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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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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 팀, 유물 습득 성공. 종료합니다.

종료를 알리는 안내 목소리가 유적을 가득 채웠다.

나는 그제야 손에 힘을 풀며 고개를 돌렸다,

상대 본대의 두 명은 이미 전원이 바닥에 뒹굴고 있었고, 시온은 유물에 손을 얹고 있었다.

그녀의 옆에는 김대현과 윤상혁이 서 있었고, 세 사람의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끝났어.”

나는 눈 앞의 한이리에게 말했다. 그 또한 더 싸울 생각은 없어 보였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는 벽에 처박혀 있는 주한강을 뽑아내기 위해 내 뒤로 향했다.

설령 기절했더라도, 크게 다칠 일은 없다. 모든 실습에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으니까.

유물이 사라진 자리에 포탈이 생성됐다. 나는 나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시온이 내 방향으로 급하게 달려왔다.

“해인, 괜찮아?”

그녀가 다가오며 내 얼굴과 상태를 샅샅이 살폈다.

마지막에 고개를 숙였던 것을 보고 걱정하는 것 같았다.

“괜찮아.”

“진짜 괜찮은거지? 무슨 일 있어?”

“아마 저번에 마신 영약 때문인 것 같은데, 예상보다 효과가 더 좋았나 봐.”

“그래…?”

시온은 잠시 나를 살펴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내 손목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흑요석 팔찌가 검은빛으로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었다.

나도 방금 발견했다.

뭐야 이거?

“이건 또 왜 이래?”

나는 반짝거리는 팔찌를 보며 물었다.

“글쎄 이제 좀 효과가 발생하는 거 아닐까? ‘활력 증진’ 팔찌잖아.”

시온은 팔찌를 손끝으로 부드럽게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응, 괜찮네….

나는 그녀와 함께 포탈 쪽으로 걸어갔다.

윤상혁과 김대현은 이미 앞서 나가고 있었다.

그들의 뒤를 따라가려던 순간, 시온이 내 옆으로 바짝 다가왔다.

“부축해줄까?”

“아니, 그 정도는 아니….”

“그래.”

시온은 내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팔짱을 껴버렸다.

풀려고 살짝 팔을 당겨 봤는데, 꿈쩍도 안 해서 그냥 포기하고 그녀와 나란히 걸어갔다.

포탈에 진입하자, 눈앞의 풍경이 빠르게 바뀌며 실습장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미 앉아 있던 학생들의 모든 시선이 우리 쪽으로 집중됐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남은 팀이었던 것 같았다.

시온은 내 옆에서 팔짱을 낀 채 손을 흔들며 다른 학생들을 향해 인사했다.

마치 시선을 받는 것을 즐기는 듯, 그녀의 표정에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서려 있었다.

‘뭐해 얘는….

좌중의 모든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옆에 팔짱을 낀 미인까지.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모양새에 나는 낯이 뜨거워졌다.

빠르게 자리로 향하며 시온에게 작게 속삭였다.

“좀 풀어.”

그녀는 내 요구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얼굴 하나 바꾸지 않은 채 입만 달싹였다.

“아마 적응해야 할걸?”

“뭔소리야 또.”

시온은 내 마지막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결국 그 상태로 자리까지 돌아왔다.

원래 착하다가도 종종 제멋대로일 때가 있었는데, 요즘 좀 그 빈도가 급격하게 는 느낌이다.

자리에 앉아 있자, 주한강을 업은 한이리가 포탈 밖으로 걸어 나왔다.

“쟤 깨어있는데.”

“누구?”

“업혀있는 놈, 주한강.”

옆에 있는 윤상혁이 무심히 말했다.

아무래도 쪽팔리긴 했는지 둘은 곧바로 의료실 쪽으로 향하는 것 같았다.

“오늘 첫 모의 던전 수업. 고생 많으셨습니다.”

담당하는 교관은 단상 위로 올라와 입을 열었다.

“선발대로서, 여러분들에게 지식을 제공한 8팀에게 박수 부탁드립니다.”

-짝짝짝

박수가 잠시 울렸다. 이어지는 몇 차례의 다음 수업 안내 후, 교관이 포탈을 닫고 수업의 종료를 알렸다.

학생들이 하나둘씩 실습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그때 몇몇 학생들이 지나가며 내게 말을 걸었다.

“정해인이라 했나? 잘하더라.”

"낙하산 아니었어도 입학했겠는데?"

"해인아 혹시 나 번호 좀 줄 수…."

나도 퇴장하려 했지만, 중간에 멈춰서 그들의 짧은 평가를 듣게 됐다.

확실히 실력이 있으면 인정받는, 가온다운 모습이었다.

나는 문 옆에 있는 무장 반납함에 창을 반납하고 복도로 나섰다. 시온도 내내 함께였다.

같은 수업을 들은 김에, 저녁까지 같이 먹자는 것이 그녀의 의견이었다.

원래는 그냥 숙소로 가서 쉬려 했는데.

‘아니 나는 같은 반이 아니라 만나지도 못하고 밥도 같이 못 먹고 이럴 때 아니면 언제….

… 그냥 수긍했다.

외부로 나와보니, 창문을 통해 해가 지기 직전인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시간이 꽤 많이 흐른 모양.

교내 식당으로 향하던 중, 벽에 붙어있는 화려한 대자보들이 눈에 들어봤다.

우리는 멈춰서서 대자보를 들여다봤다.

‘동아리….

동아리를 홍보하는 포스터였다.

가온에서는 학생들에게 최소 1개 동아리 가입을 권장한다.

사실 말이 '권장'이지, 동아리 활동으로 버는 마일리지까지 감안하면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가입하긴 해야 하는데….”

원작에서 주요 등장인물들의 동아리 선택은 회차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첫 주차 신청 기간은 그냥 넘기고, 이후 정정 기간과 추가 신청 기간에 멤버를 보고 신청하려고 했다.

아마 다른 주연들은 이미 신청을 마쳤을 것이다.

내일부터 좀 알아보고 나도 신청을….

“해인 아직 안 했어? 나도 안 했는데.”

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어 아직. 정신없어서 못 했어.”

“그럼 이거 같이 할래?”

그녀가 하나의 포스터를 손짓하며 가리켰다.

“이거 우리 둘이서 신청하자. 재밌을 것 같은데?”

어디지?

어떤 동아리인가 싶어 그녀가 가리킨 포스터를 읽어봤다.

[학업으로 쌓인 피로감을 여행으로 치유합니다.]

그녀가 지목한 동아리는 여행 동아리였다.

잠깐만 근데….

우측 하단에 화살표와 함께 작은 글씨로 ‘뒷면 참조 필수.’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뭔가 찜찜한 기분에 포스터를 들어 뒷면을 살펴봤다.

[연인 동반 신청만 가능합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자극적인 하트 심볼과 함께 쓰여 있는 문구는 상상력을 자극했다.

“… 뭐?”

순간 머릿속에 묻어뒀던 게임 속 기억이 떠올랐다.

아 이거.

X스 동아리.

이스터 에그 중 하나였던 이 동아리.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는 게 아니라, 이미 겉표지부터 심상치가 않다.

연애와 동아리 활동을 동시에 장려하는 가온의 성격과 아주 잘 맞아떨어지는 동아리다.

주인공이 특정 히로인과 함께 신청하게 되면 당황스러운 상황이 벌어지는 에피소드이기도 했다.

게다가 입학생들은 전원 만으로 19살 이상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것도 딱히 없었다.

시온도 모르고 내게 권유한 듯했다.

나는 대자보를 완전히 뒤집어 까 그녀에게 내용물을 보였다.

그 뒤 시온은 10초가량 아무 말도 없었다가.

얼굴이 새빨개지며 급하게 대자보를 덮었다.

“… 몰랐어.”

설마 했지만, 역시 그녀 또한 몰랐던 모양.

할아버지 밑에서 알고 지낸 지도 10년이다.

"어 알아."

가족 같은 사이였기에 알고도 이런 권유를 할 리는 없었다.

아마, 절대로.


나는 뜨거운 물로 온 몸을 지진 후 거실로 나왔다.

“아오, 피곤해.”

고단한 하루였다.

내 몸은 내가 잘 안다.

지난 10년간 훈련을 거듭하며 내 몸에 대해 파악한 것이 있다.

순간적인 출력이나 퍼포먼스는 꽤나 쓸만하다. 이건 영감조차 인정한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점은….

“연비가 그닥….”

나쁜 건 아닌데, 그렇다고 막 좋지도 않다.

지속해서 힘을 발휘하면 지쳐버리는 단점이 있다.

결국 내 약점은 장기전이었다.

나는 기숙사 방 중앙에 앉아 온몸의 상태를 관조하기 시작했다.

지난번 병원에서는 스스로 간단하게 진단했었는데, 역시나 완벽히 파악하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제대로 보자.

눈을 감고 깊게 마나를 운용하자, 이내 폭발적인 마나가 몸 안에서 소용돌이치며 미친 듯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마치 날뛰는 야수처럼.

지난번에 마셨던 영약은 확실히 내 마나의 절대적인 총량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동시에 그 흐름까지도 과도하게 늘려버려, 몸속에서 제어가 어려운 상태로 변해 있었다.

‘이게 문제였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며 머리를 굴리던 그 순간이었다.

팔목에 찬 흑요석 팔찌가 은은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흑요석 특유의 광택이 맥박처럼 일정한 리듬으로 깜빡였고, 몸속의 마나가 그 빛에 감응하듯 움직임을 멈췄다.

흑요석 팔찌는 내 몸을 관통하며 폭주하던 마나의 흐름을 단단히 붙잡아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

나는 팔목을 내려다보며 놀란 눈으로 중얼거렸다.

날뛰던 마나는 팔찌가 빚어낸 새로운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거친 파도 같았던 에너지가 잔잔한 물결로 변하듯, 내 안에서 격렬하게 요동치던 마나는 점차 고요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마치 거센 물줄기를 품은 댐이 단단히 조율된 수문으로 물살을 제어하는 듯했다.

나는 시험 삼아 손을 펼쳐 약간의 강기를 두르며 감각을 확인했다.

강기에서 느껴지는 안정감, 세기, 그리고 선명함까지.

모든 것이, 일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허.”

헛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내 몸은 내가 잘 안다.

나는 천천히 팔찌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영감, 완전 나이스.”

내 약점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