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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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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력 운용 개론

검령은 내게 이 기술을 어디서 배웠느냐고 물었다.

“검에 마력을 담는 요령이며 마력강화를 알려준 스승 정도는 있겠지, 어디서 배운 거냐?”

나는 내 견장에 붙어 있는 다크엘프 수색대의 마크를 잠시 바라보았다.

나한테 제대로 검술을 가르쳐 준 것은 리즈멜이 처음이었다.

마력 운용의 기본은 엘레노어에게서 배웠고.

하지만 검에 마력을 담는 기술이나, 마력강화는 거의 혼자서 터득했다.

“스승은 따로 없어, 그냥 마력을 다루는 기본 요령만 배우고 나머지는 감으로 터득했지.”

“마력강화를 그냥 감으로 깨우쳤다고? 터득하기까지 몇 년 정도 걸렸지?”

“정확히 얼마나 걸렸는지는 안 세봐서 모르겠는데……아마 한 달에서 두 달 정도였을걸.”

7층 에픽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펜던트를 받은 이후부터, 9층에서 마력강화를 각성하기까지 대충 그 정도였다.

탑 안에서 지내다 보면 날짜감각이 이상해지는 일이 많아서, 장담은 못 하겠지만.

처음 마력감응을 깨우친 때부터 연습한 걸로 치고 날짜를 넉넉하게 계산해도, 대충 서너 달 정도였을 거다.

“그렇게 말하니 더욱 믿기지 않는군, 네놈 사실 인간을 닮은 다른 종족인 건 아니냐?”

“인간 맞아.”

“그렇다면 태어날 때부터 뭔가 축복이라도 받았나, 그러지 않고서야 말이 안 되는데.”

시련의 탑이라는 특수한 성장 환경 때문일 거라 말할까 했지만, 생각해보니 마력강화에 있어서는 딱히 그렇지도 않았다.

내 클래스는 여전히 노말 전사 클래스고, 마법과 관련해서는 시스템의 그 어떤 보정도 받은 적이 없다.

보정이라고 해 봤자- 마력강화를 운용하기 위한 베이스인 체내 마력량, 그리고 신체능력에 수혜를 받은 것 정도일까.

“뭐, 좀 특이한 환경에서 성장하긴 했거든. 마력강화도 완전 자력으로 깨우친 건 아니고.”

나는 다크엘프의 보물인 펜던트를 통해 외부의 힘으로 마력강화를 먼저 다뤄봤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렇다면 이해가 안 되는 수준까지는 아니로군……여전히 쉽게 믿기지 않는 이야기긴 하지만.”

중얼거리는 검령의 표정이 뭔가 미묘했다. 나를 띠껍게 생각하던 눈빛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큭큭……검이 되어 연명한 보람이 있구나. 이토록 빛나는 검사의 오성을 또 한 번 보게 될 줄이야.”

아주 만족스러운 눈빛이다. 아무래도 검령의 눈에는 내가 어마어마한 검사의 재목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예전에는 나한테 운동신경이나 싸움 재능 같은 건 전혀 없는 줄로만 알았는데.

어쨌든, 검령이 제대로 가르칠 마음이 들었다면 나도 환영이다.

근데, 그래서 내 기술이 뭐 어쨌다는 건데.

잘한다는거야, 못한다는 거야?

**

잠시 후, 검령은 내 마력 운용 방식이 너무나 과격하다고 지적했다.

“네게 스승이 있었다면 그놈을 잡아다가 목을 쳐버리라고 말했을 거다. 이딴 자살 기술을 알려준 놈은 그래야 마땅하지.”

“뭐야, 나도 내 방식이 좀 어설프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그 정도로 심각해?”

“심각하다마다, 그렇게 정제되지 않은 마력을 무식하게 쑤셔 박아대면 아무리 잘난 놈이라도 불구가 되기 마련이다.”

검령은 그렇게 말하며, 생물의 몸 안에 뻗어있는 마력 회로란 것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세세한 용어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전체적인 부분은 다크엘프 마을에서 들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체내 마력회로를 통해 신체능력을 강화하는 방법론으로 들어가자, 한 가지 부분이 크게 달랐다.

“요컨대, 인간의 몸으로 마력강화를 펼치려면 그에 걸맞게 마력을 가공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검령은 내가 펜던트를 통해 사용하던 마력강화를 그대로 답습하려고 한 게 흠이었을 거라고 말했다.

그것도 마력강화는 마력강화지만, 외부에 충전된 마력을 이용한다는 점 때문에 생략된 공정 몇 단계가 있었을 거라고.

설명을 듣고 이해할수록, 왜 검령이 내 마력강화를 보고 그렇게 어이없어했는지 알 수 있었다.

간단하게 비유하자면, 마력강화는 거푸집에 쇳물을 흘려 넣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체내에서 생산된 마력과 외부에서 흡수한 마력을 모두 한데 녹여 쇳물로 만들고, 그것을 회로에 흘려 넣는 것.

하지만 나는 마력을 정제하는 과정, 즉 쇳덩이를 녹여서 쇳물로 만드는 부분을 생략하고 있었던 거다.

폐금속이나 녹슨 볼트와 너트 같은 걸 무작정 거푸집에 쑤셔 넣고, 힘으로 찍어 눌러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었다고.

“보통 그랬다가는 전신의 마력회로가 파열되고 몸이 산산조각나서 죽었을 거다.”

“네 마력강화는 사용한 후에 반드시 몸이 찢어지는 듯한 강한 고통이 찾아온다고 했었지?”

“정확하다. 그건 네 몸이 찢어지고 있었던 거다. 솔직히 어떻게 아직도 살아있는지 모르겠군.”

검령은 애시당초 이따위 방식으로 마력강화를 할 수 있다는 것부터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안 쓰는 검이 있으면 하나만 빌려다오, 아무거나 좋으니.”

나는 그렇게 말하는 검령에게 [강철 직검] 한 자루를 내주었다. 검령은 그걸 들고 잠시 눈을 감았다.

-절그럭, 절그럭!

검령이 손에 든 직검에 마력이 주입되자, 날밑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하며 소음이 일었다.

몇 초 뒤, 직검은 더욱 격하게 요동치며 용광로에 들어간 것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다시 몇 초 뒤.

-퍼엉!

검이 폭발하며, 수십 개의 쇳조각들이 주변에 흩뿌려졌다.

그 폭발음이며 흩뿌려지는 쇳조각의 모습이 무슨 세열 수류탄이라도 던진 것 같았다.

“이게 네가 하던 짓이다. 무기건 몸뚱이건 진작에 산산조각이 나서 흩뿌려졌어야 했지.”

나도 마력감지를 곤두세우고 검령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렇게 보니 확실히 느껴지는구만.

[마력 지배 Lv.3]

이 스킬이 얼마나 사기적인 거였는지.

**

내가 이제까지 정제하지 않은 마력으로 마력강화를 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스킬 덕분이었다.

[마력 지배], 마력 감응 계열의 최상위 패시브 스킬로, 마법사의 삼신기 중 하나.

마력의 입자 하나하나를 통제하고 다룰 수 있는 초월적인 지배력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나 참, 어이가 없구나. 너무 뛰어난 탓에 오히려 잘못된 길로 빠져들고 있었다는 걸 몰랐다니. 이건 천재인지 바보인지.”

“시끄러워, 나도 알고 나니까 쪽팔리잖아.”

“뭐, 그 정도쯤은 되어야 나를 각성시킨 용사답지만……이제부터는 내가 가르쳐 주는 방법대로 해 봐라.”

검령은 그렇게 말하며 체내의 마력을 정제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중요한 부분이긴 해도 습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마력 지배] 덕분에 마력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게 나다. 방법을 듣기만 해도 금방 따라 할 수 있었다.

-쿠르릉!

천둥소리와 함께 마력강화가 발동하고, 몸에 힘이 깃들었다.

강화의 폭 자체는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훨씬 부드러운 느낌.

MP의 소모량도 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딱 하나 연비가 나쁜 게 문제였던 스킬의 단점이 깨끗하게 해결됐다.

그리고, 이 마력의 정제는 다른 스킬의 운용에도 바로 접목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볍게 뭔가 해 볼까.

-파지직! 파지지직!

“뭐, 뭐냐 그건.”

[라이트닝 차지]와 [대전]을 함께 사용해 보았다. 마력강화의 빛이 그대로 번개가 되어 주변에 튄다.

“잠깐만, 어디 뭐 없나.”

나는 그 상태로 잠시 검령을 내버려둔 채, 감지를 펼쳐 근처의 미노타우로스 워리어 하나를 포착했다.

바로 [신속] 스킬을 사용해 접근했다. 나를 확인하자 곧바로 도끼를 휘두르는 미노타우로스.

검이 아닌 방패를 꺼내고, [라이트닝 차지]의 효과를 부여해 도끼를 가볍게 막아 보았다.

-파지지직!

“무오오오!”

내 몸과 방패에 흐르는 전기가 놈의 도끼를 타고 흘러가 신체를 통과했다.

미노타우로스는 그대로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더니 이내 픽 쓰러져 버렸다.

죽은 건 아니지만, 제대로 감전됐다. 그냥 방패로 공격을 막았을 뿐인데.

“허, 이거 대박이네.”

쓰러진 미노타우로스의 심장 부근에 손을 올렸다. 이번에도 내달리는 전격.

-파지직! 파지지직!

흘러들어간 전격에 의해 미노타우로스는 몇 초간 몸을 경련하더니, 이내 축 늘어졌다.

늘어진 미노타우로스의 시체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빛으로 변해 천천히 사라졌다.

그냥 손만 대고 잠깐 지졌을 뿐인데, 이 커다란 놈이 그냥 감전사하다니.

-파지직!

게다가 마력강화와 함께 몸 바깥으로 흘러넘치는 전격 일부를 조종할 수 있기도 하다.

조금만 더 연마하면 원거리에 전격을 쏘아내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3층에서 만났던 전기 도마뱀 녀석이 문득 우스워지는걸.

나는 미노타우로스를 처리하고 다시 검령이 있던 장소로 되돌아왔다. 이 녀석, 존나 물건이다.

“야, 다른 건 뭐 더 없냐? 내가 모르는 요령 같은 거, 기초부터 싹 알려줘.”

쓸데없이 장식만 달린 불편한 검, 전용 옵션은 일회용 고기방패 소환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러니까 내가 히든 보스 탐색을 못 그만두지. 이거 또 간만에 폭풍 성장할 수 있겠는걸.

“훗, 이제야 이 칼레온이 얼마나 대단한지 깨달은 것 같군?”

검령은 되돌아온 나를 보고 씨익 웃어 보였다. 나는 순순히 검령을 인정해주었다.

“크하하! 그럼 어디, 이 스승님에게 큰절 한번 올려 볼테냐!”

물론 그건 그거고, 도구 주제에 주인에게 기어오르게 두진 않는다.

-깡!

넌 잘 쳐줘야 과외 선생이야 인마.