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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10 KiB

  1. 케라우노스

검기에 맞아 두 동강 난 아스테리오스는 그대로 빛무리가 되어 사라졌다.

눈앞에 나타난 클리어 메시지를 지워 없애며, 나는 포션을 퍼부어 몸을 회복했다.

성치 않은 몸을 억지로 움직였기 때문일까, 전신에 닥치는 격통이 장난이 아니다.

단지 몸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피로도 굉장했다.

집중력을 한계까지 끌어다 쓴 반동인지, 아무 생각도 행동도 하기 싫은 나른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아스테리오스를 쓰러트리고 나타난 메시지를 되새기면 나른함은 저절로 날아간다. 파격적인 보상을 얻었으니까.

[최초 클리어 보상 : ‘성위 : 케라우노스’ 를 획득하셨습니다.]

얼핏 봐도 심상치 않은 이름의 보상, 그리고 아스테리오스의 시체가 사라지고 남은 자리에 있는 황금빛 도끼.

내 몸을 아무렇지 않게 절단해버리는 절삭력, 휘두를 때마다 주변을 초토화하는 파괴력.

거기에 사용자에게 힘을 공급하기까지 하는 지속력까지 보유한 최강의 무기가 내 손에 들어왔다.

내 주 무기는 항상 검과 방패였는데, 이러면 도끼를 메인으로 바꿔야 하나?

“아니, 아니지.”

호들갑부터 떨지 말고 자세한 성능부터 체크해 보자. 혹시 모르지 않나.

원래 게임에서도 보스가 쓰던 아이템은 플레이어의 손에 들어오면 확 약해지는 법이다.

애초에 저런 괴물 같은 아이템을 이런 저층에서 그냥 던져줄 것 같지도 않고.

나는 땅에 박힌 채로 어마어마한 힘을 내뿜고 있는 도끼에게 다가갔다. 곧 아이템 정보가 떠올랐다.

[성위 : 케라우노스]

공격력 + ??? (번개)

치명타 피해 : x 5.0

내구도 ???/???

강화 시행 가능 횟수 : 0회

공격력과 내구도가 모두 물음표로 표시되어 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광경이다.

뭐지, 무슨 의미지? 일단 물음표가 세 개씩이니까 세 자릿수의 공격력을 가진 건가?

나는 곧바로 그 밑에 달린 고유 지속 효과 탭을 확인했다. 효과는 어마어마하게 거창한 이름이 붙어 있었다.

고유 지속 효과 : 성위의 권능

벼락의 성위와 연동되어 공격력과 내구도 상승, 이는 무효화되지 않음.

해당하는 성위를 보유하지 않을 경우, 착용 제한과 관계없이 사용 불가.

성위는 상응하는 신격 혹은 특성으로 대체할 수 있음.

그런데 거창한 이름과는 별개로, 정작 옵션은 디메리트- 이게 다 무슨 소린지도 알아볼 수도 없다.

아니, 착용 제한이랑 별개로 사용할 수 없다고? 이게 대체 뭔 경우야?

조건으로 요구하는 성위라는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나한테 그런 게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상응하는 특성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내가 가진 [강철의 혼]으로 되는 건가?

내 아이템이라고 해서 내가 다 써먹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아니면 너무 아쉬운데.

“어디……”

나는 땅에 박힌 도끼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 손잡이를 쥐는 순간, 번갯불이 튀었다.

손가락이 닿는 순간 느껴진 어마어마한 힘에, 반사적으로 손을 떼었으나.

-파지직!

“씹!”

그 잠깐 접촉했을 뿐인데, 맞닿은 손가락이 순식간에 타들어 가 재로 변해버렸다.

잠깐이지만 맞닿은 채로 느꼈더니 알 것 같다. 아스테리오스는 이 도끼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내 속성 내성을 무시하고 손가락을 태워버린 위력이 문제가 아니다. 느껴지는 힘의 문제다.

“사기템 수준이 아닌데, 이거.”

아무리 봐도, 도끼가 주인의 낮은 수준에 맞춰 힘을 조절해 주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

만약 아스테리오스가 이 도끼의 힘을 제대로 다룰 수 있었다면.

일격을 내리치는 것만으로, 16층의 무대인 이 섬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을 것이다.

**

당장 사용은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케라우노스는 내 인벤토리에 보관되었다.

손도 못 대는 무기를 굳이 챙겨갈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아직 16층밖에 안 됐으니 나중에는 또 모르는 거 아닌가.

사용에 필요한 성위라는 것을 내가 얻을 수도 있는 거고, 아니면 언젠가 내성빨로 극복할 수도 있는 거니까.

아니면 적을 노리고 인벤토리에서 드롭해서 접촉시키면……이건 어려우려나, 드롭은 드롭이지 사출이 아니니까.

기껏 손에 넣은 도끼를 써먹을 방법이 없다는 건 아쉽지만, 그 밖에도 수확은 잔뜩 있다.

[오러 마스터리 Lv.2]

일단 전사의 삼신기중 하나라는 [오러 마스터리]를 손에 넣은 것.

상대가 너무 강했던지라 아직 위력은 실감이 안 나지만, 원거리 공격이 가능해진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이제 더 이상 쇠구슬과 무기 투척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 비행형 적도 쉽게 잡을 수 있을 테지.

거기에 [약점 간파] 스킬의 레벨도 겸사겸사 올랐고, [사고 가속]이라는 새로운 스킬도 습득했다.

[사고 가속]의 효과는 조금 전의 싸움에서 제대로 느껴봤기에 딱히 알아볼 필요도 없다.

말 그대로 순간적으로 사고의 속도를 극한까지 높여주는 것.

가속된 사고는 내 육체의 한계를 초월해, 세상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준다.

그 시간이 멈춘 세상 속에서 나는 여유롭게 상대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대응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

예전에도 극한까지 집중하면 주변이 조금 느리게 보이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그 현상이 스킬화된 거라고 보면 될 거다.

아직 자력으로 끌어낼 수는 없지만, 아예 가상의 세계를 구축해 무언가를 시뮬레이션하는 것도 가능하고.

아무튼 굉장히 유용한 스킬이다. 솔직히 검기를 깨우친 것보다 이게 더 큰 수확일지도 모른다.

“아 맞다.”

나는 내친김에 칼레온을 꺼내 검령을 소환했다.

갑자기 소환된 검령은 이번에도 바로 전투태세를 취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젠장, 이번에는 또 뭐냐! 어디 드래곤이라도 날뛰고 있는 건가!”

나와 아스테리오스가 맞붙으며 초토화된 주변을 보고 호들갑을 떠는 검령.

나는 담담하게 검을 들어 올리고 오러를 씌워, 녀석에게 보여주었다.

“야, 이거 봐라. 알아보겠어?”

“뭐냐, 전투가 아닌……그거 설마 오러인가?”

“그래 새끼야, 너 저번에 한 말 다시 한번 해봐.”

이 건방진 검령 새끼는 오러를 익히지 못해 답답해하는 나에게 아주 좆같은 소리를 잔뜩 씨부려 줬었다.

뭐라고 했더라, 아무리 날고 기어도 2년은 꼬박 연습해야 도달할 수 있을 거라던가?

그때는 정말로 그럴 것만 같아서, 제대로 반박도 못 하고 완드로 패기만 했었는데.

“맞아야겠지?”

이제는 당당하게 오러를 두른 무기로 패버릴 수 있게 되었다.

-깡!

검령 칼레온, 사망.

**

보스전의 결과를 정산하고 난 뒤에는, 오랜만에 커뮤니티를 켜서 글을 작성했다.

[16층 새로운 히든 발견함]

내용은 이번에 알아낸 아스테리오스의 출현 조건, 나로서는 거의 처음으로 쓰는 정보 공유 글이다.

아주 처음은 아니다. 전에도 내 나름대로 검술 단련 방법이나, 마력 운용의 팁 같은 걸 공유한 적이 있었으니까.

그 밖에도 내가 알아낸 탑의 배경 설정 몇 개를 고고학자 계열 도전자들에게 공유해 준 적도 있었고.

하지만 내가 올린 정보글은 대부분 영 좋지 않은 취급을 받았었다.

  • 이새끼 마법사임? 지가 뭔데 마력운용 팁을 준대?

  • ㄴ 전사도 마력다룰줄 알면 관련 스킬 얻을수있대

  • ㄴ 1세대도 아니고 저딴 좆같은짓까지 해서 그 스킬 하나를 얻어야함?

  • 어 스킬북 딸깍으로 배울거야~ 뭔 명상을하고앉았노 그시간에 골드캐는게 더 빠름 ㅋㅋ

  • 전붕이가 마력쓸줄 알아서 어따씀? 진짜모름

다른 탑의 도전자들과 내 인식이 크게 괴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신체단련이나 특정한 기술을 체득해 스킬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도전자들도 대충 알고는 있었다.

다름아닌 1세대 도전자들이 그런 식으로 스킬을 얻고 성장해 왔으니까.

하지만 스킬의 획득 루트와 공략이 확실하게 정립된 지금은 시간 낭비로 취급되고 있었다.

원시인들이 우가우가하던 시절에나 쓰던 방법이라나.

경제체계가 꽉 잡혀 있는 다른 서버에서는, 그런 단련을 할 시간에 그냥 몬스터를 잡는 게 더 이득이라고 한다.

스킬은 골드를 모아 스킬북을 사면 그만, 스탯은 사냥을 해서 레벨을 올리면 그만.

실전감각이나 응용능력이 무뎌진다는 점은 신경조차 안 쓰고 있었다.

아, 고등급 헌터를 목표로 장기간 체류 중인 랭커들은 조금 다른 구석도 있긴 했다.

물론 결국 레벨과 클래스의 차이 앞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걸 보면, 도긴개긴이었지만.

뭐, 애초에 솔플러인 나와 다른 탑의 도전자들간에 인식 차이가 있는 건 당연하니까- 딱히 그런 점이 안타깝지는 않았다.

전사가 마력 계열 스킬을 얻어서 어디에 쓰느냐, 그런 건 마법사한테 맡기면 그만 아니냐. 타당한 말이다.

그래서 나는 정보 공유 글을 거의 쓰지 않는다. 애초에 환경이 너무 다르고, 알려줘 봤자 신경도 안 쓸 거니까.

하지만 이번 히든은 조건이 명확하여, 공유할 가치가 충분했다.

  • 이새끼시발 뿔조각 천개는 어케모은거냐?

  • ㄴ 와 진짜네 유니크템 필요하다는거에 쏠려서 생각도못했네 이새끼 솔플이잖아

  • ㄴ 저거 확정드랍도 아니지않음? 그럼 혼자 미노타우로스를 얼마나 잡은거임?

  • ㄴ 두세마리에 하나꼴로 나옴 그럼 ㅅㅂ 혼자 3천은 잡았다는건데

  • ㄴ 시발 인간구제역이노 ㅋㅋㅋㅋ

  • ㄴ 집단폐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언제나 그랬듯 반응은 다른 쪽으로 튀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