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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파랑의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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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라고 하면 비실비실하다는 인식이 좀 있지만, 마탑주쯤 되면 딱히 그렇지도 않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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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기절할 줄 알았던 청색의 마탑주는 몸을 움찔움찔 떨었지만, 아직 의식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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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혈사교는……대체 뭘 소환한 건지……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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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는 자신이 오판했다며 분한 표정을 지었지만, 생각해보면 딱히 오판한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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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사교가 원래 소환하려던 게 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그게 뭐든 간에 나보다 강하진 않았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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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 마탑주 혼자서 어떻게 해볼 만한 상대는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쉽게 패배하지는 않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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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건 그렇다 치고- 이제부터는 설득에 들어가야 한다. 여기서 이놈을 죽일 경우 생기는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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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혐의로 당장 수배가 걸릴지도 모르고, 최소한 다른 마탑들과 적대하게 되는 건 확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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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위협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에인의 엄마를 찾는 일이 무지막지하게 어려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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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야말로 대체 뭔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난 혈사교 놈들이랑 별 관계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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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말하며 마탑주의 상처 입은 어깨를 꾹꾹 밟아주었다. 원래 이러면 설득력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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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아악……무슨, 수작을 부리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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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하는 마탑주를 위해, 나는 이어서 설득력을 추가로 높여주는 아이템을 인벤토리에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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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하고 단단한 미스릴 완드, 이게 또 설득에는 직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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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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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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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리를 강타당한 마탑주가 신음했다. 나는 완드를 다시 인벤토리에 던져 넣고,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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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혈사교 놈들한테 소환된 건 맞는데, 저 꼬맹이 엄마 찾아주러 왔다는 건 진짜거든? 좀 들어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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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간략하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혈사교의 마법진에 의해 소환되었다는 그 순간부터 시작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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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사교 놈들을 몰살해버렸다는 이야기와, 제물로 바쳐진 꼬마 에인이 나를 악마로 알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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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 마탑주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조금씩 표정을 바꾸었다. 나도 슬슬 발을 떼고 놈을 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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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는데, 그 말이 사실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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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너도 안 죽이고 살려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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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그런 건 증거가 못 된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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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는 바닥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는, 문득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손을 휙 휘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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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순식간에 주변으로 퍼져 나간 마력이 마법진을 그리며 은색 물방울을 토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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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가 놔줬더니 또 지랄이네, 진짜 뒤지고 싶어서 환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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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저쪽을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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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을 휘두르려던 순간, 마탑주가 손가락을 세우며 내 뒤편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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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는 어느새 액체금속으로 이루어진 고리에 둘러싸인 꼬마 에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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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 내가 아니라 꼬맹이를 노리고 마법을 전개한 거였나……여기서 인질을 잡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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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여만 봐라, 네가 보호하는 저 쥐방울을 산산조각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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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는 진땀을 흘리며 승자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내 손에는 이미 검이 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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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의 반응속도는 이미 대충 감을 잡았다. 꽤 빠르긴 하지만 그래 봤자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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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에 두른 오러는 이 녀석이 어떤 방어를 펼치건 말끔하게 절단할 수 있다. 일격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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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내 칼이랑 네 마법 중에 뭐가 더 빠를 것 같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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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혼신]을 발동해 [민첩] 스탯을 증폭시킨다. 마탑주는 꿀꺽 마른침을 삼키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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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허세는. 마탑주를 너무 우습게 보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내가 손가락 하나만 까닥하면 꼬맹이는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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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이 알 리가 없지만, 나는 결코 허세는 부리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이미 그 사실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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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손가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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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걱,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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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조용한 일섬이, 청색 마탑주의 손목을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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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현자의 마법 강의를 들으며 알게 된 사실인데, 마법사에게 손은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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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자하니, 현존하는 마법의 7할은 손목 부근에 흐르는 마력회로를 이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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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근처에 존재하는 마력회로의 집합- 마나 하트가 마력의 총량과 생산량을 좌우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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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부근의 마력회로는 마나 터널이라 불리며, 마력의 출력을 좌우하는 기관이라고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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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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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순식간에 손목이 날아간 청색 마탑주는 전기로 지져졌을 때보다 더한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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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는 왼손에 들린 완드로 액체금속을 조작해, 잘려나간 손목을 재빨리 붙들어 절단면에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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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그 위로 팔찌처럼 액체금속을 둘렀는데, 아무래도 곧바로 접합을 시도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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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마력의 흐름을 보니, 별개의 방법으로 출혈을 봉쇄하고 혈류를 조작하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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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금속을 다루지만 역시 근간은 물 속성이라 이건가, 피도 어느 정도 조종할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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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흑……후욱, 후욱, 후욱……젠장, 젠장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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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는 눈앞에 있는 나는 거의 신경도 쓰지 않고, 잘려나간 손을 접합하는 것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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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쓰지 않는다기보다는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보인다고 하는 편이 맞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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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어지간히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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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가 그걸 그대로 둘 리가, 나는 액체금속이 둘러진 마탑주의 손목을 짓밟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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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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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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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살짝 퍼져 있던 마탑주의 마력이 격하게 흔들렸다. 마력이 역류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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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를 반불구로 만든다고 나한테 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조금 전에 한 짓이 괘씸해서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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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접합 작업을 강제로 중단당한 마탑주는 나를 올려다보며 독한 눈빛을 쏘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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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깔 봐라, 나랑 하던 얘기는 마저 해야지? 그거 붙이게 놔두면 내 말 믿어줄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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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눈빛만 봐도 대충 뭐라고 말할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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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도 굽힐 생각이 없구만, 이러면 에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일단 죽이는 수밖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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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며, [강철 직검]을 들어 올려 얇게 오러를 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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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하시죠, 두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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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마탑주가 걸어 내려왔던 계단 쪽에서 누군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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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라인이 드러나는 꼭 끼는 로브와, 커다란 챙이 인상적인 고깔모자를 쓴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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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완드를 들고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이곳 소속의 마법사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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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은 들었습니다. 일단 저희 마탑주님을 좀 놓아 주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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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을 푹푹 쉬며 말하는 모습을 보니, 이쪽은 말이 좀 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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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탑주를 짓밟던 발을 떼고, 여자 쪽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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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 마탑의 마탑주 대리, 에올피아라고 합니다. 마탑주님을 대신해 이 마탑의 운영과 지휘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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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올피아는 그렇게 말하며, ‘파랑의 마녀’ 라는 자신의 이명을 함께 소개했다. 들어본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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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이 쓰이는 건 오히려 이명이 아니라 마탑주 대리라는 황당한 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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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마탑주 본인이 부재중인 것도 아닌데 왜 그 대리가 따로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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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마탑주님은 아무래도 그……조금 문제가 많으셔서 말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일을 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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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올피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겠다는 듯, 알아서 그런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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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내 발밑에 있던 청색 마탑주는 에올피아를 보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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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올피아, 어서 저쪽의 꼬마를 포박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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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님은 잠시 닥치고 계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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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곧바로 닥쳤다. 아니, 뭔, 너희는 상하관계가 어떻게 되어 있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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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주님이 입을 열 때마다 제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제발 지금은 얌전히 손이나 붙이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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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한 듯 전혀 공손하지 않은 말투로 마탑주를 쏘아붙인 에올피아는 저벅저벅 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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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감지를 펼쳐서 탐지해 봤지만, 딱히 마탑주보다 강하거나 격이 높은 마법사라는 느낌은 전혀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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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의 마력량도 훨씬 적고, 마력의 갈무리도 그리 잘 되어있지 않다. 아마도 마탑주보다 두 수는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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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실례지만 마력을 거두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저희 마탑에선 광역 탐지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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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거부할 이유도 없는 부탁이었기에, 나는 순순히 마력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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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올피아! 놈은 혈사교가 불러낸 이계의 괴물이다, 손님 대접은 집어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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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히 손이나 붙이고 계시라고 분명 말씀드렸……언제 그걸 또 다 붙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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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만 없으면 이 정도는 일도 아니지, 내 실력은 잘 알고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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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덜렁거리는 손목을 달고 위풍당당하게 일어서는 청색 마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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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물론입니다. 그 마법 실력 하나 때문에 이 자리에 계신 분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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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올피아는 한 번 더 한숨을 내쉬더니, 청색 마탑주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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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날카로운 구두 굽으로, 마탑주의 발을 세게 짓밟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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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뭐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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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계십쇼,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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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목소리로 답한 에올피아는 이어서, 한 손에 든 완드로 마탑주의 명치를 푹푹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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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괴물인 줄 알면 좀 굽힐 줄도 아셔야지, 괜히 센 척하려다 이게 뭔 꼴입니까! 쪽팔리지도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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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살짝 붉게 물들이며 마탑주를 타박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기시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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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에르웬이 나한테 몇 번 저랬던 것 같은데……에이, 그래도 나는 저 정도는 아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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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혁악마님,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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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금속 고리가 흐트러지며 마법에서 빠져나온 꼬마 에인이, 내 등을 쿡쿡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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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끝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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