고, 사르노스 기사단의 눈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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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팽이다! 도팽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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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같은 도둑놈! 네놈 때문에, 우리가 어떤 치욕을 겪었는지 알기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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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엔 기습으로 허무하게 당했지만, 이번엔 다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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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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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기사가 동시에 땅을 박차자, 그들의 몸이 화살처럼 앞으로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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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기보다도 맹수에 가까운 속도와 몸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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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도팽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들이 휘두른 검을 회피하며, 동시에 그들의 갑옷에 여러 장의 트럼프 카드를 박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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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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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에서 흘러나온 강렬한 전격이, 기사들의 움직임을 강제로 멈추고 그들의 무릎을 바닥에 닿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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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완벽하게 제압한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지만, 카드를 직접 만든 도팽은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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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을 기절시키기에는 충분한 공격이라고 한들, 4위계의 기사를 상대론 일시적인 무력화가 한계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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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공격을 가하려 한 도팽이었으나, 이내 그는 행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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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기사들이 당하는 모습을 본 견습 기사들이, 후방에서 도팽을 향해 일제히 석궁을 쏘아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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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바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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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에 소모된 시간은 아주 잠시뿐이었으나, 그 잠깐을 틈타 어디에선가 나타난 또 다른 기사가 도팽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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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대처하면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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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대처하면 또 새로운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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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팽을 노리는 이들의 수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늘어나기만 했고, 제아무리 도팽이라고 해도 그들 모두를 단숨에 제압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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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먹지 마라! 놈은 도주에 능할 뿐 화력 자체는 그리 높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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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을 아끼지 말고 강화를 최고 상태로 유지해라! 자잘한 공격 따윈 몸으로 버틴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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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도팽이 특기인 기습과 기만, 치고 빠지기로 기사단의 전력을 야금야금 갉아먹었더라면, 그에게도 승산은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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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멀리 갈 것도 없이, 이미 대저택에서 한데 모여 있는 사르노스 기사단을 농락한 전적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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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반대로 말해서, 아무리 도팽이라고 한들 이런 전면전으로 기사단과 맞서 싸우는 건 무모한 일이란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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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런 상황에서도 도팽은 도주를 택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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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가 다시금 모습을 감추는 순간, 사르노스 기사단은 주저 없이 시민들을 상대로 학살을 벌이고도 남을 놈들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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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도팽은 포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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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두었던 마도구의 스톡이 빠른 속도로 감소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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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깔끔했던 정장이 피와 먼지로 더러워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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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멀쩡한 곳을 찾아보기 힘들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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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라도 더 많은 기사를 쓰러트리고, 조금이라도 더 사람들이 도주할 시간을 벌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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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찾았다. 드디어 그 낯짝을 마주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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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팽의 그런 발버둥을 비웃듯이, 기사단장이 휘두른 검이 도팽의 오른팔을 베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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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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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고, 도팽의 반신을 뒤덮고 있던 망토가 바닥을 나뒹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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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기조차 막아내는 망토도, 신체를 강화해 주는 특제 정장도, 온갖 것들을 두부처럼 썰어내는 5위계의 검강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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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한쪽 팔의 상처를 움켜쥔 채, 도팽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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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끌어내겠다는 의도는 알겠네. 허나, 그렇다면 그저 위협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나. 굳이 이렇게 사람들에게 실제로 검을 겨누지 않더라도, 언제까지 나타나라는 요구사항만 전달했어도 나는 기꺼이 모습을 드러냈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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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랬을지도 모르지. 헌데, 내가 왜 굳이 그래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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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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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은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도팽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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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에는 경고가 필요하다. 감히 이 사르노스 기사단을 우습게 여기고, 기사단의 행동에 불만과 반감을 드러낸 행동에 대한 경고가. 시민 전체를 죽이는 건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본보기 정도는 필요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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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소리에는 지독할 정도로 흔들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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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노스 기사단의 이름은 너무나도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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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빈민 몇 명쯤 잡아 죽이는 걸로 기사단을 향한 경외를 되돌려 놓을 수 있다면 망설일 이유는 조금도 없다고, 그는 진심으로 믿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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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놔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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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도시에는, 그런 기사단장의 논리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는 누군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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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우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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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아가 휘두른 창이, 기사단장을 향해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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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살짝 비트는 것만으로 공격을 회피한 기사단장은, 난입자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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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 상관을 향한 공격. 흉악 범죄자를 향한 조력. 대체 뭘 먼저 지적해야할지 모르겠군. 마침내 돌아버리기라도 한 건가? 아니면, 도팽의 공범이었다는 걸 솔직히 인정하러 온 것인가? 대답해라. 8소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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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도 아닙니다. 나는 이 도시의 경비병으로서,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도적’을 막으러 온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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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군. 도적이라면 바로 네년의 등 뒤에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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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이 남자는 확실히 범죄자지만, 적어도 지금 제가 잡아야 할 도둑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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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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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옷 차림이 아닌 일상복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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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면갑으로 얼굴을 감추지 않고, 그저 창 하나만을 움켜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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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아는 조금의 거리낌도, 망설임도 없이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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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 아니, 사르노스 기사단. 당신들이야말로, 기사단을 자칭하는 도적 무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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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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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 영지의 경비병이, 가문 전체를 대표하는 기사단에게 ‘도적 무리’라고 힐난하는 그 광경에, 모두가 눈을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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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당사자들은 어땠는가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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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죽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마라. 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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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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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극대노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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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도, 부단장도, 기사단의 다른 구성원들도, 모두가 달리아의 발언에 발끈하며 흉흉한 살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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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런 상황에서도 달리아는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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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불쾌하게 느꼈는지, 평기사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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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님! 단장님께서 직접 손을 더럽히실 필요도 없습니다! 저 계집은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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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은 기사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 뒤, 이내 툭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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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하지. 단, 시간을 너무 끌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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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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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를 받은 기사는 이내 이글거리는 눈으로 달리아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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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아의 체포 과정에서 그녀에게 힘으로 밀렸던 것에 앙심을 품은 그는, 이번에야말로 그때 느낀 굴욕을 되갚아 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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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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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달리아의 완력이 강하다고 해도, 그런 건 공격에 맞지 않으면 어떤 의미도 없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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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몸이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달리아에게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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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적인 움직임에 대응하지 못한 듯 멍하니 서 있는 달리아의 모습에, 기사는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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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년 같으니. 갑옷조차 입지 않고 전장에 나선 그 오만을 후회하게 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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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노스 백작이 기사단에게 선사한 최고급 장검을, 마력으로 한층 더 강화해서 휘두르는 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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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통나무조차 버터처럼 베어 가를 수 있는 참격이, 달리아의 어깨에 명중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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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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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기사의 검이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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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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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머릿속을, 순간 물음표가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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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가 그 의문을 온전히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보다 먼저, 달리아가 휘두른 창이 그의 옆구리를 후려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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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비유도 뭣도 아니고, 차라리 마차에 치이는 편이 나을 것 같은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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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의 자랑이었던 갑옷이 얇디얇은 깡통처럼 우그러지고, 그 안에 있던 살점과 뼈, 내장이 그런 갑옷의 형태에 맞춰 짓눌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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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강한 충격을 온전히 해소하지 못한 기사의 몸은 물수제비처럼 바닥을 두세 번 튀어 올랐고, 그때마다 그의 팔다리가 기괴한 방향으로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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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앙! 우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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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이 몇 번이나 팔과 다리를 놀리며 요령껏 ‘해체’해야 했던 목조 건물이, 기사와 충돌한 것만으로 단숨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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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처구니없는 광경에 모두가 말을 잃은 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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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아가 담담히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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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내에서 범죄자를 제압할 때는, 가능한 생포를 원칙으로 한다. 단, 경비병 자신, 혹은 다른 시민들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 살해하더라도 문제 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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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도 폭력을 타고났으면서, 누구보다도 질서와 규율로 자신의 폭력을 억제해 온 선천적 강자가, 폭력에 도취한 이들에게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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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들었으면 덤벼. 도적 새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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