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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화 괴도 도팽(Dauphin) (18) - 질서를 위해, 질서를 무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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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팽에게 다소 굴욕을 당하긴 했지만, 사르노스 기사단은 기본적으로 강자 중의 강자, 권력자 중의 권력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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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권력이든, 개인의 무력이든, 집단으로서의 명성이든 비르카 왕국 내에서는 따라올 자가 드물었기에, ‘주군의 아들’이라는 특이케이스가 아니고서야 그들은 어지간해선 콧대 높은 태도를 그만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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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대의 중대장조차 자기들 분풀이로 두들겨 패고 갈아치우는 이들이, 일개 평민들을 상대로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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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이 순간, 레브루크 전체에 감도는 극도로 흉흉한 분위기는 그런 그들조차도 본능적으로 주변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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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사람이 허세 좀 부릴 수 있다 치자. 실수도 할 수 있다 치자고. 근데… 본인들이 실패해 놓고 그거 책임지긴 싫으니까 엉뚱한 상대한테 누명을 씌우고 책임을 떠넘겨? 심지어 자기들 오기 전엔 일 잘하던 상대를? 이게 진짜 사람 새끼가 할 발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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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 기사단이라며, 사르노스의 자랑이라며, 대체 언제부터 가문 명예에 똥칠하고 다니는 놈들을 자랑이라고 불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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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 양아치 새끼들아!! 니들은 염치라는 게 없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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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도 썩 좋다고는 하기 어려웠던 기사단의 평판이었지만, 이번 것은 예전과 비교할 정도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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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뒤에서 이러쿵저러쿵 은근히 수군거리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대놓고 앞에서 욕을 퍼붓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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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번엔 같은 귀족들조차도 기사단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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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런, 멍청한 놈들! 이왕 할 거면 안 들켰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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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멍청한 칼잡이 놈들이 답지도 않게 머리 쓴다고 나대다가 우리 체면까지 깎아 먹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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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형님!! 어쩌다 이런 꼴로! 기사단 놈들은 호위한다고 사람 데려가 놓고 대체 뭘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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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덕한 모략을 꾸민 거?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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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오히려 본인들 딴엔 할 수 있는 걸 다 하려고 했던 거니 인정까지도 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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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작 하룻밤 만에 본진이 털리고, 귀족들 사이의 ‘은밀한 대화’까지 바깥으로 유출되게 만든 무능함은 도저히 참아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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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지금 레브루크의 귀족 전체가 죽일 놈들로 낙인찍히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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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은 처음에는 ‘전부 마법으로 위조한 가짜’라는 식으로 어떻게든 변명을 이어가려 했지만, 시민들 중 그 말을 믿는 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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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만 덜렁 널려 있었으면 그야 의심도 했겠지만, 옆에 대놓고 표적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는 데 음성만 가짜라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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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변명조차 하지 못할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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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택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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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신만만한 태도로 차갑게 주변을 내려다보던 기사단장의 눈빛은, 지금 격하게 떨리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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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 대상들 전원이 납치당하고도 깨닫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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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반전 시키려던 모략을 역이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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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쪽이 벌어진 것만으로도 백작께 보고하기가 부끄러운 상황인데, 그게 양쪽 동시에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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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수습조차 어려운 상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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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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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대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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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팽은 범행에 땅굴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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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땅굴이라는 건 본디 준비하는데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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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을 사용한다면 시간을 다소 줄일 수야 있겠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지저에서 그런 식으로 땅굴을 파고 있었다면, 기사단장 자신이 그 마력과 진동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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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하나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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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사전 준비를 해놨던 거야. 상황이 불리해지면 우리가 그 대저택에 호위 대상들을 모으리라 예측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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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 도적놈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났다는 사실에, 기사단장은 피가 거꾸로 솟을 것 같은 분노와 등골이 싸늘해지는 오한을 동시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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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본적 없을 만큼 혼란스러워하는 기사단장의 모습을 보고, 부단장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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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팽 놈의 수작이야 어찌 됐든, 중요한 건 이제부터 어떻게 할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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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라니. 이미 다 끝난 마당에 대체 뭘 하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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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으셨습니까? 백작님의 명령은 ‘도팽을 잡아 그 목을 가지고 와라’였습니다. 저희는 놈을 유인할 수단으로 귀빈들을 호위했을 뿐, 명령의 본질은 그게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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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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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이 직접적으로 요구한 것이 도팽의 목인 건 사실이나, 그게 도시 상황도 정리하고 목도 같이 가져오라는 뜻인 건 너무나 명확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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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다고 백작님께서 용서해 주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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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기사단이 도팽에게 ‘패배’하는 모양새로 일이 끝났다간, 그거야말로 정말로 용서받지 못할 일이 될 겁니다. 아시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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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노스 기사단은 백작가의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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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의 무력만이 백작가의 전부는 아니지만, 가장 상징적인 집단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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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상징이, 일개 도둑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농락당하다가 패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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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이후, 사람들이 기사단을 두려워할까? 그들에게 경의를 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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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문의 자랑거리를 비웃음거리로 만든 그들을, 과연 백작이 용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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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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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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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팽은 평민들의 안위를 극도로 신경 쓰는 자입니다. 여태껏 놈에게 당한 후 화풀이로 평민들에게 복수를 시도하려던 귀족들은 몇 명인가 있었지만, 모두 도팽의 개입으로 무산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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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말하자면, 평민들에게 물리적인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도팽 본인을 끌어낼 수 있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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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가를 표적으로 삼으시지요. 어차피 가진 거라곤 없는 자들이니 세금에도 별 영향이 가지 않을뿐더러, 저기 밖에서 떠드는 인간들도 눈앞에서 피를 보고 나면 입을 다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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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을 지키고 외적과 싸워야 하는 기사단이, 영지민을 상대로 검을 휘두르겠다는 제정신이 아닌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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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기사단장은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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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받는 무력 집단은 얼마든지 쓸모가 있지만, 남들에게 얕보이는 무력 집단은 가치가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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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 전원을 소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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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득거리며, 기사단장은 허리춤에 맨 검 손잡이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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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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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대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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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 바깥은 다들 기사단이랑 귀족 놈들을 욕하고, 대장을 그리워하는 목소리로 가득해요! 누명이 벗겨졌으니, 이제 나오시는 것도 시간문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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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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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뜬 목소리로 바깥 상황을 설명하는 8소대 여자 소대원의 모습에, 창살 안의 달리아는 조금 곤란한 기색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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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이 벗겨진 건 물론 기쁜 일이고, 시민들이 그녀를 그리워해 준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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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이 한 방 먹은 것에 통쾌해하는 기분도… 솔직히 말해서 없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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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달리아는 밝게 웃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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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도팽의 승리로 끝나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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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막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를 붙잡기 위해 창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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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가 맞서 싸워왔던 괴도는, 그녀가 자리를 떠난 사이에 당당하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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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후로도 달리아는 여전히 경비병일 테고, 도팽은 괴도일 테지만, 둘이 얼굴을 마주할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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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보여준 도팽의 행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는 또 다른 영지로 떠나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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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속에 남는 씁쓸한 감정의 정체를, 달리아는 그제야 명확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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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괴도 도팽이 승리했다는 사실에, 경비병으로서 패배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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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의 승부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을, 인간 달리아로서 아쉬워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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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야 도팽을 응원하는 다른 소대원들에게 뭐라고 할 처지도 못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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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는 달리아의 모습을 깨닫지 못한 채, 소대원은 “아, 맞다”하며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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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책처럼 보이는 그 모습에, 달리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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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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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대장님을 향한 선물이라는데요? 본래 완성되는 대로 바로 직접 전해줄 생각이었는데, 지금 소대장님을 면회할 수 있는 건 저희 소대원들뿐이니까 대신 맡긴다고 했어요. 그, 음, 연령은 소대장님보다 조금 더 위에, 생긴 건 대체로 평범한데, 눈은 조금 익살스러운? 네, 그런 분위기의 남자분이었는데, 혹시 아시는 분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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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아의 연두색 두 눈이 크게 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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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창살 사이로 책을 받아, 내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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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달리아는 책을 그렇게까지 즐겨 읽는 편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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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로부터 다소나마 글을 배우긴 했지만 정작 아버지도 교양이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었기에, 달리아 역시 간단한 문장이라면 몰라도 내용이 일정 이상 복잡해지기 시작하면 읽는 데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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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달리아는 해석에 어떤 어려움도 느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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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페이지의 상당 부분이 그림으로 채워져 있기도 했고, 설명문 역시 귀족들이 쓸법한 어려운 어휘 같은 건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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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보다, 달리아는 이미 이 내용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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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아니라, 본능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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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세요, 소대장님? 언뜻 살펴봤을 땐 딱히 뭐 이상한 그림 같은 건 안 그려져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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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해져 있는 달리아의 반응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소대원이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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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달리아가 거기에 응답하는 것보다 먼저, 두 사람의 귀에 들려온 소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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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브루크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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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속 메아리를 뭉쳐 놓은 듯한 기묘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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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마도구에 의한 음성 증폭이라는 걸 깨달은 달리아는 반사적으로 청각을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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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사실 집중할 필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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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는 도시 전체에 울려 퍼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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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도팽과 그 일당이 조잡한 거짓 소문을 흘려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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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우리 사르노스 기사단은 기사로서의 명예와 긍지에 따라 레브루크를 수호하려 했으나, 도팽의 추잡한 모략에 의해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쓰고 있는바, 더는 기존의 방법을 유지할 수 없노라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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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지금부터 우리 기사단은 이 도시의 빈민가를 모조리 쓸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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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아는 순간 제 귀를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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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감옥 창살 너머에 있는 소대원의 표정 역시 경악으로 물든 것으로 보아, 방금 들은 말은 헛것이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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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가의 거주민들은 영민의 의무조차 제대로 다하지 못하면서 도시의 고혈을 빨아먹는 기생충 같은 존재들이며, 도팽은 이런 이들에게 도둑질로 빼앗은 재산을 적선하듯이 던져주며 자신의 과시욕을 충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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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런 하찮은 수법에 넘어간 일부 주민들은 기꺼이 도팽의 수족이 되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꿀을 받아먹기 위해 헌신했으며, 도둑에게 협력하고 그를 통해 이익을 얻은 그 모든 행위는 당연하게도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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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우리 사르노스 기사단은 정의로 이를 바로 잡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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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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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단어가 귀에 들어온 순간, 달리아는 벌레가 피부를 기어가는 듯한 혐오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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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그 자체의 의미 때문이 아닌, 그것을 핑계로 사용하려는 이들의 작태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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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레브루크를 위한 행동이며, 나아가 사르노스 백작가 전체를 위한 행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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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의 앞길을 막는 자가 있다면 그자가 누가 되었든 간에 도팽이 변장한 모습이거나, 혹은 도팽의 도둑질에 협력해 이익을 얻은 공범으로 인식하여 베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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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아무런 죄도 없는 무고한 시민들이여, 부디 소란을 피우지 말고 생업에 종사하여, 괜한 오해로 피해를 보는 일이 없기를 기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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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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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아는 더 이상 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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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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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구속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낸 수갑을 단숨에 박살 내버린 그녀는, 그대로 감옥의 문 쪽으로 다가가 문을 강제로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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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냥 철문 자체를 뜯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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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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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무슨 짓, 어,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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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아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개입하려던 간수는, 그 무지막지한 광경에 본능적으로 겁을 먹고 말을 머뭇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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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대원 역시 얼이 빠진 건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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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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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갑옷, 아니 창만이라도 좋아. 어디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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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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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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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소대 대기실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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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아는 땅을 박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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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지금 자신의 행동이 범죄라는 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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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화가 나고, 답답하고, 설령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참아왔었던 ‘질서와 규율을 지킨다’라는 명제를, 완전히 부정해 버리는 소행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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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알면서도, 달리아는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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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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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고 하건,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선에 가깝다고 믿네. 절대적이고 완전한 선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선과 악의 천칭 중 선 쪽에 치우친 행동이라고 말이야. 그렇다면 그대로 행할 뿐이지! 실로 간단한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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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라고 해서 꼭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당장 현실로 옮기는 건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훗날 어떤 일을 겪었을 때 판단 기준으론 삼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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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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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다르지 않을 두 남자의 목소리가 합쳐지는 듯한 감각을 무시한 채, 달리아는 부디 늦지 않도록 달리고 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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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논쟁하고, 토론하고, 쌓아 올렸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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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자신만의 법률과 정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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