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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시련의 탑 17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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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기념으로 치즈돈까스 도시락 하나를 까먹으며, 느긋하게 커뮤니티를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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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상자 아직 안털린 서버 있긴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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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뿔조각 모으기 노가다 드간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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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2661 저새끼 구라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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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보 공유글에 대한 도전자들의 반응은 언제나 그랬듯이 제각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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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히든을 한번 노려보려는 이들도 있었고, 틈새시장을 노려 이득을 챙겨 보려는 이들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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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유한 정보가 아예 거짓말일 수 있다며 의심하는 이들까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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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사실 의심은 당연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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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피스와 관련된 정보글은 어그로나 낚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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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올린 스크린샷만으로 모든 정보가 검증되는 게 아니기도 하고, 애초에 내 신용도가 낮은 점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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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망령시절의 전적에, 허풍처럼 들리는 썰, 솔플러라는 특성상 분탕을 쳐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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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실명제 커뮤니티에서 혼자만 반고닉으로 있는 셈이니, 신뢰를 받는 게 더 이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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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 같아도 안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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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정보글은 더더욱 그렇다. 정보 검증을 위해 필요한 준비물이 많아도 너무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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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타우로스의 뿔조각 천 개쯤이야, 경매장을 통해 사들이거나 대형 길드에서 작정하고 모집하면 금방 모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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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보물상자에서 얻을 수 있는 유니크 장신구 4종을 모두 모으는 건 일부 서버에서는 아예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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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서버의 보물상자가 진작에 다 털렸고, 졸업자들이나 사망자들이 갖고 있다가 없어졌으면 다시 얻을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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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보스인 아스테리오스를 상대하는 데 필요한 스펙 수준도 어마어마하게 높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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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조차도 고전을 면치 못했으니, 안전을 위해서라도 상층의 랭커들이 플로어를 거슬러 내려와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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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어를 거슬러 내려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라면, 저층 랭커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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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서진혁#2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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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다시 한번 말하는데 아무나 하지 마라 보스 존나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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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내구스탯 100넘고 뎀감기까지 있는데 한방컷날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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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층 스펙으로는 탱이고 지랄이고 좆도 안되니까 중상층이상 랭커만 도전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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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최초클보상 말고는 보상도 구려서 할이유도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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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한방컷은 안났으니까 탱 잘서면 되는거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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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ㅈ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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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내구 100 넘는 탱커가 어디 흔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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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임시발 너 내구 100넘는다고? 구라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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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구 백넘는데 한방컷ㅇㅈㄹ한다 16층인데 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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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히든인데 그럴수도있는거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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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16층 전붕이새끼가 내구 100넘는다는거부터 말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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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탑서운이야기 : 2661게이는 1층에서 40렙을찍은 개미친새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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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재료템 다모은새끼가 아무나겠냐 신경쓰지마셈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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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모르니 아스테리오스의 스펙에 대해 경고를 진지하게 여러 번 남겨두고, 커뮤니티를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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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대형 길드의 간부들에게도 이번 히든에 관해 개인 쪽지로 몇 가지 말을 전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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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무식하게 들이받다가 죽는 놈이 나오면 그건 자연사라고 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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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 층으로 올라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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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폐허가 된 섬에서 유일하게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전이문을 활성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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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문 특유의 울렁이는 감각을 느끼며 새롭게 펼쳐진 17층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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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씨, 생각보다 심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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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문 너머로 넘어오자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숨이 턱턱 막히는 습기와 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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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습도가 얼마나 높은 건지, 실내 수영장 내지는 습식 사우나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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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나 더위 자체에 대한 내성은 매우 높지만, 환경이 가져다주는 불쾌함은 딱히 줄어들지 않는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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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도전자들이 저층 최악의 층 중 하나로 꼽는지 알 것 같다. 스트레스가 팍팍 쌓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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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층은 빨리 넘어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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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층의 배경은 정글이라고 해야 하나, 밀림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울창한 숲 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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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이 높아 사회를 이루고 사는 침팬지의 마을이 안전지대로 존재하고, 그 외의 지역에는 야수들이 나오는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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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 판타지틱한 몬스터가 아니라 마력으로 능력이 강화되었을 뿐인 짐승들이 주 적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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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센 짐승이 나온다고 하면 만만하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렇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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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이 17층에 나오는 짐승들은 모두 하나같이……오, 마침 저기 하나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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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뀌이이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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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나무를 박살 내며, 거대한 멧돼지 한 마리가 나를 향해 달려들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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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건 그냥 상아가 좀 길게 뻗은 멧돼지지만, 그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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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람들이 멧돼지의 덩치를 경차 수준의 사이즈라고 부풀려 말하고는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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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해 달려들고 있는 저놈은 그걸 넘어서, 20톤 덤프트럭 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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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짐승들은 단순히 피지컬이 강화된 것을 넘어서, 어마어마한 체급까지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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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먹에 마력을 두르고 [철벽] 스킬을 발동시켜, 달려오는 멧돼지의 머리에 꿀밤을 놓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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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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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로 후려친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붉은 크리티컬 이펙트가 터지며, 멧돼지는 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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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나오는 걸 보면 알겠지만, 이만한 덩치를 갖고 있음에도 이놈은 잡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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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층의 하이라이트는 이 밀림을 사분할 하고 있는 네 마리의 ‘주인’ 이라고 불리는 초대형 짐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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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은 필드 보스지만, 거의 레이드 수준으로 인원을 꾸려야만 공략할 수 있는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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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포인트로, 그 주인 짐승의 종류가 완전히 랜덤이라는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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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탑에는 초대형 멧돼지가, 어느 탑에는 초대형 고릴라가, 또 어느 탑에는 초대형 늑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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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짐승이 어떤 타입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필드 보스의 난이도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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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탑에는 유니크 개체인 흑호가 보스로 나왔다던데, 미궁 보스보다 강해서 오랫동안 공략이 막혀 있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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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2661번 탑에도 그런 개체가 나와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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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 오러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제대로 실험해 볼 수 있을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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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침팬지들이 사는 마을에 들리는 건 생략하고, 우선 동쪽을 향해 무작정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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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 구역을 사분할 하고 있는 보스들은 당연히 동서남북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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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일단은 동쪽부터, 한 놈을 잡은 다음 밀림 전체를 한 바퀴 돈 다음 미궁 지역으로 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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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런 것도 있었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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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전진하다 보니, 웬 거대한 파리지옥 같은 식물이 나를 향해 아가리를 뻗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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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하고 있었는데, 가끔 파리지옥이니 끈끈이주걱이니 라플레시아니 하는 식물들도 적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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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덩굴을 휘두르면서 공격하는 그런 몬스터스러운 놈들이 아니라, 진짜 딱 거대화된 식충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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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식충 식물이 있는 만큼 거대한 해충들도 나타난다. 주먹만 한 크기의 모기 같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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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두 나한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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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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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벼온 파리지옥이 [라이트닝 차지]에 당해 까맣게 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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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파리지옥뿐만이 아니라, 조금 전에 말한 주먹만한 사이즈의 모기도 계속 비슷한 꼴을 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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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닝 차지]와 [대전] 스킬을 상시 펼쳐두는 것으로, 나는 인간 전기파리채 같은 짓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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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타우로스도 감전사시킬 수 있는데, 좀 큰 모기나 식물 따위야 말할 것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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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이 딸리니까 그냥 불나방이랑 다를 게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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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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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면 타죽을 뿐인데도 덤벼오는 거대 모기와 거대 말벌을 보며 계속 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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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마주쳤던 거대 멧돼지에 이어 거대 원숭이와 거대 악어도 주먹으로 아작내가며,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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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주인의 구역]이라는 이름이 붙은 맵에 들어서니, 딱 필드 보스가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나를 맞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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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우우우우! 우! 우!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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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밀림의 주인 개체는 산만한 크기를 자랑하는 고릴라, 나름대로 강한 축에 속하는 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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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연륜을 나타내는 흰 털이 돋아있는 실버백 고릴라다. 마력량도 꽤 되는 것 같고, 이건 당첨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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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를 꺼내면 거의 무조건 선제공격을 한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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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뮤니티에서 봤던 팁을 떠올리며, 가볍게 [강철 직검]을 뽑았다. 이어서 나타나는 시스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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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의 주인은 공물을 바치지 않는 침입자를 용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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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S - 동쪽의 주인 실버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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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눈이 당신을 위압합니다- 저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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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제약 같은 게 걸리는 듯하다가 캔슬되었다. 오러의 위력을 실험하기 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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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둥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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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까지 울릴 정도로 가슴팍을 두들겨대는 고릴라를 쳐다보며, 천천히 검에 오러를 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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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고릴라는 나를 향해 쿵쿵거리며 접근해 왔다. 덩치가 커서 그런지 고작 두 걸음 만에 거리가 완전히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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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스킬과 [신속] 스킬을 함께 전개하며 공중으로, 고릴라의 머리를 노리고 뛰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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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한 덩치니까 단번에 베어내긴 힘들겠지, 일단 되는대로 오러를 길게 뻗어서 크게 베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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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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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길게 뻗은 오러와 생각 이상으로 쉽게 베어지는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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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의 주인 실버 백’ 을 처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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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 보스가 평타 한 방에 즉사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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