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es
rupy1014 f66fe445bf Initial commit: Novel Agent setup
-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569 lines
11 KiB
Markdown
Raw Permalink Blame History

This file contains invisible Unicode characters
This file contains invisible Unicode characters that are indistinguishable to humans but may be processed differently by a computer. If you think that this is intentional, you can safely ignore this warning. Use the Escape button to reveal them.
This file contains Unicode characters that might be confused with other characters. If you think that this is intentional, you can safely ignore this warning. Use the Escape button to reveal them.
그렇게 며칠이 더 흘렀다.
학생들은 방금 공지된 내용 하나로 시끌시끌하다. 중간고사의 하이라이트, 대인 전투.
그 대상 선택이 오늘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었다.
기본적으로 전투 총 3회, 상대 지목제로 진행된다.
누군가를 지정하면 1:1 대결이 성립되며,
지목받지 않았거나 지목하지 않은 학생들은 랜덤으로 상대가 배정된다. 공정하게.
때문에 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누구에게 지목당할 일도 지목할 사람도 딱히 없었으니까.
그래서 내가 신경 써야 할 당면 과제는 단순했다. 등장인물들의 스펙을 끌어올리는 것.
그리고 마인의 습격에 대비하는 것.
첫 번째, 스펙을 끌어올리는 것, 이번에 끌어올릴 핵심 멤버는 두 명이었다.
유하나, 그리고 천여울.
강아린은 현재로서 이미 충분히 강했다.
그녀는 지금 당장 내가 개입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쓸데없이 손을 댔다가는 흐름을 망칠 수도 있다.
성시우는 아직 미뤄둔 상태.
유하나와는 매일 검법 훈련을 진행하고 있고, 그녀의 성취도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나 안 해! 아니, 못 해 나는.”
“아니, 야. 다시 천천히 좀 읽어봐 제발.”
오후 11시, 천여울과 카페에서 티격태격하고 있었다. 유하나에게는 양해를 구했다.
오늘 수업이 끝난 후, 그녀가 문제를 붙잡고 씨름하는 걸 본 게 화근이었다.
수업이 끝났는데도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박고 있더라.
평소라면 벌써 어디론가 사라졌을 텐데.
‘아… 어려워.
천여울은 원작에서도 그랬다.
다른 건 빠릿빠릿하게 이해하면서도, 유독 이론적인 부분에서는 한없이 백치 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열심히 쥐어짜내는 모습이 기특해서 몇 개 풀어줬더니, 제발 좀 도와달라고 매달렸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카페까지 끌려오게 된 것이다.
그녀가 어렵다며 투덜대는 문제는 하급 성법진을 설계하는 문제였다.
확실히 여타 다른 마법진을 생성하는 것과 비교하면 난이도가 높은 편이긴 하다. 성법은 기본적으로 마나뿐만 아니라 신성력의 회로까지 따로 설정해야 했으니까.
“잘 봐, 회로가 두 개니까. 전원도 두 개여야지. 하나로 때려 넣으면 섞이잖아.”
나는 노트에 간단한 도식을 그려가며 설명했다.
그러나 천여울은 미간을 찌푸린 채 문제를 노려볼 뿐이었다.
그런다고 안 풀릴 텐데.
그러더니 갑자기, 눈을 번쩍 뜨며 외쳤다.
“아!”
이제야 좀 이해한 듯했다.
문제는, 이걸 이해시키는 데 2시간이나 걸렸다는 것.
‘어떡하냐….
그렇게 겨우 문제 풀이를 마무리하고 나니, 천여울이 한숨을 푹 쉬었다.
“아니이ㅡ 그냥 손 뻗으면 써지는 성법을 내가 왜 그리는 법까지 알아야 하는지 모르겠어….”
나는 그녀를 한심하다는 듯 바라봤다.
그야 너는 천재니까.
천여울은 따로 진을 설계하는 과정 없이도 감각적으로, 혹은 본능적으로 성법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설계를 통해 신성력의 흐름을 더 정교하게 조절하면, 효과가 훨씬 강력해진다.
그래서 공부시키는 거다.
“그은데… 해인이 너는 어떻게 이렇게 잘 알아?”
천여울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눈매를 살짝 좁히고, 시선은 반쯤 올라간 채로.
“성법도 공부한 거야?”
그녀의 목소리에는 은근한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
살짝 말문이 막혔다.
‘너 알려주려고 공부했어.
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결국 대답하는 대신 그녀의 이마에 손을 뻗었다.
-따악!
“아앗!”
맑은소리와 함께, 천여울의 머리가 살짝 튕겼다.
“알아서 뭐 하게.”
천여울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 살짝 상기된 볼과 반짝이는 눈빛.
뭐랄까, 묘하게 계속 괴롭히고 싶어지는 반응이다.
“제발 빨리 풀고 집 좀 가자.”
나는 무심코 페이지를 넘기며 문제를 훑었다.
그런데.
“…?”
어디선가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졌다.
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봤다.
그리고 곧, 카페의 문을 열고 헐떡이며 들어서는 한 남자의 모습을 발견했다.
요한.
그는 숨을 몰아쉬며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눈빛엔 불쾌감과 날이 서있다.
나는 시선을 조금 옆으로 돌렸다.
카페 끝쪽, 창가 자리.
‘이것 봐라.
요한의 패거리 중 한 명이 우리를 힐끔거리며 슬쩍슬쩍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마치 우연히 시선이 머문 척, 괜히 커피잔을 휘저으며 능청스럽게 행동한다.
아마, 녀석이 일러바친 모양.
‘성녀가 늦은 시간에 외간 남자랑 있다.
뭐 이런 거 아닐까.
“하….”
내 옆에서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천여울이었다.
그녀는 짧게 숨을 토해내더니, 내 옆으로 몸을 더 밀착시켰다.
우리는 애초에 마주 보고 있지 않았다. 천여울이 먼저 자리로 넘어와 같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었으니까.
이제는 거의 딱 붙어 있는 수준이 됐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요한의 표정이 더욱 험악해지며, 그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사귀는 사이야?”
나는 무심하게 물었다.
천여울은 그제야 요한을 쳐다보았다.
정색했다.
아니, 그보다 더한 표정.
마치 썩은 음식을 삼키려다 실패한 사람처럼, 벌레라도 씹은 듯한 느낌.
그리고 단호하게 답했다.
“미쳤어?”
“그럼, 스토커?”
“그쪽이 더 가깝지.”
천여울의 목소리는 싸늘했다.
그녀는 얼음장 같은 표정으로 요한을 노려봤다. 요한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근데 쟤는 왜 못 오고 저기서 저러고 있어.”
“접근 금지 신청했거든.”
“아… 그래?”
벌써, 교단에 접근금지마저 신청한 모양이었다. 원래였다면 말도 안 된다며 경을 칠 일이었겠으나, 그만큼 천여울의 세력이 늘어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성녀와 용사.
이 둘의 사이는 살짝 복잡하다.
과거, 어릴 적부터 용사와 성녀는 특정한 방식으로 교육 받았다.
‘용사는 세상을 지키고, 성녀는 용사를 보필하며 순종해야 한다.
그것이 오랜 세월 동안 그들에게 내려온 ‘교리’였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다.
교단 내부에서도 세력이 나뉘었다. 구시대의 방식을 유지하려는 자들과, 새로운 변혁을 원하는 자들.
그리고 요한은 아직, 그 사상에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용사이며, 성녀는 자기 것이라 믿고 있다. 자기 곁을 떠나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나는 무심한 시선으로 요한을 바라봤다.
아주 죽일 듯이 노려본다.
자신이 가져야 할 성녀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다는 게 못마땅한 거겠지.
원작에서는 성시우였겠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내가 타깃이 된 듯했다.
요한은 결국 몇 초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화를 꾹꾹 눌러 담으며 돌아섰다.
‘이러면….
천여울에 대한 집착이 보다 일찍 터져 나옴에 따라, 요한이 취할 선택지도 다양해졌다.
나는, 뭔가를 직감했다.
***
천여울과의 1대1 과외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검지 손가락이 살짝 아파 온다. 딱밤을 몇 대를 때렸는지 모르겠다.
‘일부러 틀리는 거 같아 꼭.
나는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 누워 고민을 시작했다.
아까 당면한 과제가 두 개라 했다.
첫 번째, 등장인물의 성장.
이 부분은 예상보다 훨씬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럼 두 번째, 마인의 습격에 대한 대비.
‘할 만큼 했다.
작금의 나는 다소 여유로운 상태였다.
이미 원작의 흐름보다 훨씬 빠르게 편린을 습득했다.
원래라면 스토리 중후반에 가서야, 수많은 고난을 거친 끝에 겨우 손에 넣을 수 있는 기연이다.
물론, 그걸 흡수한 게 나라는 점이 변수이긴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유하나에게는 동백검을, 천여울에게는 십자가를 쥐여줬다.
게다가 이번 중간고사는 뱅퀴셔의 일원들도 함께다. 가온에 대한 첫 습격이 일어난다고 해도, 생각보다 손쉽게 막아 낼 가능성이 크다.
대비도 할 만큼 했고, 좋은 변수도 생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번 습격은, 어디까지나 튜토리얼에 가깝다.
‘마인.
그들은 하나의 종족이라기보다는, 개별 개체에 따라 그 위험도가 천차만별인 존재들이다.
‘마인’이라는 이름을 단 것 중에도, 실상은 잡졸에 불과한 것들이 많다.
그리고 이번에 가온을 습격하는 놈들 역시, 그런 부류였다.
가온이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쇼일 뿐.
이번 습격에 마인 간부 급이 직접 움직이는 일은 없다.
가온에 상주한 세력들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일 정도로 무리수를 둘 단계도 아니다.
다만 문제는, 그들은 더 확실한 혼란을 만들기 위해— 억류하고 있던 ‘마물(魔物)’을 이용한다.
그리고 그걸 저지하는 것이, 사실상 핵심이라 볼 수 있겠다.
나는 스마트 워치로 옥션을 열었다.
주문한 돌낫, 아니, 하르페는 내일 도착.
이러면, 마물에 대한 대비도 완벽했다.
다시 워치를 끄고 편하게 누웠다.
-띠리링
그때, 워치에서 처음 듣는 알림음이 흘러나왔다.
‘뭐지?
나는 손가락을 움직여 알림 창을 열었다.
그리고 이내, 헛웃음이 터졌다.
“허허.”
[대인 전투 지목 알림]
[랭킹 2위 요한] -> [Unknown 정해인]
[대인 전투 지목 알림]
[랭킹 42위 성시우] -> [Unknown 정해인]
아무래도, 지목당할 일이 없을 것이라던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