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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마력 운용 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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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은 내게 이 기술을 어디서 배웠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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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에 마력을 담는 요령이며 마력강화를 알려준 스승 정도는 있겠지, 어디서 배운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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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견장에 붙어 있는 다크엘프 수색대의 마크를 잠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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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제대로 검술을 가르쳐 준 것은 리즈멜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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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 운용의 기본은 엘레노어에게서 배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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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검에 마력을 담는 기술이나, 마력강화는 거의 혼자서 터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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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은 따로 없어, 그냥 마력을 다루는 기본 요령만 배우고 나머지는 감으로 터득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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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강화를 그냥 감으로 깨우쳤다고? 터득하기까지 몇 년 정도 걸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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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얼마나 걸렸는지는 안 세봐서 모르겠는데……아마 한 달에서 두 달 정도였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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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 에픽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펜던트를 받은 이후부터, 9층에서 마력강화를 각성하기까지 대충 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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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안에서 지내다 보면 날짜감각이 이상해지는 일이 많아서, 장담은 못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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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마력감응을 깨우친 때부터 연습한 걸로 치고 날짜를 넉넉하게 계산해도, 대충 서너 달 정도였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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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하니 더욱 믿기지 않는군, 네놈 사실 인간을 닮은 다른 종족인 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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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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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태어날 때부터 뭔가 축복이라도 받았나, 그러지 않고서야 말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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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탑이라는 특수한 성장 환경 때문일 거라 말할까 했지만, 생각해보니 마력강화에 있어서는 딱히 그렇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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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클래스는 여전히 노말 전사 클래스고, 마법과 관련해서는 시스템의 그 어떤 보정도 받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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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정이라고 해 봤자- 마력강화를 운용하기 위한 베이스인 체내 마력량, 그리고 신체능력에 수혜를 받은 것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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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좀 특이한 환경에서 성장하긴 했거든. 마력강화도 완전 자력으로 깨우친 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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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크엘프의 보물인 펜던트를 통해 외부의 힘으로 마력강화를 먼저 다뤄봤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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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해가 안 되는 수준까지는 아니로군……여전히 쉽게 믿기지 않는 이야기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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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거리는 검령의 표정이 뭔가 미묘했다. 나를 띠껍게 생각하던 눈빛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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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큭큭……검이 되어 연명한 보람이 있구나. 이토록 빛나는 검사의 오성을 또 한 번 보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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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만족스러운 눈빛이다. 아무래도 검령의 눈에는 내가 어마어마한 검사의 재목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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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나한테 운동신경이나 싸움 재능 같은 건 전혀 없는 줄로만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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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검령이 제대로 가르칠 마음이 들었다면 나도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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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래서 내 기술이 뭐 어쨌다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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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다는거야, 못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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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검령은 내 마력 운용 방식이 너무나 과격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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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스승이 있었다면 그놈을 잡아다가 목을 쳐버리라고 말했을 거다. 이딴 자살 기술을 알려준 놈은 그래야 마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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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나도 내 방식이 좀 어설프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그 정도로 심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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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하다마다, 그렇게 정제되지 않은 마력을 무식하게 쑤셔 박아대면 아무리 잘난 놈이라도 불구가 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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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은 그렇게 말하며, 생물의 몸 안에 뻗어있는 마력 회로란 것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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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세한 용어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전체적인 부분은 다크엘프 마을에서 들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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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체내 마력회로를 통해 신체능력을 강화하는 방법론으로 들어가자, 한 가지 부분이 크게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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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인간의 몸으로 마력강화를 펼치려면 그에 걸맞게 마력을 가공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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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은 내가 펜던트를 통해 사용하던 마력강화를 그대로 답습하려고 한 게 흠이었을 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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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마력강화는 마력강화지만, 외부에 충전된 마력을 이용한다는 점 때문에 생략된 공정 몇 단계가 있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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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을 듣고 이해할수록, 왜 검령이 내 마력강화를 보고 그렇게 어이없어했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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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비유하자면, 마력강화는 거푸집에 쇳물을 흘려 넣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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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에서 생산된 마력과 외부에서 흡수한 마력을 모두 한데 녹여 쇳물로 만들고, 그것을 회로에 흘려 넣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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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마력을 정제하는 과정, 즉 쇳덩이를 녹여서 쇳물로 만드는 부분을 생략하고 있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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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금속이나 녹슨 볼트와 너트 같은 걸 무작정 거푸집에 쑤셔 넣고, 힘으로 찍어 눌러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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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그랬다가는 전신의 마력회로가 파열되고 몸이 산산조각나서 죽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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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력강화는 사용한 후에 반드시 몸이 찢어지는 듯한 강한 고통이 찾아온다고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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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다. 그건 네 몸이 찢어지고 있었던 거다. 솔직히 어떻게 아직도 살아있는지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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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은 애시당초 이따위 방식으로 마력강화를 할 수 있다는 것부터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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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쓰는 검이 있으면 하나만 빌려다오, 아무거나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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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말하는 검령에게 [강철 직검] 한 자루를 내주었다. 검령은 그걸 들고 잠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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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그럭, 절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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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이 손에 든 직검에 마력이 주입되자, 날밑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하며 소음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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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초 뒤, 직검은 더욱 격하게 요동치며 용광로에 들어간 것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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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몇 초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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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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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 폭발하며, 수십 개의 쇳조각들이 주변에 흩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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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폭발음이며 흩뿌려지는 쇳조각의 모습이 무슨 세열 수류탄이라도 던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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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네가 하던 짓이다. 무기건 몸뚱이건 진작에 산산조각이 나서 흩뿌려졌어야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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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마력감지를 곤두세우고 검령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렇게 보니 확실히 느껴지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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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 지배 L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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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킬이 얼마나 사기적인 거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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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제까지 정제하지 않은 마력으로 마력강화를 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스킬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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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 지배], 마력 감응 계열의 최상위 패시브 스킬로, 마법사의 삼신기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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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의 입자 하나하나를 통제하고 다룰 수 있는 초월적인 지배력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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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참, 어이가 없구나. 너무 뛰어난 탓에 오히려 잘못된 길로 빠져들고 있었다는 걸 몰랐다니. 이건 천재인지 바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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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워, 나도 알고 나니까 쪽팔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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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 정도쯤은 되어야 나를 각성시킨 용사답지만……이제부터는 내가 가르쳐 주는 방법대로 해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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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은 그렇게 말하며 체내의 마력을 정제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중요한 부분이긴 해도 습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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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 지배] 덕분에 마력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게 나다. 방법을 듣기만 해도 금방 따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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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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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소리와 함께 마력강화가 발동하고, 몸에 힘이 깃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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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폭 자체는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훨씬 부드러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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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의 소모량도 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딱 하나 연비가 나쁜 게 문제였던 스킬의 단점이 깨끗하게 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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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마력의 정제는 다른 스킬의 운용에도 바로 접목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볍게 뭔가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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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직! 파지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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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냐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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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닝 차지]와 [대전]을 함께 사용해 보았다. 마력강화의 빛이 그대로 번개가 되어 주변에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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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어디 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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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상태로 잠시 검령을 내버려둔 채, 감지를 펼쳐 근처의 미노타우로스 워리어 하나를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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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신속] 스킬을 사용해 접근했다. 나를 확인하자 곧바로 도끼를 휘두르는 미노타우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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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 아닌 방패를 꺼내고, [라이트닝 차지]의 효과를 부여해 도끼를 가볍게 막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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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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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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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과 방패에 흐르는 전기가 놈의 도끼를 타고 흘러가 신체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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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타우로스는 그대로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더니 이내 픽 쓰러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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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건 아니지만, 제대로 감전됐다. 그냥 방패로 공격을 막았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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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이거 대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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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미노타우로스의 심장 부근에 손을 올렸다. 이번에도 내달리는 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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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직! 파지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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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들어간 전격에 의해 미노타우로스는 몇 초간 몸을 경련하더니, 이내 축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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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진 미노타우로스의 시체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빛으로 변해 천천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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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손만 대고 잠깐 지졌을 뿐인데, 이 커다란 놈이 그냥 감전사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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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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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마력강화와 함께 몸 바깥으로 흘러넘치는 전격 일부를 조종할 수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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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연마하면 원거리에 전격을 쏘아내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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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에서 만났던 전기 도마뱀 녀석이 문득 우스워지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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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노타우로스를 처리하고 다시 검령이 있던 장소로 되돌아왔다. 이 녀석, 존나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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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다른 건 뭐 더 없냐? 내가 모르는 요령 같은 거, 기초부터 싹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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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장식만 달린 불편한 검, 전용 옵션은 일회용 고기방패 소환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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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까 내가 히든 보스 탐색을 못 그만두지. 이거 또 간만에 폭풍 성장할 수 있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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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이제야 이 칼레온이 얼마나 대단한지 깨달은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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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령은 되돌아온 나를 보고 씨익 웃어 보였다. 나는 순순히 검령을 인정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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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하하! 그럼 어디, 이 스승님에게 큰절 한번 올려 볼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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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건 그거고, 도구 주제에 주인에게 기어오르게 두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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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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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잘 쳐줘야 과외 선생이야 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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