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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433 lines
15 KiB
Markdown

세상에서 제일 빠른 말은 뭘까요?
정답은 바로 신성력을 주입하며 달리는 말입니다.
레온의 도움으로 1황자를 따라잡은 나는 나무 거인의 어깨 위에서 전장을 내려다봤다.
눈이 쏟아진다. 새하얀 세상 속에서 나는 손을 들었다.
그에 맞춰 나무 병사들이 적에게 달려든다.
“쏴라!”
2황자, 이사크 에테르노의 명령에 병사들은 화살을, 마법사들은 마법을 준비했다.
불덩어리와 화살이 날아오고, 그에 맞춰 나무 거인이 눈앞을 손으로 그었다.
나무 거인의 손에 화살과 불덩어리가 박힌다.
불꽃이 거세게 일고, 타오르는 손 채로 나무 거인은 육중한 주먹을 지상에 내질렀다.
콰아아앙! 거대한 충격이 울리며 병사들이 사방으로 날아간다.
나무 거인의 손이 부서진다. 마법과 화살에 당한 탓이었다.
고유 마법 은 무적이 아니다. 공격을 당하면 손상을 입는 게 당연했다.
허나 고유 마법이 고유 마법인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
나는 마력을 끌어다 나무 거인의 손에 주입했다.
직후 손상됐던 나무 거인의 손이 자라나며 회복됐다.
마력이 허락하는 한 끝없이 회복하는 것.
이게 이 가진 힘 중 하나였다.
“해방.”
이사크를 따르던 남부의 기사들이 저마다의 이상향을 현실에 구현했다.
누군가는 장갑을, 누군가는 투구를, 누군가는 망토를, 누군가는 갑옷을 소환했는데, 그에 맞춰 기사들의 기세가 폭발적으로 올라갔다.
나무 병사들을 베어 넘긴 기사들이 나무 거인에 달라붙었다.
불꽃의 검이 나무 거인의 다리를 벤다.
마력을 주입해 회복시킨다.
바람의 검이 나무 거인의 팔을 벤다.
이 또한 마력을 주입해 회복시킨다.
그 일련의 과정에서 이사크는 내 마법의 작동 원리를 알아챘다
“마력을 사용해 소환물을 회복하는 형식이다! 마력이 마를 때까지 몰아붙여!”
이사크의 외침에 기사들의 행동이 바뀌었다.
모든 힘을 단번에 쏟아붓는 방식에서 천천히 깎아 먹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끄아아악!”
나무 거인의 발차기에 기사 하나가 기어코 나가떨어졌지만, 적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이어갔다.
2단계 해방까지 익힌 기사가 고작 나무 거인의 발차기에 죽을 일이 없으니 당장 할 일에 집중한 것이다.
나무 거인의 주먹에 적중당한 기사가 하늘을 날고, 옆에 있던 기사가 나무 거인의 팔을 잘랐다.
나무 거인의 발이 기사를 밟는다. 마찬가지로 옆에 있던 기사가 나무 거인의 다리를 잘랐다.
그리고 회복된다.
손이 잘려도, 팔이 잘려도, 발이 잘려도, 허리가 잘려도, 아무렇지 않게 계속 회복하는 거인에 누군가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몰아붙여! 얼마 안 남았다!”
나무 거인의 공격에 점점 기사들의 부상이 늘었지만, 그건 내 마력도였다. 점점 소모되고 있었다.
나무 거인과의 싸움이 익숙해진 기사들이 동시에 나무 거인의 두 다리를 벤다.
다시 자라난다.
“조금 더!”
나무 거인의 주먹을 피한 기사가 검을 휘두른다.
바람의 속성을 타고난 기사가 남긴 상처가 덧나고, 나무 거인의 팔이 뚝 떨어진다.
다시 자라난다.
“다 왔다!”
불꽃이 거세게 타오르며 나무 거인의 등을 찌른다.
그리고.
다시, 자라난다.
“…….”
기사들의 공격이 멈췄다.
그들은 아연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나무 거인은 여전히, 미동도 없이 대지 위에 두 다리를 우뚝 세우고 있었다.
누군가 작게 중얼거렸다.
“대체…언제 마력이 바닥나는 거야.”
*
“마력은 타고나는 거다. 사람마다 마력의 한계가 다르고, 그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다.”
“이놈의 마법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타고나야 되네요?”
켈튼의 말에 나는 팔짱을 꼈다.
이놈의 마법은 원소 적성도 타고나야 하고, 위계를 올리는 감각도 타고나야 하고, 하다못해 마력량도 타고나야 됐다.
내 불만에 켈튼은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물며 고개를 저었다.
“세상에 안 그런 분야가 어딨겠느냐.”
“그래서 저는 마력량을 타고났나요? 타고났겠죠?”
특별한 원소 적성도 없고 원소 이해도를 올리는 특출난 감각도 없었으니 마력이라도 타고나지 않았을까 해서 물어본 거였지만, 켈튼은 허허 웃고는 파이프 담배에 불을 붙였다.
후우. 길게 담배 연기를 뱉은 켈튼이 말했다.
“딱 봐도 없다.”
“서러워서 눈물이 날 거 같네요.”
“네가 마력을 타고났다면 주체하지 못하고 늘어나는 마력에 벌써 문제가 생겼을 거다.”
“제 마력 재능은 그럼 어느 정도인가요?”
“글쎄. 평범하거나 그 이하 아닐까?”
“제 마법 재능은 전부 그 모양이네요.”
아쉬움에 내가 입맛을 다시자, 켈튼은 파이프 담배를 털어 끄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
“켈튼 님만 믿고 있었어요.”
“너는 어떻게 해야 마력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느냐?”
“글쎄요. 위계가 늘어나면 마력이 늘어나나요?”
“우선 하나 말해주자면 위계와 마력은 아무 관계가 없다.”
아무 관계가 없다고?
확실히 1위계가 됐음에도 내 마력은 여전히 그대로긴 했다.
여태까지는 아직 위계가 낮아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애초에 위계와 마력은 상관이 없었나 보다.
“근데 대마법사들은 전부 마력이 많지 않아요?”
“그게 가장 흔한 오류다. 위계가 높아서 마력이 많은 게 아니라, 대마법사가 될 만큼 오래 수행했기에 마력이 많은 거니까. 극단적으로 네가 당장 5위계 마법사가 돼도 마력은 그대로일 거다.”
“흔한 방식은 아니네요.”
“흔하고 말고 할 게 어딨느냐. 넌 가끔 다른 세계를 겪어본 것처럼 말하는구나.”
“사실 저는 환생자예요.”
켈튼은 손가락을 들어 불꽃을 피워냈다.
“마법사가 마력을 늘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마법을 계속 사용하면 된다.”
“그게 끝인가요?”
“그럼 정해진 한계에 맞춰 자연스럽게 마력이 늘어나지. 그런데 말이다.”
훅. 불꽃을 꺼트린 켈튼은 눈을 가라앉히며 입술을 달싹였다.
“대부분의 마법사는 자신에게 주어진 마력의 한계를 보지 못한다.”
“켈튼 님도요?”
“나도 아직 마력이 늘어나니까. 한계를 보지 못한 거지.”
그건 놀라웠다.
70살이 넘는 나이 동안 쉬지 않고 마법을 갈고닦은 켈튼조차 마력의 한계를 보지 못했다니.
“물론 마법을 막 배운 초기엔 마력이 잘 늘어나다가 점점 성장세가 둔해지긴 한다.”
“나중에 가면 아예 안 오르는 식이겠네요.”
“그렇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성장세가 강화되나요?”
“이해가 빠르구나 제자야.”
켈튼은 재차 마법을 발동했다.
다만 이번엔 아까와 다르게 커다란 불덩어리가 타올랐다.
“마력을 한계까지 쓴다. 아니. 한계를 넘어서서 쓴다. 이러면 마력이 빠르게 성장한다.”
“듣기만 해도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네요.”
“한계를 넘어서 마법을 쓴다. 듣기만 하면 쉬워 보이겠지만, 한계라고 정해진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정말 극한의 상황이 아니면, 목숨의 위기 정도가 아니면 보통은 한계를 넘지 못한다.”
“그런 방법을 제자에게 추천하는 건가요.”
“나라고 추천하고 싶은 줄 아느냐. …그런데 나중에 제자가 생기면 써보라고 스승님이 당부한 게 있어서 말이다.”
“스승님의 스승님이 강력 추천한 방법인가요.”
그건 또 신선했다.
나는 볼을 톡톡 쳤다.
“아무튼, 켈튼 님도 안 해본 방법이라는 거죠?”
“해보려 했지만 실패한 방법에 더 가깝지.”
“어렵나요.”
“매우.”
“흐으음.”
마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그걸 극복하고 마법을 발동해야 된다라….
“중요한 건 의지다. 누군가 강제로 마력을 빼앗아 바닥나게 해도 의미가 없어. 스스로의 힘으로 한계를 넘어서야만 마력이 는다.”
“더럽게 까다롭네요. 해볼게요.”
“아마 안 될 거다. 그만큼 어려운―.”
다음날. 켈튼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네게 대체 마법은 뭐냐.”
“전부요.”
“그 어떤 목숨의 위기도 없이, 단순히 이걸 해야만 마법을 더 많이 쓸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한계를 넘는다라. 제정신은 아니구나.”
“하지만 해냈죠?”
나는 녹초가 된 몸으로 실실 웃었다.
내가 말했다.
“혹시 마법도 한계를 넘어서면 늘어나지 않을까요?”
“뭘 하려는 거냐.”
“아니요. 뭘 하려는 건 아니고요. 그냥 요즘 원소 이해도가 안 올라가서요.”
“그러다 불 속에 뛰어들겠다.”
“근데 그래서 원소 이해도가 오르면 이득 아니에요?”
켈튼이 한숨을 쉰다. 미래라도 본 사람처럼 푸욱.
켈튼은 이마를 짚으며 입을 열었다.
“그러다 죽는다.”
“살짝만 태우면 되잖아요.”
“나는 가끔 네가 여자애가 맞나 의심된다. 신경 좀 쓰거라.”
“사실 저는 전생에 남자였어요.”
“마법 수련이나 해라.”
그렇게 나는 켈튼이 가르쳐준 방식으로 매일 수련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등불에 마법을 사용하고 다녔으며, 그러다 마력이 바닥나면 한계를 넘어 마법을 사용했다.
7년간 계속.
하루도 빠짐없이 쭉.
그 결과는, 보다시피 썩 나쁘지 않았다.
“왜 쓰러지지 않는 거야!”
누군가의 비명을 뒤로한 채 나는 마법을 발동했다.
화륵. 나무 거인의 주먹을 포식의 불꽃이 감싼다.
포식의 불꽃은 모든 걸 삼킨다.
돌이든, 동물이든, 약초든, 사람이든, 감정이든, 추억이든, 나무든, 모든 걸 가리지 않고 난폭하게.
이렇게 먹은 모든 건 영양분이 된다. 몸의 구성원이 된다. 내 것이 된다.
그러니 ‘포식’이다.
먹어 치워 소화시키니, ‘포식’의 불꽃인 것이다.
나무 거인의 주먹을 먹잇감 삼아 포식의 불꽃이 점점 덩치를 불린다.
내가 마력을 보급하는 한 나무 거인은 무한히 자라난다.
포식의 불꽃 또한 먹잇감이 존재하는 한 무한히 성장했다.
그 둘이 만났다.
결과가 어떨지는 뻔했다.
하늘을 태울 듯 거대해진 화염의 주먹이 세상을 메우고, 입을 쩍 벌린 기사들의 위에서 재앙이 떨어졌다.
계절이 바뀐다. 눈으로 가득하던 들판이 한여름에 도달한다.
그 모든 파괴의 현장에 우뚝 선 나는, 충격에 땅을 네 번쯤 구른 이사크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이사크 님도 마법을 가지고 계신가요?”
“이, 감히.”
이사크는 핏발이 선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
검사인 이사크다. 당연히 연단 마법을 가졌을 것이다.
다만.
“아쉽게도 연단 마법은 이미 있어서요. 연단 마법을 또 가져오면 청야가 삐져요. 다른 마법은 없으시죠?”
내 물음에 이사크는 몸을 일으키며 기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저 마녀를 당장 죽여!”
“우는 아이도 뚝 그치는 복수의 마녀, 루이나 등장.”
회복된 거인의 손에 재차 포식의 불꽃이 달라붙는다.
콰아아앙―. 세상을 불태우는 주먹이 대지에 떨어지고, 무력화된 기사들과 병사들 사이에서 이사크가 비틀거렸다.
“체크예요.”
“…….”
이사크가 입을 다문다. 상황이 불리하다는 걸 눈치챈 것이다.
현재 이사크는 포위망을 펼친 상태였다. 병력을 분산시켰고, 그건 즉 힘의 집중이 안 됐다는 뜻이다.
남부군 전체와 싸우면 아무리 나라도 힘들겠지만, 이 정도의 병력이라면 얼마든지 할만했다.
그때였다.
지평선 너머에서 먼지구름이 일었다.
이사크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아무래도 소란을 듣고 흩어졌던 남부군이 모이는 듯했다.
어쩔 수 없나.
나는 귀찮음을 무릅쓰고 재차 마법을 준비했다.
그러다 멈췄다.
내가 아는 남부군과는 다른 색의 깃발이 군대의 선두에 걸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사크 또한 멈칫하며 중얼거렸다.
“왜, 수도 방위군이 여기에.”
이사크의 표정에 절망이 어린다.
그만큼 수도 방위군의 등장은 뜻밖이었다.
수도 방위군의 선두, 수도 방위 사령관이 반갑다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제2 황자님. 오랜만입니다.”
“당신이 어째서 지금 여기에, 설마.”
“황제 폐하의 조언이 있었습니다. 아깝게 됐습니다. 2황자님.”
“…….”
1황자, 오르핀 에테르노가 앞으로 나선다.
그 옆에는 수도 방위 사령관이 함께했다.
“항복해라. 이사크.”
“…….”
이사크가 어깨를 내린다.
모든 게 끝났다는 걸 체감한 거다.
그렇게, 2황자의 반란은 끝을 맞이했다.
[제가 그래서 늘 말하지 않았습니까. 준비 없이 실행한 계획은 성공하는 쪽이 더 이상하다고 말입니다.]
직후 허공에서 들린 목소리에 모두가 고개를 들었다.
2황자의 옆에 사람의 형태를 한 환영이 생겨난다.
흡사 신기루 같은 환영이.
“모르페우스!”
남부의 악몽으로 유명한 7위계 마법사의 이름을 1황자가 부르고, 우웅―! 2황자의 몸을 균열이 감싼다.
[손해는 크지만 어쩌겠습니까. 목숨이라도 건져야죠. 그럼 다음에 봅시다 여러분.]
급하게 수도 방위 사령관이 검을 휘둘렀지만, 그것보다 2황자가 사라지는 게 빨랐다.
모르페우스의 고유 마법을 목격한 수도 방위 사령관은 작게 혀를 차고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저런 것도 가능했나. 어쩔 수 없군. 전원 들어라! 반란 수괴는 도주했지만 반란군은 아직이다. 싹 다 잡아 오도록.”
“알겠습니다.”
흩어지는 수도 방위군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나무 거인을 해제하고 멍하니 자리를 지키던 헤이즈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마법 주세요.”
“드리겠습니다.”
좋아.
이걸로 오늘도 한 건 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