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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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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은 확실히 보통이 아니네요. 아직도 정체를 안 드러냈어요.”
“루이나 님. 그냥 마족이 아닌 거 아니야?”
어느새 방 안에 들어온 크리스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나는 손가락을 흔들었다.
“크리스 님은 서큐버스면서 마족의 생태를 잘 모르시네요. 제가 오늘 특별 교육을 해줄게요.”
“그래서 폴릭 님이 왜 마족인데.”
“감정 조종을 잘하던데요?”
내가 살면서 감정 조종을 당해본 적이 몇 번 없는데, 폴릭이 그 몇 번 안에 들어가 버렸다.
뭐라고 했더라.
아, 그래 맞아.
‘마법의 좋은 점은 그거죠. 체계적이고 완벽한 구조. 그래서 마법과 수학은 밀접한 관계가 있지 않습니까? 모호함이 없고 확실하기에 마법은 대단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했었다.
다시 살펴봐도 나를 열받게 하려고 일부러 말을 고른 수준이었다.
체계적, 완벽한 구조, 수학, 모호함이 없음.
진짜, 신비가 뭔지 100시간 특별 교육을 해서 알려주고 싶네.
감정 조종 점수, 15/5점.
민폐 발생 점수, 1/5점.
불쾌 유발 점수, 1/5점.
축하합니다. 15점 만점 중 17점을 달성해 당신은 마족입니다.
“정말 독하네요. 아직도 정체를 안 드러내요?”
[독한 건 쟤가 아니라 너인 거 같다만. 너는 누군가를 괴롭히며 희열을 느끼나?]
“그럴 리가 있….”
나는 대답하다 말고 멈칫했다. 이상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허리춤에 걸린 검이 보였다.
검이 떠들었다.
[아닌 거치고는 나를 지지고, 볶고, 부수고, 아주 신나게 놀지 않았나.]
뽀삐 얘는 또 언제 나왔어. 부르지도 않았는데.
슬슬 본색 드러내지.
나는 뽀삐를 안에 쑤셔 넣고, 5중으로 감쌌다.
완벽하게 뽀삐를 밀봉한 나는 손을 턴 후 폴릭에게 집중했다.
“마왕의 위치를 말하세요. 지금이면 용서해 드릴게요.”
“……요.”
“뭐라고요?”
“살려주세요….”
흠.
나는 몸을 기울여 무릎을 꿇은 폴릭과 눈높이를 맞췄다. 눈이 마주친 폴릭이 눈물을 흘린다. 콧물도 흘렸다.
다시 몸을 원래대로 되돌리며 말했다.
“아닌가 본데요?”
“아닌 거 같다고 했잖아.”
마족이 아닌데 그 정도의 감정 조종 능력을 갖췄단 말이야?
그건 그것대로 놀라웠다.
나는 폴릭의 어깨를 두들겨줬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세요. 살면서 언제 불을 먹어보겠어요.”
“폴릭 님. 루이나 님의 말대로 운이 좋았어.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불에 지져져서 전신 화상을 입었다니까.”
“크리스 님. 그 사람 저도 아는 사람인 거 같은데 맞나요.”
“아마도.”
폴릭이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그다음 내 눈치를 살피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해가 풀렸다면 가봐도 됩니까?”
“어딜 가나요. 못 가요.”
“제발 살려주세요.”
나는 지금 비밀리에 마족을 탐색 중이었다. 만약 이 사실이 밖으로 새어 나간다? 그 시점에서 마족 탐색은 끝났다.
태생이 음흉한 마족들이다. 누군가 자신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반드시 도망갔다. 마족 탐색을 이어가고 싶다면 폴릭을 어딘가에 묶어서 가둬둘 필요가 있었다.
나는 폴릭에게 질문했다.
“외신의 첨병 옆이 좋나요, 아니면 땅속이 좋나요.”
“잠깐만요! 협력! 협력하겠습니다!”
“무슨 협력이요.”
이해가 안 가 내가 미간을 찌푸리자, 폴릭이 재빨리 말을 쏟아냈다.
“요컨대 수상한 사람들을 찾으시려는 거 아닙니까?”
“폴릭 님 같은 사람을 찾는 중이에요. 다시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네요. 왜 마족이 아니죠? 혹시 혼신의 연기 중 아니에요?”
“그런 거라면! 사교계의 전문가인! 제게 맡겨주십시오!”
폴릭이 필사적으로 내게 매달렸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 붙잡고 매달리려고 했는데, 그런 폴릭의 어깨를 카이렌이 붙잡았다.
카이렌이 낮은 목소리로 폴릭을 쏘아붙였다.
“그만.”
“…하여간 저는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직접 사교계를 겪으며 느꼈으니까요.”
“으음.”
나는 턱을 쓰다듬었다.
확실히 어떤 일이든 외부인보다는 내부인이 잘 알기 마련이었다.
사교계 같은 닫힌사회는 두말할 것도 없었다.
소문으로 누구누구 영애는 방탕하다느니, 누구누구 영식은 바람둥이라느니 백 번 들은 사람보다, 한 번 직접 만나본 사람이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따라서 폴릭의 말은 매우 타당했다. 그건 맞았다.
다만.
“폴릭 님의 눈을 믿기에는 신뢰도가 살짝 떨어지는데요?”
“제가 신뢰도가 떨어진다고요? 어떤 점이요?”
“단순히 사람 보는 눈이 없어 보여요. 경박해서요.”
“어흐흑.”
폴릭이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자주 흘리는 걸 보면 나이가 들어 여성호르몬이 나오기 시작했나 보다.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폴릭의 도움이라.
확실히, 없는 것과 비교하면 나을 거 같기도 한데.
“카이렌 님.”
“무슨 일이신지.”
“폴릭 님은 사교계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인가요?”
“위치랄 것도 없습니다. 학교에 자주 나온다고, 그 학생이 학교에서 중요한 위치는 아니지 않습니까?”
“대충 이해했어요. 그럼 지식은요?”
“참석을 많이 하는 만큼 쓸데없이 많긴 하겠죠.”
그럼 결정됐네.
“폴릭 님. 당신을 마족 탐색 파티의 도적으로 임명하겠어요. 당장 마족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읊어보세요.”
그렇게 나는 폴릭을 통해 새로운 마족 의심자 명단을 뽑았다.
1번 후보. 남자가 너무 좋아 미치겠는 엘나스 남작의 영애.
애인이 눈을 깜빡하면 바뀌어서, 사람들은 농담 삼아 서큐버스도 저 정도는 아니라며 헛웃음을 터트리곤 했다.
2번 후보. 분란이 너무 좋아 미치겠는 벨몬테 백작의 영식.
정확히는 사람끼리 싸움을 붙이는 걸 좋아했는데, 방식이 참 교묘해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도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는 못했다.
어디까지나 벨몬테 백작의 영식은 진실을 알려주는 포지션을 취했다.
단지, 진실을 들은 사람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것일 뿐이었다.
벨몬테 백작의 영식 같은 사람의 문제가 따지고 보면 나쁜 짓을 한 건 아니라. 대놓고 쳐내기 애매했다.
원론적으로 따지면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나쁜 거였으니까.
마지막으로 파티가 너무 좋은 에스텔 백작부인.
범인은 현장에 나타나는 법이다. 즉 마족이 등장할 환경을 자꾸 조성하는 에스텔 백작부인도 상당히 수상했다.
나는 손가락으로 볼을 툭툭 쳤다.
후보를 추리고 나서 깨달은 건데, 누구든 있을 법한 인상 군상이었다.
애인을 주마다 바꾸는 영애?
분란을 좋아하는 영식?
파티를 사랑하는 백작부인?
이중 이질적이고 특이한 사람은 없었다.
이러니 마족 찾는 게 어렵지.
인간 자체가 워낙 다양하고, 타인의 감정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해서. 사실 인간과 마족을 특징만으로 구별하는 건 힘들었다.
게다가 확실하지도 않았다. 방금 나열한 사람들이 마족이 아니라 단순히 이상하기만 한 인간일지 누가 아는가.
그럼 곤란하긴 했지만.
내 고유 마법 내놔.
“루이나 님. 이제 어쩔 거야?”
“한 명씩 살펴야죠.”
우선 분란 조장을 좋아하는 벨몬테 백작의 영식부터 살펴보자.
“이상하군요. 제가 듣기로 블루힐 광산의 정보는 진작 밝혀졌을 텐데요.”
“뭐?”
“그러니까. 새로 발견된 블루힐 광산의 매장량이 매우 적다는 건, 거의 처음부터 밝혀졌다는 뜻입니다.”
벨몬테 백작의 영식과 떠들던 남자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는 분노한 채 어디론가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이윽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던 머리가 벗겨진 남자의 멱살을 잡았다.
“이 개새끼가. 사람을 속여?”
“잠깐. 호프. 왜 그러나.”
“내 돈 돌려내. 이 사기꾼아.”
사교계를 우아한 꽃의 전쟁터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맞긴 하지만 꼭 그것만은 아니라고 답하겠다.
얘네는 일단 즐거운 거면 뭐든 좋아했다.
그리고 유혈 파티는 해피 중세랜드가 좋아하는 이벤트 중 하나인바. 대머리의 얼굴에 주먹이 꽂히자 사람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주먹다짐을 하는 남자 둘 뒤에서 벨몬테 백작의 영식이 와인을 홀짝였다. 그 모습이 굉장히 즐겁다는 듯.
굉장히 수상했지만, 애매했다.
마족인지 아닌지 확실하지가 않은 것이다.
마음 같아선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가 ‘불은 답을 알고 있다’를 하고 싶었으나, 이미 한 번 무고한 시민을 검거한 뒤라. 망설여졌다.
일단 보류.
다음.
나는 이번엔 클로라 엘나스 영애를 관찰했다.
어디 보자….
“클로라 영애? 분명 저랑 사귀는 거 아니었습니까?”
“클로라 영애는 나랑 사귀는 사이다만? 착각이 심하구나.”
“네? 클로라 영애는 저랑 사귀는―.”
제대로 난장판이구만.
난장판의 한가운데에서 클로라 엘나스 영애가 웃음을 짓더니, 입술을 뗐다.
“저는 딱히 누구의 것도 아니에요.”
“안 되겠군. 누가 클로라 영애와 어울리는지 결정하게나.”
“바라던 바입니다.”
그렇게 남자 셋이 싸움을 하는 동안 클로라는 자리를 벗어나 어디론가 향했다.
저택에 마련된 빈방으로 향하는 듯했는데, 나는 눈을 빛냈다.
기회다.
나는 클로라의 뒤를 밟았다. 그러다 클로라가 빈방에 들어가자 조용히 따라 들어갔다.
끼익. 문이 닫힌다.
클로라와 둘만 남은 상황에서, 창문 가에 기댄 클로라가 내게 물었다.
“루이나 남작님. 제게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
“클로라 님에게 관심이 있어서요.”
상대가 나를 알면 편했다.
나는 창가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클로라가 몸을 돌린다. 달빛 아래에서 클로라의 적발이 은은하게 빛나고, 클로라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비비 꼬다가 이윽고 손을 뻗었다.
클로라가 내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만진다. 나는 눈동자만 굴려 클로라의 손을 확인했다가, 상대와 눈을 마주쳤다.
클로라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예쁘네요.”
“제가 한 외모 해요.”
“아시나요? 루이나 님? 제가 루이나 님을 처음 봤을 때부터 관심을 가진걸.”
“우연이네요. 저도 관심을 가졌어요.”
클로라의 눈이 붉게 번득인다. 나는 눈을 깜빡였다.
와 사람 눈이 붉게 번뜩인다.
클로라는 내 머리카락을 만지던 손을 거두고는, 자신의 옷을 스르륵 벗었다.
동시에 속삭이듯 말했다.
“안 아프게 해드릴게요.”
알몸이 된 클로라가 접근한다. 유혹하듯 살랑거리며 내게 손을 뻗은 클로라는, 그대로 나를 껴안듯 감쌌다.
그리고 입을 벌려 내 어깨를 깨물었다.
“……?”
그리고 단단한 막이라도 깨문 듯한 감촉에 당황했다.
화륵. 등불 안에서 불꽃이 타올랐다.
어두워진 방을 밝히는 불꽃에 클로라가 당황한 것도 잠시.
나는 평온한 목소리로 지목했다.
“진짜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